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의 남자 직장인입니다. 더 이상 좋아하는 여자(A양)문제로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해서 톡에다가 한 번 올려봅니다. 이야기가 좀 길긴 하지만 나름 잘 추려서 써볼테니, 이 상황을 보시고 제가 어찌해야 될지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답변 써주시는 분들 복받으실꺼에요. ^^ 그럼 써보겠습니다. (물론 A양과 제 신변보호를 위해 이름이나 나이 등 정확한 정보는 안썼습니다.)
작년 4월 말에, 친한 친구가 군의관 전역을 해서 축하해주기 위해 만나러 갔습니다. 친구랑 저녁을 먹고 있는데, 친구가 물어보더군요.
친구 : "야, 너 A라고 알지? 너가 옛날에 XX(친구 후배) 통해서 소개시켜달라고 한 애 있자나~ 지금이라도 한 번 소개팅해볼래? 내가 얼마전에 XX 만났는데 걔 얘기가 나왔어. 얼마 전에 서울에 있다 고향집으로 내려왔다고 하더라고. 한번 연결해볼까?"
나 : "그걸 말이라고 하냐. 바로 XX한테 전화해서 날짜 잡아줘. 내가 친구로서 마지막 부탁이다. 니 인생을 걸고 어떻게든 무조건 연결시켜줘."
이렇게 해서 친구 후배인 XX를 통해 A양의 연락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A양에 대해서는 지난 2006년 가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2006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다른 학교 다니는 친구와 둘이서 그 학교 도서관에서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를 한학기 내내 같이 했었는데, 이 때 도서관 1층에서 A양을 처음 봤습니다. 물론 A양이 앉아 있는 것만 잠깐 봤구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외모가 너무 제 이상형이여서 첫눈에 반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A양은 절 모르구요. 저도 정확하게 도서관 1층 컴퓨터실에서 3번 본 것이 전부입니다.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죠.
3번 중에 마지막에 본 것이 12월 23일이었는데, 아마 그 날이 겨울 계절학기 마지막 날이었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도서관 1층에서 작업하는데 A양이 도서관 밖으로 나가더군요. 여기서 말 한 번 못걸어보면 다시는 만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따라나가 봤습니다. 도서관 앞 내리막길을 따라 다른 학생들과 같이 A양에게 말걸 타이밍을 엿보며 조심스럽게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흰색 뉴EF소나타 한대가 A양 앞에 잠깐 멈춰서더니, A양을 태우고 내려가더군요.
그 때 당시엔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 차의 운전자가 남자친구인지 다른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직접 말걸어볼 기회가 없어 아쉬운 마음에 친구의 학교 동기들을 통해 알아보려고 했지만 왕따녀석들만 있는지 도무지 도움이 안되더군요.ㅡㅡ
그러던 와중에 친구가 싸이월드의 한 까페를 알려주더군요. 니 알아서 찾아보라고. 그 때 당시엔 대학교마다 "YY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까페나 클럽이 있었는데, 그 학교도 그런 싸이월드 클럽이 있더라구요. 그 클럽에 아마 타학교 학생으로는 제가 처음으로 가입했을 겁니다. 하지만 A양에 대해 이름도, 나이도, 전공도 모르던 상태라 A양에 대해 뭐 알아낼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클럽에서 "YY대 최고의 간지녀는?"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봤는데, 댓글에 그 학교의 좀 유명한 여학생들 이름이 몇 있었습니다. 제가 봤던 A양도 왠지 학교 안에서는 좀 유명했을 거란 확신에 그 댓글에 있던 분들 이름의 싸이를 한 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첫 이름부터 남자 이름같은 이름이 하나 있었는데, 그 이름으로 싸이월드에서 검색해보니 제가 찾던 A양이 바로 나오더군요. 참 신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뒷조사 쪽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저보다 나이가 한참 어릴 줄 알았는데 동갑이더군요. 하지만 싸이월드도 방명록 외에 오픈된 것이 없어서 알아낼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하루는 A양의 방명록을 무심코 계속 뒤로 넘기고 있는데, 제가 아는 이름이 나오더군요.
바로 맨 윗부분 대화에서 언급했던 XX입니다.
제 친한 친구와 가장 친한 학교 후배였죠. 사실 저는 그 XX와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친구를 통해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력이 좀 특이한 친구고, 이름(XX)도 평범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이름(XX)이 A양의 방명록에 있다?? 눌러 봤습니다. 역시나~ 제가 아는 그 XX가 맞았습니다. 일촌평에 제 친구 이름도 있었구요. 신기했습니다.
바로 친구한테 전화해서 XX를 통해 A양에 대해 소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XX 측에서 연결을 안해주더군요. XX와 A양은 굉장히 친한 누나동생 사이인데, A양이 싫다고 한것인지, XX녀석이 그냥 자기 선에서 짤라버린 것인지 일단 연결이 안됐습니다. 당시 제 친구나 XX 모두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라 자기네들 공부하기에 바빴을 겁니다.
