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삼일째입니다... 제 말좀 들어주세요.

고마웠어2012.01.09
조회1,813

 

 

 

안녕하세요! 23살된 여자입니다.

평소 판을 좋아라해서 많이들여다보고, 공감도하고했었는데...

이렇게 헤어지고나서 글을 쓰게될줄은 몰랐네요.

 

남자친구는.. 아니 전남자친구와는 600일좀넘게 사귀다가 군대에 보냈었어요.

그리고 859일째인 지난토요일밤에 전화로 헤어졌습니다.

 

대학CC로만나서, 학교졸업하고, 군대가고..

졸업하고나니 장거리커플이 되어버려서.. 한달에한번?많으면 두번정도 보는게 다였고,

매일 붙어지내던 CC여서그런지 초반엔 굉장히 힘들었었어요.

그래도 차츰 적응해나가고, 군대에보내고.. 이제는 그누구보다 기다리는법을 잘 알게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샌가 갑자기 줄어버린 전화횟수에도,

전화만하면 얼마안있다가 시작되는 청소시간에도,

자대에 가고부터 한번도 오지않는 편지에도.. 다 이유가있을거라고. 바쁠거라고..

그렇게 남자친구를 믿고, 그저 묵묵히.. 평소와 똑같이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12월31일에 외박을나와서, 남자친구집에가서 부모님도뵙고, 누나도뵙고, 밥도같이먹고

나가서 흔한 데이트도하고 같이 새해를 맞았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다시 복귀하고, 여느때와다름없이 그저 편안한 생활을 한지5~6일쯤 됐나..

토요일 열시가넘은 늦은시간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전날 이틀동안 전화가오지않아서, 전 평소같이 장난끼섞인목소리로 "뭐야~"이러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근데 무거운목소리로 말하더라구요. 할말이 있다고..^^

그때 딱 촉이오더라구요. 아 헤어짐을 말하겠구나하고..

 

전 뭐가문제냐고, 무슨일있냐고 애써 침착하며말하고, 한참을 뜸들인뒤에 겨우 입을떼더라구요.

"우리 그냥.. 친한친구로 지냈으면 좋겠어"

 

 

분명, 헤어짐을 고하는 말이었는데.. 이상하더라구요.

몸이 떨리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얼굴이 뜨거워지긴했지만.... 이상하게 슬프진 않더라구요.

 

 

이유가 뭐냐는 제 질문에, 너무 편해진것같다고.. 연인이아니라 친구같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네 저희가 많이 편하게지냈었습니다.

대학때 운동하는과였는데, 새벽운동부터 야간운동까지 한시도 떨어져있지 않았으니까요.

다른 동기들과도 편하게지내고, 남자친구와도 편하게지내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그때엔 남자친구를 보면 설레기도하고, 떨리기도하고 그랬는데..

2년5개월쯤되는 그 시간들이, 저희를 너무 편안한 사이로 만들었나봅니다.

 

 

남자친구를 군대에보내고 혼자서 보지도않던 로맨스영화인 '6년째연애중'을 보며,

우리이야기같다고 생각하고, 그 주인공 둘이 잘되기를 그렇게 끝까지 빌었었습니다.

익숙한 우정같은사랑보단 다가오는 새로운설렘에 그둘이 헤어지지만, 점차 서로의 빈자리를 그리워하고

결국 다시 만나게되는 그영화를 보면서, 결말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했었습니다.

 

 

 

.. 저희도... 그렇게 될수있을까요?..

6년에 비교도안되는 2년5개월간의 연애기간이지만... 그영화의 결말처럼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인가요..?

 

... 헤어진후 전남자친구의 페이스북에 들어갔는데, 즐거워보이더라구요.

욕을 하지않기로한 남자친구였는데,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온통 장난섞인 욕을 남겨놓고..

저한테 전화할시간이없었다고 한 남자친구가, 다른여자분들의 전화번호를 묻고..

제가남겨놓은 글만 쏙빼고, 이리저리여기저기 활발하게 평소엔 하지도못하던컴퓨터를 맘껏 했더라구요...

 

 

제가 아는 사람이 아닌것 같았습니다.

'정말 편해서 친구로 지내자고하는거야. 정말 편한 친구로 지내면되는거야!' 하고

애써 정리했던마음이, 흐트러지는것 같았습니다.

 

 

'너무 편해져서 친구로 지냈으면좋겠다'라는 말이

'이제 너와는 질려서 못사귀겠다'라는 말로.... 느껴지더라구요.

 

 

 

 

딱히, 마음이아프거나.. 슬프거나 한건 모르겠습니다.

아직 실감을 하고있지 못한건지.. 아님 정말 슬프지않은건지..

 

분명히, 이렇게 편한사랑도 사랑이야~하면서 그저 믿고 사랑하고있던 제게..

믿음을 저버리게한 사람이지만.. 아.. 정말 잘 모르겠어요.

 

 

이젠 저마저 헷갈리네요.

이게 사랑이었는지 우정이었는지.

내마음이 아프지않은건지, 아님 실감을 못하고있는건지.

이 뭔가 알수없게 이상한기분은.. 그냥 허전해져서 드는기분인지, 전남자친구가 생각나는건지...

 

 

방금전, 이글을 쓰는도중에..

저희의 곁에서, 항상 지켜보던 대학동기에게 친구하기로했다는 소식을 말하니

'너네 혼난다', '너 슬프지'라는 말을 하는데... 그냥 왠지 알수없는 눈물이 조금 나오기도 했습니다.

 

 

 

859일간 옆에있던사람이 없어진 허전함일까요..

제가사랑하던사람이 다른사람처럼변해버려서 슬픈걸까요..

아님.. 정말 힘든데 저도모르게 꾹꾹 참고있는걸까요....

 

모르겠습니다.....

글이 너무도길고, 글의목적또한 없는것같지만...

그냥 글을 읽으신분들이... 제 마음을 처음으로 내보인 이글을 읽으신분들이...

아무말이나 해주셨으면좋겠어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