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우리나라 최남단 이어도(離於島) 취재를 위해 뱃길에 올랐다. 제주도 모슬포항을 출발해 149Km 배를 타고 가는 길은 험난했다. 작은 배로 8시간 이상 달리며 만난 거센 파도 보다 우리를 위협한 것은 중국 어선이었다. 뱃사람들도 긴장했다. 선장은 "20년 이상 배를 탄 사란들도 이어도 가는 길을 꺼려한다"고 했다.
이어도 해역은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그들의 인식은 달랐다. 우리가 탄 배에 30여미터까지 접근해 "우리 해역에 왜왔느냐"는 매서운 눈빛을 쏘아댔다. 우리를 위협하는 일을 즐기는 듯했다. 담배를 입에 문 중국 선원은 우리를 향해 낫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어도를 오가는 길은 시커먼 파도만큼 붉은 오성기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어도 해역은 '옥돔밭'으로 불릴 만큼, 우리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황금어장이지만, 정작 중국어선들이 활개를 치며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다. 중국 어선은 해적이나 다름없는 어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선이 발 디딜 틈이 없다. 목좋은 우리 앞마당에 옆집 깡패들이 우글거려 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그물작업을 하는 인부가 육안으로 보일정도로 접근한 중국어선이 조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국의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무릇 하늘 아래 있는 것 치고 중국 것이 아닌 게 없다(普天之下 莫非王土)'는 그들의 삐뚤어진 세계관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인식 때문일까. 중국에게 바다는 약육강식의 정글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은 세계 2강(强), G2로 불리는 강대국이고 국제무대에서 우리 보다 발언권과 로비가 세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영토와 영해를 침범하고, 공권력을 유린하고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 앞바다 소청도 근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 청다웨이(4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인천해경 이청호(40) 경장이 피살됐다. 사건 직후 중국 외교부는 "한국 측이 중국 어민에게 합법적 권익 보장과 더불어 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적반하장이고, 대한민국을 얕잡아보는 행태다. 자국 어선들이 우리 해역에서 해적이나 다름없는 횡포를 부리는 일이 대수롭지 않다는 것이다.
국제법과 해양법을 무시하고, 우리 해역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려는 중국은 세계2강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듯하다. 국제규범과 상식을 외면하는 모습에 이미 국제사회에선 중국에 대해 'made in china'에서 풍기는 부정적 인식, 그 자체로 보고 있다.
앞마당에서 깡패 날뛰는데 보고만 있을 건가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가 깡패들의 세를 키운 것이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중국문제 전문가인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중국법무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중국 불법 어선이 갈수록 흉포해지는 결정적 원인을 "저자세, 굴욕 외교"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우리의 해양영토에 대한 주권의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이다. 강 교수는 "우리의 해양의식이 중국보다 못하다"며 "바다를 영토로 안보는 것 같다. 외적이 침입하는 데 무방비 상태로 주중대사를 불러 항의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일침을 놨다.
당장 한국 EEZ에서 불법조업을 자행하는 중국 어선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힘의 논리에 밀려 중국의 눈치를 보며 어물쩍 넘기는 저자세에서 벗어나 국제법을 근거로 당당하게 지적하고 요구할 부분은 관철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과 선원들의 저항은 갈수록 흉포하고 조직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엄포용 죽창이 최근들어 해머와 도끼, 낫, 쇠창 등으로 격상되고, 선체를 쇠그물로 뒤덮고, 선체를 밧줄로 묶어 해경을 위협하는 등 교활함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을 단순한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민주당 의원도 "압도적인 물리력으로 현장에서 단호하게 제압을 해야 된다"고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당장 온라인에선 해군기지 건립에 대한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는 사람은 중국사람이냐, 일본사람이냐"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특히 1만여명 규모의 해경이 290척의 경비함정으로, 국토 면적의 4.5배에 이르는 해역을 지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당장 중국어선의 횡포를 막기 위해선 해경의 발포 허용 등 단속 매뉴얼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울분 뒤섞인 반중감정을 발산하자는 차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커지는 중국의 '해양영토 야욕'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해경과 함께 해군이 직접 우리 영해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그런데도 제주도 강정마을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깃발이 나부끼며 우리끼리 '반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선 이들의 반대투쟁이 고마울 뿐이다.
이어도 취재를 위해 과학기지에 머문 기간 내내 중국 어선들은 오성홍기를 휘날리며 이어도 해역을 휘젓고 다녔다. 그들은 "여기 우리땅해도 되겠지"라며 우리를 조롱하고 있지만, "당장 물러나라"라고 외칠 힘이 우리에겐 없어 보였다.
우리 앞마당에 깡패들이 들끓는 모습을 눈뜨고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국가 수호의지 방기로 비칠 수 있다. 우리 공권력이 얻어맞는 모습에 국민의 시름만 더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고 있다. 어불성설이다. 우리 해역에서 해적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것은 외교가 아닌 우리의 법집행이다.