어쨋던 이리해서 저는 A양과 연결이 안됐습니다. 저도 그때 취업을 준비해야 했던 중요한 시기라 사실 공부와 회사 입사 준비로 바빠서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물론 A양의 싸이는 가끔 들어가 봤지만, 오픈된 것이 거의 없어서 의미는 없었죠. 저도 회사 생활로 바빴고, A양과의 연결을 시켜줄 수 있던 그 친구도 당시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이라 A양과 연결될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군의관 친구가 전역을 했고, 맨 윗부분의 대화처럼 극적으로!! 5년 만에 A양의 연락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많이 놀랐고 어이없었습니다. 그렇게 만나보려고 노력했을 때는 기회조차 없더니, 이거 뭐 순식간에 기회가 오니 당황스럽더군요. 그래도 제 마음 속에 항상 이상형으로 두고 있던 그녀이기에 문자로 연락을 했습니다. 답장이 바로바로 오지는 않았지만, 만날 날짜를 정하기 위해 몇번 문자는 주고 받았습니다. 알고보니 A양은 경복궁 근처에서 일하고 있었고, 저희 회사 근처 쪽으로도 종종 회식하러 왔었다고 하더군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근데 그 때 5월이 시작되면서 온갖 지인들의 결혼식과 집안행사 때문에 저나 A양이나 모두 주말에는 시간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5월이 다 지나가버렸고, 이대로는 A양을 만날 날짜도 못잡을 것 같아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제가 하루 연차를 내고, A양이 사는 지방도시로 내려가서 A양이 가능한 시간대에 만나자고 한 것입니다. 물론 A양에게는 그 날 그 동네에서 외부 미팅이 있다고 살짝 거짓말을 했습니다. A양도 그 날은 시간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6월 2일 그 동네 G백화점 근처에서 6시쯤 만나기로 했습니다.
정작 만날 날짜를 잡으니 많은 걱정이 되더군요. 이미 여름은 시작되서 더워 죽겠는데, 옷차림도 걱정이 되더라구요. 이미 저희 회사에서는 반팔셔츠만 입고 다니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친한 회사 선배(여자)에게 소개팅 복장에 대해 물어보니!! 무조건!! 무조건!! 아무리 더워도!! 긴팔셔츠에!! 블레이저 하나는 걸치고 가라고 하더라구요. 답답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에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선배의 말에 따르면 무조건 소개팅에 나가는 남자는 셔츠에 블레이져(마이자켓)는 입어줘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입기로 했습니다.
그 더웠던 6월 2일, 다들 반팔을 입고 다니던 그 시기에 긴팔 셔츠에 블레이저를 입고 그 동네로 KTX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역시나 오지게 더운 날이었습니다. 너무 더워서 블레이져는 벗고 셔츠를 접고. 약속장소를 향해 택시를 탔습니다. 예약해둔 레스토랑에 미리 도착을 했습니다.
헐~ 근데 네이버 블로그에 맛집이라고 나온 집 치고는 좀 허름했습니다. 아... 아... 걱정되더군요. 한숨만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블로그에 있는 맛집정보는 그대로 믿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다시 장소를 변경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A양에게 여기로 천천히 오라고 하고 기다렸습니다. 6시에 만나기로 해서 그런지 손님도 없었습니다. 웨이터분에게 한 여자분이 들어오셔서 누군가를 찾거든 제가 있는 안쪽 방으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한 후, 방안에서 기다렸습니다.
6시 조금 넘어서 A양이 들어 왔습니다. 처음 봤던 2006년이랑 똑같더군요. 늦어서 미안하다며 웃은 얼굴로 들어오는데, 그냥 마냥 행복했습니다. 아 이래서 원판불변의 법칙은 성립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몇마디 인사를 나눈 후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조그만 피자 하나와 파스타를 하나 시켰습니다. 그날 저는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음식이 입에 들어가지 않더라구요. 억지로 피자 두쪽은 먹었는데, 더이상은 무리였습니다. 여자분도 뻘쭘한지 적당히 드시다 말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대화 분위기는 괜찮았습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ㅡㅡ 그 분이 유아교육과 비슷한 전공을 하셨기 때문에, 미리 공부를 좀 해갔습니다. 전 금융/IT 분야에서 서비스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 일반적인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거리에 약한 편입니다. 개그프로나 드라마, 연예인 이야기에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사실 일상적인 대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A양이 관심많아 할 것 같은 분야에 대해 미리 공부 좀 했습니다.
그 덕에 일부러 A양에게 회사 업무로 애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고려중이니 물어본다고 하면서, A양이 대답 가능한 질문들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사실 30대 미혼 남자가 애기들용 수입 유모차 브랜드와 용품들 가격대, 애기들의 체험교육 프로그램, 애기들의 핸드폰 보유 여부, 핸드폰, 결혼하고 나서 유부남의 어려움 등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회사 유부남 선배들이 평상시 하소연하던 것들을 잘 들어두길 잘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도 동갑이고, A양 역시 소개팅 주선자에게 들은 것(매우 내성적, 신중한 성격)과 달리 활발한 편에다가 상식의 폭이 넓은 편이라 그나마 조금 덜 어색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제 생각입니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스무디킹이었나? 거기서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KTX 시간이 다 되어 헤어졌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이때 그냥 KTX 시간을 고려하지 말고 계속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겠지만요.
