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쯤 신랑과의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뒤 시아버지 생신때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후다닥 지나가버렸습니다.
얘기가 정말 길어집니다만, 정말 그때 뭔가 끝장을 봤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에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퇴원과 입원을 반복하시며 암투병중이시던 시아버지, 매주 주말마다 병원과 시댁을 번갈아가며 점점 더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던중.
1. 시아버지 병원에 들렸다 시댁에 도착해서 막 들어섰습니다. 신랑과 울 아들은 먼저 집에 들어가고 전 옷가방을 가지고 가느라.. 좀 늦게 들어갔죠. 신발도 벗지 못하고 옷가방만 내려놓고 있는데, 시어머니 갑자기 울면서 저에게 "며칠동안 소고기무국만 먹었더니 물려서 죽겠다. ***마트에 우거지 파니까.. 그거 사다가 우거지된장국좀 끓여라."
지아들.. 먼저 들어가서 쇼파에 앉아 TV채널돌리고 앉아있는데 말이죠. 짐들고 들어온 배부른 며느리한테 슈퍼가서 우거지사다 국 끓이라고 하다뇨.
네.. 제가 이주동안 주말마다 소고기 무국 끓여놓은거 맞습니다. 근데.. 제가 다른거 장봐서 다른 국 끓이려고 해도 굳이 소고기 무국에다 김치만 있으면 맛있게 밥먹을수 있다며 한솥끓여놓으라고 해서 그냥 끓여놓은거고 그게 그렇게 물려서 눈물이 나올 정도면 매일 드나드는 간병인이나 누나들에게 다른 국 끓여달란 소리를 왜 못한건가..
한마디로 어이도 없고, 넘 짜증이 나서.. 알았다고 나오니, 3살짜리 울아들 엄마따라 슈퍼갈꺼라며 따라 나서더라구요. 11월이라 날씨도 춥고, 3살짜리 아들데리고 10분거리의 ***마트에 가서 우거지를 달라고 했습니다. ***마트 직원왈 " 저희 마트에는 우거지 안파는데요.." 도대체 누가 ***마트에서 우거지 판다고 한건지.. 30분동안 동네 슈퍼를 다 돌아다녀도 우거지가 없더라구요..
도착하기전에 본인 아들이 분명히 좀 있으면 도착한다고 필요한거 있으면 사갈테니 이야기하라고 할때도 별말없더니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냥 집으로 갔습니다.
우거지가 없다고 그러니, "아니, 우거지가 없으면, 아욱이라도 사다가 국 끓여" 이러더라구요. 엄마따라 가겠다고 우는 아들 뿌리치고, 걸어서 20분거리의 시장까지 갔습니다.
오기였죠.. 시장에 가니 우거지는 없고 시래기만 있더라구요. 그래서 시래기랑 육수거리랑 사서 궁시렁 거리면서 시댁으로 가서, 시래기국으로 한솥 끓였습니다.
솔직히, 저희집에는 친정엄마가 시래기를 좋아하셔서, 친정엄마가 시래기 사실때 저희꺼까지 같이 사다주시고, 그래서 시래기국 자주 해먹습니다. 국끓이는 방법, 그리 어렵지도 않아요..
항상 끓이던 식으로 국끓이고 반찬 대충 챙겨서 저녁을 먹는데, 국물 한숟가락 떠먹더니, "우거지가 아니고 시래기라서 써서 못먹겠다." 이러면서 먹지도 않는 겁니다.
이사건 이후, 시어머니 얼굴만 봐도 우거지 생각에 우거지가 보기도 싫어지더군요. 그 담주에 시댁에 가보니 우거지국이 한솥 있더군요. 근데.. 왠일인지 그 국을 먹지도 않고 그냥 냉장고에 넣어만 두고, 다시 소고기 무국에 식사하시더라구요.
뭐 한 일주일 드시다 보니 것두 물렸나 보죠..
