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우리나라 근로자의 소득은 투명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게다가 자영업자와 비교할 때, 소득에 비해 세금부담이 커 근로자의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근로소득세의 세율을 인하해야 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정말 그렇게 세금부담이 큰가?
옆 나라에 비하면 세율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듣고 있었는데 말이야.”
“전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부터 시내 광장에서 넥타이 부대가 결집하여 높은 세금 부담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즉시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큰 시위로 번질 분위기입니다.”
“자네의 주장이 그렇다면, 회사원들이 어느 정도의 소득세를 적당하게 생각하는지 한번
알아보고 싶구먼. 그 광장에 모인 회사원들에게 작년 소득이 얼마였고,
소득세를 얼마나 냈는지 알아봐 주게.”
“국세청에는 그들의 소득과 소득세 자료가 정확하게 저장되어 있어서
금방 자료를 뽑아올 수 있는데 어찌하여 직접 알아보라고 하십니까?"
“우리나라의 소득세 제도가 꽤 복잡한 것으로 알고 있네.
또한,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소득세를 대신 계산하여 납부해 주고 있지 않은가?
연초에는 각종 공제를 적용하여 세액 정산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저 근로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알고 불만을 터뜨리는 건지 아니면
그냥 막연히 불만을 토하는 건지 알아야 저들의 불만을 제대로 해소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네. 전하. 그렇다면, 저 회사원에게 어느 정도나 정확히 자기가 낸 소득세를 말해달라고 할까요?
한 만원에서 반올림한 숫자면 될까요?”
“만 원단위면 될 것 같군.”
“아. 전하. 일상에 바쁜 국민이 숫자를 정확히 기억하기는 쉽지 않으니,
십만 원에서 반올림하면 어떨까요?”
“그것도 괜찮겠군.”
“10만 원까지 기억하는 것도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백 만원에서 반올림하면 어떨까요?”
“백 만원 단위라도 괜찮네.”
개혁가는 광장으로 갔다. 그 앞에 모여 있는 회사원들에게 작년의 소득과
납부한 소득세가 얼마인지 물었다.
그 결과를 보고 그는 탄식했다.
“자신이 작년에 납부한 소득세를 백만 원단위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적다는 말인가?
자신의 소득세 부담액도 모르는데, 책상머리에서 세율이 높다고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나는
또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얼마 전에 회사 동료들을 대상으로 재미 삼아 통계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물론 재미 삼아 한 것으로 엄밀한 표본추출과 통계적 방법론을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회사에서 잘 아는, 그래서, 왔다 갔다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자기의 작년 소득세 납부 액을 백만 원단위까지 알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소득세 납부액이란,
매월 분할 납부한 세금에서 연말 정산을 해서 돌려받은 금액을 뺀 최종결정세액을 의미합니다.)
20명 정도에게 물었는데, 딱 한 명만 자기가 낸 세금을 백 만원 단위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대화를 나는 사람들 중에서 소득세를 이 천만원 이상 내는 사람은 없었으니,
그냥 대충 찍어도 20분의1의 확률은 나오는군요. 알고 있다고 말한 몇몇 사람은
실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서 자신의 세액을 확인한 후에
“어. 내가 이렇게 세금을 적게 내나?” 라고 깜짝 놀라기도 하였죠.
우리는 사회 교과서 등에서 소득세 등의 직접세는 부가가치세 등의 간접세보다
조세저항이 훨씬 더 심하므로 세무당국이 간접세를 거두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배우고 있으며,
직장인의세금,얼마나알고있을까?
옛날 옛적, 어느 나라의 개혁가와 왕의 대화입니다.
“전하. 우리나라 근로자의 소득은 투명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게다가 자영업자와 비교할 때, 소득에 비해 세금부담이 커 근로자의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근로소득세의 세율을 인하해야 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정말 그렇게 세금부담이 큰가? 옆 나라에 비하면 세율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듣고 있었는데 말이야.”
“전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부터 시내 광장에서 넥타이 부대가 결집하여 높은 세금 부담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즉시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큰 시위로 번질 분위기입니다.”
“자네의 주장이 그렇다면, 회사원들이 어느 정도의 소득세를 적당하게 생각하는지 한번 알아보고 싶구먼. 그 광장에 모인 회사원들에게 작년 소득이 얼마였고, 소득세를 얼마나 냈는지 알아봐 주게.”
“국세청에는 그들의 소득과 소득세 자료가 정확하게 저장되어 있어서 금방 자료를 뽑아올 수 있는데 어찌하여 직접 알아보라고 하십니까?"