집에 오는 KTX 열차 안에서 만나서 반가웠다는 문자를 보냈고, 비슷한 답장 문자를 받았습니다. 나름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한 두개 정도의 안부를 묻는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이틀이 지나면서 연락이 안되더군요. 아... 잘 안됐구나... 라는 확신이 생기더군요.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시도해도 안받고, 답장도 없더라구요.
아쉽긴 하지만, 쉽게 포기할 수 없어서 조금 길게 제 생각을 문자로 써서 보냈습니다.
2011/06/10 저 -> A양 음..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좀더 만나고 싶습니다. 전화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부득이하게 문자로 연락드리네요. 지난 주 목요일 집에 올라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A씨의 첫인상이나 성격도 매력적이었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아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 동안의 나태함과 건방짐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네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네요. 부담드리고 싶지 않으니 충분히 생각해 보시고 천천히 답변주세요. 금요일 업무 마무리 잘 하시구요.^^
2011/06/14 저 -> A양 <A양이 카톡에 꽃사진 올려놓고 남자친구라고 써놓은것을 보고> 음..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저도 이런 제가 찌질해 보이고 싫은데,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요. 하지만 A씨를 부담스럽게 할 생각 또한 전혀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그러면 안되는거잖아요. 연결해 준 친구에게 민폐이기도 하구요. 앞으로 무례하게 연락을 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조금은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상대가 될 때까지 조금은 멀리서 노력하며 기다려 보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도 여전히 마음이 바뀌시지 않는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포기하겠습니다. 가끔 길거리에 있는 꽃 쳐다보듯이, 심심하실 때 한 번씩만 쳐다봐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더니 다음날 A양에게 답장이 오더군요.
2011/06/15 A양 -> 저 너무 죄송한맘이예요. 찌질해보이거나그렇치않으니너무그렇게생각안했으면좋겠어요. 제가오히려묵묵부답으로마음을불편하게해드린것같아더죄송하고미안해요~ 연락드릴려다가도용기가나질않았어요! 저보다훨씬좋은비젼을갖고계시고 용기도있으신데 노력은제가 더 해야겠지요~! 하지만그보다더중요한건서로맘이통해야하는건데전아직준비가되지않은것같아요. 바라시는일 꼭 잘되길 바랄게요. 건강하세요~
예의 바르지만 단호한 거절 의사였죠. 바로 답문을 보냈습니다.
2011/06/15 저 -> A양 이렇게 연락드리면 안되는 걸 알고 있지만 잠이 안와서... A씨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더 기다려 보겠습니다. 어렵게 알려주신 A씨의 의사를 무시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그 만큼 많은 미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하는 소개팅이 부담스럽다는 것은 저도 예상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것보다는, 우선 만나보기라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을 했구요. 어색한 소개팅이 되지 않게 하려고 어떻게든 말을 이어나가려다보니, 다소 지나치게 솔직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네요. 첫만남에 마음이 통하는 것보다 좋은 케이스는 없겠지만, 진심을 담은 노력이면 그 이상을 이룰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아주 가끔씩 안부 문자 정도로만 연락드리겠습니다. 스팸메시지로 등록이 되도 이미 마음을 알려주신 만큼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한 답변 감사합니다. 오히려 후련하긴 하네요. 잠못이루는 밤이 되긴 하겠지만 ^^
이런 문자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저도 회사일에 치여 연락을 못했습니다. 제가 6월 내내 긴급 프로젝트로 폭풍 야근을 했기 때문에 맨날 새벽 퇴근했었거든요. 이때가 회사에서 사수가 출산휴가를 떠나면서 새로운 업무를 인수인계받으면서 단기 프로젝트에서 PL로 같이 뛰던 시절인데... 업무집중이 안되서 대충 하드카피 몇장 받고 인수인계 완료했다고 하고 3개월 후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인수인계는 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 업무내용은 전혀 모르는 상태라 3개월 동안 엄청난 삽질을 ㅠㅠ
그러다 뜬금없이 제가 또 문자 하나 보내봤습니다. 이미 상대방은 거절의사를 밝혔지만 그냥 한번 문자 보내봤습니다. (참 저도 찌질한 것 같습니다 ㅡㅡ)
2011/09/18 저 -> A양 오랜만입니다.잘지냈죠?^^한두달만에민망함을무릎쓰고또문자를보내게되네요.늦은시간이지만,그냥왠지지금이아니면다시는연락못할것같아서요.그동안조금씩생각해봤는데,우리가연인으로서의인연은없어도,좋은친구가될수는있지않을까요?나이도같고,다방면에관심도많고..제가쓸데없는욕심을버린다면좋은친구도될수있을것같습니다.물론지금시점에서그런비현실적인욕심은버렸구요.이마저도부담되고싫다면어쩔수없는부분이지만,나름친구로서는좋은인연도될수있을것이라생각합니다.답변이없다면그럴의사가없는것으로판단할테니,어떻게좋게거절을해야하는지에대한고민은안해도될것같구요.지금이런행동에대해서분명내일아침이면후회할수도있긴하지만,그냥이런말을하고싶었어요.그럼항상행복하게잘지내세요!!
