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고 오늘도 일어난다. 밖을 살펴보니 날씨가 어제 처럼 좋지는 않다. 쾌청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흐리고 왠지 느낌상 비가 올 듯 한 느낌이다. 그래 매일 좋은 날만 바라는 것도 허황된 기대이다.
뭐 라이딩 하기 나쁘진 않다.
텐트를 정리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후 일드레(Ile de re)를 둘러본다. 프랑스의 유명 관광지 답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차로 옆으로는 자전거 도로가 길게 정비되어 있고, 해변 역시 넓게 펼쳐져 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가족, 커플 단위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띈다.
잘 정비되어 있던 자전거 길
4월 초 이지만 프랑스는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따듯하다. 이상기후 일까? 원래 이런 날씨인가? 바다에 발이나 한번 담궈보고 일드레를 탈출 한다.
일드레(Il de Re)를 빠져나오니 9시 반 정도이다. 몇 일 전에 오늘은 웜샤워(Warmshowers.org)에서 재워주겠다는 연락이 왔었다. 포도주로 유명한 보르도 지방이다. 네비를 검색해 보니 이 곳에서 부터 약 250km정도이다. 2일 동안 부지런하게 달려야겠다. 일드레를 나와 La Rochelle 를 둘러본다.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볼 것 이 별로 없다. 구 시가지의 항구는 조금 볼만 했지만 시내도 조그만 한 것이 별로이다. 날씨가 문제일까? 다시 달린다.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라호쉐 (La Rochelle) 구 시가지의 항구와 탑
조그만 마을을 지나가는데 자선장터 같은 것이 열리고 있다. 오늘은 한눈 팔지 않고 보르도 방향으로 직진하려 했는데 흥미가 동한다. 간단하게 둘러본다. 교회에서 열린 바자회 같은 느낌이다. 살만한 것이 있을까 싶어 둘러보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없다. 기념품으로 사고 싶은 것들은 좀 눈에 보이는데 내 여정은 앞으로도 7개월 가까이 남았다. 7개월 정도 불필요한 짐을 들고 다닌 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바자회. 가격을 물어봤는데 그다지 비싸지 않았다. 앤틱도 많이 보이고 괜찮았다.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마을을 빠져 나오는데, 길이 복잡해서 조금 해메 버렸다. 반대 방향으로 주행을 하다가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달린다. 남은 거리는 아직도 까마득 하고 점심이 이미 지나 버렸다.
달리다 보니 또 배가 고프다. 요즘 하루에 얼마나 먹는지 모르겠다. 운동량이 많아서 그런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 성장기는 한참 전에 지났는데… 옆으로만 더 이상 안 크길 바랄 뿐이다. 까르푸가 보여 빵과 잼 등 식량을 보급한다. 비타민 보충 겸 샐러드도 하나 사고 먹는다.
조금 달리다 보니 안개 비가 깔리기 시작한다. 그다지 심하지는 않지만 비가 내리기 전에는 좋은 날씨라고 할만 했는데 아쉽다. 젖은 노면에 조심하며 달려간다. 짐의 무게가 꽤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비만 오면 어딘가 망가지는 것이 요즘의 징크스이다.
비… 나의 가장 큰 적
한참 달려가는데 네비에 나온 길이 안 보인다. 저 멀리 높은 고가다리 같은 것이 보이는데 들어가 보려고 하니, 자전거 및 보행자는 출입이 금지 되어있다.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가. 히치하이킹을 할까 하다가 길가는 행인에게 물어본다. 영어가 잘 안 통하지만 바디랭귀지로 대충 대화해보니 저쪽으로 가면 배가 있을 것 이라고 한다. 가보니 움직이는 다리가 있다. 캐나다 여행할 당시 캘거리에서 한 번 타본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다르게 유료이다. 어쩔 수 없이 1.3유로 지불. 신기하긴 하다.
오른쪽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자전거는 갈 수가 없다.
왜 서양 국가들은 다리를 잘 안 만드는 것일까? 만드는 것을 싫어 하는 건가? 그리 큰 강도 아닌데 이런 구식의 시설로 건너야 하는 상황은 정말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다리를 건너고 다시 네비를 확인하고 달린다.
