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은 가끔 읽기만 하다가 최근 너무 고민이되어 조심스럽게 첫 톡톡을 써 봅니다. 저희 상황 자세히 쓰면 누군지 알아보실 수 있을까봐 주 고민거리만 빼고는 신상같은거 많이 안 밝히니 이해해주세요. 저희 가족에게 워낙 민감한 문제라서요.
전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처자이고요, 제 여동생은 20대 후반에 접어들었네요. 여동생이 약혼을 한지 몇달 되었어요. 결혼준비한다고 집도 사놓고 예식장도 잡고 여기저기 계약도 해놓고 그랬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동생 약혼자...철이 완전 안들었다 생각될 때도 있지만 (저보다 한 살 어림), 괜찮은 사람입니다. 제 동생을 아껴주고 저희 가족한테도 살갑게 대하고요. 세속적인 잣대를 들이됐을 때도 학벌이랑 직장도 좋고 재산도 그 나이에 그만하면 많이 모은 편이고요 (나이때문에 태클 거시는 분 있을까 하는소리인데 군대 안가고 직장생활 일찍 시작했거든요 - 개인적인 상황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절대 욕먹을 짓 해서 군대 안간 그런 사람 아닙니다). 다 크고나서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는데 그 때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뒤치닥거리하고 고생이 많았나봐. 외동이라 의지할 형제자매도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족을 더 애틋하게 생각하고 챙겨주는거 같아요. 처음에는 저희 부모님이 동생 약혼자의 이런 가정환경때문에 좀 걱정을 하셨지만 이제는 괜찮아요.
동생이랑 사귄지는 한...1년반-2년됐는데 첨에는 제가 꼴불견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둘이 서로 콩깍지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둘 다 사실 결혼을 좀 일찍하는 편인거 같은데 둘이 많이 좋아하는거 같아 부모님도 허락해 주셨구요. 전 아직 결혼을 안해서 언니인 네가 먼저가야하는데...이런 생각은 하시지만, 당사자인 저는 그런거 별로 신경 안쓰거든요.
근데 최근에 동생이 이상합니다. 사실 본인은 고민한지 꽤 되었다 해요. 너무 어릴 때 결혼하는거 같고 자기는 아직 그런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는거 같고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 사람과 결혼하면 무난하게는 살겠지만 더이상은 안될거 같답니다. 그리고, 절대 바람을 피거나 양다리는 아닌데 호감가는 남자가 있데요.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이사람 아니면 못살겠다는 확신도 없이 어떻게 결혼을 하녜요.
엄마는 결혼을 해도 사람인지라 다른사람이 호감이 느껴질때가 있다, 비유가 좀 유치하지만 아줌마들도 잘생긴 연예인 좋아하고 그렇지 않느냐, 그렇지만 믿음과 신뢰가 있으면 얼마든지 행복한 결혼생활 할 수 있다 그렇게 얘기하니깐 자기는 확신이 없데요. 머리로는 결혼해야할 거 같은데 마음이 아니랍니다. 그렇다고 약혼자가 싫은 것도 아니고요, 그냥 너무 편한 친구같이 느껴진데요. 저랑 엄마랑 또 동생한테 어른으로써 네가 스스로 한 결정이고 누가 시킨 결혼도 아닌데 너무 무책임한거아니냐. 그럴거면 청혼했을 때 왜 받아들였냐. 약혼한지 얼마됐다고 이러냐 그러니깐 그래서 그 책임감으로 평생을 원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살 수는 없답니다.
동생 약혼자한테도 미리 다 이런얘기를 해서 그쪽은 또 죽네사네 이러다 그냥 잠시 예비신부 스트레스겠지 그랬는데 동생이 생각해보게 결혼 날짜를 미루자고 하니 그건 싫다고 하죠. 올해 여름으로 잡혀있는데 내년으로 미루자 그러니깐 그쪽입장에선 불안하죠.
제 동생이 원래 자기 마음 속내를 다 가족한테 말하고 이런 스타일이 아닙니다. 좀 남자같아요. 친구들도 아는사람은 두루두루 많은데 속내를 털어놓을 친구는 없고요. 하나밖에 없는 언니인 저한테 자기는 고민하다 힘들게 얘기한 거 같아요. 근데 동생이 너무 덤덤하게 감정 하나도 안보이게 차갑게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얘기하니깐 너무 무책임한거같고 약혼자에 대한 배려나 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는거 같은거에요. 제가 '나는 네 가족이니깐 우리는 네가 어떤 결정을 하던 네 편일 수밖에 없지만 네가 후회하는 결정을 하는걸 보고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깐 '결혼하는게 옳은 결정이라고 누가 그래' 그래서 '넌 그런 마인드로 평생 결혼 못하겠다' 하니깐 태연하게 '그럴수도' 그러는거에요. 얘기하다 감정이 격해져서 다투고 며칠 얘기 안하다가 동생이 문자로 미안하다고, 자기 편이 되주는 사람이 너무 없는 거 같아 속상해서 말을 막 했다고 사과해서 다시 얘기는 하는데요. 결정을 한 건 아니고 아직 생각중이래요.
