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보내고 쓸쓸합니다...(죽은게 아닙니다;)

강아지2012.01.06
조회212
지방에 사는 24살 남자입니다.
오늘 강아지 떠나보내고 쓸쓸하고 허전해서 글 적고 있습니다.(죽었다는게 아닙니다;)
마음이 너무 쓸쓸해서 두서없이 적었고 저도 뭘 써놓은건지 모르겠고 글도 깁니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쓴거에 나름 조언도 받고 싶어서 쓴 글이니까 시간 되시는분은 읽어주세요 ㅎㅎ

제가 작년 3월쯤에 아는 사람의 강아지를 한달동안 맡아주기로 했었습니다.
저는 작년까지 대학생에 혼자 자취를 하고 있어서 키우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검은색의 어린 강아지였는데 애교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치는 귀여운 녀석이었습니다.
당시 8개월 정도로 한참 이갈이 할때라 자기 이빨 빠진거를 물고 놀기도 했었습니다.
대려올때 간식과 사료, 샴푸만 받은 상태였고 전 강아지를 키워본적도 없고
한달만 맡아줄 생각에 사료, 물그릇을 일회용으로 썼었습니다. 장난감같은게 있다는거도 몰라서
심심해하길래 손수건 양쪽 끝부분만 매듭지어서 주니까 막 물고 잘 놀더군요.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약간의 정이 들었을때쯤 이제 곧 가겠구나 하고 마음의 정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주인분 여건이 안되서 당장 대려갈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전 시간도 많고 해서
여건이 나아질때 까지 데리고 있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어느덧 10개월이 지났고
제가 취업을 하게 됬습니다. 학교 동기 몇명과 같은 회사를 가게 되서
원룸을 잡으러 갔는데 될수 있으면 혼자 있고 싶었는데 가격때문에 3명이서 지내게 됬습니다.
그러다보니 강아지까지 데려가기는 무리가 있어서 돌려 보내게 됬습니다.
강아지 주인은 아직 사정이 있어서 키우기가 무리고 새주인을 구해야될거같습니다.