2. 시아버지 잠시 퇴원하셔서 시댁에서 계실때, 김장을 했습니다. 낮에 큰누나와 도우미 아주머니랑 같이 하시고, 막내시누가 돼지고기를 사왔다고 보쌈을 했더라구요. 저희는 낮에 산부인과 정기검진이 있어 병원 들렸다 가느라 좀 늦게 도착했고, 마침 큰누나네, 작은누나네, 막내 시누네까지 다 모여서 술한잔씩 하고 있더라구요. 전 입맛도 없고 해서, 거의 먹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있다가 설겆이좀 하다가 왔다갔다 하고 있고, 주거니 받거니 술마시던 누나들과 신랑이 많이 취한상태에서 2차를 가겠다고 나가더군요. 그때가 저녁 10시쯤.. 전 대충 치우고, 아빠따라 나가겠다는 아들을 달래 재우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자꾸 신랑한테 전화를 하는 겁니다. "**(울아들)가 계속 아빠 찾고 운다고. 빨리 들어와라." 그때 울아들 울다가 작은방 바닥에서 자리펴고 저랑 막 잠이 들었습니다.
10번정도 전화를 계속하니, 신랑이 완전 술이 떡이 되어서 들어왔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기어서 작은방으로 들어오더라구요. 저랑 울아들이 자고 있으니 불도 안켜고, 거실에서 들어오는 빛만으로 츄리닝으로 갈아입는데.. 술이 취해서 꼬꾸라지고 장난도 아니었습니다. 전 깨어있었지만.. 그냥 모르는척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작은방 불을 키는 겁니다.
울아들이 불빛에 좀 예민해서 금방 깨는데.. 갑자기 밝아지니 보채기 시작하고, 전 겨우 재워놓은 아들이 깬다는 생각에 그냥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그랬더니, 만취상태의 신랑이 깜짝 놀라 불을 끄더라구요.. 그러더니 "마누라.. 미안해.." 이러며 침대와 바닥사이의 비좁은 틈으로 자꾸 끼어들더니 잠이 들더군요.
십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작은방 문이 열리더니 " 둘중 하나는 침대에 올라가서 자" 이러는 시어머니 말이 들립디다. 저 또 버럭해서, "저희가 알아서 잘테니, 어머니는 그냥 들어가서 주무세요" 이랬습니다. 시어머니 왈 " 야, 너 지금 운전할 수 있겠냐, 그냥 니네집 가서 자라." 그때 새벽 한시가 다 되어갈때 쯤이었습니다. 맘 같아서는 그냥 집으로 가고 싶었으나 만취로 정신못차리는 신랑에 보채는 아들까지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그냥 낼 아침에 일찍 갈랍니다. 이러고 말았습니다.
11월 한달동안 일어난 큰 에피소드만 두개 이고, 나머지 소소한건.. 그냥 그려려니 무시하고 넘어갈 수준이죠..
12월이 되면서, 시아버지 상황이 많이 안좋아지셔서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원실, 퇴원을 반복하다가 지난주 금요일, 갑자기 쇼크상태에 빠지셔서 응급실로 119에 실려가시고 응급실에서 큰누나네, 작은누나네, 저희 신랑이 먼저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전 회사에서 퇴근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갔구요. 그때 저 코감기와 몸살로 온몸이 아팠지만, 그래도 병원으로 갔습니다.
시아버지는 쇼크로 혼수상태이시고, 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할수도 없는 상황이고, 병원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요양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더군요.
작은누나, 신랑은 응급실안에서 시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고, 보호자 대기실에서 큰누나와 이렇게 있는데, 큰누나가 이러더군요. "아버지 저러시는거 단기간에 끝날것도 아닌거 같고, 엄마는 어떻하냐? 계속 혼자계실수도 없고.."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저도 깝깝하네요." 이러고 말았습니다.
저 지금 임신 34주 입니다. 한달반이면 둘째 태어나야하구요. 감기몸살로 엄청 힘들어 죽겠는데 어느 누구하나 먼저 들어가보라는 말도 없고, 열은 계속 나서 어지럽고 죽겠더라구요.