그래서 이런 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저기 가운데 선반 같은 것이 움직인다.
달리고 달려 오늘의 2차 목적지라고 할 수 있는 Royan에 들어 왔다. 이 곳에서 다리를 건너면 보르도 까지는 금방이다. 마을을 간단하게 둘러보고 다리를 찾는데 안 보이고 페리 항구가 보인다. 느낌이 안 좋다. 네비에서는 다리로 보였는데 뱃길인가? 길 가는 행인에게 물어본다. 다리는 없고 페리를 통해서 보르도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은 5유로 정도. 큰 부담은 안 가지만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Royan 역시 유명 관광지 중 한 곳 이라고 한다. 서핑 등 여름을 위한 가게가 많이 보였다.
일단 전화로 보르도의 호스트에게 내일 오후 6~7시 경에 들어 갈 수 있을 듯 하다고 알리고, 페리 터미널에서 잠시 앉아 쉬면서 네비로 우회로를 검색해본다. 페리를 타도 20km정도는 달려야 내일 거리가 110km정도가 되는데, 페리 운행시간을 고려하면 오히려 조금 돌아가더라도 자전거로 가는 것이 보르도 까지 더 가깝게 들어갈 듯 하다. 시간은 이미 5시 반이니 일몰까지 3시간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오늘 진도를 많이 못 빼면 내일 고생이 심해지기에 잠시 고민하다 자전거로 달리기로 결정한다.
배터리가 다되고 네비가 꺼져 표지판에 보르도 표시가 보이는 쪽으로 계속 달려본다. 달리다 보니 주변은 황량하고 고속도로 입구가 보인다. 바닷가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달려본다. 조금 더 갔을까? 아까 페리를 탈까 말까 고민하던 Royan이 보인다. 25km정도 우회 했지만, 예상대로 페리보다 빨랐다. 계속 해안도로를 타고 남하한다.
이 근처의 해안은 갯벌 비슷한 것이 생겨 있었다.
8시 경이 되어 해가 지기 시작한다. 잘 곳을 찾을 시간이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지만 표지판에 의하면 조금 앞에 작은 마을이 있는 듯 하다. Chenac St.Suerin 이라는 마을이다. 정말 작고 마켓하나 안 보이는 마을인데 캠핑장이 보인다. 가보니 아직 열려있지는 않지만 들어갈 수 있다. 아마도 여름을 위한 마을의 캠핑 시설인 듯 하다. (프랑스의 서부 해안은 우리의 동해 처럼 여름에는 매우 바쁘다고 한다.) 나이스!
요즘 밤만 되면 모기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텐트를 치고 해안가로 가본다. 어제 못 본 일몰을 오늘은 보게 되었다. 다음에 보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는데…. 돌아와 미터기를 보니 150km가 넘었다. 최고 기록이 갱신되었다. 짐 없이도 이렇게 달려본 적이 없는데, 20kg가 넘는 짐을 싣고 이 거리를 달리다니… 대견스럽다. 몸 상태와 해가 길어지는 속도를 보면 나중에는 200km까지 도전할 수 있겠다(여행 중 결국 200km는 못 찍어 보고 182km가 최고기록). 많은 일이 있던 오늘, 무사히 마쳐서 기쁘다. 취침
멍 때리다 일몰 사진은 또 못 찍었다. 순식간에 사라지던 해.
1. 이동Ile de re에서Chenac St.Suerin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51.50 km / 8:51 h누적거리 : 3,626.58 km3. 사용경비
빵, 잼, 초콜릿 : 5.49유로
Rochefort pont transbordeur : 1.3유로
총 : 6.79 유로4. 잠자리Chenac St.Suerin 마을 캠핑장, 텐트5. 상태이상없음
[4월 11일, 여행 42일차, 흐림]
어제 운동량이 많았는지 개운하게 푹 잤다. 수도에서 간단하게 씻고 출발 준비를 한다. 어제 처럼 날씨가 살짝 흐리고 별로이다. 사실 라이딩에는 이런 흐린 날이 좋긴 하지만, 나는 아직 봄이라 그런지 햇빛이 맑은 날이 더 좋다. 보르도 까지는 미터기로 추정해 보면 110km 정도 남은 듯 하다.
