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이 겨울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헌화로

김정현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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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헌화가의 무대가 된 아름다운 길. 헌화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헌화로 (심곡항~헌화로~금진항)

 

사랑은 나이와 조건, 환경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사랑도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던가요.
 
먼 옛날 한 노인이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에 반해 벼랑에 피어있는 꽃을 꺾어 선물했습니다. 이 사랑 내용을 담은 노래가 바로 <삼국유사>에 나오는 ‘헌화가(獻花歌)’입니다. 강릉에 헌화가의 무대가 된 아름다운 길이 있습니다. 노래 가락만큼이나 아름다운 헌화로, 그곳을 찾았습니다.

 

1998년 5월 강릉시는 강릉 문화방송에 심곡~금진 간 도로와 주변경관 이름 짓기를 의뢰했습니다. 곧바로 ‘심곡~금진 해안관광도로 이름 짓기 한마당 축제’가 열렸고 관동대학교의 정인화 교수가 헌화로라는 이름을 제안했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헌화가가 전해지는 길은 어떤 길일까요? 헌화가를 되뇌며 향하는 길, 아름다운 노래만큼이나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헌화로가 심곡~금진 사이에 놓인 길이라지만 심곡과 접해 있고 볼거리가 다양한 정동진으로 먼저 향했습니다. 정동진은 해돋이로 유명해지면서 관광지로 급부상해 해변을 거닐며 바닷가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심곡까지 차로 10분 거리여서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합니다.


 

 

 

 

 

 

 

 

 

 

 

단거리 선수가 신발을 고쳐 매듯 설렘을 가라앉히고 헌화로에 올랐습니다.

 

헌화로의 풍광은 출발부터 기대 이상입니다. 한반도 땅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파도가 조금 높으면 도로 위로 물이 넘어오기도 하니 마치 바다 위를 달리는 배에 오른 듯한 느낌입니다.

 

한쪽엔 눈앞에 바다가, 반대쪽엔 아름다운 절벽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주어 동화 속 주인공처럼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길 양쪽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이만 한 곳이 없을 것 같습니다.

 

헌화가의 무대가 된 이유도 있지만 그 사랑노래 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광이 헌화로라는 이름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정동진까지 오면서 되뇌던 헌화가가 풍광과 오버랩 되어 떠오릅니다.


 

 

 

 

자줏빛 바윗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수로부인의 아름다움에 반해 몰고 가던 소를 내버려두고 낭떠러지의 꽃을 꺾어 바칠 수 있는 노인의 사랑은 나이와 조건, 환경을 따지는 요즘 시대에 사랑의 정의라도 보여주는 듯 아름답습니다.

 

전체 7.5km 구간 가운데 헌화로는 2.4km, 짧은 듯 아쉬움이 있지만 드라이브 뿐 아니라 오롯하게 걸으며 즐기기에는 충분합니다. 오히려 걷는데 힘이 들어 아름다움이 반감되는 일이 없어 좋습니다.

 

 

 

 

 

해안을 따라 꾸불꾸불 이어진 길을 따르다 보면 중간쯤에 자포암과 합궁골을 지나게 됩니다.
 
이곳은 일출을 보며 자녀를 구하는 기도를 올렸던 곳이라고 합니다. 합궁골 꼭대기는 옛날 기우제를 지낸 곳입니다. 합궁골의 신력이 자녀를 점지하고 비를 내려준다고 믿었던 터라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바다 위로 부서지는 햇살이 보석처럼 눈부십니다. 찬바람에 맞서며 낚시를 즐기는 노인이 햇살과 함께 좋은 풍광을 연출합니다. 파도를 피해 암초위에 올라앉은 갈매기들마저 신선노름이라도 하는 듯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얼마쯤 갔을까, 굽잇길을 도니 금진항이 나타났습니다.

 

 

 

 

강릉의 최남단 항구인 이곳은 땅이 검고 조수가 드나들어 먹진, 흑진이라 하였는데, 1916년 행정구역 변경에 따라 금진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바닷물이 유난히 맑고 1960~70년대의 항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헌화로 개발에 힘입어 사람의 발길이 늘고 있습니다. 정박해 있는 고깃배와 멀리 보이는 등대가 고즈넉한 겨울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헌화로의 종착지로 손색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