저녁 9시쯤, 신랑이 콧물흘리며 열올라 있는 제 얼굴 보더니, 자기는 병원에서 밤 새야 하니 먼저 들어가서 좀 쉬라고 하더라구요. 점심부터 암것도 못먹고 걱정스럽게 아버지 곁을 지키는 신랑을 보니 너무 짠해서 뭐라도 먹여야지 싶어 햄버거 사다가 먹이고 전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오니 11시 30분, 아들은 외할머니랑 놀다가 엄마기다리다 지쳐 잠들어있고, 그냥 친정엄마한테 미안하고 울 아들한테 미안하고,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쓰려져 잠들어버렸습니다.
신랑은 토요일도 병원에서 밤을 새고, 일요일에 요양병원을 알아본다고 큰 누나랑 같이 좀 돌아다닌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일요일에 아들이랑 모래놀이하러 외출할 계획이었는데, 몸도 힘들고 춥기도 하고 그래서 아들이랑 머핀이랑 쿠키만들면서 즐겁게 오후를 보내고 있었죠.
갑자기 신랑한테서 전화가 온겁니다.
"아버지 요양병원으로 옮기면 엄마가 집에 계속 혼자 계셔야 하니까, 오늘 당장 짐좀 싸서 모시고 집으로 갈께." 논의도 아니고 일방적인 통보에, 분명히 지난번에 힘들다고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사실에 저 완전 흥분해서 소리지르며 신랑이랑 싸웠습니다.
"갑자기 무슨소리냐, 나 지금 ** 하나 보는것도 힘들고, 어머니 당장 집에 오시면 나보고 어쩌라고 이러는 거냐." 이랬더니 "낮에 간병인 오면 되잖아." 이런 헛소리 하길래, "낮에 간병인 오고 가면, 그럼 저녁에는 누가 그 수발들어. 나 출근할때 ** 아침 먹여서 어린이집 보내는 것도 힘든데, 어머니 아침챙기고 퇴근해서 **랑, 어머니랑 같이 어떻게 보냐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큰 소리내며 싸우다 "나중에 집에서 다시 이야기하자.!"로 통화 끝내고, 저희 신랑은 지금 지방출장중입니다. 이번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이나 되어야 온답니다. 싸운이후로 아직까지 전화 한통화 없구요.
전 일요일부터 밤에 잠못자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회사에서 퇴근하면 **랑 씨름하고, 겨우 재우고 나면 전 잠을 못자서 힘들고.. 감기몸살에, 불면증에 이번주 들어 살이 2키로나 빠지고, 입술은 다 부름트고, 정말 지옥입니다. 11월, 12월 두달동안 4키로가 쪘다가 다시 2키로가 빠졌으니.. 두달동안 2키로 찐 셈입니다. 34주 임산부가 말이죠..
며칠동안 잠못자며 내린 결론은, 그냥 이혼하렵니다. 그래서 벌써 짐도 다 쌌습니다.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그냥 아들이랑 제가 나갈 생각입니다. 위자료도 안받을 것이며, 둘째도 혼자 낳아서 키우겠으니, 그냥 어머니 모시면서 효자노릇하고, 형제들, 조카들 챙기면서 잘 살라고 하고 나올생각입니다.
남편에게 효자노릇 못하게 말리는 것도 더이상 못하겠고, 저는 시어머니와 같이 살 생각만으로도 숨을 못쉴정도로 답답하며,
무엇보다도 마누라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남편에게 질렸습니다.
서너달후에 둘째태어난뒤 몸조리가 어느정도 끝나면 그때 시어머니랑 합가하겠다고 한것도 전 백보 양보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자꾸 절 코너로 몰아붙이는지, 제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이러는건지
전 나쁜 며느리, 나쁜 마누라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이글을 읽어주시는 님들 입장에서 제가 나쁜건지, 아님 정말 바보처럼 답답한건지.. 그건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행중) 당장 시어머니를 모시라고 합니다.
10월말쯤 이런 제목으로 글을 썼던 글쓴이입니다.
10월말쯤 신랑과의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뒤 시아버지 생신때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후다닥 지나가버렸습니다.
얘기가 정말 길어집니다만, 정말 그때 뭔가 끝장을 봤어야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에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
퇴원과 입원을 반복하시며 암투병중이시던 시아버지, 매주 주말마다 병원과 시댁을 번갈아가며 점점 더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던중.