오늘은 간만에 지붕 아래에서 잘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다. 호스트의 집은 보르도 외각인데 정확하게 동서남북 중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이팟도 방전되어버렸다. 나의 아지트 맥도날드가 시급하다. 이정표에 의지하며 무조건 보르도 방향으로 달린다.
시골 길로 다니면 차량은 없는 대신 가끔 이런 비포장 도로를 만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던가? 여행하면서 깨달은 것은 모든 길은 큰 도시로 통한다는 사실! 달리다 보면 반드시 이정표가 나온다. 자동차용 이정표라 가끔은 고속도로를 안내해 준다는 것이 문제지만 이게 어딘가?
달리다 보니 리어랙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세우고 살펴보니 짐이 한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디스크 쪽의 다리를 조이는 나사가 헐거워져서 밀려있다. 캐나다 회사 Axiom 의 리어랙(Rear rack)인데 디스크 용을 구입했더니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몇 번 씩이나 같은 증상으로 고장이 나는 것을 보니 답답하다. 조만간 괜찮은 녀석으로 바꿔야겠다. 이래서 스포츠장비는 고급을 쓰라는 것인가 보다. 이런 것 두 개를 사느니 두 배 비싸더라도 믿을만한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것이 좋겠다. 일단 임시로 다른 나사로 조치하고 달린다.
랙이 꽉 잡아 주지 못하고 롤링이 너무 심하게 발생해서 저 나사가 계속 벌어진다. 문제다 문제.
보르도 주변으로 갈수록 똑같은 모양의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느낌이 딱 포도 나무이다. 이 곳이야 말로 포도주의 본 고장 보르도. 포도주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보르도 까지 왔으니 한 잔 해봐야 겠다.
포도 밭이 계속 펼쳐진다. 내 여행이 끝날 때 쯤 이 포도들도 잘 익겠지….
맥도날드 표지판이 보여 조금 우회하여 찾아 본다. 주소를 적고 아이팟을 충전해서 네비를 사용해야 한다. 가보니 대형마트와 맥도날드가 같이있다. Intersport 도 있어서 가본다.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가 보인다. 생각 해보니 슬슬 갈아줘야 할 시기다. 일단 하나 구입하고, 리어랙도 살펴본다. 프랑스의 제팔 Zefal사의 것이 있지만, 그렇게 마음데 들지 않는다. 하나 잘못 사고 보니 왠지 독일제를 사고 싶어진다. 이 곳은 유럽에 MEC나 Ray같은 곳으로 스포츠 전문 할인매장인 듯 하다. 아무래도 리어랙은 좀 더 전문적인 매장에서 구하는 것이 좋겠다. 보르도 에서 사야지.
부식을 좀 사고, 맥도날드에서 아이팟을 충전하고 주소를 받아 적는다. 호스트에게 전화를 해보니 환영 한다며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나도 기다려진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늘 설래인다. 주소를 네비에 찍어보니 보르도 동쪽으로 20km정도를 더 가야한다. 시간을 보니 보르도는 내일 봐야겠다. 바로 주소를 입력하고 길을 정리, 출발한다. 남은 거리 60km. 금방이다.
대박 빵 득템. 유통기간이 가까워 진 떨이로 파는 것을 집어왔다. 저 부피에 2유로!
보르도 주변은 정말 어디를 봐도 포도 밭이다. 어떤 강을 기점으로 품종이 다르다고 어디선가 본 듯 한데 내 눈에는 다 똑같은 나무들이다. 오르막 내르막을 반복하여 목적지 주변에 도착했다. 좀 외각지역이라 그런지 네비가 정확하게 주소를 찾지 못 한다. 전화기를 찾아봐도 안 보이고, 길 가는 행인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낭패다. 느낌상 근처인 것은 확실한데…. 30분 여를 해메이다가 친절하신 어떤 분의 안내로 집을 찾게 되었다.
오늘의 호스트는 Patric 패밀리. 나를 반갑게 맞아 주신다.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인테리어가 예술이다. 거실에는 당구대가 있고, 주방도 오픈 키친, 벽난로 등등 정말 멋진 집이다.