저희 엄마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시니깐 자기가 너무 외롭고 고립되게 느껴졌나봐요. 근데 동생이 너무 속내를 안내놓다가 겉으로는 저렇게 이성적으로 보이게 자기 파혼 얘기를 남의 얘기처럼 하니깐 엄마랑 저랑 둘 다 너무 쇼크를 받아서요 . 아빠는 아직 모르십니다 - 알면 아마 엎고 동생한테 계속 전화하실거고 그러면 오히려 동생이 홧김에 제대로 생각이고 뭐고 곧바로 파혼모드일거 같아 쉬쉬하는데요. 오늘 엄마랑 통화하는데 엄마가 계속 이러다가 나 너희 아빠한테 굉장한 원망을 들을거 같다고 얘기를 해야하나 그러는데 아빠 성격을 빤히 아는 입장에서 쉽게 그래야겠지요 얘기를 할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안하자니 아빠가 나중에 엄청 서운해 하시고 상황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다 숨겼냐 그러면서 화내셔도 할말이 없어질 거 같고요.
제 동생이 사실 겉으로는 똑똑해보이고 좋은 직장 다니고 제 앞가림 잘 하는거 같지만 사실 여린부분이 많아요. 대학생활때 힘든 일도 많았고 직장도 너무 스트레스 많고 남자들만 가득한데 들어가서 상사한테 성추행 비슷한것도 한참 당하고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앓고 그랬어요 (저희한테 내색을 안해서 가족들도 나중에 다 지난 뒤에 알았습니다). 힘든일을 많이 겪으면서 마음이 좀 많이 황폐해지고 안정을 못 찾는거 같아요. 그래서 성격도 좀 화나면 앞뒤 안가리고 말 막 해버리고 그렇다고 내면의 고민을 털어놓는것도 아니고 어느날 '나 이렇다' 통보를 해버리니 솔직히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막막합니다. 본인은 자기 자신이 저렇게 황폐해 졌다는걸 인지하지 못하는거 같아요.
동생이 그리고 자기가 힘든일이있고 스트레스 받으면 남 감정까지 생각할 심적 여유가 없고요, 유난히 어디 얾매이는걸 싫어하는 스타일입니다. 얘를들어서 어디 가면 같이 사는 가족한테도 간다고 얘기를 하는 자체를 싫어해요. 근데 동생 약혼자는 외동이고 가정환경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타서 좀 같이 뭘 많이 하는걸 좋아하고 친구만나는데 동반으로 가고 뭐 그런게 좀 많아요.
오늘 밤 10시 반에 동생 약혼자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지난 3일동안 동생이 퇴근하고 맨날 술자리있고 그래서 보지도 못하고 연락도 제대로 못했는데 오늘은 아예 연락 두절이래요. 집에 왔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전화해 보겠다고 그랬는데 제 전화도 안받더니 30분뒤에 문자와서 자기가 힘들어서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친구집에서 자고갈테니 자기 약혼자한테 그렇게 말해달랍니다. 그래서 그러면 약혼자한테 문자라도 좀 넣어주는게 예의 아니냐 했더니 언니가 문자하래요, 친구집에서 자고간다고. 그건 아닌거같다 그랬더니 본인이 연락을 했나봅니다. 좀있다 동생 약혼자한테 폭풍문자가 오더군요. 무슨일이 있는거 같다 - 걱정된다.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를 이렇게 대하나. 결혼에 대한 회의가 생겨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건 알겠는데 최소한 연락두절하기전에 미리 얘기해주는 배려는 있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사실 본인이 오늘 힘든일이 있었고 동생도 그런걸 다 알면서 오늘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맞습니다. 언니입장에서 인정하기 싫지만 동생 약혼자는 딱히 잘못한게 없어요. 제 동생이 이기적으로행동한거지요. 이렇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면 이 결혼 한다해도 저 상처가 계속 아물지 않을 거 같아요. 제가 그래서 '내 동생이 자기 스트레스 받으면 좀 앞뒤 안가리고 자기생각에만 빠지는 애다. 일부러 상처주려고 연락두절하고 이런식으로 행동하는거 아니니 그런쪽으로는 오해말라' 그러니깐 사실 이런분위기에서 다른남자가 생겼는지도 의심된다고 하는거에요. 호감가는 남자가 생겼다는 말은 동생이 안했는데 눈치로 알아챈 거겠지요. 그렇다고 동생이 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거리를 두고 일부러 연락도 끊었어요 - 그냥 아는사람이라 그 사람에 관해 많이 아는것도 아니고요. 제 동생이 철없어도 그런짓까지 할 정도로 개념이 없지는 않거든요.
