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셨어요? 먼젓번 글쓰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댓글 하나하나 다 읽었구요.그다음에 추가 글쓰고는 너무 힘들어서 네이트는 로그인하지도 않고 보지도 않았어요.사실 그 후로 일과 살림에만 전념했었네요. 일이외의에는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응원하시는 댓글볼때마다 기운내야지 마음먹었었는데 그렇게 쉽지는 않네요. 오늘 명절 전날이라 휴가받았거든요.남편은 출근해서 오랜만에 늦잠도 푹 자고 일어나서 라면하나 끓여먹고혼자있으니 보드게임할 수도 없고, 친정가거나 친구만날 기분도 아니어서정말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많은 분들이 그 다음에 어찌됐나 궁금해 하시고 또,저도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 두서없지만 한자한자 적어봅니다. 글을 쓰는 약 5일동안은 아무 일없었어요. 제가 조금 힘들어서 축쳐져있을때마다남편이 앞에서 재롱도 부리고 애교도 부리고 많이 웃게 해줘서 풀렸거든요.그날 남편이 친구들이 보자고 한다고 치킨먹으러 간 저녁때 빼고는 항상 퇴근하자마자 와서는밥상도 차려주고 청소도 대신 해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했어요. 정말 제 기분맞춰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일부러 시누의 시자도 안꺼내더라구요.마지막 글을 쓰고 몇일 뒤에인가 남편이 밥을 먹는데 그러더라구요.혹시 네이트에 글썼냐구요, 거짓말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했어요.제가 먼저 최대한 시누나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 못하게 쓰려고 노력했다고불쾌하거나 속상했으면 미안하다고 했어요. 남편도 처음에 몰랐다가 어느날 남편 회사 여직원이 요새 네이트에 인간말종 시누이있는데보는 내내 속터지면서도 재밌다 뭐 그랬데요. 한번 보라고. 그러다가 직원들끼리 다 보게됐다고.남편말이 사람들이 보면서도 헐, 말도 안돼, 실제 있는 일이 아냐? 자작같아 이러는데사실 우리 와이프고 제가 그런 망할 동생 둔 남편입니다. 할수가 없더래요.그래서 아, 그러게요. 하하하 하면서 어색하게 맞장구만 쳐주고 말았데요. 남편입장에서는 제가 일기처럼 썼던 글들을 보고 정말 제 솔직한 마음을 알게 되서더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한번도 들으려고 하지않았던 자신도 미안하다면서요,.아, 그리고 우리 남편이 예전에 제가 시누한테 미친X이라고 욕했다는 것에 대해서사람들도 남편이 저건 심했다! 욕할만한 짓을 했는데 왜 와이프한테 뭐라고 해? 라고 댓글보고나선 혼자 소심해졌더라구요. 그 얘기하면서 다음부터 그러하지 않겠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아, 그리고요. 저도 깜짝 놀라긴 했는데 자신이 시누이다 라고 하면서 쓴 글있잖아요.어떤 분이 심심해서 장난치신 것 같은데 시누아닙니다. 시누는 아직도 몰라요.컴퓨터 할 시간보다 놀러다닐 시간도 많은 사람이고 말씀드렸지만주위에서 시누가 정말 그런 사람일거라고 절대 생각하지도 않을거에요.그 분이 쓰신 글 봤는데 회사, 친구 모두 연락안된다고 했죠? 미안하지만, 시누는 아직도 회사도 잘다니고 친구들도 잘 만나고 다닙니다.올해 안으로 시집가겠다고 선보러 다닌다고 하더라구요.그리고 아마 친구들 잘 만난다고 하니까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거라 예상됩니다.그때 저한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했을때 옆에서 같이 들었던 친구한테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아직도 친구들과의 관계는 문제 없는 것 같아요.퇴근하고도 친구랑 노느라 늦었다, 주말에도 친구 만나러 간다 하는 것 보니까거짓말이든 아니든 표면적으로는 친구관계에서의 이상은 없는 것 같아요. 뭐, 그리고 친구들이 고등학교때 친구만 있는 것 아니잖아요.대학친구, 동아리 친구, 클래스 친구, 친구의 친구들 기타 등등 원체 많으니 전 신경안쓰고 있습니다. 아무튼 남편이 제 글을 보고는 정말 애기가지기 전까지 반드시 해결해야겠다 결심했어요.그 전에도 결심은 했지만 진짜 제 심정을 하나하나 보고 시누를 '정신병'까지 취급하는 댓글들을 보고는 정말 이렇게 가많이 앉아서 보고 있을 일은 아니겠다 생각했나봐요. 