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안보

문자2011.12.26
조회18
현대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이버 공간으로 지칭되는 온라인의 관계가 형성된 지는 오래지 않지만, 이를 배제한 삶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양자의 연결 고리를 망각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무리 사이버 공간이 발달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의미는 오프라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그런데 오프라인의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사람들이 온라인에 매달리면서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폐인이 양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는 어떤 일도 상관없다는 식의 언행이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발생되는 무수한 문제들, 예컨대 악플을 비롯한 타인에 대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거짓말의 확산, 개인정보의 유출, 저작권의 침해와 불법 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의 근저에서 죄의식 결여라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오프라인과는 달리 온라인에서는 괜찮다는 막연한 생각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온라인의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그것이 오프라인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의미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는 조심하던 사람이 온라인에서는 아무 부담 없이 욕설을 하고, 거짓말로 남을 음해하면서 이를 사이버 공간의 자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사이버 공간에서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죄의식을 갖지 않아도 되는가? 최근 국가보안법을 조롱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내용들은 이런 현상의 극을 보여준다. ‘뉴타운 간첩파티’라는 명칭의 포스터나 “I love 김정일”이라는 문구, “간첩들아 모여서 국가보안법을 분쇄하자!”는 도발적 표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다른 세계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어쩌면 이들도 사이버 공간의 자유를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과의 적대적 대치상황을 종결하지 못했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잠시 논외로 하더라도, 북핵의 위협이나 금강산 관광의 변덕스러운 중단 등은 우리가 평화통일을 지향한다 하더라도 항시 북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함을 보여준다. 더구나 북한은 디도스 공격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이미 사이버 전쟁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의 문제는 안보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다.

국보법(國保法)의 존폐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여기서 되풀이하자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어떤 국가도 국가의 안보를 위한 법적 규제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며, 국보법을 폐지하더라도 명칭을 바꾼 다른 법률에 의해 국가 안보를 위한 규정들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보법의 개별적 내용에 대한 논란은 헌법재판소의 국보법 일부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과 그밖의 조항에 대한 합헌결정으로 이미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소모적 논란보다는 발전적 방향에서 국보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과제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돼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에도 반국가단체 및 이적단체에 대한 해산규정의 미비 등 국보법의 문제점이 적지않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 측면에서 볼 때, 사이버 전쟁에 대비한 국보법의 개선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SNS를 비롯한 새로운 정보통신 수단들에 대해서도(헌법상 사전적 규제는 위헌이지만) 사후적 규제를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다.

비록 시대의 발전을 법이 앞서갈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뒤처지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법의 경우에는.
장영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