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방학, 그리고 첫 번째 휴식 독서

상큼발랄2012.01.04
조회87

일 년이.. 이렇게...... 지나갔네요.
방송대 학생이면 누구나 바쁘고 힘들겠지만 올해는 유독 일이 많았던 해라
공부하고.. 시험보고.. 무사히 일 년을 마친 저 자신에게
“잘 했다.. 정말 대견하다” 하고 칭찬하고 싶은 그런 마음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동기들과 연말 모임도 같고
송년회를 핑계 삼아 사람들 만나느라 정신이 없었겠지만
이번 겨울 방학의 시작은 전과는 다르게 저에게 작은 휴식을 주었답니다.

 


 

 


<겨울 바다 여행...멋지죠^^>


여기는 속초~~~~와~~~~
너무 오랜만에 겨울 바다를 보았어요.
작년에도 부산에 가서 바다를 보긴 했지만
이제는 너무 높은 빌딩들이 바다랑 함께 있어서
 부산 바다는 내가 가고 싶은 그 바다가 아닌 듯 하더라고요


역시 동해의 바다는 아직은 내가 기억하는 추억할 수 있는 그대로의 바다였습니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그렇게 그냥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서 소리에 취해 봤네요..
올해 있었던 슬픈 일, 힘든 일, 어려웠던 일도 모두 바다에 주고 왔어요.
아무 말 없이 그저 받아주기만 하는 바다가 ...한 없이 고맙기만 했네요.

 

 

 

그런 바다를 보러 가는 길에 나와 함께한 책...
여행하면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선택한 책은
후지와라 신야의 『인생의 낮잠』 입니다.

 

 

<후지와라 신야>


후지와라 신야는 일본 젊은이들의 구루(스승)로 여행가이자 사진작가랍니다.
또한 그는 일본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저널리스트이기도 하고요


그의 첫 작품 『인도 방랑』은 일본에 ‘인디아 붐’을 일으키며
그를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준비 없이 인도 여행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이 책은 일본 각지와 인도네시아의 발리 섬..
그리고 유럽을 여행하며 썼던 에세이를 모은 책이랍니다.


12년 전.. 인도네시아 여행에서의 에피소드로 시작되는 이 책은
[포스트 맨은 두 번 웃는다]라는 글만 읽어 보아도
그가 얼마나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인지 알 수가 있네요.
그래서 그의 글은 담백하고 솔직하며 웃음이 머금어 집니다.


[머나먼 아일랜드 벽지까지 와서 풀숲에 숨어서는 별다른 이득도 없이 소의 반응을
조사하고 있는 일본인도 있으니, 그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아일랜드 소보다 더 골
아픈 존재가 아닌가 하는 깨달음이 들었다] ―「난로와 신화」분문 중에서 ―


동양인 여행객이 거의 없는 아일랜드에서
순진한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받으면서도
소와 숨바꼭질하는 후지와라 신야를 상상해 보니
웃음이 나면서 그가 얼마나 순진한 여행객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순수함 때문에
그가 유명한 곳이나 돌아보고 오는 평범한 여행객이 아닌
진정한 자유인, 진정한 여행객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글들을 쓸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뿐만 아니라 때로는 너무 솔직하기 때문에
눈가를 촉촉해 지게 하고요..


[“나도 옛날에는 이런 선을 그릴 수 있었는데 말이야.”
웃으면서 농담처럼, 그가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중략--
나는 그 솔직한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 「어느 화가의 죽음」분문 중에서 ―


존경과 경멸을 했던 화가가 후지와라 신야의 전시회에 와서
선뜻 그림 한 점을 사면서 던진 말......
이제 본인은 예전처럼 좋은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데
같은 화가의 입장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그 마음을 후지와라 신야도 알기에 그를 미워하는 마음이 사그라지게 되고
저 또한 이 대목에서 마음이 짠~~했어요.


정말 마음에 남는 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책에 대해서 잘은 몰랐어요.
 작가의 유명세도 있지만 제가 이 책을 선택한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네요.. 히히히
『인생의 낮잠』 지금 제에게 필요한 것!!

 
짧게 주어진 휴식......
길게 한 숨 자고 싶어요..
.
 

 

 

속초의 이 녀석도 낮잠이 필요 했었나 봐요..
햇살이 잘 비취는 곳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다가
사진을 찍히는 봉변을 당했네요^^ 미안~~~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생각했던 것은
작가가 여행했던 곳을 내가 가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물론 오래 전 이야기 들이라 지금은 많이 다르겠지만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나 아일랜드......


뜻이 맞는 방송대 동기생들과 졸업할 때 여행을 가기로 했거든요
아일랜드. 영국.. 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일본은
갈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의 마지막은 슬픈 사랑을 담은 바다 이야기죠
파도를 기다리는 백인과 인디언 혼혈인 노인 Y에 대한 이야기......
저도 이 책의 마지막은 바다가 있는 모래 위에서 읽었네요
마치 이 부분은 꼭 바다에서 읽어야 하는 무슨 숙명 같은(?) 느낌으로^^;;


노인이 기다리는 파도는 결국 오지 않았지만..
제가 보고 싶은 파도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저에게 주어진 인생의 낮잠을 청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네요
바닷바람을 맞으니까 쌓였던 피곤이 순식간에 몰려오더라고요^^


좋은 책,, 좋은 바람을 가슴에 새기고
한 숨 푹 자고 나니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내년이 기다려집니다.
방송대 3학년...... 멋지게...... 할 수 있겠지요!!!!
2012년,, 파이팅을 다짐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