계속 깡패들이 날뛰게 해야 할지, 강력한 힘으로 팔을 비틀어 다시는 우리 앞마당에 발붙이지 못해야 할지 단호한 결정이 필요한 때다. 서해 앞 바다엔 겁 없는 깡패들이 수두룩하다. 이미 한참 늦었는지도 모른다
해경사망엔 분노하면서 해군기지는 반대?
이어도 해역은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그들의 인식은 달랐다. 우리가 탄 배에 30여미터까지 접근해 "우리 해역에 왜왔느냐"는 매서운 눈빛을 쏘아댔다. 우리를 위협하는 일을 즐기는 듯했다. 담배를 입에 문 중국 선원은 우리를 향해 낫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어도를 오가는 길은 시커먼 파도만큼 붉은 오성기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어도 해역은 '옥돔밭'으로 불릴 만큼, 우리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황금어장이지만, 정작 중국어선들이 활개를 치며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다. 중국 어선은 해적이나 다름없는 어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선이 발 디딜 틈이 없다. 목좋은 우리 앞마당에 옆집 깡패들이 우글거려 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중국의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무릇 하늘 아래 있는 것 치고 중국 것이 아닌 게 없다(普天之下 莫非王土)'는 그들의 삐뚤어진 세계관에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인식 때문일까. 중국에게 바다는 약육강식의 정글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은 세계 2강(强), G2로 불리는 강대국이고 국제무대에서 우리 보다 발언권과 로비가 세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영토와 영해를 침범하고, 공권력을 유린하고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2일 인천 앞바다 소청도 근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 청다웨이(4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인천해경 이청호(40) 경장이 피살됐다. 사건 직후 중국 외교부는 "한국 측이 중국 어민에게 합법적 권익 보장과 더불어 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 적반하장이고, 대한민국을 얕잡아보는 행태다. 자국 어선들이 우리 해역에서 해적이나 다름없는 횡포를 부리는 일이 대수롭지 않다는 것이다.
국제법과 해양법을 무시하고, 우리 해역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려는 중국은 세계2강에 걸맞은 책임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듯하다. 국제규범과 상식을 외면하는 모습에 이미 국제사회에선 중국에 대해 'made in china'에서 풍기는 부정적 인식, 그 자체로 보고 있다.
앞마당에서 깡패 날뛰는데 보고만 있을 건가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가 깡패들의 세를 키운 것이라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중국문제 전문가인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중국법무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중국 불법 어선이 갈수록 흉포해지는 결정적 원인을 "저자세, 굴욕 외교"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우리의 해양영토에 대한 주권의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이다. 강 교수는 "우리의 해양의식이 중국보다 못하다"며 "바다를 영토로 안보는 것 같다. 외적이 침입하는 데 무방비 상태로 주중대사를 불러 항의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일침을 놨다.
당장 한국 EEZ에서 불법조업을 자행하는 중국 어선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힘의 논리에 밀려 중국의 눈치를 보며 어물쩍 넘기는 저자세에서 벗어나 국제법을 근거로 당당하게 지적하고 요구할 부분은 관철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과 선원들의 저항은 갈수록 흉포하고 조직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엄포용 죽창이 최근들어 해머와 도끼, 낫, 쇠창 등으로 격상되고, 선체를 쇠그물로 뒤덮고, 선체를 밧줄로 묶어 해경을 위협하는 등 교활함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을 단순한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민주당 의원도 "압도적인 물리력으로 현장에서 단호하게 제압을 해야 된다"고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당장 온라인에선 해군기지 건립에 대한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는 사람은 중국사람이냐, 일본사람이냐"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특히 1만여명 규모의 해경이 290척의 경비함정으로, 국토 면적의 4.5배에 이르는 해역을 지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당장 중국어선의 횡포를 막기 위해선 해경의 발포 허용 등 단속 매뉴얼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울분 뒤섞인 반중감정을 발산하자는 차원이다.
하지만 이 역시 커지는 중국의 '해양영토 야욕'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해경과 함께 해군이 직접 우리 영해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그런데도 제주도 강정마을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깃발이 나부끼며 우리끼리 '반대의 싸움'을 하고 있다. 중국으로선 이들의 반대투쟁이 고마울 뿐이다.
이어도 취재를 위해 과학기지에 머문 기간 내내 중국 어선들은 오성홍기를 휘날리며 이어도 해역을 휘젓고 다녔다. 그들은 "여기 우리땅해도 되겠지"라며 우리를 조롱하고 있지만, "당장 물러나라"라고 외칠 힘이 우리에겐 없어 보였다.
우리 앞마당에 깡패들이 들끓는 모습을 눈뜨고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국가 수호의지 방기로 비칠 수 있다. 우리 공권력이 얻어맞는 모습에 국민의 시름만 더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하고 있다. 어불성설이다. 우리 해역에서 해적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것은 외교가 아닌 우리의 법집행이다.
계속 깡패들이 날뛰게 해야 할지, 강력한 힘으로 팔을 비틀어 다시는 우리 앞마당에 발붙이지 못해야 할지 단호한 결정이 필요한 때다. 서해 앞 바다엔 겁 없는 깡패들이 수두룩하다. 이미 한참 늦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