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다. 그리고 이제 첫발을 내딛는 동화 작가이기도 해.
그동안 따돌림을 견뎌내느라고 얼마나 아팠을까. 나도 어렸을 때 따돌림을 당해 본 적이 있어서 조금은 알아. 말도 못 하게 아프더라. 정말 더럽게 아프더라. 그런데 진짜 참기 어려운 것은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거였어.
어른들은 피해자인 나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친구한테 맞았는데 선생님이 그러더라. 맞을 만했다고. 때린 친구는 장난이었다고 그랬어.
그때부터 나는 장난도 못 받아들이는 속 좁은 아이가 되고 말았어. 어른들은 잘난 척하는 아이는 맞아도 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누구나 다 한 번쯤은 겪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다고, 사내자식이 뭘 그까짓 것 가지고 따지느냐고.
그럴수록 나는 빈방에서 웅크리고 있었지. 소라 껍데기에 들어 있는 것처럼 최대한 몸을 구부리고 있었어. 너무 아파서 굽은 등과 허리를 도저히 펼 수가 없었어. 아무리 울어도 몸이 펴지질 않았어. 내 탓이래, 내 탓이래. 계속 그러고만 있었어.
그렇게 혼자 앓으면서 시간을 보냈어. 그 상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았어. 시간이 흘러도 잊어지지 않더라. 아직도 그때의 나는 빈방에서 울고 있거든.
어쨌거나 나도 어른이 되고 말았어. 선생님이 되고 나서 왕따 문제를 다루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그러는 거야. 대체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나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
왕따를 당하는 이유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잘난 체를 하거나 고자질을 잘하는 학생이 왕따를 많이 당한대. 또, 놀리기 쉬운 어리숙한 학생이 왕따를 많이 당한다고도 해. 심지어 뚱뚱해서, 못생겨서, 냄새나서, 더러워서, 멍청해서 왕따를 당하기도 한대.
세미나에 참석한 어른들은 그러한 학생들이 집단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눈치였어. 도대체 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었어. 화가 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말았지. 실제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절반 이상이 왕따 당하는 학생에게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어.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변하지 않으면 어떤 피해 학생도 털어놓을 수 없을 거야. 나처럼, 너처럼 말이야.
나는 다짐을 했어.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말자, 그런 선생님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
몇 년 전,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에 한 학생이 알 수 없는 단어를 대면서 '○○○, 사라졌으면 좋겠어'라고 했어. 그 발표를 듣고 반 전체가 깔깔대며 웃더라고. 나는 그 뜻을 알 수는 없었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지.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은 어떤 학생의 이름을 거꾸로 해서 만든 별명이었어.
그래서 나는 피해 학생을 불러다가 상담을 시도했어. 피해 학생은 말투가 조금 어눌했어. 그래서 친구들이 따돌렸나봐. 키도 아주 작아서 학생들이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았어.
그 학생 역시 절대로 털어놓지 않더라. 마음의 문이 완전히 닫혀 있더라고. 괜찮다고, 괜찮으니 꺼내 놓으라고, 나를 믿으라고 했더니 이런 말을 남기고 상담실에서 나가 버렸어.
"선생님, 제가 학교를 다니는 십몇년 동안 선생님들이 도움이 된 적이 있는 줄 알아요? 천만에요. 선생님도 똑같아요!"
그 아이가 놓고 간 눈물을 보면서 나는 그 자리에 얼어버리고 말았어. 그리고 나도 울었어. 예전의 나를 떠올리면서, 그토록 원망했던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내가 미워서….
며칠 전에 내가 담임을 했던 졸업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놀라지 마. 왕따를 당하던 그 친구는 아니니까.
미안해. 너희를 그렇게 만들어서. 그렇게 아프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그런데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되겠니? 속는 셈 치고 우리에게 한 번만 말해 주면 안 되겠니? 부탁할게. 제발.
(펌, 스압有) 어느 교사의 편지
친구야, 미안해. 많이 아팠지? 정말 미안해.
나는 고등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다. 그리고 이제 첫발을 내딛는 동화 작가이기도 해.
그동안 따돌림을 견뎌내느라고 얼마나 아팠을까. 나도 어렸을 때 따돌림을 당해 본 적이 있어서 조금은 알아. 말도 못 하게 아프더라. 정말 더럽게 아프더라. 그런데 진짜 참기 어려운 것은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거였어.
어른들은 피해자인 나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친구한테 맞았는데 선생님이 그러더라. 맞을 만했다고. 때린 친구는 장난이었다고 그랬어.
