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사라져면 우리 집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얌얌얌 2012.01.11
조회2,450
제가 이 곳에 글을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였습니다. 정말 그동안 판에서 글들을 읽으며기구한 사연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답답하고 또 답이 안 보여서공감 혹은 조언, 그리고 질책을 받고자 글을 남깁니다. 좀 길 수도 있습니다. 시작합니다.

제목이 자극적이긴 하나 저의 마음이 이렇습니다.
우선 어머니에 대해 말씀드리면, 억압적이고 다소 폭력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라신 것 같습니다.

외할아버지의 경우가 특히 그랬고 외할머니는 당하는 입장, 눈물 많고 답답하지만 이 분 역시어머니께 제대로 된 사랑을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첫째 딸이었던 어머니는 희생을 많이 하셨고본인을 위한 삶을 못사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외할아버지/외할머니와는 거의 연을 끊은 사이이며 (13년 전 외할머니와 다툼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쌓인 게 폭팔하고 언성이 높아지면서..... 또 여러 문제가 꼬였습니다)아래 5명의 동생들 중에서 2명하고만 연락을 합니다. 다른 동생들과는 거의 연락도 없고 왕래가 없으며솔직히 어머니를 불편해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또 복잡한 이야기가 있으니 넘어가겠습니다.

아버지와는 중매로 결혼을 했는데, 공무원이신 아버지 홀로 벌으셨고 친가/외가 도움이 거의 없었습니다.친할아버지의 경우 정을 잘 표현 안 하시고, 술을 드시면 주사가 있으셨으며 할머니의 경우 조금 답답하지만 성격은 순하신 그런 분이라 생각합니다.

무튼 결혼 이후의 이야기를 하자면 어머니가 참 한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생각해도 고생도 많이하셨고 저희를 위해 헌신도 하셨습니다. 이사를 열 몇 번이나 했으니 정말 힘들고 열심히 사셨죠.그리고 어머는 할아버지/할머니를 별로 좋아하고 친가쪽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어릴떄부터 제가 항상, 특히 명절을 전후해서 듣는 어머니의 한탄.....너무나 싫었습니다. 이제 그 레파토리까지 다 외울 정도...

솔직히 이 부분이 크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친가에서 도움을 못 받은 만큼 외가 역시 마찬가지인데왜 그 화살이 아빠에게 돌아가야 하는 지. (물론 친할아버지가 많이 짜증나게 하시고 제사가 엄청 많은데도 아버지가 외아들이라 힘드신 것도 사실입니다) 또 아빠 역시 너무나 열심히 사셨는데 왜 그건 몰라주시고 본인이 힘든 것만 강조하시는 지....이 것 역시 제가 철이 덜 들어서 그런 거겠죠.

우선 해준 것이 없기에 여기서 가장 한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왜 인지는 모르나 고모들과도 사이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서로 만나도 이야기도 하지 않는 사이도 있었구요. 어머니가 고모들과도 싸우는 모습 종종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어렸을 적엔 괜히 친가 쪽에 밉고 정이 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말투는 너무나도 공격적이고 들을 수록 짜증이 납니다. 외할아버지와 비슷합니다. 성격도 다혈질이십니다. 수가 틀리면 음식도 버려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저와 누나를 사랑해주셨습니다. 아니 사랑이라기 보다는 희생과 헌신으로 왜곡되었다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 기억은, 음....칭찬을 많이 받아 본 기억이 없고, 어머님께 들은 따스한 이야기도 생각이 안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다리를 다치면, 보통 걱정을 하거나 괜찮냐며 물어보는 데 어머니는 화를 내시며 흥분을 하셨습니다. 제가 고민이 있어 넌지시 말해도 대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대화하시는 스킬이 많이 부족하시고 이런 말을 하기 조심스럽지만 교양이 많이 없으십니다.

