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언니가 판에 글을 남겼었네요....

하늘201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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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29살입니다...

제가 무적 목적을 가지고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문득 가슴이 먹먹해져서 몇자 끄적여봅니다.

 

올봄... 제 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심한 우울증을 몇년동안 앓아오다가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세상을 등지게 되었네요.

 

저는 너무 충격에 휩싸였고, 그전까지 언니라고는 해도 사이가 너무 나빴기에 왕래가 거의 없었기에

언니의 속사정을 잘 몰랐었습니다.

 

오늘 우연히 제 명의의 네이트온 외의 다른 계정이 필요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언니명의로된 네이트아이디가 있을까 싶어 보던중, 언니가 네이트 판에 글을 올렸던 흔적을 보게 되었어요..

 

너무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네요.

 

 

언니는 2009년 9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총 세개의 글을 올렸고,

그중 제일 처음 올린듯 보이는 글의 원본은 삭제가 되어있었지만

그 댓글들은 거의 200개에 육박하는 소위 네이트판의 베스트 글이더군요.

 

저는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읽어내려갔습니다.

댓글들을 보고 대충은 어떤 상황인가보다...하고 파악이 되었지만

사실 지금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최근에는 휴대폰으로만 이동할때나 심심할때 가끔 네이트톡톡을 보기는 하지만

대략 2년도 더 된 언니의 글을 직접 접하게 되니 너무 당황스럽고 마음이 좋질 않습니다.

게다가 언니가 자살하기전까지는 제가 언니를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었거든요...

 

저희집은 언니가 늘상 말하던데로 콩가루집안이라는것을 극구 부인할수 없는 정도이긴 했습니다.

어렸을적 철들무렵부터 술만먹으면 행패를 부려대는 새아버지...

여기저기 돈빌리고 변제를 못해 자식등골 다 빼먹으려 들고 사기혐의로 경찰서를 틈만나면 드나들던 엄마.

툭하면 폭력을 일삼는 오빠...

그리고 자기 혼자만 잘살겠다고 저를 떼어놓고 나가버린 언니...

 

언니...

 

언니는 너무 이기적이었어요.

이런 지긋지긋한 집구석에서 도망쳐 둘이 기반잡고 살자고 약속해놓고

둘이 비슷하게 일해서 버는돈인데, 제돈은 생활비로 언니돈은 무조건 모으겠다고 했었지요.

어차피 언니와 저는 자매이고, 가족이고, 제돈은 집구석 생활비로 들어가도 언니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꼭 함께 나가살자고 약속해놓고

어느날 언니는 혼자서만 도망가버렸습니다.

연락을해도 냉정하게 욕을하며 니살길은 니가 알아서 찾아라라는 말뿐.

그때의 배신감과 충격은 평생 언니를 보지도 않겠다, 미워하며 살겠다라는 제 감정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후로  언니는 몇년후 결혼하겠다고 찾아왔고

우리집에서는 도와줄 형편이 되질 않았지만 형부네 집이 꽤 사는 편이고 게다가 형부가 아주 좋은 사람이어서 성격 모난 우리언니 잘 추스려주고 행복하게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후 반년도 되지 않아 언니는 이혼을 하게되었습니다.

 

저희집에서는 언니의 못된 성격때문에 x서방이 못버틴거라며 수근되었고...

언니는 더더욱 집에 왕래를 끊고 연락도 끊고 그렇게 살아갔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불쑥 찾아오고 연락하는 정도였구요.

 

올 3월 말...

아침 11시경에 언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자기 아쉬울때나 연락하는 언니이기에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는데 언니가 아침 11시임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을 하는겁니다.

 

저는 회사에서 업무중이었기에 뭐하는 짓이냐고 다신 연락하지 말라고 신경질을 냈고,

언니는 계속 자기가 죽으면 어쩌고 저쩌고... 말같지도 않은소릴 하더군요.

전화를 끊어버리면 또오고 또오고... 너무 짜증이난 저는 전화기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그리고 1시간이 조금 더 지나 점심시간에 전원을 켰지요.

문자가 미친듯이 들어오더군요.

거의다 캐치콜...

마지막 문자 한통에는 딱 한문장이 있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사랑했다.'

 

 

저는 속으로 아, 미친년...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계속 기분이 이상했고 느낌이 좋질 않아서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몇통을해도 받질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술먹고 뻗어서 자나보다... 진짜 미쳤네, 아침부터 대낮까지 술이라니...쯧쯧

 

더이상은 생략하고, 결국 오후에 이모와 언니집에 찾아갔는데

언니가 키우던 강아지 두마리는 구석에서 짖고있고, 언니는 그렇게 스스로 세상을 등져버렸습니다.

너무 놀라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기가막혀서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미친년이 정말로 미친짓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경찰조사후 밤 12시가 다되서야 장례식장을 마련하게 되었고 언니의 영정사진을 보는순간

울컥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지금까지도 저는 제 휴대폰에 언니 문자를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니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제 가슴을 후벼팝니다.

그토록이나 저주하고 원망하고 미워했던 언니인데 그래도 자매이기에 그래도 피를 나눈 가족이기에

저는 언니가 너무 그립고 보고싶고 안쓰럽습니다.