기대는 안했는데, 의외로 다음 날 바로 연락을 박았습니다.
2011/06/15 A양 -> 저 우선,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많은 생각과 또 고민을 하셨던거 같아 저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자 문자 보내게되었어요~ 좋은거절을 위함이 아니라 마음에 대한 이해와 어쩌지 못하는 미안함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늘 건강하시구 바라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역시나... 앞으로 잘 되시길 바란다는 문자였지만, 요는 연락 안했음 좋겠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냥 그 동네로 한 번 확 내려가서 연락해볼까 하다가도, 문자 하나 날려도 부담스러워 하는데, 그 동네까지 내려간다고 하면 더 스토커나 찌질이 취급받을까봐 못갔습니다.
사실 윗부분에 써놓은 주고받은 문자만 봐도 거절의 의사가 너무 분명합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기가 안되네요. 저도 어지간히 집착남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로 친구들에게 고민상담하는 것도 친구들도 지겨워 합니다.
저한테나 A양이 잊지 못할 그녀이지, A양에게 저는 "그저 그런 one of them"이라는 것이지요. 빨리 정신차리라고 합니다.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까지 정신 못차리고 있냐고 구박합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잊혀지지 않네요.
그래서 2011년 마지막 날, 그 동안은 핸드폰 문자(MMS)로만 연락을 시도했으나, 마지막으로 카카오톡으로 한번 말걸어 봤습니다. 사실 지금까진 카카오톡으로 말거는건 많이 실례가 될 것 같아 문자로만 보냈었습니다.
역시나 답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지난 주 토요일 아침, 아래처럼 답장이 왔습니다.
아래의 이미지처럼 말이죠..
네, 보시다시피...
뒤늦게 반말로 온 답장은... 제게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A양이 다니는 성당에 아는 동생과 제 이름이 같을 뿐이죠. A양은 카톡으로 제가 이 메세지를 보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즉, 전 안중에도 없었다는 거죠. 반말로 처음 답변이 오는 순간, 아~ 잘못 보냈구나... 라는 생각은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왜 항상 안좋은 예감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건지 모르겠네요.
사실 톡에다가 이 재미없는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이렇게 길게 써놓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저도 알고 있지요. 사실상 저 메세지를 보고 A양에 대한 마음도 접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이제 나이도 있으니 현실을 인정하라고 하구요.
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마음 속에서 지워야겠지요. 하지만 제 마음 속에는 너무너무 아름답고 멋있던 그녀이기에, 그녀를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우연한 기회에 직접 만나게 되었던 긴 이야기를 한 번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길게 써보니... 친구들 앞에서 괴롭다며 술 한 잔 하면서 진상부리는 것보다는 조금 더 생산적인(?) 것 같기도 하네요.
혹시 모르죠. 이 글을 본 분들이 더 기다려보라고 충고를 해주신다면 미친 척 하고 좀 더 기다려 보고 싶은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 주변에서는 무조건 헛짓 그만 하라고 하겠죠. 나이가 몇살인데 지방도시에 사는 동갑 여자한테 매달리고 있냐, 현실적인 선택을 해라 등등 이런 얘기 듣는 것도 지겹습니다.
이 글에 실제 카톡 캡쳐 화면을 마지막에 붙여둔게 좀 걸리긴 하지만, 이 실제 화면은 그녀 당사자 아니면 절대 내용을 알 수 없으니 신상정보가 드러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다가도 이 카톡 이야기는 공개하지 않았거든요. A양도 인터넷 조차 잘 안하는 사람이라 이 게시물을 보지도 못할 것이구요.
아! 혹여 누군가는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까지 저장하고 그러냐며 스토커나 집착남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그냥 누군가에게는 하찮은 문자메시지일수도 있지만 제게는 정말 소중하거든요. 그래서 주고받았던 메세지들은 저장해 두고 있었어요. 하지만 뭐 곧 지워야 할 것 같아서, 여기에다 중요내용만 이렇게 백업(?)하는 것일지도... ^^
지금 보니 참 길게도 썼네요. 대충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 써놓으니 조금은 후련하기도 하구요. 과연 이 글을 끝까지 볼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장장 4시간을쓰고 있는 제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참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그녀, 이젠 접어야 겠지요.^^ (스압주의)
안녕하세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의 남자 직장인입니다.
더 이상 좋아하는 여자(A양)문제로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민망해서 톡에다가 한 번 올려봅니다.