여행 중에 묵었던 집중에 가장 큰 집중 하나이다. 부억은 특별히 앤 아주머니의 작품이라고.
알고보니 디자이너인 패트릭 아저씨가 실내를 디자인 했다고 한다. 부인인 앤 아주머니는 선생님으로 자식은 무려 5명. 지금은 독립하여 다들 파리에 살고 있다고 한다. 인라인과 자전거 등을 좋아하시는 그 부부는 6일간의 인라인 여행 600km. 자전거 유럽횡단 1,500km 등을 같이 했다고 한다. 멋지다.
사랑이 넘치던 그들 부부. 아 내 짝은 어디에?
식사를 대접해줘서 간단하게 먹고, 와인을 한 잔 하시자고 한다. 브랜드는 잘 모르지만 2003년 빈티지의 와인인데 맛이 대단하다. 나는 드라이한 와인은 안 좋아 하는데 이건 좀 예술이다. 냉장고에서 치즈를 몇 종류를 꺼내서 같이 먹고 있으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마리아주인가 싶다. 내가 홀짝 홀짝 잘 마시니 계속 따라주신다. 2번째 병을 오픈 하고, 아저씨가 궈 주신 스테이크를 먹는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다. 대화하는 내내 그들의 사랑이 느껴졌다. 정말 부럽다. 나도 언젠가 이런 짝을 만나서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내일 볼 곳 등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해주신 방으로 올라가서 잔다.
1. 이동Chenac St.Suerin에서Bordeux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24.92 km / 7:46 h누적거리 : 3,764.08.km3. 사용경비
빵, 햄, 초콜릿 : 6.2유로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 : 14.95유로
총 : 21.15유로4. 잠자리Madirac, Patric 씨의 집5. 상태이상피부 조금 쓰라림
HK 자전거여행 시즌 1 - [~D+42] 프랑스 5편 - 보르도까지 달려보자. 150km 달리기!
한국에 들어오니 할일도 많고 볼사람도 많더라구요;;
이제 대충 정리가 되어 다시 연재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여행 시즌2 시작을 위해 호주로 올 3월 말 쯤에 출국할 예정입니다.
그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되는 데 까지 써보겠습니다 ^^
일단 주 4회 이상을 목표로!
잘 부탁드립니다.
블로그 : http://hk-life.net
페이스북 : http://fb.com/hyunk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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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여행 41일차, 흐림에서 안개비, 다시 흐림]
해가 뜨고 오늘도 일어난다. 밖을 살펴보니 날씨가 어제 처럼 좋지는 않다. 쾌청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흐리고 왠지 느낌상 비가 올 듯 한 느낌이다. 그래 매일 좋은 날만 바라는 것도 허황된 기대이다.
뭐 라이딩 하기 나쁘진 않다.
텐트를 정리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후 일드레(Ile de re)를 둘러본다. 프랑스의 유명 관광지 답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차로 옆으로는 자전거 도로가 길게 정비되어 있고, 해변 역시 넓게 펼쳐져 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가족, 커플 단위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띈다.
잘 정비되어 있던 자전거 길
4월 초 이지만 프랑스는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따듯하다. 이상기후 일까? 원래 이런 날씨인가? 바다에 발이나 한번 담궈보고 일드레를 탈출 한다.
일드레(Il de Re)를 빠져나오니 9시 반 정도이다. 몇 일 전에 오늘은 웜샤워(Warmshowers.org)에서 재워주겠다는 연락이 왔었다. 포도주로 유명한 보르도 지방이다. 네비를 검색해 보니 이 곳에서 부터 약 250km정도이다. 2일 동안 부지런하게 달려야겠다. 일드레를 나와 La Rochelle 를 둘러본다.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볼 것 이 별로 없다. 구 시가지의 항구는 조금 볼만 했지만 시내도 조그만 한 것이 별로이다. 날씨가 문제일까? 다시 달린다.
