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보신 바와 같이 제 군화는 저와 만난지 한달만에 군대로 가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 사연을 얘기하려면 처음 군화와 만난 얘기부터 꺼내야겠네요.
저는 현재 21.9세이구요, 제 군화는 저보다 딱 1년을 늦게 태어나 20.9세 입니다.
저희는 정말 생각지 못한 기회로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지난 7월에 저는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둘이 바다로 여행을 갔죠.
저희 둘 다 그 당시에 힘든 일, 속상한 일도 많았기에
이런저런 복잡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바다행을 택했습니다!
그날 밤에 친구와 바닷가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맥주 한잔 하고 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한창 여름 성수기고 바다에 놀러간거다보니까 헌팅이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저희는 정말 둘이 휴식을 취하고자 간 여행이었기 때문에 다 정중히 거절을 했었죠.
그래서 저희는 새벽 1시쯤 되는 시간에 사람이 별로 없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 또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 두분이 걸어오시더군요.
어김없이 같이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하시더군요. 저희는 또 정중히 거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분이 안가시고 계속 두분 중 한분이 "저희 나쁜 사람 아니에요~ 저희도 집 가는 길에 같이 맥주나 한잔 하려구 그런거에요" 하시면서 넉살좋게 저희를 웃겨주시더군요. 한 10여분을 계속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했습니다. 원래 이렇게 헌팅 거절하면, 대부분은 다른 여성분들 찾으러 빨리 떠나시던데 끝까지 안가시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저희는 끝까지 죄송하다고 거절을 했고, 그렇게 두분이 가시는가보다 했습니다. 근데 계속 저희를 재밌게 해주시던 그분이 "그럼 저희 갈테니까, 번호 좀 알려주세요" 하면서 제 앞으로 핸드폰을 내미시더라구요. 저는 사실은 이렇게 잘 모르는 분께 번호를 드려서 잘된다는 그 가능성을 잘 믿지 않는 사람이라 처음에는 그냥 웃었습니다.
그냥 아무 대답 안하면 가실 줄 알았는데, 계속 귀엽게 웃으시면서 제게 핸드폰을 내미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몇살이세요? 어디 사시구요?" 물어봤더니 저와 동갑이라면서 자기는 바로 저희가 여행을 간, 그 지역에 산다고 하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원래 한번도 장거리 연애는 생각해본적도 없는 터라 "저는 서울사는데, 저랑 뭐 어떻게 하시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웃었습니다. 솔직히 뭐하러 그렇게 멀리 사는 여자랑 연락한답니까, 조금이라도 가까이 사는 여자랑 만나야 연락하기도, 만나기도 쉽죠. 그런데 그 분은 "어디 살면 어때요. 번호 주세요 진짜로 맘에 들어서 그러니까!" 하시더군요. 넉살좋게 재밌게 해주시고, 매너있게 말씀하시고, '어디 살면 어떠냐 맘에 드니깐 연락한번 하자' 하는 그 패기가 맘에 들고 귀여워서 일단 번호는 찍어드렸습니다.
그 다음날 저는 바로 서울로 올라왔고, 번호 받은 다음부터 계속 연락이 오더군요. 간간히 하루에 문자 2~3통정도 연락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 분명히 이렇게 몇번 연락오다가 연락 끊길 사이라고 확신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 분은 저를 만나기 위해 그 먼길을 몇번씩 운전해서 보러와줬고, 정말 제가 지금까지 받았던 대접 중에 최고의 대접과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아, 정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점점 그 분에게 마음을 열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달여를 만났을 때, 그분이 사실 곧 군대에 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자기는 저와 동갑이 아니라 한살 연하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솔직히 많이 혼란스러웠고 좀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한달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을 만났음에도, 정말 제 마음을 움직일만큼 값진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군대 간다는 사실을 저한테 속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거기다가 나이 속인 것도. 왜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제가 많이 혼냈었습니다. 처음 자신이 번호를 물어봤을때, 왠지 연하라고 하면 제가 연락처도 주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고하네요. 그리고 제가 워낙 이 분 만나기 전에는 연하랑의 연애는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고, 해볼 생각도 없었거든요. 그 얘기를 첫만남때 했더니 더더욱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뭐 그 부분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군입대가 한 10여일 남은 시점에 군대 간다는 얘기를 들으니 솔직히 너무나 당황스럽더군요. 만난지 갓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군대라니요.... 하하핳..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못 봤지만 정말 제가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라면서 저보고 기다려달라고 어렵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솔직히 대답 못했습니다. 저는 한번도 예전 남자친구조차 군대에 보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되도록이면 군필자 분들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제가 워낙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생각을 확고히 갖고있는 사람이라.. 그런데.. 왠지 그 분을 이렇게 군대라는 명목으로 놓아버리면 제가 한동안, 아주 오랫동안 후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진심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사람이 이럴수도 있구나' 하는 감동까지 전해줬었으니까요. 제가 원래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진심도 진심으로 잘 안받아들이고 믿음 주기까지 좀 시간이 걸리는데 한달여만에 정말 많이도 움직여줬습니다 고맙게도.
