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刑집행 면제법은

대박아201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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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정봉주 노이즈마케팅’이 그 촉수를 한나라당에까지 뻗쳤다. 한명숙 대표는 17일 취임 인사차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지난해 12월22일 실형 1년이 확정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구하기 위한, 속칭 ‘정봉주법’의 2월 국회 처리 협조를 요구했다. 한 대표는 “그가 감옥에 간 것은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폈다.

‘정봉주법’은 상징으로서도 정명(正名)이 아니다. 박영선 의원 등 17인이 9일 발의해 이튿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회부된 법안은 정 전 의원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를 뜯어고쳐 그를 방면시키기 위한 ‘정봉주 형(刑)집행 면제법’이다. 법안은 줄잡아 세 줄기 문제가 얽히고설켜 반(反)법치, 위인설법(爲人設法)으로 치닫고 있다.

첫째, 발의 동기가 불순할 뿐 아니라 사법부 1-2-3심의 일관된 판결을 ‘논리비약적 결론’으로 매도해 사법권을 침탈하고 있다. 대법원2부가 주심 이상훈 대법관과 전수안·양창수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의혹을 부인하는 사람에 대해 의혹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경우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수긍할 만한 소명자료를 제시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지만 법안은 제안이유에서 “모든 권력비리에 관해 침묵하라는 것과 같다”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둘째, 법안 제250조는 1, 2항 구성요건에 ‘허위 사실을 알고도 후보자를 비방할 목적’을 추가한 적용범위 극소화도 모자라 4항을 신설,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공익을 목적으로 한다든지 공공성·사회성이 있는 공적 관심사안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경우’엔 아예 처벌 대상에서 빼고 있다. 혹시라도 관철되면 표현 행위는 ‘무제한의 자유’가 되고, 허위사실공표죄는 선거법 화석(化石)으로만 남을 것이다.

셋째, 부칙 제2조 경과규정을 할애, ‘개정 시행 전에 확정판결을 받은 자에 대해 형 집행을 면제한다’고 한 것은 위인설법의 민낯이다. ‘재판 확정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한다’는 형법 현행 제1조 3항조차 미덥지않다는 제안이유는 정 전 의원을 위한 어떤 무리수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투로 비칠 따름이다.

민주통합당은 정 전 의원 수감 당일인 지난해 12월26일 당 최고위에 참석하게 한 데 이어 이틀 뒤 정봉주구출위를 구성하고 6일 특별사면 촉구결의안까지 제출했다.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그날 출범한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의 대표도 다른 사람 아닌 한 대표다. 당의 위 아래가 한목소리로 법치주의사법정의 모두를 모독하고 있다. 정봉주법이 입법되면 그러잖아도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이버 공간 등에서의 흑색선전을 무제한 허용하는 것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동기도 목적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어불성설(語不成說) 법안을 즉시 철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