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빠가 조카한테 창년이나 되라고 합니다.

열일곱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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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발랄하게 음슴체 써보고 싶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장난은 치지 않을게요.

오래전부터 계속 되는 일이라 대화가 정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절대 허위는 끼워넣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핵심적인 단어등은 기억하니까요.

 

저는 열일곱, 몇 주뒤면 열여덟이 되는 여고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홉살 때 이혼하셨고, 지금은 엄마와 남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큰아빠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어떻게 그 때 일을 기억하냐고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누구나 있습니다.

 

제가 일곱살 때부터 이어집니다. 그 전부터 그랬을 지는 몰라도, 제가 기억하기론 그 때부터였어요.

 

집에 전화가 왔습니다. 큰아빠였죠. 사실 큰아빠는 알콜중독자로, 부모님이 이혼하실 무렵 병원에 입원중이셨습니다.

지금도 술만 드시면 다른 사람처럼 변하곤 합니다.

 

전화가 왔을 때 아빠는 직장에, 엄마는 설거지 중이었나 샤워 중이었나, 무튼 물소리가 났던 걸 기억합니다.

큰아빠는 몸집도 크고 굉장히 무서운 인상인지라 저는 어릴 때부터 큰아빠를 무서워했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냐?"

 

술에 취해 잔뜩 늘어진 목소리아시죠, 발음 꼬이고.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곧이어 들려오는 말로는, 큰아빠 지금 ○○모텔에서 팬티만 입고 있으니까 와라.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희아파트단지 뒤로는 바로 갯벌이 있는 곳과 연결되어있었고, 그 주변엔 모텔이 많았던 곳입니다.

그리고 전화가 뚝 끊기자 저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수화기를 내려놓았는데, 엄마가 와서 누구냐고 물어봤습니다.

큰아빠가 이러이러하게 말을 했다고 하자, 엄마는 저를 마구 혼내시면서 아빠한테 전화해 큰아빠의 행동을 말하며 제발 그만하고 싶다고 어린애한테까지 이러는게 사람이냐고 화를 내셨습니다.

 

나중에 들은 바로 그런 전화가 자주 있었답니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는 몰라도 저녁에, 아빠가 집에오셨을때 또 전화가 왔습니다.

역시 제가 받았습니다. 아빠엄마는 식사중이셨고 저는 더 빨리 먹고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라니까 왜 안 오냐고 성을 내는 목소리에 놀라서 아빠를 불렀습니다. 아빠가 수화기를 넘겨받고, 엄마는 온후크를 켰습니다.

스피커폰 같은 기능이에요. 그러자 큰아빠의 목소리가 다 들렸습니다.

아빠가 형님, 제발 그만하시고 집에 들어가세요. 형수님 걱정하세요. 예? 하면서 달래듯이 말했는데, 똑똑히 기억합니다.

" 니새끼 딸년은 커서 창년되고 아들새끼는 깡패질하고 골이나 줘 깨질거여 이 미련한새끼야. "

 

저는 일곱살이었고, 남동생은 세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큰아빠네 집에 인사드리러 간 적이 있습니다. 큰집이라 그 쪽으로 친척들이 다 모였었거든요. 사촌언니도 있고 즐거웠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엄마는 고모들 도와 요리하시고, 다른 어른들은 화투 치면서 시끌벅적 했습니다. 그런데 큰아빠가 왠일로 상냥하게 제 이름을 부르시고 무릎에 앉으라시길래 전 큰아빠가 이제 나 안 싫어하는구나, 란 맘에 무릎에 냉큼 앉았었습니다. 큰아빠가 머리도 쓰다듬고 어깨도 쓰다듬고 하면서 언제 이렇게 컸대, 우리 ○○이가…하면서 살갑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큰아빠가 어른들 다 이거 하니까 심심하지? 컴퓨터 할까? 라고 말씀하시면서 방으로 같이 들어갔습니다. 컴퓨터 의자에 큰아빠가 앉으시고 절 또 무릎에 앉히셨습니다. 몸집이 작아서 어차피 그냥 의자에 앉아봤자 키보드에 손이 잘 안닿으니까 오히려 잘 됐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큰아빠가 다리를 토닥이다가 다리사이를 슥슥 쓰다듬으셨습니다. 그리곤 옷 위로 가슴부위를 토닥거리듯이 어루만지다가, 우리 ○○이 언제 크나. 이거 커야 큰아빠가 만져주고 그러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계속해서 몸 여기저기를 쓰다듬으시는데, 전 신경 쓰지 않고 옷입히기(…)를 하고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최근에 엄마한테 말씀드리니까 왜 그 때 얘기하지 않았냐고 눈물 보이셨습니다.

