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참 좋았던 날 문득 얼굴을 내민 이별이었는데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낙엽도 다 떨어져서 어느 덧 첫눈이 다 내렸네 그 오랜 시간을 만나면서 단 한번도 헤어짐을 생각해본 적도 입 밖으로 꺼내본 적도 없는 너와 나였는데 이별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치? 요란할 것도 없이 그 흔한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없이 이젠 그만 내려놓자는 말에 너 역시 아무런 대답없이 너무도 쉬운 일처럼 그렇게 끝이났으니 하지만 알아 너도 나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거 첫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지던 그 날까지 우리는 늘 함께였지만 또 늘 떨어져있어야 했으니까 4년의 원거리 연애가 이제는 너무나 속상하고 어쩌면 속상한 것 이상으로 지쳐있었으니까 그래도 우리 꽤 잘 이겨냈었는데.. 2007년 1월 우리 첨 만나던 날 널 두고 1년동안 유학을 간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 또 한달 쯤 뒤에 귀국한다는 사실 그 유학기간동안 둘 사이에 신뢰는 다 깨져버려서 대외적으로만 커플이었지만 CC였기에 쉽사리 정리할 수 없었던 그 관계 그 관계가 이어져야만 했던 1년동안 행여나 누가 볼까봐 너의 주변사람들을 피해 걸어야 하는 내 모습에 자괴감에 빠져 살았어야 했지만 언제나 미안한 얼굴로 내 손 꼭 잡아주는 니가 있었기에 더없이 행복했었어 너 학교 휴학한 뒤에 그 사람이랑 정리하던 날 있잖아 나 사실 그날 정말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보는 기분이었어 너도 더이상 내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 해 연말에 우린 참 티없이 마냥 웃었던 것 같아 2008년 1월 1년 뒤 정도로 계획하고 있던 시험 준비를 앞당겨서 나는 서울로 상경 너도 일본 유학준비로 집에 있었던 탓에 그때만큼 둘이 붙어있었던 적도 없었던 거 같아 3월 24일 유학 떠나던 그 날까지 세 달간 321일동안 얼굴 못봐도 떨어져 있어도 외롭지 않을만큼의 추억들을 쌓아주고 떠났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하늘 아래서도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에너지를 채워주고 떠났는데 이 멍청이는 바보같이 첫 시험에 여지없이 낙방 한국 돌아와서 쉬운 시험 아니라고 다독이며 1년 더 해보라는 말에 얼마나 고마웠는지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 하지만 1년 후에도 결과는 좋지 못했었어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조금씩 알게 모르게 서로가 지치기 시작했던 거 2010년 내가 다시 학교를 다니면서 우린 또 떨어져 있어야 했고 너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에 바빴고 너는 그 즈음부터 나를 만나러 가면서 집에다 나를 만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거 같아 원거리 부모님께 눈치 보이는 연애 난 4학기나 남아버렸는데 넌 어느 덧 졸업 그 모든 것이 서로를 짓눌렀던 거 같아 그 압박감 속에 두려움도 자리잡았었구 너 취업이 되서 나보다 먼저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으면 난 어떡하지란 두려움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데 내가 그 기회를 앗아버리는 걸까 아니면 그런 이유로 놓아버리는 건 그저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 비겁한 짓인 걸까 그래서인지 필리핀의 한 호텔로 취업이 되어 떠난다는 너의 말에 한편으로는 속상했지만 한편으로는 편해지기도 했다 참 이기적이지? 안 그래도 떨어져 있어서 보름에 한번꼴로 밖에 못 보는데 더 멀리 가버린다니까 속상했지만 내가 2년 남아있던 학교를 마친 뒤 뭐라도 해 놓은 다음에 그만 한국으로 돌아와서 나랑 살자고 말할 시간적 여유는 벌었구나 싶었던거야 그 만큼 2년의 실패로 나 스스로 자신감이 바닥이 되버린 상황에서 그 해 가을 무렵 난 정말 힘겨웠던 것 같아 취업준비하면서 나 이상으로 힘겨워했던 너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지 못할 만큼 뭐 미안한 것들이 한 두개겠냐만은 니가 힘든 시간동안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그 시절은 정말 미안했어 근데 왠걸 한달만에 돌아와버리면 난 어떡하니 이번에는 반대로 기쁘기도 했지만 또 앞이 캄캄해지더라 2011년 1월 넌 다시 여기에서 취업 난 다시 여기에서 두 학기 남아있는 학업 4월 29일 정말 아무것도 아닌 문제로 시작된 정말 사소한 말다툼이었지만 분명 다른때와는 무언가 달랐던 거 같다 평소와는 달리 먼저 다툼을 끝내려는 너 평소와는 달리 다툰 이후로 폰을 꺼버린 나 그리고 3일 후 우리의 마지막 통화 이젠 그만 내려놓자 그래 끊을께 ................................................................... 잘 지내고 있지? 그래도 4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사람인데 얼굴도 못본 채 헤어지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여름에 집 앞으로 찾아갔을 때 니 예전번호를 누르니까 없는 번호라는 말에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몰라 그나마 니 주변 사람 중에 연락하던 단 한명 그 아이라도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어 생각도 하기 싫다 그 날 나와줘서 고마웠어 4년동안 만난 여자가 이만큼 예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 걸 보니 우리 만나던 시간동안 나도 마음이 참 못됐었나 보다 너한테만 너 변했다면서 타박했지만 내가 더 많이 변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 요즘은 잘 지내? 