분노한 K리그 감독들 “이제 누가 대표팀 감독 하겠냐”

개마기사단201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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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2011-12-09]

 

K-리그 감독들도 뿔났다. 대한축구협회의 절차를 무시한 조광래 감독 해임에 반기를 들었다.

축구협회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광래 감독의 해임을 밝혔다. 하루 전인 7일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조 감독을 만나 미리 해임을 통보했다.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 보도가 나가자 서둘러 일을 마무리했다.

기술위원들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황보 기술위원장과 회장단이 논의해 해임을 전격 결정했다. 이 과정을 두고 비난이 일고 있다. K-리그 감독들은 한결같이 "이제 누가 대표팀 감독을 맡으려고 하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기본적 절차는 어디로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은 감독 경질 이유에 대해 "이대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절차를 거쳐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비밀리에 고위층 회동으로 처리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협회가 절차도 거치지 않고 서둘러 해임할 필요가 있었나. 뭐가 그리 급했을까"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후임 감독은 엄청난 부담을 갖는다. 당장 시간도 없고, 마지막 한 경기(쿠웨이트전)가 잘못 되면 월드컵 진출 티켓을 놓치게 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레바논전 패배가 감독 경질의 직접적인 이유였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 경기가 끝난 직후 바로 해임을 결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어정쩡한 시점에 절차를 지키지도 않으면서 감독을 쫓아낸다는 건 불합리하다"는 이야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후임 감독을 정해놓지도 않고 해임이 발표돼 분위기가 더 어수선해졌다"고 말했다.

인간적 예의를 저버렸다

조 감독은 협회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올림픽팀과의 선수 중복 차출 문제 때문에 이회택 전 기술위원장과 대놓고 싸움을 벌였다. 이 때문에 협회가 황보 기술위원장을 선임한 것이 조 감독을 해임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소문도 돈다.

기술위원장이 바뀌며 이 전 위원장이 뽑은 기술위원들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빨리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는 변명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썼다는 이야기는 꽤나 설득력이 있다.

최만희 광주 감독은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는 게 A대표팀 감독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규칙이란 게 있다. 최소한 조광래 감독과 이야기는 나눠봤어야 하지 않냐. 예의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상철 대전 감독도 "이제 팬들에게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를 못 하겠다. 대표팀 감독에 대한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호 강원 감독은 "그간 대표팀 운용 상황도 탐탁지 않았다. 조 감독이 부임한 이후 협회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제대로 된 지원을 해주지도 않고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감독에게만 씌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협회가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내부 인사 쇄신 없이 감독 교체만으로 위기를 해결하려는 점을 꼬집었다.

〔일간스포츠 오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