 

한 번은 집에 찾아와 저희 아빠 이름을 부르면서 현관문을 두드린 적도 있습니다.

쾅!!쾅!! 하는데 계속 "◇◇아!! 이 미련한새끼야!! 그년이 니잡아쳐먹고 니딸년도 버리고 갈거 아녀!!" 라고 소리치셨습니다.

큰아빠는 유독 아빠보다 나이가 어린 엄마를 미워했습니다. 돈 보고 결혼한 속물로 알았던건지.

 

엄마는 제 귀 막고 꼭 끌어안으셨고 아빠는 현관문을 몇 번이나 점검해서 다시 잠그곤 하셨습니다.

 

다음날인가 다다음날 나가봤다가, 현관문이 온통 날카로운 것에 긁힌 자국을 봤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 이혼하셨습니다.

전 당연히 엄마 따라서 다른 지역으로 와버렸구요.

 전 사실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책임감없이 저흴 놔버린 아빠께 조금 서운합니다.

 

그리고 몇 년인지, 아빠와도 연락을 끊고 살다가, 열네살인가, 슬슬 철이 들 나이부터는

아빠가 너무 보고싶고 죄송스럽고, 이제 제 앞가림 혼자 할 수 있다고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진지하게 상의를 한 후 아빠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아빠는 정말이지 폐인같은 몰골이셨고, 그렇게 자기관리가 확실하던 사람이

고작 몇년 새에 (고작은 아닐 지도 모르겠군요) 정말 다른 사람같아져서…

어색하다고 해야하나, 예전의 아빠처럼 안길수도, 손을 잡는 것조차 어색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재혼은… 미루고, 명절마다 얼굴 비추는 식으로 아빠와 연락을 했습니다.

 

열다섯이 되는 해 추석, 제 고향, 즉 아빠가 계신 곳으로 동생과 저 단 둘이 기차를 타고 갔습니다.

엄마는 아직까지도 제 친가쪽은 못 보겠다고 하십니다. 너무 시달리셨거든요.

아빠 말로는 저 임신하고 진짜 만삭일때 큰 아빠가 억지로 무릎꿇려놓으셨다고도 해요.

그 때문에 조산위기 있었고, 약으로 억지로 늦춰서 제가 기형아 판정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무튼 그렇게 갔는데, 한창 멋부릴 때라 옷도 짧은 바지에 민소매후드티 입고, 머리도 연한갈색으로 염색한 채로 가서 친척들 뵈었습니다. 친척들이 보시기에 여자아이가 그렇게 하고 다니는거

탐탁치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세상 흉흉할 때요.

그런데 갑자기 큰엄마가, 아, 큰엄마는 전라도 분이시라 특유 억양이 굉장히 꾸짖는 것 같고 소위 기분 나쁜 어투입니다.

 

" ○○아, 꼴이 그게 뭐니? 어? 이게 뭐야, 이 귀걸이. 누가 보면 도우민줄 알겠어. 큰엄마 어릴 
땐 안 이랬어, 이것아. "

 

도우미,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말 맞습니다. 술집년이요. 솔직히 말해서 그 때 말씀 드리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큰엄마는 학창시절에 착실히 공부하시고 어른들 말씀 잘 들어서 지금 큰아빠 같은 남자랑 살고 계시냐고.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숙이고 말았습니다.

