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고마워.사랑해.2011.12.31
조회791

2년 반전의 일입니다.

 

2년 가까이 사귀던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권태기를 느끼고 있었을때 쯤,

한 연하의 남자가 대쉬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여자가 있다는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헤어졌다고 했는데 여자 직감이라는게 있다보니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권태기 기간이지만 남자친구도 있고 하니,

괜찮은 사람 같아보여도 깊이있게 만날 사람은 아닌것 같아서

그냥 즐기자는 마음으로 가끔 만나 술한잔 하고 했습니다.

그러다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었기에 갑자기 모든게 싫어져서 전부다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저를 붙잡았습니다.

정말 저한테는 헌신적인 남자 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남자친구한테 잘하려고 나름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리한 그 남자가 다시 대쉬를 합니다.

그래서 또 다시 만나기 시작했는데, 점점 그 사람이 좋아졌습니다.

전과 다른 느낌이었고, 내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미안하지만 헤어짐을 통보했고,

그 사람과 새로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만나던 사람과 달랐습니다.

정말 이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걸 느껴봤습니다.

지금까지는 사람 오래만나면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걸 깨게 해준 사람이었습니다.

3시간의 장거리 연애였습니다.

힘든줄도 몰랐습니다. 마냥 좋았고 주말만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여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결혼하기로 하고 상견례를 준비중이었습니다.

서로 회사일로 많이 바빴었습니다.

그리고 제 나이도 적은 나이가 아니었고, 결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많이 재촉했습니다.

저는 단지 의논하고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달여 지났을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거리를 둡니다.

상견례 얘기도 그 사람이 먼저 꺼냈고, 처음에는 그 사람이 저를 재촉했는데,

상견례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남자친구가 이상해보였습니다.

왜그러냐고 물었습니다. 말을 안해줘서 계속 물었습니다.

혼자 있고 싶다고 합니다.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결혼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것이 있다고 합니다.

언제 결혼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말렸습니다. 잡았습니다. 울며불며 매달렸습니다.

누구를 그렇게 애타게 잡아본적이 처음이었습니다.

죽을것 같았습니다. 죽고싶었습니다. 그렇게 잡고 싶었습니다.

기다리겠다고,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다고.

그렇게 겨우겨우 이 상황을 유지했습니다.

헤어진것도 아니고 헤어진게 아닌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이 또 그럴까봐 무서웠습니다.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참고 마음을 돌려주길 바라면서 계속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점점점 이제 안된다는걸 느꼈습니다.

아프지만 보내야했습니다.

한달 모자라게 그런 관계를 유지했고, 쿨하게 보내야 했지만

너무 사랑했기에 주저리주저리 긴 얘기를 하고 보냈습니다.

친구와 술을 많이 마시고 처음으로 친구앞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하루하루 눈물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이상합니다.

힘든걸 어떻게 아는지 다른 사람이 대쉬를 해왔습니다.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힘들어 하는걸 멀리서 지켜본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미안할 만큼 저에게 잘 해줍니다.

그래서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9개월째 이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결혼도 내년에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가끔 예전 생각이 날때면 자꾸 눈물이 나와서

완전히 잊고자 지저분해 보일지 모르지만 헤어진 그 사람에게

메일로서 마음을 완전히 정리했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나같은건 생각도 안하겠지만

전 제 마음 전부를 다 줬기 때문에 한쪽 구석에 남아있는걸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휴대폰을 잃어버렸습니다.

찾을 희망을 갖고 콜키퍼로 누구한테 연락이 오는지 확인을 계속 했었고

메세지 자동답장 설정을 해놓고 누구에게 답장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왔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한테 자동답장이 보내졌습니다.

9개월만의 처음 연락이었습니다.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이제 안된다는거 알고, 된다고 해도 무서워서 제가 싫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꿈에도 몇번 나왔었고,

그렇게 홈페이지에서 연락이 온걸 보니까 궁금합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하고 결혼하려 합니다.

그 사람이  그립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제 마음이 그립습니다. 하지만 안됩니다.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저에게 연락한 것이라면 너도 한번 당해봐라 뻥 차주고 싶기도 합니다.

친구로서 연락한것 이라면 욕이라도 퍼부어주고 싶습니다.

제 머리에서 제발 그 사람이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예 없던일로 지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이런 제 자신때문에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드라마속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답을 원하는건 아닙니다. 답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마음을 털어놓을데가 없어서

이렇게 판에 올려봅니다.

 

어떤분들이 얼마나 이 글을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