이야기가 좀 길긴 하지만 나름 잘 추려서 써볼테니, 이 상황을 보시고 제가 어찌해야 될지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답변 써주시는 분들 복받으실꺼에요. ^^
그럼 써보겠습니다. (물론 A양과 제 신변보호를 위해 이름이나 나이 등 정확한 정보는 안썼습니다.)
작년 4월 말에, 친한 친구가 군의관 전역을 해서 축하해주기 위해 만나러 갔습니다.
친구랑 저녁을 먹고 있는데, 친구가 물어보더군요.
친구 : "야, 너 A라고 알지? 너가 옛날에 XX(친구 후배) 통해서 소개시켜달라고 한 애 있자나~ 지금이라도 한 번 소개팅해볼래? 내가 얼마전에 XX 만났는데 걔 얘기가 나왔어. 얼마 전에 서울에 있다 고향집으로 내려왔다고 하더라고. 한번 연결해볼까?"
나 : "그걸 말이라고 하냐. 바로 XX한테 전화해서 날짜 잡아줘. 내가 친구로서 마지막 부탁이다. 니 인생을 걸고 어떻게든 무조건 연결시켜줘."
이렇게 해서 친구 후배인 XX를 통해 A양의 연락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A양에 대해서는 지난 2006년 가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2006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다른 학교 다니는 친구와 둘이서 그 학교 도서관에서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를 한학기 내내 같이 했었는데, 이 때 도서관 1층에서 A양을 처음 봤습니다.
물론 A양이 앉아 있는 것만 잠깐 봤구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외모가 너무 제 이상형이여서 첫눈에 반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A양은 절 모르구요. 저도 정확하게 도서관 1층 컴퓨터실에서 3번 본 것이 전부입니다.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죠.
3번 중에 마지막에 본 것이 12월 23일이었는데, 아마 그 날이 겨울 계절학기 마지막 날이었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도서관 1층에서 작업하는데 A양이 도서관 밖으로 나가더군요. 여기서 말 한 번 못걸어보면 다시는 만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따라나가 봤습니다. 도서관 앞 내리막길을 따라 다른 학생들과 같이 A양에게 말걸 타이밍을 엿보며 조심스럽게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흰색 뉴EF소나타 한대가 A양 앞에 잠깐 멈춰서더니, A양을 태우고 내려가더군요.
그 때 당시엔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 차의 운전자가 남자친구인지 다른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직접 말걸어볼 기회가 없어 아쉬운 마음에 친구의 학교 동기들을 통해 알아보려고 했지만 왕따녀석들만 있는지 도무지 도움이 안되더군요.ㅡㅡ
그러던 와중에 친구가 싸이월드의 한 까페를 알려주더군요. 니 알아서 찾아보라고. 그 때 당시엔 대학교마다 "YY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까페나 클럽이 있었는데, 그 학교도 그런 싸이월드 클럽이 있더라구요. 그 클럽에 아마 타학교 학생으로는 제가 처음으로 가입했을 겁니다. 하지만 A양에 대해 이름도, 나이도, 전공도 모르던 상태라 A양에 대해 뭐 알아낼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클럽에서 "YY대 최고의 간지녀는?"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봤는데, 댓글에 그 학교의 좀 유명한 여학생들 이름이 몇 있었습니다. 제가 봤던 A양도 왠지 학교 안에서는 좀 유명했을 거란 확신에 그 댓글에 있던 분들 이름의 싸이를 한 번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첫 이름부터 남자 이름같은 이름이 하나 있었는데, 그 이름으로 싸이월드에서 검색해보니 제가 찾던 A양이 바로 나오더군요. 참 신기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런 뒷조사 쪽에 소질이 있나 봅니다. 저보다 나이가 한참 어릴 줄 알았는데 동갑이더군요. 하지만 싸이월드도 방명록 외에 오픈된 것이 없어서 알아낼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하루는 A양의 방명록을 무심코 계속 뒤로 넘기고 있는데, 제가 아는 이름이 나오더군요.
바로 맨 윗부분 대화에서 언급했던 XX입니다.
제 친한 친구와 가장 친한 학교 후배였죠. 사실 저는 그 XX와 만나 본 적은 없지만, 친구를 통해 이름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력이 좀 특이한 친구고, 이름(XX)도 평범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이름(XX)이 A양의 방명록에 있다?? 눌러 봤습니다. 역시나~ 제가 아는 그 XX가 맞았습니다. 일촌평에 제 친구 이름도 있었구요. 신기했습니다.
바로 친구한테 전화해서 XX를 통해 A양에 대해 소개해 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XX 측에서 연결을 안해주더군요. XX와 A양은 굉장히 친한 누나동생 사이인데, A양이 싫다고 한것인지, XX녀석이 그냥 자기 선에서 짤라버린 것인지 일단 연결이 안됐습니다. 당시 제 친구나 XX 모두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라 자기네들 공부하기에 바빴을 겁니다.