 

사실 뭐가 죄송한진 지금도 모르겠어요. 저는 주의할게요, 는 몰라도 죄송할 일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흰 아직 친척집은 좀 어색해서 저녁때까지만 있다가 아빠네 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큰아빠가 저희보고 오랜만에 보는데 뭐 벌써 가냐고 잡으셨습니다.

 

참고로 제 동생은 남동생인데, 그 집안 유일한 독자입니다. 아들이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이혼까지 해버렸으니 그 쪽에선 제 동생을 잡아두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동생한테는 살갑게 이야기도 하고, 용돈도 주시고 먹을 것도 챙겨주셨지만, 저는 상에 자리가 없다고 식사 다 하신 후에 혼자, 부엌에서 먹었습니다. 혼자요. 저는 아무리 여자고, 어렸다지만 그래도 6년만에 보는 조카였습니다. 보자마자 도우민줄 알겠다고 하고, 겸상도 시켜주지 않으시고. 손님들 들락거리고 친척들 오실 때 저 설거지하고 있었습니다. 열댓명정도가 식사한 그릇들이요. 어른이 안 계셨냐구요? 저희 엄마 말고 다른 이모나 고모들 엄청 많으셨습니다. 그 누구도 제가 설거지 하는 것 보고 ○○아 도와줄까 라는 말 조차 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묵묵히 설거지하고 방 한구석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가 동생이 졸리다고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이불을 펴고 동생을 눕힌 뒤에 옆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도 잠들었던 모양입니다. 어른들이 술판이 벌어지면서 다들 저희는 신경쓰시질 않아서 그냥 조금 잘 생각이었나봐요. 그런데 새벽에 깼습니다.

 

큰아빠가 머리채 잡아서요. 눈 떠보니까 술 취하신게 분명하고, 아빠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나중에 듣고나니까, 우리가 자길래 깨우기 싫어서 우리 갈아입을 옷이라도 가져오려고 잠깐 아빠네 집에 갔다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햇빛알러지가 있어서 선크림이랑 약을 꼬박꼬박 챙겨야하기 때문에 그것도 가지러 갈 겸 가셨다고. 그 사이에 큰아빠가 저를 깨운겁니다. 깨자마자 다짜고짜 머리채잡혀서 방 한가운데로 끌려가면서 울었습니다.

 

큰아빠가 니애미는 어디갔냐고 어떤 놈이랑 붙어먹고 있냐고 계속 다그치셨고, 저는 엄마 오늘도 일하신다고, 성수기라서 바쁘시다고 두손 싹싹 비비면서 빌었습니다. 왜 빌었는진 모르겠는데 그 당시 기분으로는 진짜 그 자리에서 큰아빠가 절 찔러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저보고 또 다시 말씀 하셨습니다. 니 꼬라지가 딱 남자새끼들 꼬셔서 하나 타고 앉아가지고 씹질할 꼴이라고요. 말씀드렸다시피 좀 짧은 옷에 뚫은 지 얼마 안되는 피어싱도 양쪽 귀에 하나씩 있었고, 머리는 연갈색이었습니다. 그게 또 서러워서 엉엉 우는데, 그 때 아빠가 뛰어들어와서 말렸습니다. 아빠가 그렇게까지 큰아빠한테 소리치고 욕하는 건 저도 처음봐서, 근데 그 와중에도 동생이 너무 안쓰러워서 잠 깬 동생 끌어안고 그냥 울었었습니다.

 

날 밝자마자 바로 짐 들고 기차 탔습니다. 아빠한테는 죄송했지만 도저히 그 동네, 그 지역에 발 붙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년간 아빠한테 가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 지 모르겠는데, 이런 얘기 평범하게 누구한테 말하면

절대 좋은 눈으로 보지 않을 것 같아서 속에 욱여뒀던 얘기들입니다.

 

다른 일화들도 굉장히 많고, 경찰에 신고했던 적도 있습니다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뺐습니다.

거짓말 하나도 없어 나중에 문제 삼아질 것도 없으니 이렇게라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알린다기보단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욕 먹더라도,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알아줬으니까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