그 때 만나는 사람 있냐 물었더니 없다더니 왜 거짓말 했어? 바보같이.. 뻔히 언젠가는 알텐데 괜스레 미안한 마음에 그랬다는 거 알아 근데 좋은 사람 나타나도 좀만 서로 천천히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해버린 나는 뭐가되냐? 하여튼 첨부터 끝까지 아주그냥 지 마음 편한것만 생각해! 히틀러란 별명이 괜히 따라다니는 거 아니라니까 요즘에 나는.. 여지껏 살면서 젤 열심인 거 같아 아침잠 5분, 쉬는 시간 10분이 아까울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 날 차 안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내년에 합격해서 그 노래부르던 구찌백 이쁜 포장까지 해서 나타날테니까 그 때 니 곁에 아무도 없다면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라고 하니까 너 분명히 첫 월급으로 사와라 알바 이딴거 용돈 이딴거 모아서 돈지랄하면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그랬던 거 근데 합격한 뒤에는 니 마음이 변할거야라고 했던 거 기억하지? 부디 저 말만은 진심이었기를 바래 둘 다 학생 신분이라서 못했던 것들 해주려면 좋은 곳 데려다주지 못하고 맛난 거 먹여주지 못하고 예쁜 거 사주지 못하고 늘 데이트비용도 반씩 부담케 했었던 거 그럼에도 불평 한번 없이 4년동안 늘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거 고마워서라도 다른 이유 다 차치하고 내 마음이 아직 널 향해 있으니까 꼭 다시 니 앞에 설거야 그 날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오면서 내 얼굴보면 눈물만 펑펑 쏟아버릴 줄 알았는데 차 안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냥 웃기만 했다 좋아했었잖아 그때처럼 그 여름 날의 재회처럼 내년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 이제 절반 쯤 지난 거 같아 다시 남은 절반을 걸어가야 할테지 문득 안부를 묻고 싶었는데 내 폰에는 바뀐 너의 번호가 없어서 이런곳에나마 끄적여본다 잔병치레 없는 너니까 몸 아플 걱정은 안해 마음 다치는 일만 없이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 81
잘 지내고 있지?
봄볕이 참 좋았던 날 문득 얼굴을 내민 이별이었는데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낙엽도 다 떨어져서 어느 덧 첫눈이 다 내렸네
그 오랜 시간을 만나면서
단 한번도 헤어짐을 생각해본 적도
입 밖으로 꺼내본 적도 없는
너와 나였는데
이별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치?
요란할 것도 없이
그 흔한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없이
이젠 그만 내려놓자는 말에
너 역시 아무런 대답없이
너무도 쉬운 일처럼
그렇게 끝이났으니
하지만 알아
너도 나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거
첫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지던 그 날까지
우리는 늘 함께였지만 또 늘 떨어져있어야 했으니까
4년의 원거리 연애가 이제는
너무나 속상하고 어쩌면 속상한 것 이상으로 지쳐있었으니까
그래도 우리 꽤 잘 이겨냈었는데..
2007년 1월
우리 첨 만나던 날
널 두고 1년동안 유학을 간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
또 한달 쯤 뒤에 귀국한다는 사실
그 유학기간동안 둘 사이에 신뢰는 다 깨져버려서 대외적으로만 커플이었지만
CC였기에 쉽사리 정리할 수 없었던 그 관계
그 관계가 이어져야만 했던 1년동안
행여나 누가 볼까봐 너의 주변사람들을 피해 걸어야 하는 내 모습에
자괴감에 빠져 살았어야 했지만
언제나 미안한 얼굴로
내 손 꼭 잡아주는 니가 있었기에
더없이 행복했었어
너 학교 휴학한 뒤에 그 사람이랑 정리하던 날 있잖아
나 사실 그날 정말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보는 기분이었어
너도 더이상 내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 해 연말에 우린 참 티없이 마냥 웃었던 것 같아
2008년 1월
1년 뒤 정도로 계획하고 있던 시험 준비를 앞당겨서 나는 서울로 상경
너도 일본 유학준비로 집에 있었던 탓에
그때만큼 둘이 붙어있었던 적도 없었던 거 같아
3월 24일
유학 떠나던 그 날까지 세 달간
321일동안 얼굴 못봐도 떨어져 있어도 외롭지 않을만큼의 추억들을 쌓아주고 떠났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하늘 아래서도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에너지를 채워주고 떠났는데
이 멍청이는 바보같이 첫 시험에 여지없이 낙방
한국 돌아와서 쉬운 시험 아니라고 다독이며 1년 더 해보라는 말에
얼마나 고마웠는지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
하지만 1년 후에도 결과는 좋지 못했었어
아마도 그때부터였던 거 같아
조금씩
알게 모르게 서로가 지치기 시작했던 거
2010년
내가 다시 학교를 다니면서 우린 또 떨어져 있어야 했고
너는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에 바빴고
너는 그 즈음부터 나를 만나러 가면서 집에다 나를 만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거 같아
원거리
부모님께 눈치 보이는 연애
난 4학기나 남아버렸는데 넌 어느 덧 졸업
그 모든 것이 서로를 짓눌렀던 거 같아
그 압박감 속에 두려움도 자리잡았었구
너 취업이 되서 나보다 먼저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으면 난 어떡하지란 두려움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데 내가 그 기회를 앗아버리는 걸까
아니면 그런 이유로 놓아버리는 건 그저 책임회피에 지나지 않는 비겁한 짓인 걸까
그래서인지 필리핀의 한 호텔로 취업이 되어 떠난다는 너의 말에
한편으로는 속상했지만 한편으로는 편해지기도 했다
참 이기적이지?