어떤 말을 해도 그 주제 혹은 중점을 이해 못하시고, 항상 말이 샛길로 빠집니다. 마치 엄마 달이 이쁘다며달을 가르키면, 엄마는 항상 가르키는 니 손이 너무 더럽다는 식의 말투였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엄마가 나이가 드시고 그 나이대에 많이 오시는 우울증까지 겹치시면서 (우울증은 제 추측이나 맞는 것 같습니다) 너무 심해졌습니다

아버지에게 막말을 하시고, 정말 좋고 자상한 말투로 대화를 하는 게 손에 꼽습니다. 본인이 기분이 나쁘면 가장 먼저 아버지에게 화살이 날라갑니다. 제가 어릴떄부터 그랬습니다. 친가에서 해준게 아무 것도 없고 본인이 희생한 것에 대한 한이 컸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점점 그 정도가 너무나 심해졌습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이 당시 제가 한국에 없어서 자세한 정황은 모르나, 엄마가 이 전에는 할머니를 그렇게 혐오하지는 않았습니다. 살갑게 대하지는 않았으나 먼저 김치도 담가 드리기도 하고 툴툴대면서 맛있는 것도 해드리고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부정적인 말들도 많이 하셨죠. 너희 할머니는 답답하다, 멍청하다, 아들을 못 믿는다 (돈을 빌려다랄고 예전에 했었거든요) 등등...
무튼 저는 얼마 전 한국으로 돌아왔고 집에 왔는 데 집이 사람사는 꼴이 아닙니다.

우선 엄마가 절약에 대한 강박증이 생겼습니다. 저 지금 엄청나게 추운데 저희 집 보일러도 못킵니다.엄마가 큰 평수로 이사갔으니 무조건 절약해야 한다고요. 물론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너무나 심해졌습니다. 솔직히 겨울 아침에 오랫동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싶기도 하고 특히 여자의 경우 샤워에 오래 걸립니다. 누나가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문을 탕 열면서 큰 소리로 화를 내시더라구요.물론 잔소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제 생각에 화를 낼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것은 하나의 일예이구요 집에 대다수의 전기 스위치는 엄마가 테이프로 밀봉해 놓은 상황입니다. 이전 30평대 집에서는 이 정도로 아끼지는 않았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솔직히 거실 불 켜놓고 .식당 불 켜놓는 경우도 많잖아요, 이 전에는 그랬습니다. 근데 현재는 이런 거 하나에도 예민한 반으을 보이십니다.

문제는 할머니입니다. 어머니가 할머니 눈치를 주십니다. 그 것도 노골적으로. 할머니를 모시면서 어머니의 피해의식도 더욱 커졌습니다. 어머니가 수고가 많다는 건 인정하지만 83세가 되신 할머니가 스스로 빨래나 설겆이를 안 한다고 (이전에는 혼자 하셨습니다) 흥분하시며 흉을 보시는 게 솔직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있다고 집안일의 총체적 양이 확 늘어난 것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 부분도 이해를 합니다. 제가 집안일을 잘 안도와드리는 것도 반성을 했고 그래서 노력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밥을 먹을떄도 눈치를 주시고 할머니 전용 컵을 주시면서 이 컵으로만 물을 드시라고 하시는 등....그리고 할머니가 밥을 먹지 않겠다..라고 할 떄 소리를 치시면서 '아니 주는 밥 제대로 먹는 적이 없다' 는 식으로 말을 하십니다. 할머니의 저 발언이 노인분들 특유의 겸양인지 실제 배가 부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제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원래 할머니는 아파트 내 노인정에 별로 가고 싶지 않았으나, 이제는 눈치를 주셔서 거의 한 나절을 그 곳에 있고 점심도 거기서 드시고 옵니다. 집에 오시면 거의 본인의 방에 계시구요. 원래 할머니에게 크게 애뜻하지 않는 저였는 데 뭔가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괜히 저까지 눈치를 보게 되고 집안에는 대화나 화목함이란 찾아 볼 수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끔씩 할머니에게 대화를 걸고 애교를 부리면 (원래 잘 부리는 성격이 아닌데 어머니께서 너무 눈치를 주시고, 또 할머니가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보여서) 엄마는 그떄부터 화가 나십니다. 너는 엄마를 항상 가르치려 하고 따듯하게 대한 적이 없으면서, 할머니한테만 그러냐고. 조금만 할머니를 두둔하면 그 세 배 내 배로 흥분을 하십니다. 정말 할머니에게 살 갑게 대했다고 이렇게 욕을 먹는 건 창피해서 친구들에게도 말을 못하겠습니다.