그래서........정말.. 어렵게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일단 해보기로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저한테 정말 많이 고마워하더군요. 자기가 군대를 다녀와서 정말 씩씩한 남자가 되어서 날 지켜줄테니 지켜봐달라고 했습니다. 전 솔직히 그때까지도 별로 자신이 없었습니다. 훈련소 5주동안은 전화조차 못하잖아요. 한달동안 이 남자가 나를 감동시켰던들, 내가 목소리조차 못 듣는 5주동안 그 기억을 안고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의심스러웠어요 정말 물론 그 분에 대한 의심도 있었습니다. 일단 제가 아직 그 분에 대해서 확실히 알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군대 가기 전에 여자나 한번 사겨볼까' 하는 못된 남자분들처럼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죠. 근데 저는 제 판단을 믿기로 했습니다. 제 판단에 그 분은 너무도 괜찮은 남자였거든요. 그렇게 제 자신에 대한 의심을 안은 채 곰신 생활을 시작했지만, 나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곰신이 열심히 인터넷 편지, 손편지도 매일매일 쓰고, 혹시나 포상 전화라도 올까 5주 내내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마음에서도 멀어질까봐 걱정 많았지만 그분이 제게 무슨 마술이라도 부린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생각나고 보고싶고 애틋하더군요.
그렇게 5주가 무사히 지나고 훈련소 수료식을 가서 이등병 마크를 단 그 분을 봤을 때, 너무 듬직해보였습니다. 가족분들도 저 예뻐해주시고, 그 분도 저를 너무 고맙고 사랑스런 눈으로 쳐다봐주더군요.
짧은 4시간동안의 면회였지만, 그때 더 돈독해진 것 같아요. 기다려야겠다는 제 의지가.
그 후 자대를 굉장히 먼 곳으로 받아서 우울하기도 했었지만, 자대 배치 받고 한달 뒤에는 그 분 가족들과 함께 면회외박도 다녀왔습니다. 정말 하루동안 제겐 꿈같았던 시간이었고, 일주일이 지나버린 제 생일도 늦게나마 꼭 챙겨주겠다고 선물까지 직접 사주더군요. 항상 지켜봐주고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제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는 그 분이, 오히려 제가 더 고마웠습니다.
나에게 바라는 것 하나 없이 그냥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고, 사랑받는게 이런거구나 느끼면서 너무 많이 행복했네요. 생일 기념이라고 편지 열장 꽉꽉 채워서 서울 올라갈때 보라고 저한테 주더군요. 서울가는 버스 안에서 그 열장의 편지를 읽는데.. 이등병이라 많이 바쁠텐데 매일매일 전화 하루도 안빼먹고 전화해주고, 편지도 꼬박꼬박 틈날때마다 써주고.. 그것만도 너무 고마웠는데, 생일이라고 이렇게 어떻게든 시간내서 열장이나 편지 써주는 정성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그 편지만으로도 절 너무너무 아껴준다는 게 보여서 정말 그 버스 안에서 청승맞게 울었네요. 군대에 보내고 나서 한번도 운적 없었는데.. 면회외박 끝나고 버스에서 손 흔들면서 인사해도 안울었었는데. 정성스럽게 써준 편지 열장에 콧물까지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비록, 한창 좋을때인 이 시기에 군대에 슝~ 하고 가버린 제 군화가 밉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은 하나도 밉지 않고 그냥 잘 지내고 있어준다는게 고맙고 기특하네요. 제가 겁도 많고 의심도 많은 성격이라 이렇게 초고속으로 누군갈 만나서 믿고, 진지하게 만나기로 하고, 이제 곰신 역할까지 한다는건 정말 제 자신도 놀라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만들어준 제 군화가 더 대단한듯 싶어요. 물론 제 글 읽으시고, '이 커플 얼마 못간다', '한달밖에 안만나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얼마나 가겠어'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네, 항상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언제 제가 군화와 이별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글에서 말은 '기다린다'고 표현했으나 사실은 지금 당장 너무 그 사람이 좋기 때문에 만나고 있는 것 뿐이지요. 서로가 너무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기 때문에 계속 만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나중에 군생활 중에 군화가 제게 헤어지자고 하거나, 아니면 전역 후에 헤어지자고 해도. 반대로 제가 군화에게 헤어지자고 하거나, 전역 후에 헤어지자고 해도. 그건 저희 인연이 거기까지고, 서로 마땅한 이유가 아닌 시덥지않은 이유로 이별을 하게 됐을때에는 저희 그릇이 그것밖에 안되서라고 생각을 해요. 이별을 생각하고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이별을 했을때에도 예쁘게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그렇게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또한, 사랑이나 믿음의 깊이는 꼭 만난 기간과 비례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 누구보다 전 제 군화를 믿고 있습니다