1. 시아버지 병원에 들렸다 시댁에 도착해서 막 들어섰습니다.
신랑과 울 아들은 먼저 집에 들어가고 전 옷가방을 가지고 가느라.. 좀 늦게 들어갔죠.
신발도 벗지 못하고 옷가방만 내려놓고 있는데,
시어머니 갑자기 울면서 저에게 "며칠동안 소고기무국만 먹었더니 물려서 죽겠다. ***마트에 우거지 파니까.. 그거 사다가 우거지된장국좀 끓여라."
지아들.. 먼저 들어가서 쇼파에 앉아 TV채널돌리고 앉아있는데 말이죠. 짐들고 들어온 배부른 며느리한테 슈퍼가서 우거지사다 국 끓이라고 하다뇨.
네.. 제가 이주동안 주말마다 소고기 무국 끓여놓은거 맞습니다. 근데.. 제가 다른거 장봐서 다른 국 끓이려고 해도 굳이 소고기 무국에다 김치만 있으면 맛있게 밥먹을수 있다며
한솥끓여놓으라고 해서 그냥 끓여놓은거고
그게 그렇게 물려서 눈물이 나올 정도면 매일 드나드는 간병인이나 누나들에게 다른 국 끓여달란 소리를 왜 못한건가..
한마디로 어이도 없고, 넘 짜증이 나서.. 알았다고 나오니, 3살짜리 울아들 엄마따라 슈퍼갈꺼라며 따라 나서더라구요.
11월이라 날씨도 춥고, 3살짜리 아들데리고 10분거리의 ***마트에 가서 우거지를 달라고 했습니다.
***마트 직원왈 " 저희 마트에는 우거지 안파는데요.."
도대체 누가 ***마트에서 우거지 판다고 한건지..
30분동안 동네 슈퍼를 다 돌아다녀도 우거지가 없더라구요..
도착하기전에 본인 아들이 분명히 좀 있으면 도착한다고 필요한거 있으면 사갈테니 이야기하라고 할때도 별말없더니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냥 집으로 갔습니다.
우거지가 없다고 그러니, "아니, 우거지가 없으면, 아욱이라도 사다가 국 끓여" 이러더라구요.
엄마따라 가겠다고 우는 아들 뿌리치고, 걸어서 20분거리의 시장까지 갔습니다.
오기였죠..
시장에 가니 우거지는 없고 시래기만 있더라구요.
그래서 시래기랑 육수거리랑 사서 궁시렁 거리면서 시댁으로 가서, 시래기국으로 한솥 끓였습니다.
솔직히, 저희집에는 친정엄마가 시래기를 좋아하셔서, 친정엄마가 시래기 사실때 저희꺼까지 같이 사다주시고, 그래서 시래기국 자주 해먹습니다.
국끓이는 방법, 그리 어렵지도 않아요..
항상 끓이던 식으로 국끓이고 반찬 대충 챙겨서 저녁을 먹는데,
국물 한숟가락 떠먹더니, "우거지가 아니고 시래기라서 써서 못먹겠다." 이러면서 먹지도 않는 겁니다.
속에서 어찌나 천불이 나던지, 신랑한테 물었습니다. "맛 이상해?"
신랑왈, "아니, 괜찮은데.. 시원한게.."
나참.. 우거지나 시래기나.. 배추냐 무청이냐 그차이지..
뭐가 쓰고 뭐가 달다는 건지..
이사건 이후, 시어머니 얼굴만 봐도 우거지 생각에 우거지가 보기도 싫어지더군요.
그 담주에 시댁에 가보니 우거지국이 한솥 있더군요. 근데.. 왠일인지 그 국을 먹지도 않고 그냥 냉장고에 넣어만 두고, 다시 소고기 무국에 식사하시더라구요.
뭐 한 일주일 드시다 보니 것두 물렸나 보죠..
2. 시아버지 잠시 퇴원하셔서 시댁에서 계실때, 김장을 했습니다.