그때부터 나는 장난도 못 받아들이는 속 좁은 아이가 되고 말았어. 어른들은 잘난 척하는 아이는 맞아도 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누구나 다 한 번쯤은 겪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다고, 사내자식이 뭘 그까짓 것 가지고 따지느냐고.
그럴수록 나는 빈방에서 웅크리고 있었지. 소라 껍데기에 들어 있는 것처럼 최대한 몸을 구부리고 있었어. 너무 아파서 굽은 등과 허리를 도저히 펼 수가 없었어. 아무리 울어도 몸이 펴지질 않았어. 내 탓이래, 내 탓이래. 계속 그러고만 있었어.
그렇게 혼자 앓으면서 시간을 보냈어. 그 상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았어. 시간이 흘러도 잊어지지 않더라. 아직도 그때의 나는 빈방에서 울고 있거든.
어쨌거나 나도 어른이 되고 말았어. 선생님이 되고 나서 왕따 문제를 다루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그러는 거야. 대체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나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
왕따를 당하는 이유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잘난 체를 하거나 고자질을 잘하는 학생이 왕따를 많이 당한대. 또, 놀리기 쉬운 어리숙한 학생이 왕따를 많이 당한다고도 해. 심지어 뚱뚱해서, 못생겨서, 냄새나서, 더러워서, 멍청해서 왕따를 당하기도 한대.
세미나에 참석한 어른들은 그러한 학생들이 집단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눈치였어. 도대체 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었어. 화가 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말았지. 실제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절반 이상이 왕따 당하는 학생에게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어.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변하지 않으면 어떤 피해 학생도 털어놓을 수 없을 거야. 나처럼, 너처럼 말이야.
나는 다짐을 했어.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말자, 그런 선생님이 되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어.
몇 년 전,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에 한 학생이 알 수 없는 단어를 대면서 '○○○, 사라졌으면 좋겠어'라고 했어. 그 발표를 듣고 반 전체가 깔깔대며 웃더라고. 나는 그 뜻을 알 수는 없었지만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지.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은 어떤 학생의 이름을 거꾸로 해서 만든 별명이었어.
그래서 나는 피해 학생을 불러다가 상담을 시도했어. 피해 학생은 말투가 조금 어눌했어. 그래서 친구들이 따돌렸나봐. 키도 아주 작아서 학생들이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았어.
그 학생 역시 절대로 털어놓지 않더라. 마음의 문이 완전히 닫혀 있더라고. 괜찮다고, 괜찮으니 꺼내 놓으라고, 나를 믿으라고 했더니 이런 말을 남기고 상담실에서 나가 버렸어.
"선생님, 제가 학교를 다니는 십몇년 동안 선생님들이 도움이 된 적이 있는 줄 알아요? 천만에요. 선생님도 똑같아요!"
그 아이가 놓고 간 눈물을 보면서 나는 그 자리에 얼어버리고 말았어. 그리고 나도 울었어. 예전의 나를 떠올리면서, 그토록 원망했던 그런 어른이 되어버린 내가 미워서….
며칠 전에 내가 담임을 했던 졸업생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놀라지 마. 왕따를 당하던 그 친구는 아니니까.
미안해. 너희를 그렇게 만들어서. 그렇게 아프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해. 그런데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되겠니? 속는 셈 치고 우리에게 한 번만 말해 주면 안 되겠니? 부탁할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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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뉴스사이트에 개제된 현직 교사분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쓴 편지입니다.
저도 친구들의 외면의 고통을 아는 한 사람입니다.
어제,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학교 폭력 문제를 주제로 한 토론 프로그램이 나오더군요.
교사들이 관심을 안 가져줘서, 부모가 관심을 안 가져줘서라 책임을 성토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거의 6개월 이상을 방과 후에 매일같이 화장실에 불려 갔지만
제가 그것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선생님도 부모님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제가 지금 회고하건데 선생님과 부모님께 알리지 않은 이유 중 하나에는
친구들이 더 괴롭힐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을 거라는
이유 모를 자만심도 한 몫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린애의 판단이었으니까요.
아이들은 아직 판단력이 미숙한 데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것부터 배우기 때문에
후환의 두려움으로 인하여 어른에게 진실을 알리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아이들에게
너희가 원하고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기다리고 있단 걸 알려줘야 합니다.
(사실, 본인이 기를 쓰고 숨기면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숨길 수 있는 게 사람이니까요.)
매일 결론이 나지 않는 남녀 간의 탁상공론에만 매달리기보단
우리 주변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주고
한 치라도 더 성숙한 사람으로써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지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인터넷 뉴스를 읽다 말고 이 편지를 가져와 봤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