아침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라호쉐 (La Rochelle) 구 시가지의 항구와 탑
조그만 마을을 지나가는데 자선장터 같은 것이 열리고 있다. 오늘은 한눈 팔지 않고 보르도 방향으로 직진하려 했는데 흥미가 동한다. 간단하게 둘러본다. 교회에서 열린 바자회 같은 느낌이다. 살만한 것이 있을까 싶어 둘러보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없다. 기념품으로 사고 싶은 것들은 좀 눈에 보이는데 내 여정은 앞으로도 7개월 가까이 남았다. 7개월 정도 불필요한 짐을 들고 다닌 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바자회. 가격을 물어봤는데 그다지 비싸지 않았다. 앤틱도 많이 보이고 괜찮았다.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마을을 빠져 나오는데, 길이 복잡해서 조금 해메 버렸다. 반대 방향으로 주행을 하다가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달린다. 남은 거리는 아직도 까마득 하고 점심이 이미 지나 버렸다.
달리다 보니 또 배가 고프다. 요즘 하루에 얼마나 먹는지 모르겠다. 운동량이 많아서 그런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 성장기는 한참 전에 지났는데… 옆으로만 더 이상 안 크길 바랄 뿐이다. 까르푸가 보여 빵과 잼 등 식량을 보급한다. 비타민 보충 겸 샐러드도 하나 사고 먹는다.
조금 달리다 보니 안개 비가 깔리기 시작한다. 그다지 심하지는 않지만 비가 내리기 전에는 좋은 날씨라고 할만 했는데 아쉽다. 젖은 노면에 조심하며 달려간다. 짐의 무게가 꽤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비만 오면 어딘가 망가지는 것이 요즘의 징크스이다.
비… 나의 가장 큰 적
한참 달려가는데 네비에 나온 길이 안 보인다. 저 멀리 높은 고가다리 같은 것이 보이는데 들어가 보려고 하니, 자전거 및 보행자는 출입이 금지 되어있다.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가. 히치하이킹을 할까 하다가 길가는 행인에게 물어본다. 영어가 잘 안 통하지만 바디랭귀지로 대충 대화해보니 저쪽으로 가면 배가 있을 것 이라고 한다. 가보니 움직이는 다리가 있다. 캐나다 여행할 당시 캘거리에서 한 번 타본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다르게 유료이다. 어쩔 수 없이 1.3유로 지불. 신기하긴 하다.
오른쪽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자전거는 갈 수가 없다.
왜 서양 국가들은 다리를 잘 안 만드는 것일까? 만드는 것을 싫어 하는 건가? 그리 큰 강도 아닌데 이런 구식의 시설로 건너야 하는 상황은 정말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다리를 건너고 다시 네비를 확인하고 달린다.
그래서 이런 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저기 가운데 선반 같은 것이 움직인다.
달리고 달려 오늘의 2차 목적지라고 할 수 있는 Royan에 들어 왔다. 이 곳에서 다리를 건너면 보르도 까지는 금방이다. 마을을 간단하게 둘러보고 다리를 찾는데 안 보이고 페리 항구가 보인다. 느낌이 안 좋다. 네비에서는 다리로 보였는데 뱃길인가? 길 가는 행인에게 물어본다. 다리는 없고 페리를 통해서 보르도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은 5유로 정도. 큰 부담은 안 가지만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Royan 역시 유명 관광지 중 한 곳 이라고 한다. 서핑 등 여름을 위한 가게가 많이 보였다.
일단 전화로 보르도의 호스트에게 내일 오후 6~7시 경에 들어 갈 수 있을 듯 하다고 알리고, 페리 터미널에서 잠시 앉아 쉬면서 네비로 우회로를 검색해본다. 페리를 타도 20km정도는 달려야 내일 거리가 110km정도가 되는데, 페리 운행시간을 고려하면 오히려 조금 돌아가더라도 자전거로 가는 것이 보르도 까지 더 가깝게 들어갈 듯 하다. 시간은 이미 5시 반이니 일몰까지 3시간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오늘 진도를 많이 못 빼면 내일 고생이 심해지기에 잠시 고민하다 자전거로 달리기로 결정한다.
배터리가 다되고 네비가 꺼져 표지판에 보르도 표시가 보이는 쪽으로 계속 달려본다. 달리다 보니 주변은 황량하고 고속도로 입구가 보인다. 바닷가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달려본다. 조금 더 갔을까? 아까 페리를 탈까 말까 고민하던 Royan이 보인다. 25km정도 우회 했지만, 예상대로 페리보다 빨랐다. 계속 해안도로를 타고 남하한다.