엄마는 또 오늘 사태때문에 머리싸고 누으셨고 저는 진짜 제가 겪어 본 일이아니고 주위사람한테 쉽게 얘기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 고민만 하다가 누구한테라도 조언을 얻고싶은 마음에 쥐푸라기잡는 심정으로 올리는 거에요. 이 분위기로 나가단 며칠내로 진짜 사단이 날까 걱정되고..
주위 사람 눈, 파혼하면 집계약 이런거는 어떻게 해결할건지도 골치아프고...그리고 정말 동생 약혼자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제 동생은 만약에 파혼하더라도 의지할 가족이 있지만 제 동생 약혼자는 진짜 의지할 때가 없어요 - 그쪽 어머니 아버지가 번갈아가며 아들 속을 썩이고 있어서 오히려 동생 약혼자가 챙겨줘야하는 입장이고요.
제 동생도 이 사람이랑 파혼하면 저렇게 챙겨주는 사람 만날까 싶고요 - 위에 글에서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지만 제 동생도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초반에는 서로 둘이 잘 챙겨주고 그렇게 콩깍지에 난리더니 어떻게 사람 감정이 저렇게 바뀌나요 - 그것도 몇달만에.
그리고 동생이 아직 어리니깐 실수를 해서 파혼을 한다 쳐도 저렇게 이기적으로 상대 배려없이 연락두절하고 그러는건 상처만 심해지고 너무 매너가 아닌거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두서없이 글을 썼는데 정말 조언 부탁드려요. 아빠한테 지금 얘기를 해야할까요? 동생과 약혼자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저나 엄마나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도빼고는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동생이 파혼을 생각하고 있어요...
판은 가끔 읽기만 하다가 최근 너무 고민이되어 조심스럽게 첫 톡톡을 써 봅니다. 저희 상황 자세히 쓰면 누군지 알아보실 수 있을까봐 주 고민거리만 빼고는 신상같은거 많이 안 밝히니 이해해주세요. 저희 가족에게 워낙 민감한 문제라서요.
전 이제 서른을 바라보는 처자이고요, 제 여동생은 20대 후반에 접어들었네요. 여동생이 약혼을 한지 몇달 되었어요. 결혼준비한다고 집도 사놓고 예식장도 잡고 여기저기 계약도 해놓고 그랬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동생 약혼자...철이 완전 안들었다 생각될 때도 있지만 (저보다 한 살 어림), 괜찮은 사람입니다. 제 동생을 아껴주고 저희 가족한테도 살갑게 대하고요. 세속적인 잣대를 들이됐을 때도 학벌이랑 직장도 좋고 재산도 그 나이에 그만하면 많이 모은 편이고요 (나이때문에 태클 거시는 분 있을까 하는소리인데 군대 안가고 직장생활 일찍 시작했거든요 - 개인적인 상황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절대 욕먹을 짓 해서 군대 안간 그런 사람 아닙니다). 다 크고나서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는데 그 때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뒤치닥거리하고 고생이 많았나봐. 외동이라 의지할 형제자매도 없어요. 그래서 저희가족을 더 애틋하게 생각하고 챙겨주는거 같아요. 처음에는 저희 부모님이 동생 약혼자의 이런 가정환경때문에 좀 걱정을 하셨지만 이제는 괜찮아요.
동생이랑 사귄지는 한...1년반-2년됐는데 첨에는 제가 꼴불견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둘이 서로 콩깍지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둘 다 사실 결혼을 좀 일찍하는 편인거 같은데 둘이 많이 좋아하는거 같아 부모님도 허락해 주셨구요. 전 아직 결혼을 안해서 언니인 네가 먼저가야하는데...이런 생각은 하시지만, 당사자인 저는 그런거 별로 신경 안쓰거든요.
근데 최근에 동생이 이상합니다. 사실 본인은 고민한지 꽤 되었다 해요. 너무 어릴 때 결혼하는거 같고 자기는 아직 그런 마음의 준비가 안되있는거 같고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 사람과 결혼하면 무난하게는 살겠지만 더이상은 안될거 같답니다. 그리고, 절대 바람을 피거나 양다리는 아닌데 호감가는 남자가 있데요.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이사람 아니면 못살겠다는 확신도 없이 어떻게 결혼을 하녜요.