“우리나라의 소득세 제도가 꽤 복잡한 것으로 알고 있네. 또한,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소득세를 대신 계산하여 납부해 주고 있지 않은가? 연초에는 각종 공제를 적용하여 세액 정산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저 근로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알고 불만을 터뜨리는 건지 아니면 그냥 막연히 불만을 토하는 건지 알아야 저들의 불만을 제대로 해소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네. 전하. 그렇다면, 저 회사원에게 어느 정도나 정확히 자기가 낸 소득세를 말해달라고 할까요? 한 만원에서 반올림한 숫자면 될까요?”
“만 원단위면 될 것 같군.”
“아. 전하. 일상에 바쁜 국민이 숫자를 정확히 기억하기는 쉽지 않으니, 십만 원에서 반올림하면 어떨까요?”
“그것도 괜찮겠군.”
“10만 원까지 기억하는 것도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백 만원에서 반올림하면 어떨까요?”
“백 만원 단위라도 괜찮네.”
개혁가는 광장으로 갔다. 그 앞에 모여 있는 회사원들에게 작년의 소득과 납부한 소득세가 얼마인지 물었다. 그 결과를 보고 그는 탄식했다.
“자신이 작년에 납부한 소득세를 백만 원단위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적다는 말인가? 자신의 소득세 부담액도 모르는데, 책상머리에서 세율이 높다고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나는 또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얼마 전에 회사 동료들을 대상으로 재미 삼아 통계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물론 재미 삼아 한 것으로 엄밀한 표본추출과 통계적 방법론을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회사에서 잘 아는, 그래서, 왔다 갔다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자기의 작년 소득세 납부 액을 백만 원단위까지 알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소득세 납부액이란,
매월 분할 납부한 세금에서 연말 정산을 해서 돌려받은 금액을 뺀 최종결정세액을 의미합니다.)
20명 정도에게 물었는데, 딱 한 명만 자기가 낸 세금을 백 만원 단위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대화를 나는 사람들 중에서 소득세를 이 천만원 이상 내는 사람은 없었으니,
그냥 대충 찍어도 20분의1의 확률은 나오는군요. 알고 있다고 말한 몇몇 사람은
실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에서 자신의 세액을 확인한 후에
“어. 내가 이렇게 세금을 적게 내나?” 라고 깜짝 놀라기도 하였죠.
우리는 사회 교과서 등에서 소득세 등의 직접세는 부가가치세 등의 간접세보다
조세저항이 훨씬 더 심하므로 세무당국이 간접세를 거두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배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는 간접세에 대한 의존이 점점 커짐에 따라
소득불평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시민운동가들의 얘기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좀 달라 보입니다.
최근에 읽은 남덕우 전 총리의 회고록이나, 강만수 경제특보의 책에서
한국에서 부가가치세의 도입을4공화국 정권을 붕괴시킨 한 원인으로 보고, 5공 정권이 등장한 이후,
부가가치세 관련 실무자들을 문책하려 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최근에도 면세자 범위 축소 등 부가가치세 제도를 좀 개선하려고 할 때마다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또한, 간접세 중 하나로서 석유에 부과되는 교통세의 경우,
최근 강력한 인하 요구로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정부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도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반면, 시민이나 시민 단체 차원에서 근로소득세를 인하해 달라는 목소리는 거의 듣기 힘듭니다.
미국의 경우, 작년에 통과되어야 할 국가예산이 지난주에야 겨우 통과되는 바람에,
정부 폐쇄 직전까지 간 뉴스를 들으셨을 것입니다.
천문학적 재정적자에도 세금을 걷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죠.
미국은 부시 정부 등장 이후로 소득세율을 지속적으로 인하한 바 있는데,
소득세에 대한 국민의 조세저항이 컸기에 그런 정책이 인기가 있었다고 봐야겠죠.
한국 직장인들은 왜 소득세에 무관심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스스로 세금을 계산해서 납부하지 않고,
회사가 대행해 준다는 것이 그 중요한 이유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직접 계산해서 납부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 부가가치세를 일일이 직접 납부하고 환급받는 자영업자의 경우,
그 세금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므로 부가가치세 제도 변경에 대한 저항이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세금은 계산하지 않고, 연말정산만 스스로 계산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납부한 세금은 생각지도 않고,
연말정산을 “13월의 소득”이라고 명명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는군요.
결국 유리지갑으로 일컬어지는 직장들의 높은 세금 부담은
직장인의 소득세에 대한 무관심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연초 연말정산이 끝나고 나면 작년에 내가 얼마의 소득세를 납부했는가에 대하여
한 번쯤 확인해 보는 직장인들이 되면 어떨까요?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 은행과의 대출거래를 위해 “소득액”을 확인하기 위한 영수증이 아니라
내가 시민으로서 낸 “소득세액”을 확인하는 영수증이 되면 우리들의 세금 부담이 덜어지는 방향으로
세정이 개혁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13월의월급.곧연말정산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