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랑 이야기

알아도모르는척20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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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야기지만 지금도 가끔 추억하는 그녀와 나의 이야기.

 

그녀를 처음 봤을 때, 그녀와 나는 3D 게임 캐릭터였다.

당시 유행하던 온라인 게임에서 그저 친구로 만난 그녀는

제법 재미있게 읽었던 판타지 소설속 악당 이름을 아이디로 쓰고 있었다.

덕분에 쉽게 친해졌고, 핸드폰으로도 서로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다.

단지 물리적인 거리가 멀었을 뿐 제법 가까운 친구 사이.

 

그리고 2008년, 군대가기 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그녀와 처음으로 만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진으로 봤던 것보다 너무도 예뻤던 그녀

하지만 그때 나도 그녀도 짝이 있었기 때문에 그뿐이었다.

 

나는 동해 1함대로 배치받아 군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12월 일병이 되던 달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그녀와 자주 연락을 하게 되었다.

 

해군 함정은 정기적으로 수리 기간을 가진다.

수리중 함내 식당과 화장실을 쓸 수 없는 경우

군항 내의 식당과 화장실을 써야 하는데

식당과 화장실 근처엔 항상 공중전화박스가 있었다.

어느정도 짬밥을 먹었던 시점이라 자주 그녀에게 전화를 했고

그녀는 항상 반갑게 전화를 받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러다 2009년 3월,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말로는 그녀를 위로했지만 사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 때 나는 이미 그녀를 맘 속에 두었으니까.

나는 군인이었고 그녀는 제법 인기가 있어서 큰 희망을 갖지는 않았다.

다만 더 자주 전화해서 더 많은 말을 했다.

 

자정부터 오전 4시 까지 당직을 서게 되면

그녀는 내 당직이 끝날때 까지 기다리다가 전화를 받곤 했다.

어느날은, 술을 마셨는지 내 전화를 받으면서 나를 '자기' 라고 부른다.

아... 이렇게 설레는 가슴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그녀가 룸메이트들을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것을 알면서도

날뛰는 심장 눌러가면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5월 하순 휴가가 잡혀서 만나기로 했다.

단둘이 만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보고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