낮에 큰누나와 도우미 아주머니랑 같이 하시고, 막내시누가 돼지고기를 사왔다고 보쌈을 했더라구요.
저희는 낮에 산부인과 정기검진이 있어 병원 들렸다 가느라 좀 늦게 도착했고, 마침 큰누나네, 작은누나네, 막내 시누네까지 다 모여서 술한잔씩 하고 있더라구요.
전 입맛도 없고 해서, 거의 먹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있다가 설겆이좀 하다가 왔다갔다 하고 있고, 주거니 받거니 술마시던 누나들과 신랑이 많이 취한상태에서
2차를 가겠다고 나가더군요. 그때가 저녁 10시쯤..
전 대충 치우고, 아빠따라 나가겠다는 아들을 달래 재우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자꾸 신랑한테 전화를 하는 겁니다.
"**(울아들)가 계속 아빠 찾고 운다고. 빨리 들어와라."
그때 울아들 울다가 작은방 바닥에서 자리펴고 저랑 막 잠이 들었습니다.
10번정도 전화를 계속하니, 신랑이 완전 술이 떡이 되어서 들어왔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기어서 작은방으로 들어오더라구요.
저랑 울아들이 자고 있으니 불도 안켜고, 거실에서 들어오는 빛만으로 츄리닝으로 갈아입는데.. 술이 취해서 꼬꾸라지고 장난도 아니었습니다.
전 깨어있었지만.. 그냥 모르는척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작은방 불을 키는 겁니다.
울아들이 불빛에 좀 예민해서 금방 깨는데.. 갑자기 밝아지니 보채기 시작하고, 전 겨우 재워놓은 아들이 깬다는 생각에 그냥 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그랬더니, 만취상태의 신랑이 깜짝 놀라 불을 끄더라구요.. 그러더니 "마누라.. 미안해.." 이러며 침대와 바닥사이의 비좁은 틈으로 자꾸 끼어들더니 잠이 들더군요.
십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작은방 문이 열리더니
" 둘중 하나는 침대에 올라가서 자" 이러는 시어머니 말이 들립디다.
저 또 버럭해서, "저희가 알아서 잘테니, 어머니는 그냥 들어가서 주무세요" 이랬습니다.
시어머니 왈 " 야, 너 지금 운전할 수 있겠냐, 그냥 니네집 가서 자라." 그때 새벽 한시가 다 되어갈때 쯤이었습니다.
맘 같아서는 그냥 집으로 가고 싶었으나 만취로 정신못차리는 신랑에 보채는 아들까지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그냥 낼 아침에 일찍 갈랍니다. 이러고 말았습니다.
11월 한달동안 일어난 큰 에피소드만 두개 이고, 나머지 소소한건.. 그냥 그려려니 무시하고 넘어갈 수준이죠..
12월이 되면서, 시아버지 상황이 많이 안좋아지셔서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원실, 퇴원을 반복하다가 지난주 금요일, 갑자기 쇼크상태에 빠지셔서 응급실로 119에 실려가시고
응급실에서 큰누나네, 작은누나네, 저희 신랑이 먼저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전 회사에서 퇴근하고 곧바로 병원으로 갔구요.
그때 저 코감기와 몸살로 온몸이 아팠지만, 그래도 병원으로 갔습니다.
시아버지는 쇼크로 혼수상태이시고, 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할수도 없는 상황이고, 병원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요양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더군요.
작은누나, 신랑은 응급실안에서 시아버지 곁을 지키고 있고, 보호자 대기실에서 큰누나와 이렇게 있는데, 큰누나가 이러더군요.
"아버지 저러시는거 단기간에 끝날것도 아닌거 같고, 엄마는 어떻하냐? 계속 혼자계실수도 없고.."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근데 저도 깝깝하네요." 이러고 말았습니다.
저 지금 임신 34주 입니다. 한달반이면 둘째 태어나야하구요.
감기몸살로 엄청 힘들어 죽겠는데 어느 누구하나 먼저 들어가보라는 말도 없고, 열은 계속 나서 어지럽고 죽겠더라구요.