어쨋던 이리해서 저는 A양과 연결이 안됐습니다. 저도 그때 취업을 준비해야 했던 중요한 시기라 사실 공부와 회사 입사 준비로 바빠서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물론 A양의 싸이는 가끔 들어가 봤지만, 오픈된 것이 거의 없어서 의미는 없었죠. 저도 회사 생활로 바빴고, A양과의 연결을 시켜줄 수 있던 그 친구도 당시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이라 A양과 연결될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군의관 친구가 전역을 했고, 맨 윗부분의 대화처럼 극적으로!! 5년 만에 A양의 연락처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많이 놀랐고 어이없었습니다. 그렇게 만나보려고 노력했을 때는 기회조차 없더니, 이거 뭐 순식간에 기회가 오니 당황스럽더군요. 그래도 제 마음 속에 항상 이상형으로 두고 있던 그녀이기에 문자로 연락을 했습니다. 답장이 바로바로 오지는 않았지만, 만날 날짜를 정하기 위해 몇번 문자는 주고 받았습니다. 알고보니 A양은 경복궁 근처에서 일하고 있었고, 저희 회사 근처 쪽으로도 종종 회식하러 왔었다고 하더군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근데 그 때 5월이 시작되면서 온갖 지인들의 결혼식과 집안행사 때문에 저나 A양이나 모두 주말에는 시간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5월이 다 지나가버렸고, 이대로는 A양을 만날 날짜도 못잡을 것 같아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제가 하루 연차를 내고, A양이 사는 지방도시로 내려가서 A양이 가능한 시간대에 만나자고 한 것입니다. 물론 A양에게는 그 날 그 동네에서 외부 미팅이 있다고 살짝 거짓말을 했습니다. A양도 그 날은 시간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6월 2일 그 동네 G백화점 근처에서 6시쯤 만나기로 했습니다.
정작 만날 날짜를 잡으니 많은 걱정이 되더군요. 이미 여름은 시작되서 더워 죽겠는데, 옷차림도 걱정이 되더라구요. 이미 저희 회사에서는 반팔셔츠만 입고 다니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친한 회사 선배(여자)에게 소개팅 복장에 대해 물어보니!! 무조건!! 무조건!! 아무리 더워도!! 긴팔셔츠에!! 블레이저 하나는 걸치고 가라고 하더라구요. 답답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더위를 많이 타서 여름에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선배의 말에 따르면 무조건 소개팅에 나가는 남자는 셔츠에 블레이져(마이자켓)는 입어줘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입기로 했습니다.
그 더웠던 6월 2일, 다들 반팔을 입고 다니던 그 시기에 긴팔 셔츠에 블레이저를 입고 그 동네로 KTX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역시나 오지게 더운 날이었습니다. 너무 더워서 블레이져는 벗고 셔츠를 접고. 약속장소를 향해 택시를 탔습니다. 예약해둔 레스토랑에 미리 도착을 했습니다.
헐~ 근데 네이버 블로그에 맛집이라고 나온 집 치고는 좀 허름했습니다. 아... 아... 걱정되더군요. 한숨만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블로그에 있는 맛집정보는 그대로 믿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다시 장소를 변경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A양에게 여기로 천천히 오라고 하고 기다렸습니다. 6시에 만나기로 해서 그런지 손님도 없었습니다. 웨이터분에게 한 여자분이 들어오셔서 누군가를 찾거든 제가 있는 안쪽 방으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한 후, 방안에서 기다렸습니다.
6시 조금 넘어서 A양이 들어 왔습니다. 처음 봤던 2006년이랑 똑같더군요. 늦어서 미안하다며 웃은 얼굴로 들어오는데, 그냥 마냥 행복했습니다. 아 이래서 원판불변의 법칙은 성립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몇마디 인사를 나눈 후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조그만 피자 하나와 파스타를 하나 시켰습니다. 그날 저는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음식이 입에 들어가지 않더라구요. 억지로 피자 두쪽은 먹었는데, 더이상은 무리였습니다. 여자분도 뻘쭘한지 적당히 드시다 말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대화 분위기는 괜찮았습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ㅡㅡ 그 분이 유아교육과 비슷한 전공을 하셨기 때문에, 미리 공부를 좀 해갔습니다. 전 금융/IT 분야에서 서비스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 일반적인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거리에 약한 편입니다. 개그프로나 드라마, 연예인 이야기에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사실 일상적인 대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A양이 관심많아 할 것 같은 분야에 대해 미리 공부 좀 했습니다.