엄마는 결혼을 해도 사람인지라 다른사람이 호감이 느껴질때가 있다, 비유가 좀 유치하지만 아줌마들도 잘생긴 연예인 좋아하고 그렇지 않느냐, 그렇지만 믿음과 신뢰가 있으면 얼마든지 행복한 결혼생활 할 수 있다 그렇게 얘기하니깐 자기는 확신이 없데요. 머리로는 결혼해야할 거 같은데 마음이 아니랍니다. 그렇다고 약혼자가 싫은 것도 아니고요, 그냥 너무 편한 친구같이 느껴진데요. 저랑 엄마랑 또 동생한테 어른으로써 네가 스스로 한 결정이고 누가 시킨 결혼도 아닌데 너무 무책임한거아니냐. 그럴거면 청혼했을 때 왜 받아들였냐. 약혼한지 얼마됐다고 이러냐 그러니깐 그래서 그 책임감으로 평생을 원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살 수는 없답니다.
동생 약혼자한테도 미리 다 이런얘기를 해서 그쪽은 또 죽네사네 이러다 그냥 잠시 예비신부 스트레스겠지 그랬는데 동생이 생각해보게 결혼 날짜를 미루자고 하니 그건 싫다고 하죠. 올해 여름으로 잡혀있는데 내년으로 미루자 그러니깐 그쪽입장에선 불안하죠.
제 동생이 원래 자기 마음 속내를 다 가족한테 말하고 이런 스타일이 아닙니다. 좀 남자같아요. 친구들도 아는사람은 두루두루 많은데 속내를 털어놓을 친구는 없고요. 하나밖에 없는 언니인 저한테 자기는 고민하다 힘들게 얘기한 거 같아요. 근데 동생이 너무 덤덤하게 감정 하나도 안보이게 차갑게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얘기하니깐 너무 무책임한거같고 약혼자에 대한 배려나 가족에 대한 배려가 없는거 같은거에요. 제가 '나는 네 가족이니깐 우리는 네가 어떤 결정을 하던 네 편일 수밖에 없지만 네가 후회하는 결정을 하는걸 보고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깐 '결혼하는게 옳은 결정이라고 누가 그래' 그래서 '넌 그런 마인드로 평생 결혼 못하겠다' 하니깐 태연하게 '그럴수도' 그러는거에요. 얘기하다 감정이 격해져서 다투고 며칠 얘기 안하다가 동생이 문자로 미안하다고, 자기 편이 되주는 사람이 너무 없는 거 같아 속상해서 말을 막 했다고 사과해서 다시 얘기는 하는데요. 결정을 한 건 아니고 아직 생각중이래요.
저희 엄마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시니깐 자기가 너무 외롭고 고립되게 느껴졌나봐요. 근데 동생이 너무 속내를 안내놓다가 겉으로는 저렇게 이성적으로 보이게 자기 파혼 얘기를 남의 얘기처럼 하니깐 엄마랑 저랑 둘 다 너무 쇼크를 받아서요 . 아빠는 아직 모르십니다 - 알면 아마 엎고 동생한테 계속 전화하실거고 그러면 오히려 동생이 홧김에 제대로 생각이고 뭐고 곧바로 파혼모드일거 같아 쉬쉬하는데요. 오늘 엄마랑 통화하는데 엄마가 계속 이러다가 나 너희 아빠한테 굉장한 원망을 들을거 같다고 얘기를 해야하나 그러는데 아빠 성격을 빤히 아는 입장에서 쉽게 그래야겠지요 얘기를 할 수 없었어요. 그렇다고 안하자니 아빠가 나중에 엄청 서운해 하시고 상황이 이지경이 될 때까지 다 숨겼냐 그러면서 화내셔도 할말이 없어질 거 같고요.
제 동생이 사실 겉으로는 똑똑해보이고 좋은 직장 다니고 제 앞가림 잘 하는거 같지만 사실 여린부분이 많아요. 대학생활때 힘든 일도 많았고 직장도 너무 스트레스 많고 남자들만 가득한데 들어가서 상사한테 성추행 비슷한것도 한참 당하고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앓고 그랬어요 (저희한테 내색을 안해서 가족들도 나중에 다 지난 뒤에 알았습니다). 힘든일을 많이 겪으면서 마음이 좀 많이 황폐해지고 안정을 못 찾는거 같아요. 그래서 성격도 좀 화나면 앞뒤 안가리고 말 막 해버리고 그렇다고 내면의 고민을 털어놓는것도 아니고 어느날 '나 이렇다' 통보를 해버리니 솔직히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지 막막합니다. 본인은 자기 자신이 저렇게 황폐해 졌다는걸 인지하지 못하는거 같아요.