저녁 9시쯤, 신랑이 콧물흘리며 열올라 있는 제 얼굴 보더니, 자기는 병원에서 밤 새야 하니 먼저 들어가서 좀 쉬라고 하더라구요.
점심부터 암것도 못먹고 걱정스럽게 아버지 곁을 지키는 신랑을 보니 너무 짠해서 뭐라도 먹여야지 싶어 햄버거 사다가 먹이고 전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오니 11시 30분, 아들은 외할머니랑 놀다가 엄마기다리다 지쳐 잠들어있고, 그냥 친정엄마한테 미안하고 울 아들한테 미안하고,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쓰려져 잠들어버렸습니다.
신랑은 토요일도 병원에서 밤을 새고, 일요일에 요양병원을 알아본다고 큰 누나랑 같이 좀 돌아다닌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일요일에 아들이랑 모래놀이하러 외출할 계획이었는데, 몸도 힘들고 춥기도 하고 그래서 아들이랑 머핀이랑 쿠키만들면서 즐겁게 오후를 보내고 있었죠.
갑자기 신랑한테서 전화가 온겁니다.
"아버지 요양병원으로 옮기면 엄마가 집에 계속 혼자 계셔야 하니까, 오늘 당장 짐좀 싸서 모시고 집으로 갈께."
논의도 아니고 일방적인 통보에,
분명히 지난번에 힘들다고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사실에 저 완전 흥분해서 소리지르며 신랑이랑 싸웠습니다.
"갑자기 무슨소리냐, 나 지금 ** 하나 보는것도 힘들고, 어머니 당장 집에 오시면 나보고 어쩌라고 이러는 거냐." 이랬더니
"낮에 간병인 오면 되잖아." 이런 헛소리 하길래,
"낮에 간병인 오고 가면, 그럼 저녁에는 누가 그 수발들어. 나 출근할때 ** 아침 먹여서 어린이집 보내는 것도 힘든데, 어머니 아침챙기고 퇴근해서 **랑, 어머니랑 같이 어떻게 보냐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큰 소리내며 싸우다 "나중에 집에서 다시 이야기하자.!"로 통화 끝내고, 저희 신랑은 지금 지방출장중입니다.
이번주 목요일이나 금요일이나 되어야 온답니다.
싸운이후로 아직까지 전화 한통화 없구요.
전 일요일부터 밤에 잠못자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회사에서 퇴근하면 **랑 씨름하고, 겨우 재우고 나면 전 잠을 못자서 힘들고..
감기몸살에, 불면증에 이번주 들어 살이 2키로나 빠지고, 입술은 다 부름트고, 정말 지옥입니다.
11월, 12월 두달동안 4키로가 쪘다가 다시 2키로가 빠졌으니.. 두달동안 2키로 찐 셈입니다. 34주 임산부가 말이죠..
며칠동안 잠못자며 내린 결론은, 그냥 이혼하렵니다. 그래서 벌써 짐도 다 쌌습니다.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그냥 아들이랑 제가 나갈 생각입니다.
위자료도 안받을 것이며, 둘째도 혼자 낳아서 키우겠으니, 그냥 어머니 모시면서 효자노릇하고, 형제들, 조카들 챙기면서 잘 살라고 하고 나올생각입니다.
남편에게 효자노릇 못하게 말리는 것도 더이상 못하겠고, 저는 시어머니와 같이 살 생각만으로도 숨을 못쉴정도로 답답하며,
무엇보다도 마누라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남편에게 질렸습니다.
서너달후에 둘째태어난뒤 몸조리가 어느정도 끝나면 그때 시어머니랑 합가하겠다고 한것도 전 백보 양보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자꾸 절 코너로 몰아붙이는지, 제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이러는건지
전 나쁜 며느리, 나쁜 마누라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이글을 읽어주시는 님들 입장에서 제가 나쁜건지, 아님 정말 바보처럼 답답한건지.. 그건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가 살길을 찾아야 겠습니다.
홀로서기를 한다고 해도, 지난 몇년간 힘들었던것만큼 힘들지는 않을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그만큼 지난 몇년이 저에게는 지옥이었으니까요..
당당하게 홀로서기 하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님들 저에게 힘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