그 덕에 일부러 A양에게 회사 업무로 애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고려중이니 물어본다고 하면서, A양이 대답 가능한 질문들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사실 30대 미혼 남자가 애기들용 수입 유모차 브랜드와 용품들 가격대, 애기들의 체험교육 프로그램, 애기들의 핸드폰 보유 여부, 핸드폰, 결혼하고 나서 유부남의 어려움 등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회사 유부남 선배들이 평상시 하소연하던 것들을 잘 들어두길 잘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도 동갑이고, A양 역시 소개팅 주선자에게 들은 것(매우 내성적, 신중한 성격)과 달리 활발한 편에다가 상식의 폭이 넓은 편이라 그나마 조금 덜 어색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제 생각입니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스무디킹이었나? 거기서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KTX 시간이 다 되어 헤어졌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이때 그냥 KTX 시간을 고려하지 말고 계속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겠지만요.
집에 오는 KTX 열차 안에서 만나서 반가웠다는 문자를 보냈고, 비슷한 답장 문자를 받았습니다. 나름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한 두개 정도의 안부를 묻는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이틀이 지나면서 연락이 안되더군요. 아... 잘 안됐구나... 라는 확신이 생기더군요.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시도해도 안받고, 답장도 없더라구요.
아쉽긴 하지만, 쉽게 포기할 수 없어서 조금 길게 제 생각을 문자로 써서 보냈습니다.
2011/06/10 저 -> A양
음..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좀더 만나고 싶습니다. 전화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부득이하게 문자로 연락드리네요. 지난 주 목요일 집에 올라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A씨의 첫인상이나 성격도 매력적이었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내가 정말 열심히 살아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 동안의 나태함과 건방짐에 대한 반성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네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네요. 부담드리고 싶지 않으니 충분히 생각해 보시고 천천히 답변주세요. 금요일 업무 마무리 잘 하시구요.^^
2011/06/14 저 -> A양 <A양이 카톡에 꽃사진 올려놓고 남자친구라고 써놓은것을 보고>
음..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저도 이런 제가 찌질해 보이고 싫은데,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요. 하지만 A씨를 부담스럽게 할 생각 또한 전혀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그러면 안되는거잖아요. 연결해 준 친구에게 민폐이기도 하구요. 앞으로 무례하게 연락을 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조금은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상대가 될 때까지 조금은 멀리서 노력하며 기다려 보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도 여전히 마음이 바뀌시지 않는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포기하겠습니다. 가끔 길거리에 있는 꽃 쳐다보듯이, 심심하실 때 한 번씩만 쳐다봐 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더니 다음날 A양에게 답장이 오더군요.
2011/06/15 A양 -> 저
너무 죄송한맘이예요.
찌질해보이거나그렇치않으니너무그렇게생각안했으면좋겠어요. 제가오히려묵묵부답으로마음을불편하게해드린것같아더죄송하고미안해요~ 연락드릴려다가도용기가나질않았어요!
저보다훨씬좋은비젼을갖고계시고 용기도있으신데 노력은제가 더 해야겠지요~!
하지만그보다더중요한건서로맘이통해야하는건데전아직준비가되지않은것같아요.
바라시는일 꼭 잘되길 바랄게요. 건강하세요~
예의 바르지만 단호한 거절 의사였죠. 바로 답문을 보냈습니다.
2011/06/15 저 -> A양
이렇게 연락드리면 안되는 걸 알고 있지만 잠이 안와서... A씨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더 기다려 보겠습니다. 어렵게 알려주신 A씨의 의사를 무시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그 만큼 많은 미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하는 소개팅이 부담스럽다는 것은 저도 예상했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것보다는, 우선 만나보기라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을 했구요. 어색한 소개팅이 되지 않게 하려고 어떻게든 말을 이어나가려다보니, 다소 지나치게 솔직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네요. 첫만남에 마음이 통하는 것보다 좋은 케이스는 없겠지만, 진심을 담은 노력이면 그 이상을 이룰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아주 가끔씩 안부 문자 정도로만 연락드리겠습니다. 스팸메시지로 등록이 되도 이미 마음을 알려주신 만큼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솔직한 답변 감사합니다. 오히려 후련하긴 하네요. 잠못이루는 밤이 되긴 하겠지만 ^^
이런 문자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저도 회사일에 치여 연락을 못했습니다. 제가 6월 내내 긴급 프로젝트로 폭풍 야근을 했기 때문에 맨날 새벽 퇴근했었거든요. 이때가 회사에서 사수가 출산휴가를 떠나면서 새로운 업무를 인수인계받으면서 단기 프로젝트에서 PL로 같이 뛰던 시절인데... 업무집중이 안되서 대충 하드카피 몇장 받고 인수인계 완료했다고 하고 3개월 후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인수인계는 받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 업무내용은 전혀 모르는 상태라 3개월 동안 엄청난 삽질을 ㅠㅠ
그러다 뜬금없이 제가 또 문자 하나 보내봤습니다. 이미 상대방은 거절의사를 밝혔지만 그냥 한번 문자 보내봤습니다. (참 저도 찌질한 것 같습니다 ㅡㅡ)
2011/09/18 저 -> A양
오랜만입니다.잘지냈죠?^^한두달만에민망함을무릎쓰고또문자를보내게되네요.늦은시간이지만,그냥왠지지금이아니면다시는연락못할것같아서요.그동안조금씩생각해봤는데,우리가연인으로서의인연은없어도,좋은친구가될수는있지않을까요?나이도같고,다방면에관심도많고..제가쓸데없는욕심을버린다면좋은친구도될수있을것같습니다.물론지금시점에서그런비현실적인욕심은버렸구요.이마저도부담되고싫다면어쩔수없는부분이지만,나름친구로서는좋은인연도될수있을것이라생각합니다.답변이없다면그럴의사가없는것으로판단할테니,어떻게좋게거절을해야하는지에대한고민은안해도될것같구요.지금이런행동에대해서분명내일아침이면후회할수도있긴하지만,그냥이런말을하고싶었어요.그럼항상행복하게잘지내세요!!