안 그래도 떨어져 있어서 보름에 한번꼴로 밖에 못 보는데 더 멀리 가버린다니까 속상했지만
내가 2년 남아있던 학교를 마친 뒤 뭐라도 해 놓은 다음에 그만 한국으로 돌아와서 나랑 살자고 말할
시간적 여유는 벌었구나 싶었던거야
그 만큼 2년의 실패로 나 스스로 자신감이 바닥이 되버린 상황에서
그 해 가을 무렵 난 정말 힘겨웠던 것 같아
취업준비하면서 나 이상으로 힘겨워했던 너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지 못할 만큼
뭐 미안한 것들이 한 두개겠냐만은
니가 힘든 시간동안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그 시절은 정말 미안했어
근데 왠걸 한달만에 돌아와버리면 난 어떡하니
이번에는 반대로 기쁘기도 했지만 또 앞이 캄캄해지더라
2011년 1월
넌 다시 여기에서 취업
난 다시 여기에서 두 학기 남아있는 학업
4월 29일
정말 아무것도 아닌 문제로 시작된
정말 사소한 말다툼이었지만
분명 다른때와는 무언가 달랐던 거 같다
평소와는 달리 먼저 다툼을 끝내려는 너
평소와는 달리 다툰 이후로 폰을 꺼버린 나
그리고 3일 후 우리의 마지막 통화
이젠 그만 내려놓자
그래 끊을께
...................................................................
잘 지내고 있지?
그래도 4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사람인데
얼굴도 못본 채 헤어지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여름에 집 앞으로 찾아갔을 때
니 예전번호를 누르니까 없는 번호라는 말에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몰라
그나마 니 주변 사람 중에 연락하던 단 한명
그 아이라도 없었으면 어떡할 뻔 했어
생각도 하기 싫다
그 날 나와줘서 고마웠어
4년동안 만난 여자가 이만큼 예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든 걸 보니
우리 만나던 시간동안 나도 마음이 참 못됐었나 보다
너한테만 너 변했다면서 타박했지만 내가 더 많이 변했었던 걸지도 모르겠어
요즘은 잘 지내?
그 때 만나는 사람 있냐 물었더니 없다더니
왜 거짓말 했어? 바보같이..
뻔히 언젠가는 알텐데
괜스레 미안한 마음에 그랬다는 거 알아
근데 좋은 사람 나타나도 좀만 서로 천천히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해버린 나는 뭐가되냐?
하여튼 첨부터 끝까지 아주그냥 지 마음 편한것만 생각해!
히틀러란 별명이 괜히 따라다니는 거 아니라니까
요즘에 나는..
여지껏 살면서 젤 열심인 거 같아
아침잠 5분, 쉬는 시간 10분이 아까울 정도로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 날 차 안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내년에 합격해서 그 노래부르던 구찌백 이쁜 포장까지 해서 나타날테니까
그 때 니 곁에 아무도 없다면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라고 하니까
너 분명히
첫 월급으로 사와라
알바 이딴거 용돈 이딴거 모아서 돈지랄하면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그랬던 거
근데 합격한 뒤에는 니 마음이 변할거야라고 했던 거
기억하지?
부디 저 말만은 진심이었기를 바래
둘 다 학생 신분이라서 못했던 것들 해주려면
좋은 곳 데려다주지 못하고
맛난 거 먹여주지 못하고
예쁜 거 사주지 못하고
늘 데이트비용도 반씩 부담케 했었던 거
그럼에도 불평 한번 없이 4년동안 늘 한결같이 곁에 있어준거 고마워서라도
다른 이유 다 차치하고 내 마음이 아직 널 향해 있으니까
꼭 다시 니 앞에 설거야
그 날 엘레베이터 타고 내려오면서
내 얼굴보면 눈물만 펑펑 쏟아버릴 줄 알았는데
차 안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냥 웃기만 했다 좋아했었잖아
그때처럼
그 여름 날의 재회처럼
내년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
이제 절반 쯤 지난 거 같아
다시 남은 절반을 걸어가야 할테지
문득 안부를 묻고 싶었는데
내 폰에는 바뀐 너의 번호가 없어서 이런곳에나마 끄적여본다
잔병치레 없는 너니까 몸 아플 걱정은 안해
마음 다치는 일만 없이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