물론 제 잘못도 큽니다. 우선 많이 게을르고 한국에 온지 2틀밖에 안되었지만 집안일도 많이 안도와드렸습니다. 근데 이 건 뭔가 잘 못된 것 같습니다. 아침에 식사를 하는 데서, 할머니가 있는 데서 언성을 높이시고 정말 마음 놓고 말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아버지가 어머니 눈치를 많이 보십니다.  아버지 행동 하나 하나에 딴지를 거시고 아버지께 앞으로 악처를 만난 줄 알라고 말을 하시기도 했습니다....저희 아버지 전립선암으로 수술까지 받으시고 중앙정부 고위 공무원이셔서 업무도 상당하신데도............어떤 배려가 없습니다. 작년에 암 걸리시고 나서 저는 어머니 태도가 달라지기를 내심 바랐습니다.
무튼 가장 충격인 건 아버지가 어머니 눈치를 보시며, 밤에 KBS 드라마 브레인을 집에 40인치 이상의lcd tv를 놔둔체 거실에서...불을 끄면서 DMB로 보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저 죽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진짜 이런 집에 살아야 하나, 차라리 엄마와 아빠가 이혼 하는 게 어떤가 싶습니다. 슬펐습니다.
아버지의 경우 역시 고생을 많이 하시고 부모님으로 부터 지원은 없었으나 저희 말씀을 잘 귀기울여주십니다. 이 전부터 어머니의 욕설아닌 언어 폭력이 심했으나 저항 한 마디 없고 허허 웃어 넘기셨던 아버지입니다. 물론 아버지가 센스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수고했다, 사랑한다는 말씀 잘 안하십니다. 이 점이 어머니는 서운하실 수 있고 종종 정이 없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지금 밤도 깊고 생각도 많아 주제 없이 주절이 주절이 글을 적습니다. 정말 집이 가난하거나 저에게 있는문제라면 제 의지로 열심히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의지가 있는 데. 바뀔 가능성이 없습니다.어머니에게 같이 무언가를 해보자, 가족 상담을 받아보자 해도 거절하십니다. 어머니는 변화를 싫어하시는 성격이십니다. 

가족 친밀도를 따지면 아버지와 누나 그리고 저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일방적인 언어폭력을 행사하십니다. (하지만 주부로써의 일은 너무나 잘 충실하게 행동하십니다) 어머니는 이제 누나에게 잔소리를 자주 하시는 데 주로 결혼과 관련 된 것들이며 언어 폭력이 누나에게 까지 전습된 모습을 보입니다. 왜냐하면 누나도 엄마의 욱하는 성격을 닮아서 둘이서 주로 부딪히기도 합니다. (요즘은 누나가 성질을 죽이고 있습니다) 시시떄떄로 누나 시집 안 가냐고 윽박을 지르고, 니가 부끄럽다는 식으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저를 가장 좋아하시고 신뢰하십니다. 아까 다툼이 있었는데 엄마가 잘못했다고 눈물만 흐른다고 문자도 보내주셨습니다. 답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저도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저는 성격을 아빠를 닮아 허허허 웃어 넘기지만 엄마가 아빠한테 언어 폭력을 할 때 끼어들어 아빠를 변호를 많이 했습니다. 이제는 할머니 변호를 하구있구요.
저는 어머니만이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족 상담이 필요하다고도 믿고있구요. 하지만........어머니가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으시는 이 상황에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얽히고 섥힌 실타리르 풀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엄마가 사라졌으면 어떨까? 하는 폐륜적인 생각도 해봅니다.차라리 아빠, 엄마 두 분이 이혼하셨으면 합니다. (두 분다 저희 결혼떄문에 많이 참는다 하십니다)근데 만약 이혼을 하게 된다면 저는 엄마가 자살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 데 횡설수설 하네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아 뺴먹은 애기는 누나의 경우 욕심도 많고 여자다보니까 부모님이 많은 신경을 쓰셨고저 같은 경우 별로 신경을 쓰게 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잇어도 묵묵히 속으로 삭히는 성격입니다.누나랑 저 둘 다 서울의 유명 명문대에 들어갔고 열심히는 아니었어도 대외적으로 남 부끄럽지 않을정도로 살아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머니도 피해자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사랑과 애정을 못 받았기에 이를 줄 방법을 모르신 것도 알고있습니다. 어머님 본인도 아십니다. 하지만 변화하려고 노력하시지 않습니다. 엄마가 밉지 않습니다. 엄마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또 저에게 너무나 헌신적이십니다. 하지만 너무 지쳐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해의식이 점차 심해지는 엄마,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