아직 4개월밖에 안된 꼬맹이 곰신인데 앞으로 많이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겠지요. 그래도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서로를 믿고 아껴준다면 남은 17개월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1%만 신는다는 그 꽃신, 저도 한번 신어보고싶네요 제 글이 너무 길어서 몇 분 안 읽으실것 같지만, 제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 군화 기다리시는 동안 좋은일만 생기시길 바라구요 예쁜 사랑 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서로간의 믿음이 있을때는 정말 무슨 일이든 이겨낼 수 있고, 어려울게 없다고 생각하네요. 다들 그 믿음, 더 돈독하게 키워나가시길 바랄게요. 23일에 제 군화가 휴가를 나오면, 정말 4개월 동안 수고 많았노라고, 그리고 앞으로 남은 17개월도 수고하라고. 항상 옆에서 지켜봐주고 힘이 되어주겠다고 꼭! 말해줘야겠어요.
해주고싶은 말 다 해주고, 해주고싶었던 것도 다 해주고, 같이 하고싶었던 것도 다 하는 알찬 휴가를 보낼게요. 모든 곰신님들 힘내세요 화이팅
!!!한달 사귀고 군대로 가버린 내 남자친구!!!
안녕하세요~ 아직 군화와 곰신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이제 4개월 된 곰신입니다!
저희 군화가 23일에 신병휴가를 나오는데 이제 며칠 안남은지라
제가 벌써부터 떨려서, 군화 생각에 글을 한번 써보기로 했어요^,^
음슴체가 너무 어려워서 저는 그냥 평범하게 쓰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에서 보신 바와 같이 제 군화는 저와 만난지 한달만에 군대로 가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이 사연을 얘기하려면 처음 군화와 만난 얘기부터 꺼내야겠네요.
저는 현재 21.9세이구요, 제 군화는 저보다 딱 1년을 늦게 태어나 20.9세 입니다.
저희는 정말 생각지 못한 기회로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지난 7월에 저는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둘이 바다로 여행을 갔죠.
저희 둘 다 그 당시에 힘든 일, 속상한 일도 많았기에
이런저런 복잡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바다행을 택했습니다!
그날 밤에 친구와 바닷가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맥주 한잔 하고 있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한창 여름 성수기고 바다에 놀러간거다보니까 헌팅이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저희는 정말 둘이 휴식을 취하고자 간 여행이었기 때문에 다 정중히 거절을 했었죠.
그래서 저희는 새벽 1시쯤 되는 시간에 사람이 별로 없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 또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 두분이 걸어오시더군요.
어김없이 같이 맥주나 한잔 하자고 하시더군요. 저희는 또 정중히 거절을 했습니다!
. 한 10여분을 계속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했습니다. 원래 이렇게 헌팅 거절하면, 대부분은 다른 여성분들 찾으러 빨리 떠나시던데 끝까지 안가시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저희는 끝까지 죄송하다고 거절을 했고, 그렇게 두분이 가시는가보다 했습니다. 근데 계속 저희를 재밌게 해주시던 그분이 "그럼 저희 갈테니까, 번호 좀 알려주세요
" 하면서 제 앞으로 핸드폰을 내미시더라구요. 저는 사실은 이렇게 잘 모르는 분께 번호를 드려서 잘된다는 그 가능성을 잘 믿지 않는 사람이라 처음에는 그냥 웃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분이 안가시고 계속 두분 중 한분이 "저희 나쁜 사람 아니에요~ 저희도 집 가는 길에 같이 맥주나 한잔 하려구 그런거에요" 하시면서 넉살좋게 저희를 웃겨주시더군요
그냥 아무 대답 안하면 가실 줄 알았는데, 계속 귀엽게 웃으시면서 제게 핸드폰을 내미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몇살이세요? 어디 사시구요?" 물어봤더니 저와 동갑이라면서 자기는 바로 저희가 여행을 간, 그 지역에 산다고 하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원래 한번도 장거리 연애는 생각해본적도 없는 터라 "저는 서울사는데, 저랑 뭐 어떻게 하시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면서 웃었습니다. 솔직히 뭐하러 그렇게 멀리 사는 여자랑 연락한답니까, 조금이라도 가까이 사는 여자랑 만나야 연락하기도, 만나기도 쉽죠. 그런데 그 분은 "어디 살면 어때요. 번호 주세요 진짜로 맘에 들어서 그러니까!" 하시더군요. 넉살좋게 재밌게 해주시고, 매너있게 말씀하시고, '어디 살면 어떠냐 맘에 드니깐 연락한번 하자' 하는 그 패기가 맘에 들고 귀여워서 일단 번호는 찍어드렸습니다.
