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해서 쓰는, 이별 이야기

아하하 2012.01.09
조회15,857

2010년 3월 2일 입대해서,

2011년 12월 19일에 전역한 예비군 신참입니다.

 

가끔 톡 보다가 옛 생각나서 군화와 고무신 들어와 보는데요,

여러 고무신, 군화들이 쓴 글들 보면 어찌나 아련하고 옛생각이 나는지 ㅎㅎ

 

그래서 이번엔 제 군대에서의 이별 얘기를 좀 써볼까 해요,

 

2007년 3월에 만난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너무 좋아하고, 또 많이 사랑받으면서

3년정도를 정말 많이 사랑했고

 

2010년 3월 2일 제가 입대를 하게 됬지요

 

입대여행 다녀오고 저희집에서 하루 같이 자고,

 

306보충대로 저희 가족과 여자친구가 함께 배웅을 해 주었는데,

 

들어가기 직전까지 실감 못하다가

 

석별의 정(?) 나누라고 음악틀어줄때

 

울먹울먹 하면서 가지말라고 제 손을 붙들던 여자친구 모습이 아직도 가끔 떠오르곤 하네요

 

애써 태연한척 하려고 얼마나 애를 먹었던지..

 

그렇게 힘들었던 훈련병 시절을 보내고

 

이등병 시절 보내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느끼게 됬어요

 

애써 '밖은 항상 바쁘고, 얘도 자기 인생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거니까'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가려보려고 노력했었죠

 

그러다 2010년 7월 휴가를 나왔어요

 

그때 여자친구는 학원 조교를 하고 있어서 업무때문에 바쁘다며 휴가 3일째에 만났는데,

 

저녁에 술을 한잔 마시면서 얘기하더군요

 

'니가 내 인생에서 최 우선이고 전부였는데, 너 가고 너무 힘들어서 매일 울다가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싶어서 억지로 널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었어,

 매일 그러다 보니 이젠 니가 나한테 최 우선이 아닌것 같아..' 라구요

 

너무 슬펐고, 또 잡고싶었는데

지금 내가 너무 사랑하는 이 여자애한테 해 줄수 있는것도, 지킬 수 있는 약속도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나름 자기잘난맛에 살던 제가, 다시보니 왜 이렇게 못난놈이던지..ㅎㅎ

 

헤어지자고, 이야기 했죠

 

여자친구가 절 잡더라구요

 

'이건 아닌거 같아, 내가 잘할게! 미안해 정말, 우리 다시 시작하자'

 

너무 좋았지만, 끝나가는 걸 짐작하고 있었죠

다만 제가 너무 좋아해서, 끝을 알고 있어도 놓을 수 없었을 뿐,,

 

부대복귀하고, 주말이었던가요~ 오랜만에 사지방에 가서 여자친구 싸이에 들어가 봤는데,

왠 남자의 하트달린 방명록이 몇개 눈에 보이더라구요,

 

혹시나, 하면서 여자친구 아이디로 싸이월드에 접속을 해봤는데,

 

역시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더라구요,

5월달엔 바람도 한번 폈었고..

 

같이있을수가없었어요, 휴가나갔을 때 그 아이가 절 보면서

얼마나 측은해 보이고 바보같아보였을지..

그땐 그게 너무 미친듯이 싫었었죠

 

그렇게 전화로 이별을 이야기 하고,

미친듯이 일부러 일만하고 바쁘게 살았는데도,

잊을수가 없더라구요

 

여기서 내가 연락하면 얼마나 못나보일까 하면서도

6개월만에 그 아이한테 전화를 한번 해 봤는데,

번호가 이미 바뀌어 있더라구요 ㅎㅎ

 

그렇게 마음속에 억지로 묻고

참고

견디고 하다보니

 

내가 견뎌낼 만큼 그 아이를 잊은건지

아니면 미칠듯한 상처에 적응이 된건지

 

..그렇게 남은 15개월정도를 보내고

 

이렇게 전역을 했군요,

 

말년휴가 나오니까

 

또 꼴에 남자라고 여자도 몇명 꼬였었지만

 

누구한테 특별해 지는게, 누굴 특별하게 생각하는게

 

무섭네요

 

친구들이 가끔 조심스레 꺼내는 그 애 소식 들으면

 

얼마전에 남자친구 생겨서 잘 사귀고 있다네요

 

나만 이렇게 바보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때는 정말 미웠고 불행하길 바라기도 했는데,

어느순간 그 아이가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제, 가슴속에 정말 깊이 묻어야 할 것 같네요

 

이런 두서없는 글을 통해서라도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지금도 예쁜, 힘든 사랑하고 계신 군화, 고무신 여러분,

정말 사랑하는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위해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길 바래요

 

남녀관계란 정말 특별한 거라서,

가족보다 더 애틋했던 관계도 정말 한순간에 끊어지고

그 끊어진 곳은 메우는데 한참이 걸릴 정도로

정말 많이 아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