기대는 안했는데, 의외로 다음 날 바로 연락을 박았습니다.
2011/06/15 A양 -> 저
우선,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많은 생각과 또 고민을 하셨던거 같아 저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자 문자 보내게되었어요~
좋은거절을 위함이 아니라 마음에 대한 이해와 어쩌지 못하는 미안함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늘 건강하시구 바라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역시나... 앞으로 잘 되시길 바란다는 문자였지만, 요는 연락 안했음 좋겠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냥 그 동네로 한 번 확 내려가서 연락해볼까 하다가도, 문자 하나 날려도 부담스러워 하는데, 그 동네까지 내려간다고 하면 더 스토커나 찌질이 취급받을까봐 못갔습니다.
사실 윗부분에 써놓은 주고받은 문자만 봐도 거절의 의사가 너무 분명합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기가 안되네요. 저도 어지간히 집착남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로 친구들에게 고민상담하는 것도 친구들도 지겨워 합니다.
저한테나 A양이 잊지 못할 그녀이지, A양에게 저는 "그저 그런 one of them"이라는 것이지요. 빨리 정신차리라고 합니다.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까지 정신 못차리고 있냐고 구박합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잊혀지지 않네요.
그래서 2011년 마지막 날, 그 동안은 핸드폰 문자(MMS)로만 연락을 시도했으나, 마지막으로 카카오톡으로 한번 말걸어 봤습니다. 사실 지금까진 카카오톡으로 말거는건 많이 실례가 될 것 같아 문자로만 보냈었습니다.
역시나 답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지난 주 토요일 아침, 아래처럼 답장이 왔습니다.
아래의 이미지처럼 말이죠..
네, 보시다시피...
뒤늦게 반말로 온 답장은... 제게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A양이 다니는 성당에 아는 동생과 제 이름이 같을 뿐이죠. A양은 카톡으로 제가 이 메세지를 보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즉, 전 안중에도 없었다는 거죠. 반말로 처음 답변이 오는 순간, 아~ 잘못 보냈구나... 라는 생각은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습니다. 왜 항상 안좋은 예감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건지 모르겠네요.
사실 톡에다가 이 재미없는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이렇게 길게 써놓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저도 알고 있지요. 사실상 저 메세지를 보고 A양에 대한 마음도 접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이제 나이도 있으니 현실을 인정하라고 하구요.
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마음 속에서 지워야겠지요. 하지만 제 마음 속에는 너무너무 아름답고 멋있던 그녀이기에, 그녀를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우연한 기회에 직접 만나게 되었던 긴 이야기를 한 번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길게 써보니... 친구들 앞에서 괴롭다며 술 한 잔 하면서 진상부리는 것보다는 조금 더 생산적인(?) 것 같기도 하네요.
혹시 모르죠. 이 글을 본 분들이 더 기다려보라고 충고를 해주신다면 미친 척 하고 좀 더 기다려 보고 싶은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 주변에서는 무조건 헛짓 그만 하라고 하겠죠. 나이가 몇살인데 지방도시에 사는 동갑 여자한테 매달리고 있냐, 현실적인 선택을 해라 등등 이런 얘기 듣는 것도 지겹습니다.
이 글에 실제 카톡 캡쳐 화면을 마지막에 붙여둔게 좀 걸리긴 하지만, 이 실제 화면은 그녀 당사자 아니면 절대 내용을 알 수 없으니 신상정보가 드러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다가도 이 카톡 이야기는 공개하지 않았거든요. A양도 인터넷 조차 잘 안하는 사람이라 이 게시물을 보지도 못할 것이구요.
아! 혹여 누군가는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까지 저장하고 그러냐며 스토커나 집착남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그냥 누군가에게는 하찮은 문자메시지일수도 있지만 제게는 정말 소중하거든요. 그래서 주고받았던 메세지들은 저장해 두고 있었어요. 하지만 뭐 곧 지워야 할 것 같아서, 여기에다 중요내용만 이렇게 백업(?)하는 것일지도... ^^
지금 보니 참 길게도 썼네요. 대충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 써놓으니 조금은 후련하기도 하구요. 과연 이 글을 끝까지 볼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 장장 4시간을쓰고 있는 제 자신이 신기하기도 하고 참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누가 이 글을 보실지 모르지만,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