그 다음날 저는 바로 서울로 올라왔고, 번호 받은 다음부터 계속 연락이 오더군요. 간간히 하루에 문자 2~3통정도 연락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 분명히 이렇게 몇번 연락오다가 연락 끊길 사이라고 확신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그 분은 저를 만나기 위해 그 먼길을 몇번씩 운전해서 보러와줬고, 정말 제가 지금까지 받았던 대접 중에 최고의 대접과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저는 '아, 정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점점 그 분에게 마음을 열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달여를 만났을 때, 그분이 사실 곧 군대에 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자기는 저와 동갑이 아니라 한살 연하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솔직히 많이 혼란스러웠고 좀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한달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을 만났음에도, 정말 제 마음을 움직일만큼 값진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군대 간다는 사실을 저한테 속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미리 말해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고.. 거기다가 나이 속인 것도. 왜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고 제가 많이 혼냈었습니다. 처음 자신이 번호를 물어봤을때, 왠지 연하라고 하면 제가 연락처도 주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고하네요. 그리고 제가 워낙 이 분 만나기 전에는 연하랑의 연애는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고, 해볼 생각도 없었거든요. 그 얘기를 첫만남때 했더니 더더욱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뭐 그 부분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군입대가 한 10여일 남은 시점에 군대 간다는 얘기를 들으니 솔직히 너무나 당황스럽더군요. 만난지 갓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군대라니요....

하하핳..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밖에 못 봤지만 정말 제가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라면서 저보고 기다려달라고 어렵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솔직히 대답 못했습니다. 저는 한번도 예전 남자친구조차 군대에 보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되도록이면 군필자 분들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제가 워낙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생각을 확고히 갖고있는 사람이라..
그런데.. 왠지 그 분을 이렇게 군대라는 명목으로 놓아버리면 제가 한동안, 아주 오랫동안 후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진심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사람이 이럴수도 있구나' 하는 감동까지 전해줬었으니까요. 제가 원래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진심도 진심으로 잘 안받아들이고 믿음 주기까지 좀 시간이 걸리는데 한달여만에 정말 많이도 움직여줬습니다 고맙게도.
그래서........정말.. 어렵게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일단 해보기로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저한테 정말 많이 고마워하더군요. 자기가 군대를 다녀와서 정말 씩씩한 남자가 되어서 날 지켜줄테니 지켜봐달라고 했습니다. 전 솔직히 그때까지도 별로 자신이 없었습니다. 훈련소 5주동안은 전화조차 못하잖아요. 한달동안 이 남자가 나를 감동시켰던들, 내가 목소리조차 못 듣는 5주동안 그 기억을 안고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의심스러웠어요 정말
물론 그 분에 대한 의심도 있었습니다. 일단 제가 아직 그 분에 대해서 확실히 알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군대 가기 전에 여자나 한번 사겨볼까' 하는 못된 남자분들처럼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죠. 근데 저는 제 판단을 믿기로 했습니다. 제 판단에 그 분은 너무도 괜찮은 남자였거든요
. 그렇게 제 자신에 대한 의심을 안은 채 곰신 생활을 시작했지만, 나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곰신이 열심히 인터넷 편지, 손편지도 매일매일 쓰고, 혹시나 포상 전화라도 올까 5주 내내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마음에서도 멀어질까봐 걱정 많았지만 그분이 제게 무슨 마술이라도 부린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속 생각나고 보고싶고 애틋하더군요.