 

언니의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은 전부다가 언니에대한 공격적인 욕설과 비난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 댓글들을 읽어보고 대략적인 원문을 유추해 볼뿐 자세한 내막을 알수는 없습니다.

한가지는 잘 압니다.

비록 우리 언니 그리 가버렸지만

살아생전 언니는 못되처먹은 못된 사람이 아니라고는 할수 없겠네요.

하지만 그건 언니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사랑받지 못해서 형성된 그릇된 자아와,

누군가 따듯하게 단한번도 대해준적이 없기에 만들어진 성격때문입니다.

다혈질에 너무쉽게 욱하고, 한번 눈돌면 주방에서 식칼까지 뽑아들고 위협하는 또라이라고 저도 늘 속으로

꼴보기 싫은 인간취급을 했으니까요.

 

보고자란게 그런 폭력과 비인간적인 상황들뿐이었으니 이해해야 한다라고 치기에는

그런 상황에 처한 모든 이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니까요.

무엇보다도 같은 환경에서 나고 자란 제가 보기에도 언니는 정말 정떨어질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도 저도, 모두 피해자입니다.

 

그냥.. 그렇게 팔자를 타고난 피해자말이죠.

저는 미우나 고우나 내언니기이에 가슴이 저밉니다.

 

 

제가 2년전 언니가 올린 글을 링크하려합니다.

혹시 여기 계신분들중 이글을 본적있거나 기억나시는 분들은 저에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원본은 언니가 삭제한 상태로 추가글과 댓글들만 있을 뿐입니다만,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그냥 너무 우연히 알게된 글이긴 하지만 언니에대해 알고싶고

그리워서 뭔지모르게 마음이 이렇게 하고 싶네요.

 

형부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던건 아닌데,

오래전 이혼했고, 이미 언니는 세상에 없는데 이런 글을 발견했다고 연락하는것은 도저히 예의가 아닌것 같습니다.

글 내용도 대충 짐작해보면, 형부와 제 삼자가 연류된 상황이고

언니가 결혼한지 한달도 채 안되어서 파경을 맞은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되기에

알고싶어서 이렇게 오래된 글을 끄집어 내어 봅니다.

 

 

어차피 언니는 세상을 떠났는데 그냥 조용히 혼자 보고 끝내면 될일이기도 하지만,

저는 마음이 아프고, 오죽했으면 언니가 이곳에 글을 남기고 하소연을 했을까 생각하니 더욱 원글이 궁금해집니다.

언니는 수많은 댓글에도 불구하고 또 글을 올리고 또다시 하소연을 했더군요.

 

모쪼록 저도 오늘 유난히 센치해지고 울컥하게 되네요.

 

여러분들, 추위 조심하시고 건강 조심하시구요 행복하세요.

 

 

 

추신.. 다른분들 글보면 한번에 두세개씩 링크 걸어져있던데

그거 저는 안되네요.

어찌하는건지 알려주세요.

 

 함께 링크된 이어지는 판 1화 제목 글쓴이인데요.. 이것이 언니가 작성한 두번째나 세번째 글로 추정됩니다.

첫번쨰 글은 링크가 되질 않네요.

제일 처음 작성한 글은 원문은 지워져 있고 댓글만 백몇개가 달려있는 글입니다.

추후에 원문을 지운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지는 판으로 링크 되지 않아 주소를 적어봅니다.

이것이 원본인것 같습니다.

 

 

오래전 글이긴 하지만, 혹여 기억나시는 분들 계시면 부탁드립니다.

 

저에게는 한평생 미워하며 살았던 언니에대한 조금의 오해를 풀고 이해를 하기위한 중요한 시간이 될것 같습니다 . 이해해주셔요.

 

 

 

주소 링크 삭제했습니다...

어느분의 도움을 받아 다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알고나니

그 댓글들을 보고 있노라니 제 가슴이 찢어질것 같고,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눈물이 멈추지않아 삭제하게 되었습니다.

 

2년 하고도 몇개월이 더 지난 글이었기 때문에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고요.

더이상 알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듭니다..

 

동생인 제가 그 댓글을 보는데도 이렇게 슬프고 속상한데

당사자인 언니는 비록 잘못을 했어도 얼마나 두려웠을까 생각하니까 더이상 공개되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댓글 달아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도움주신 분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님들에게는 꼭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제가 바라겠습니다.

 

이 글도 지울까 하다가요, 댓글달아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의 성의 때문에 차마 지워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절대로 언니가 글을 올리고 댓글에 상처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단정하지 않아요.

그것은 과정중 하나일 뿐이고,

모든것을 극복하지 못한건 언니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저는 언니를 더 이해해보려고 노력할꺼같아요.

저도 언니를 방관한 못된 동생이었으니까요.

 

여러분들은 꼭 저같이 후회마시고 지금 주변분들, 가족분들에게 먼저 마음열고 다가가 보세요...

 

저는 사실 지금도 언니의 죽음이 확 실감이 나질 않아서,

애써 언니는 평소 그랬던 것처럼 이땅 어딘가에 왕래 자주 하지 않은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려 애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