이 근처의 해안은 갯벌 비슷한 것이 생겨 있었다.
8시 경이 되어 해가 지기 시작한다. 잘 곳을 찾을 시간이다. 주변에 아무 것도 없지만 표지판에 의하면 조금 앞에 작은 마을이 있는 듯 하다. Chenac St.Suerin 이라는 마을이다. 정말 작고 마켓하나 안 보이는 마을인데 캠핑장이 보인다. 가보니 아직 열려있지는 않지만 들어갈 수 있다. 아마도 여름을 위한 마을의 캠핑 시설인 듯 하다. (프랑스의 서부 해안은 우리의 동해 처럼 여름에는 매우 바쁘다고 한다.) 나이스!
요즘 밤만 되면 모기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텐트를 치고 해안가로 가본다. 어제 못 본 일몰을 오늘은 보게 되었다. 다음에 보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는데…. 돌아와 미터기를 보니 150km가 넘었다. 최고 기록이 갱신되었다. 짐 없이도 이렇게 달려본 적이 없는데, 20kg가 넘는 짐을 싣고 이 거리를 달리다니… 대견스럽다. 몸 상태와 해가 길어지는 속도를 보면 나중에는 200km까지 도전할 수 있겠다(여행 중 결국 200km는 못 찍어 보고 182km가 최고기록). 많은 일이 있던 오늘, 무사히 마쳐서 기쁘다. 취침
멍 때리다 일몰 사진은 또 못 찍었다. 순식간에 사라지던 해.
1. 이동Ile de re에서Chenac St.Suerin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51.50 km / 8:51 h누적거리 : 3,626.58 km3. 사용경비빵, 잼, 초콜릿 : 5.49유로
Rochefort pont transbordeur : 1.3유로
총 : 6.79 유로4. 잠자리Chenac St.Suerin 마을 캠핑장, 텐트5. 상태이상없음[4월 11일, 여행 42일차, 흐림]
어제 운동량이 많았는지 개운하게 푹 잤다. 수도에서 간단하게 씻고 출발 준비를 한다. 어제 처럼 날씨가 살짝 흐리고 별로이다. 사실 라이딩에는 이런 흐린 날이 좋긴 하지만, 나는 아직 봄이라 그런지 햇빛이 맑은 날이 더 좋다. 보르도 까지는 미터기로 추정해 보면 110km 정도 남은 듯 하다.
오늘은 간만에 지붕 아래에서 잘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다. 호스트의 집은 보르도 외각인데 정확하게 동서남북 중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이팟도 방전되어버렸다. 나의 아지트 맥도날드가 시급하다. 이정표에 의지하며 무조건 보르도 방향으로 달린다.
시골 길로 다니면 차량은 없는 대신 가끔 이런 비포장 도로를 만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던가? 여행하면서 깨달은 것은 모든 길은 큰 도시로 통한다는 사실! 달리다 보면 반드시 이정표가 나온다. 자동차용 이정표라 가끔은 고속도로를 안내해 준다는 것이 문제지만 이게 어딘가?
달리다 보니 리어랙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세우고 살펴보니 짐이 한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디스크 쪽의 다리를 조이는 나사가 헐거워져서 밀려있다. 캐나다 회사 Axiom 의 리어랙(Rear rack)인데 디스크 용을 구입했더니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진다. 몇 번 씩이나 같은 증상으로 고장이 나는 것을 보니 답답하다. 조만간 괜찮은 녀석으로 바꿔야겠다. 이래서 스포츠장비는 고급을 쓰라는 것인가 보다. 이런 것 두 개를 사느니 두 배 비싸더라도 믿을만한 브랜드의 제품을 사는 것이 좋겠다. 일단 임시로 다른 나사로 조치하고 달린다.
랙이 꽉 잡아 주지 못하고 롤링이 너무 심하게 발생해서 저 나사가 계속 벌어진다. 문제다 문제.
보르도 주변으로 갈수록 똑같은 모양의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느낌이 딱 포도 나무이다. 이 곳이야 말로 포도주의 본 고장 보르도. 포도주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보르도 까지 왔으니 한 잔 해봐야 겠다.
