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압박하던 정봉주 결국 철창신세

크리스티나2011.12.23
조회194

사법부 압박하던 정봉주 결국 철창신세

대법원, “BBK 허위주장” 징역 1년 확정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2일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돼 법정구속 될 처지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이날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기소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과 결별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BBK는 이명박이 100% 소유하고 있다”는 등의 허위주장을 펼치다 기소됐고, 1심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 이유로 항소를 기각하고 형량을 유지했다.

 

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오던 정 전 의원은 이날 판결로 구속 수감되는 것은 물론,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내년 총선 등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그간 민주통합당과 정 전 의원 및 그의 지지자들은 ‘또 하나의 권력’으로 성장한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를 등에 업고 온.오프라인에서 전방위적으로 사법부를 압박해왔지만 구속을 피하진 못했다.

 

정 전 의원 지지자들은 해당 사건을 맡은 대법관의 신상정보와 과거판결 등을 인터넷 무차별적으로 게재해 주요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 오르는 등 ‘사법부 옥죄기’에 나서는 한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 전 의원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최영희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에서 BBK를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당시 민주당을 공작정치 세력으로 몰아세웠던 김경준 기획입국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정 전 의원의 선고기일 연기를 촉구했다.

 

최 최고위원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대법원이 갑자기 선고 기일을 정한 것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국민적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나꼼수의 주인공인 정봉주 전 의원의 분노와 외침을 가로 막는 정치적 행위로 비난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선고 사흘 전인 지난 19일에는 민주당 정동영·박영선·이종걸·김효석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 100여명이 대법원 정문 앞에서 ‘정봉주 17대 국회의원에 대한 탄압 중지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법부가 권력자를 두려워 말고 국민의 양심을 따라 파기 환송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종걸 의원은 “정봉주가 유죄라면 모든 국민이 유죄”라며 무죄 판결을 촉구했다.

 

이날 나꼼수 제작진은 ‘정봉주 BBK 사건 대법원 판결 기념 특별 호외’라는 부제가 붙은 ‘나꼼수 호외 2’편을 내보내고 1·2심 유죄판결에 대해 “(이 대통령 집권) 1년차 가장 서슬 퍼럴 때 내려진 판결이기 때문에, 유죄로 난 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고 싶지 않다”면서 ‘정치적 판결’로 규정하며 ‘공정한 재판’(?)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정 전 의원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 나꼼수 팀이 지지자 70여명과 함께 대법원 앞에서 “여권을 발급하라”고 시위를 벌이며 사법부를 압박했다.

 

이들은 “미국 대학에서 열리는 강의·토론회에 참석하고자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여권을 신청했지만 당국은 뚜렷한 이유 없이 불허 통보를 해왔다”고 비난하며 시위가 끝난 뒤 그 자리에서 팬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22일 BBK 재판일자가 잡혔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1년간 감옥에 갈지도 모릅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하루 전인 16일엔 트위터에 “정봉주 BBK 재판 대법원 판결 일정이 다시 잡혔네요. 다음 주 목요일인 22일 오전 10시 1호 법정입니다. 나, 떨고 있니?”라고 적으며 법정구속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엄병길 기자 bkeom@independen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