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술중독?

혼자지랄맘2012.01.02
조회640

결혼을 늦게 해서 남편과 저는 나이가 40입니다.
돌지난 아이가 하나있고 결혼 3년차 입니다.

 

시아버님이 젊으셨을때 술때문에
시어머님이 맘고생이 있으셨나봐요
어느순간 어디가 아팠는지 지금은 술을 끊으신 상태시거든요
남편의 술버릇은 집안 내력이거나 유전인것 같아요

 

남편은 매일 슈퍼에서 2리터짜리 막걸리를 사서 마시고 잡니다.
주사나 폭력 이런건 없는데..
술을 하루라도 안마시고 자는 날은 없어요

 

시댁식구들은 남편이 술을 많이 마시는지 몰라요
대학원을 나온 엘리트에 똑똑하고 귀한 아들인 남편은
가끔뵙는 시댁시구들 앞에서도 무게잡고  워낙 점잖을 떨거든요
(대외적인 남편의 모습은 으젓하고 점잖음이 하늘을 찌릅니다. )

 

남편은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말실수나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 적은 없어요
그런데 술은 매일 마셔요 담배도 엄청 피우구요


몰랐는데.. 대학원때 지도 교수님이 술꾼이셨데요 그때부터 계속 그랬나봐요

요즘은 2-3일에 한번씩은 아주버님하고 술을 마시고
남편혼자서는 집에서 매일 마십니다.

심지어 제가 출산하는 전날도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지요

 

남편은 고집이 엄청 셉니다. 그 누구도 아무도 그사람 고집을 못꺽죠..
점잖고 자상한 면도 있긴한데..엄청 게으릅니다.
매일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시며 TV나 영화를 보고
10시간~ 12시간 이상을 잡니다.


잔소리를 하거나 싸우기만 하면
이상하게 꼬장을 부리면서 고집을 피웁니다.
애도 아니고 미치겠습니다.


매일 술마시고 잠을 자는 시간이 하루 24시간 중에 18시간 입니다.
그러면서 애기때문에 자신은 아무것도 못한다고 시간이 없다고 투덜댑니다.
가정도 있고 애기도 있는데..
생활비도 제가 벌어서 생활하거든요

 

남편 말로는 막걸리는 술이 아니랍니다.
유산균이고 음료수 라나..

 

그리고 술마시는 그시간은
자신만의 시간이라서 절대로 방해받고 싶지 않답니다.


오늘 남편이 목감기 걸려서 저녁일찍 잠들었다 밤 11시에 깼는데
심하게 기침 콜록 하면서 이야밤에 또 술을 마시러 가네요


매일 TV보면서 새벽3시까지 술을 마시는데 알콜중독이 아닌걸까요?
매일 12시간씩 잠을 자는데 알콜중독이 아닌걸까요?
막걸리는 유산균이라 매일 마셔도 알콜중독이 아닌걸까요?
술먹고 젊잖게 얘기하고 주사가 없으면 알콜중독이 아닌걸까요?

제가 보기엔 남편은 알콜 중독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니랍니다.


결혼3년간 수없이 저 자신을 다독거리며 참아왔어요
참고참다가 한번씩 술먹고 늦잠자는 것때문에 남편에게 불만을 얘기했어요
적어도 기초생활은 유지되도록 경제활동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싸울때 마다 말도 안돼는 논리로 꼬장을 부리며
저를 참을성 없고 무식하고 드센 여편네로 취급을 하더라구요 아주 점잖게..

 

저는 시댁과 시어머니와 애기와 살림과 생활고에 힘들어 죽겠는데..
남편은 그래도 제가 참을성 많은 현모양처이길 바라는것 같아요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미래를 꿈꾸며 점잖이 하늘을 찌르는 본인처럼.. )

 

그전에 제가 과로로 쓰러져 죽을것 같아요

(요즘도 몸이 축나서 어금니 5개가 나갔어요 몸도 계속 아프고.. 

 이전에도 체력이 방전되어 몇번 쓰러졌거든요)

제가 몸살나서 죽을만 하면 한번씩 자상한척 남편노릇을 흉내내는데..

차라리 때리는 시어머니가 났지 말리는 시누이 노릇하는 남편.. 그게더 얄미워요

 

그또한.. 말없이 젊잖게.. .. 그리고 밤에는 또 술을 마시죠..

결국 아침에는 늦잠자는 남편때문에 몸살이 났든 아니든 애기가 깨면  제가 봐야 합니다

 

 

오늘 친정집엘 다녀왔어요
친정엄마가 6만3천원을 찔러주시네요
5만원도 아니고 10만원도 아니고 주머니 털어 있는 쌈지돈을 딸에게 주신거에요

제가 입은 낡은 옷이 추하다고 옷도 사주시고 ...

나이 40인 제가 시집도 갔는데 이나이에 이러고 살아야 하나 .. 울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당장 애기 기저귀도 떨어졌고, 건강보험료가 연체되고, 도시가스비가 없는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점잖은 애기아빠는 오늘도 술을 마시러 갔어요

 

저의 참을성이 얼마를 갈지 모르겠지만..
훌륭하고 매너 좋은 잘나신 남편에게 저는 어찌 해야 할까요?
점잖게 한방 먹여줬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