포도 밭이 계속 펼쳐진다. 내 여행이 끝날 때 쯤 이 포도들도 잘 익겠지….
맥도날드 표지판이 보여 조금 우회하여 찾아 본다. 주소를 적고 아이팟을 충전해서 네비를 사용해야 한다. 가보니 대형마트와 맥도날드가 같이있다. Intersport 도 있어서 가본다.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가 보인다. 생각 해보니 슬슬 갈아줘야 할 시기다. 일단 하나 구입하고, 리어랙도 살펴본다. 프랑스의 제팔 Zefal사의 것이 있지만, 그렇게 마음데 들지 않는다. 하나 잘못 사고 보니 왠지 독일제를 사고 싶어진다. 이 곳은 유럽에 MEC나 Ray같은 곳으로 스포츠 전문 할인매장인 듯 하다. 아무래도 리어랙은 좀 더 전문적인 매장에서 구하는 것이 좋겠다. 보르도 에서 사야지.
부식을 좀 사고, 맥도날드에서 아이팟을 충전하고 주소를 받아 적는다. 호스트에게 전화를 해보니 환영 한다며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나도 기다려진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늘 설래인다. 주소를 네비에 찍어보니 보르도 동쪽으로 20km정도를 더 가야한다. 시간을 보니 보르도는 내일 봐야겠다. 바로 주소를 입력하고 길을 정리, 출발한다. 남은 거리 60km. 금방이다.
대박 빵 득템. 유통기간이 가까워 진 떨이로 파는 것을 집어왔다. 저 부피에 2유로!
보르도 주변은 정말 어디를 봐도 포도 밭이다. 어떤 강을 기점으로 품종이 다르다고 어디선가 본 듯 한데 내 눈에는 다 똑같은 나무들이다. 오르막 내르막을 반복하여 목적지 주변에 도착했다. 좀 외각지역이라 그런지 네비가 정확하게 주소를 찾지 못 한다. 전화기를 찾아봐도 안 보이고, 길 가는 행인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낭패다. 느낌상 근처인 것은 확실한데…. 30분 여를 해메이다가 친절하신 어떤 분의 안내로 집을 찾게 되었다.
오늘의 호스트는 Patric 패밀리. 나를 반갑게 맞아 주신다.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인테리어가 예술이다. 거실에는 당구대가 있고, 주방도 오픈 키친, 벽난로 등등 정말 멋진 집이다.
여행 중에 묵었던 집중에 가장 큰 집중 하나이다. 부억은 특별히 앤 아주머니의 작품이라고.
알고보니 디자이너인 패트릭 아저씨가 실내를 디자인 했다고 한다. 부인인 앤 아주머니는 선생님으로 자식은 무려 5명. 지금은 독립하여 다들 파리에 살고 있다고 한다. 인라인과 자전거 등을 좋아하시는 그 부부는 6일간의 인라인 여행 600km. 자전거 유럽횡단 1,500km 등을 같이 했다고 한다. 멋지다.
사랑이 넘치던 그들 부부. 아 내 짝은 어디에?
식사를 대접해줘서 간단하게 먹고, 와인을 한 잔 하시자고 한다. 브랜드는 잘 모르지만 2003년 빈티지의 와인인데 맛이 대단하다. 나는 드라이한 와인은 안 좋아 하는데 이건 좀 예술이다. 냉장고에서 치즈를 몇 종류를 꺼내서 같이 먹고 있으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마리아주인가 싶다. 내가 홀짝 홀짝 잘 마시니 계속 따라주신다. 2번째 병을 오픈 하고, 아저씨가 궈 주신 스테이크를 먹는다.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다. 대화하는 내내 그들의 사랑이 느껴졌다. 정말 부럽다. 나도 언젠가 이런 짝을 만나서 이렇게 살 수 있을까? 내일 볼 곳 등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해주신 방으로 올라가서 잔다.
1. 이동Chenac St.Suerin에서Bordeux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24.92 km / 7:46 h누적거리 : 3,764.08.km3. 사용경비빵, 햄, 초콜릿 : 6.2유로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 : 14.95유로
총 : 21.15유로4. 잠자리Madirac, Patric 씨의 집5. 상태이상피부 조금 쓰라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