동생이 그리고 자기가 힘든일이있고 스트레스 받으면 남 감정까지 생각할 심적 여유가 없고요, 유난히 어디 얾매이는걸 싫어하는 스타일입니다. 얘를들어서 어디 가면 같이 사는 가족한테도 간다고 얘기를 하는 자체를 싫어해요. 근데 동생 약혼자는 외동이고 가정환경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타서 좀 같이 뭘 많이 하는걸 좋아하고 친구만나는데 동반으로 가고 뭐 그런게 좀 많아요.
오늘 밤 10시 반에 동생 약혼자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지난 3일동안 동생이 퇴근하고 맨날 술자리있고 그래서 보지도 못하고 연락도 제대로 못했는데 오늘은 아예 연락 두절이래요. 집에 왔냐고 묻길래 아니라고 전화해 보겠다고 그랬는데 제 전화도 안받더니 30분뒤에 문자와서 자기가 힘들어서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친구집에서 자고갈테니 자기 약혼자한테 그렇게 말해달랍니다. 그래서 그러면 약혼자한테 문자라도 좀 넣어주는게 예의 아니냐 했더니 언니가 문자하래요, 친구집에서 자고간다고. 그건 아닌거같다 그랬더니 본인이 연락을 했나봅니다. 좀있다 동생 약혼자한테 폭풍문자가 오더군요. 무슨일이 있는거 같다 - 걱정된다.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를 이렇게 대하나. 결혼에 대한 회의가 생겨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건 알겠는데 최소한 연락두절하기전에 미리 얘기해주는 배려는 있어야 하는게 아니냐고. 사실 본인이 오늘 힘든일이 있었고 동생도 그런걸 다 알면서 오늘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맞습니다. 언니입장에서 인정하기 싫지만 동생 약혼자는 딱히 잘못한게 없어요. 제 동생이 이기적으로행동한거지요. 이렇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면 이 결혼 한다해도 저 상처가 계속 아물지 않을 거 같아요. 제가 그래서 '내 동생이 자기 스트레스 받으면 좀 앞뒤 안가리고 자기생각에만 빠지는 애다. 일부러 상처주려고 연락두절하고 이런식으로 행동하는거 아니니 그런쪽으로는 오해말라' 그러니깐 사실 이런분위기에서 다른남자가 생겼는지도 의심된다고 하는거에요. 호감가는 남자가 생겼다는 말은 동생이 안했는데 눈치로 알아챈 거겠지요. 그렇다고 동생이 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거리를 두고 일부러 연락도 끊었어요 - 그냥 아는사람이라 그 사람에 관해 많이 아는것도 아니고요. 제 동생이 철없어도 그런짓까지 할 정도로 개념이 없지는 않거든요.
엄마는 또 오늘 사태때문에 머리싸고 누으셨고 저는 진짜 제가 겪어 본 일이아니고 주위사람한테 쉽게 얘기를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 고민만 하다가 누구한테라도 조언을 얻고싶은 마음에 쥐푸라기잡는 심정으로 올리는 거에요. 이 분위기로 나가단 며칠내로 진짜 사단이 날까 걱정되고..
주위 사람 눈, 파혼하면 집계약 이런거는 어떻게 해결할건지도 골치아프고...그리고 정말 동생 약혼자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제 동생은 만약에 파혼하더라도 의지할 가족이 있지만 제 동생 약혼자는 진짜 의지할 때가 없어요 - 그쪽 어머니 아버지가 번갈아가며 아들 속을 썩이고 있어서 오히려 동생 약혼자가 챙겨줘야하는 입장이고요.
제 동생도 이 사람이랑 파혼하면 저렇게 챙겨주는 사람 만날까 싶고요 - 위에 글에서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지만 제 동생도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초반에는 서로 둘이 잘 챙겨주고 그렇게 콩깍지에 난리더니 어떻게 사람 감정이 저렇게 바뀌나요 - 그것도 몇달만에.
그리고 동생이 아직 어리니깐 실수를 해서 파혼을 한다 쳐도 저렇게 이기적으로 상대 배려없이 연락두절하고 그러는건 상처만 심해지고 너무 매너가 아닌거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두서없이 글을 썼는데 정말 조언 부탁드려요. 아빠한테 지금 얘기를 해야할까요? 동생과 약혼자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저나 엄마나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도빼고는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