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본격 댓글소설> 방탈출2

방학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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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통로는 어느 때보다 길고 복잡했다. 제법 적응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고 지치는 건 매번 같았다. 게다가 이동하는 중간에 아래쪽으로 비탈진 길을 지났기 때문에 만약 막다른 곳에 부딪히면 뒤로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수정을 생각해서 내색은 하지 않았다. 희망은 얄밉게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쯤 꼬리를 슬쩍 드러냈다.
“빛이 보여요.”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뒤에서 수정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답할 기운도 없어요. 얼른 가요.”
마지막 남을 힘을 끌어 모아 필사적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구멍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나는 방안에 있는 공기를 다 먹어치우기라도 할 것처럼 격하게 숨을 몰아쉬며 통로를 비집고 나왔다. 줄곧 어둠속에 있었던 터라 밝은 빛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나는 눈을 감은 채로 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수정을 끌어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손으로 차양을 만들고 주변을 살폈다. 방의 구조는 이전과 같았다. 콘크리트로 된 입방체 구조에 스프 투입구와 수도꼭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 밖에 많은 부분이 달랐다. 이전보다 방의 크기가 두 배는 넓었고, 구멍도 우리가 들어온 것까지 포함해 세 개나 되었다. 그리고 정면에는 커다란 철문이 보였다.
무엇보다 극적인 변화는 이 방에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었다. 무려 네 명이었다. 남자 셋에 여자가 하나. 남자들은 각각 군복을 입은 스포츠머리, 뚱뚱한 체구의 안경잡이, 머리가 희끗한 중년이었고, 여자는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단발머리였다. 그들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우리를 보고 있었다.
군복을 입은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드디어 신입이 왔군.”

[계속]

 

 

 

 

안경잡이가 말을 받았다.
“그럼 이제 여섯 명이 모였으니 저 문을 열 수 있는 건가?”
“그게 규칙이라고 했으니 아마도 그렇겠지.”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한 중년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어서들 오시게. 너무 긴장할 것 없어. 우리도 다 자네들과 같은 처지라네.”
그의 친절한 말투에도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너무나 뜻밖의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수정이 불안한 듯 뒤에서 내 셔츠 자락을 붙잡았다. 나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들 어디서 오신 거죠? 원래부터 여기 계셨나요?”
내 질문에 중년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 있나. 자네도 보면 알겠지만 이 방에는 구멍이 모두 세 개라네.”
확실히 그랬다. 방에는 정면의 철문을 기준으로 나머지 세 면에 각각 구멍이 뚫려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중년이 말을 이었다.
“자네들이 그 중 하나에서 나왔고, 나머지 두 곳에서 우리들이 두 명씩 나왔지.”
그제야 대충 상황 파악이 됐다. 저들은 우리처럼 각자 다른 방에서 수수께끼를 풀고 이곳으로 모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방에 사람들이 모인 것은 필연이라는 뜻이었다. 수정도 그 말을 듣고 안심했는지 내 옷자락을 놓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여기서 뭘 하는 거죠?”
중년이 이번에도 친절하게 답했다.
“그야 자네들을 기다리고 있었지.”
“우리를요?”
수정이 되묻자 이번에는 안경잡이가 대신 대답을 했다.
“이방에 여섯 명이 모여야 저 문을 열수 있거든. 저기 문 옆에 규칙이 적혀 있어. 너희들도 읽어보는 게 좋을 거야.”
그의 말에 나와 수정은 철문 앞으로 갔다. 안경의 말대로 문 옆에 하얀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거기에 검정색 잉크로 적힌 규칙이 보였다.

규칙. 1 이 방에 여섯 명이 모여야 문을 열 수 있다.
규칙. 2 문을 열기 전에 전자 팔찌를 착용해야 한다.
규칙. 3 종소리가 들리면 LED광고판을 주목해야 한다.

먼저 규칙을 읽은 수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LED 광고판이 뭐죠?”
그때 얘기를 듣던 군복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도 몰라. 길게 설명할 거 없이 민지는 얼른 이 사람들한테 팔찌를 나눠줘.”
그러자 지금껏 말이 없던 교복 차림의 여자아이가 다가와 수정과 나에게 금속으로 된 동그란 팔찌를 나눠주었다. 팔찌는 수갑처럼 손목에 대고 양 귀퉁이를 맞물리는 구조였다. 어쩐지 내키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우리를 제외하고 이미 모두 착용하고 있었다.
“나가려면 이걸 해야 한다니까 어쩔 수 없지.”
나는 수정과 눈빛을 교환한 뒤 손목에 팔찌를 채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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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뒷부분 내용을 보지 못할까봐 올립니다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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