그렇게 5주가 무사히 지나고 훈련소 수료식을 가서 이등병 마크를 단 그 분을 봤을 때, 너무 듬직해보였습니다. 가족분들도 저 예뻐해주시고, 그 분도 저를 너무 고맙고 사랑스런 눈으로 쳐다봐주더군요
.
짧은 4시간동안의 면회였지만, 그때 더 돈독해진 것 같아요. 기다려야겠다는 제 의지가.
그 후 자대를 굉장히 먼 곳으로 받아서 우울하기도 했었지만, 자대 배치 받고 한달 뒤에는 그 분 가족들과 함께 면회외박도 다녀왔습니다. 정말 하루동안 제겐 꿈같았던 시간이었고, 일주일이 지나버린 제 생일도 늦게나마 꼭 챙겨주겠다고 선물까지 직접 사주더군요. 항상 지켜봐주고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제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는 그 분이, 오히려 제가 더 고마웠습니다.
나에게 바라는 것 하나 없이 그냥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고, 사랑받는게 이런거구나 느끼면서 너무 많이 행복했네요. 생일 기념이라고 편지 열장 꽉꽉 채워서 서울 올라갈때 보라고 저한테 주더군요. 서울가는 버스 안에서 그 열장의 편지를 읽는데.. 이등병이라 많이 바쁠텐데 매일매일 전화 하루도 안빼먹고 전화해주고, 편지도 꼬박꼬박 틈날때마다 써주고.. 그것만도 너무 고마웠는데, 생일이라고 이렇게 어떻게든 시간내서 열장이나 편지 써주는 정성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그 편지만으로도 절 너무너무 아껴준다는 게 보여서 정말 그 버스 안에서 청승맞게 울었네요.
군대에 보내고 나서 한번도 운적 없었는데.. 면회외박 끝나고 버스에서 손 흔들면서 인사해도 안울었었는데. 정성스럽게 써준 편지 열장에 콧물까지 흘리면서 울었습니다
..
비록, 한창 좋을때인 이 시기에 군대에 슝~ 하고 가버린 제 군화가 밉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은 하나도 밉지 않고 그냥 잘 지내고 있어준다는게 고맙고 기특하네요. 제가 겁도 많고 의심도 많은 성격이라 이렇게 초고속으로 누군갈 만나서 믿고, 진지하게 만나기로 하고, 이제 곰신 역할까지 한다는건 정말 제 자신도 놀라운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만들어준 제 군화가 더 대단한듯 싶어요. 물론 제 글 읽으시고, '이 커플 얼마 못간다', '한달밖에 안만나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얼마나 가겠어'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네, 항상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언제 제가 군화와 이별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글에서 말은 '기다린다'고 표현했으나 사실은 지금 당장 너무 그 사람이 좋기 때문에 만나고 있는 것 뿐이지요. 서로가 너무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기 때문에 계속 만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나중에 군생활 중에 군화가 제게 헤어지자고 하거나, 아니면 전역 후에 헤어지자고 해도. 반대로 제가 군화에게 헤어지자고 하거나, 전역 후에 헤어지자고 해도. 그건 저희 인연이 거기까지고, 서로 마땅한 이유가 아닌 시덥지않은 이유로 이별을 하게 됐을때에는 저희 그릇이 그것밖에 안되서라고 생각을 해요. 이별을 생각하고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이별을 했을때에도 예쁘게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그렇게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또한, 사랑이나 믿음의 깊이는 꼭 만난 기간과 비례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 누구보다 전 제 군화를 믿고 있습니다
아직 4개월밖에 안된 꼬맹이 곰신인데 앞으로 많이 힘들고 속상한 일도 많겠지요. 그래도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서로를 믿고 아껴준다면 남은 17개월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1%만 신는다는 그 꽃신, 저도 한번 신어보고싶네요
제 글이 너무 길어서 몇 분 안 읽으실것 같지만, 제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 군화 기다리시는 동안 좋은일만 생기시길 바라구요 예쁜 사랑 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서로간의 믿음이 있을때는 정말 무슨 일이든 이겨낼 수 있고, 어려울게 없다고 생각하네요. 다들 그 믿음, 더 돈독하게 키워나가시길 바랄게요. 23일에 제 군화가 휴가를 나오면, 정말 4개월 동안 수고 많았노라고, 그리고 앞으로 남은 17개월도 수고하라고. 항상 옆에서 지켜봐주고 힘이 되어주겠다고 꼭! 말해줘야겠어요.
해주고싶은 말 다 해주고, 해주고싶었던 것도 다 해주고, 같이 하고싶었던 것도 다 하는 알찬 휴가를 보낼게요. 모든 곰신님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