강아지가 어렸을때부터 한곳에 오래 못있고 이집 저집 다니다 저한테 와서 제일 오래 있었답니다.
10개월을 저랑 지내다 보니까 이제 저를 주인으로 알더라구요. 처음에는 별 감정 없었는데
학교 갔다 오면 좋다고 날라(?)다니고 무릎위에서 잠자고 간식먹고 하는 모습 보니까
점점 정이가더라구요. 잠잘때 추운데 이불 밖에서 자면 끌어다 이불속에 넣어서 같이잤고
밖에 나가서도 혹시라도 전선같은거 물어뜯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했습니다.
책상옆에 전선이 많이있는데 다른건 다 멀쩡한데 렌선을 물어뜯어놨더라구요.
그거 보고 다른선 물었으면 어쩔뻔했나 섬뜩하더라구요.
정말 데리고 있으면서도 불쌍하면서 미안한게 많았습니다. 좁은 원룸방안에서 하루종일 있는데
심심하진않을가 싶고 산책도 많이 못시켜줘서 미안하더군요.
학교를 갔다가 좀 늦게 들어온적이 있는데 그 어두운 방안에서 몸도 검은색이라 잘 안보이는 녀석이
좋다고 꼬리흔들면서 오더군요. 가까이 올때 까지 어디있는지도 몰랐습니다 ㅋㅋ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혼자 있는 강아지한테 TV틀어놔주면 좀 낫다고 들은거 같아서
그날 이후로 매일 노트북으로 1박2일, 무한도전 등
소리 많이 지르는 버라이어티 틀어주고 나갔습니다 ㅋㅋ
산책 시켜준건 10개월동안 손에 꼽을정도로 적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간식을 자주 사줬는데 상상이상으로 많이 사줬습니다.
강아지용 통조림 약 1500원짜리를 하루에 한개씩 많을때는 2개정도... 사줄때도 있었습니다.
그외 개껌 같은 간식들은 떨어지게 놔둔적이없습니다;;;
주인분한테 미용비, 간식값 등 돈을 받긴 했지만 제 돈으로 대부분 해줬습니다 ㅎㅎ
처음 데려왔을때 보단 살도 찌고 몸도 약간 커지긴 했지만 집안에서 하도 뛰어다녀서
살이 그렇게 많이 찌진 않았습니다 ㅎㅎ;
한달동안 일회용으로 쓰던 사료,물그릇도 학교갔다오면 다 물어 뜯어놓고 하길래
플라스틱으로된 재대로 된 걸로 사주고 뾱뾱이(?)같은게 들어있는 장난감도 사줬습니다.
처음보는거에 소리나고 하니까 잔뜩 겁먹었길래 같이 놀아주니까
어느날부터 정신없이 물어뜯고 집어던지고 난리를 치더군요 ㅎㅎ
겨울에 추워서 방에서 신을려고 사온 털신발도 털이 복슬복슬하다는 이유로 빼았겼습니다 ㅎㅎ
아주 물어 뜯고 난리나더군요. 사고도 많이 쳤습니다. 방안에 오줌싸고 이불에 오줌싸고 똥싸고
참 제가 반년동안 반도 못쓴 세제를 두달만에 다 썼습니다ㅋㅋㅋ
계속 교육 시키니까 화장실에서 볼일 보더군요. 뭔가 뿌듯했습니다.
한번은 미용을 맡겨놓고 시간이 되서 찾으러 갔는데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털 다 깍고 씻을려고 하고 있는데 강아지랑 저랑 눈이 딱 마주쳤는데 3초정도 저를 빤히 쳐다보더니
막 뛰쳐나올려고 난리를 치더라구요. 그 모습보고 강아지가 절 주인처럼 생각하구나 싶었습니다.
뭔가 찡 한게 제가 쭉 데리고 있고 싶더라구요. 오늘 짐 챙겨주면서 강아지 옷입혀주고 할때도
데려가서 차에 태워줄때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돌아올때 갑자기 너무 슬퍼지더군요.
방에 비밀번호 누르는데 원래면 강아지가 발로 문을 막 긁는데 아무소리도 안나니까
실감히 확 나더군요. 당장이라도 침대밑에서 튀어나와서 좋다고 꼬리 흔들거 같았습니다.
슬퍼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전화 오더라구요. 강아지가 저 찾으면서 운다고...
전화기 옆에 헥헥 거리는 소리 나더라구요. 집에서 미친듯이 날뛰어도 헥헥 댄적 없는 앤데
그렇게 헥헥 대는 소리 들으니까 얼마나 난리를 쳤을지 상상이 가더군요. 울컥하는게
눈물이 다 나더군요. 당장 가서 다시 데려오고 싶었습니다.
지금 마음 역시도 당장 데려오고 싶습니다. 월 40만을 줘서라도 혼자 방잡고 데려다 키우고 싶습니다.
말도 안되는 생각이겠죠? 수습기간이라 아직 까지 100만원 보다 약간 많은 정도만 나오고 3개월 후에
실력, 근태 등으로 월급이 정해집니다. 이 상황인데 제가 강아지를 데려와서 키워도 될까요?
새 주인 구한지는 약간 되는데 지금까지 연락 온게 없습니다.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구요.
지금 심정은 일 같은거 다 그만두시고 중년~노년 정도에 집에서 쉬시는분 한테가서
하루종일 사랑받으면서 쭉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는 학대하거나 키우다가 이사가면서 버리거나 하는 사람한테 가면 어쩌나 하고 걱정도 되구요.
어떻게 하는게 강아지한테 좋을까요... 방값을 많이 줘서라도 데려와서 키우는게 좋을까요.
새주인 만나서 잘 살길 바라는게 좋을까요

남자가 강아지 하나 가지고 뭘 그러냐는분 있을테지만 왜 강아지키우는 분들이 반려동물이라고 하는지
가족이라고 하는지 알게 됬습니다. 지금 제 심정은 가족을 잃은것 같습니다...
강아지 데려와놓고 먹여살린다는 심정으로 일하면 더 열심히 할수 있을거같습니다 ㅋㅋ
좋은말이든 쓴소리든 조언이든 다 달게 받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