먼저 저는 핸드폰 번호를 바꾸었습니다.친정이나 친구들에게는 대충 둘러대고 번호를 가르쳐렸어요.아예 시누와의 연락을 차단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리고 사건이 타졌던 새해날 그 다음주 주말에 시누가 없는 틈을 타서신랑이 혼자 시부모님께 찾아가서 전부 말씀을 드렸습니다.이러한 일이 있었고 그래서 너무 힘든 상태다, 시누때문에 애기도 못가질 판이다정말 적나라하게 말씀을 드렸데요,한참을 듣던 시어머님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먼 하늘만 보셨고시아버님께서는 당신이 헛사셨다며 망할 자식을 키웠다고 울분을 토하셨데요.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시고는 이번 명절때 차라리 시누를 어디 여행을 보내버리고부모님, 저랑 남편 이렇게 넷이서만 오손도손 맛있는 것 먹고 놀다가시누 얘기 좀 다시 한번 꺼내보자고 하셨구요.만약에 시누가 안가겠다고하면 저희 부부가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구요.아무리 생각해도 시누랑 제가 한데 있는 건 안되겠다고 생각하셨데요.아버님께서는 정신병원을 보내자고 하셨는데 어머님은 그 말씀에 기어이 울음을 터트리셨데요.당연히 미우나 고우나 품안의 자식이고 멀쩡히 나가서 사회생활도 할 수 있는 사람인데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니 그저 황망하고 답답하신 거죠, 그리고나선 몇일 후였습니다.평일이었고 저랑 신랑은 퇴근하고 저녁먹을 것도 없고 오랜만에 치킨이나 먹을까 해서집 근처 호프집을 갔어요. 그동안의 회사얘기, 친구얘기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죠.아, 그리고 남편은 어차피 연락올 데도 없고 집앞이니까 핸드폰을 두고 왔었어요.그렇게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왔는데 세상에나,집앞에서 시누가 술이 떡이 되서는 푹 주저 앉아서 자고 있더라구요. 남편이 너 왜 여기 있냐고 막 깨우니까 그제서야 눈을 희번득거리며 뜨더니 벌떡 일어나서저를 한참을 쏘아보더라구요.남편한테 둘이서 얘기하고 들어와 라고만하고 저는 그냥 집에 들어가려고 문을 잡아 열었죠.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시누가 제 머리채를 잡더라구요. "이 나쁜 X아, 어디서 우리 엄마아빠한테 거짓말을 해!" 라면서 제 머리채를 잡고는 밀치더라구요.신랑이 결국 시누 뺨을 때리고 당장 꺼지라고 했더니 시누가 또 펑펑 울면서 우리 엄마아빠도 나보고 당장 꺼지라고 했다고집에서 나가 살라고 했다고. 저 X때문에 쫓겨난거니까 여기서 살거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더라구요. 일단 너무 늦은 시각이라 복도에서 그랬다가 이웃분들한테 예의도 아니어서집에 데리고 들어와서 남편이 자초지종을 물어봤습니다.저는 그 꼴도 보기 싫어 그냥 방에 들어와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었구요. 사연을 들어보니, 그 날 아침에 시누가 출근 준비하는데 시어머님이 돈 줄테니 이번 명절때는어디 여행좀 다녀오라고 하셨데요. 처음에 앞뒤 사정도 모르던 시누는 돈준다는 말에 입에 헤벌쭉벌어져서 다녀오겠다고 혼자 어디갈까 어디갈까 막 들떠있었데요. 시간이 촉박하니 해외는 힘들고 부산이나 제주도 갔다올까 하는데부산이란 말에 저희 얘기가 생각나신 시아버지께서 너 일전에 친구들이랑 여행간다고 하면서오빠네 부부 여행간 부산에 갔다면서? 라고 말씀하신거에요. 시누가 깜짝 놀래서 그게 무슨 소리냐, 누가 그랬냐 했는데부모님이 여행다녀오라는 이유도 모르면서 헤벌쭉 신이난 시누가 철이 없는 게 싫으셨던거에요.시누 하나때문에 한가족이 모두 즐겁게 지낼 명절이 망쳐진 것 같으니 얼마나 기분이 나쁘셨겠어요.나 명절때 같이 있으면 안돼? 이 말 한마디도 없이 갈래갈래 얼마줄꺼야? 하는 시누가 괘씸하셨으니아버님이 결국 폭발해버리신거에요. 그래서 시누에게 네가 아주 할 소리가 없어서 어떻게 오빠네 부부한테 병신같은 애나낳으라고 했냐면서, 진짜 너같은 자식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지말라이 집에서도 당장 나가고 다시는 들어오지말라고 막 고함을 치셨나봐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지도 모른채 시누는 그대로 쫓겨나버렸어요.회사에서 일하는데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건 삭혀지지도 않고저한테 전화를 해도 없는 번호라고만 하니 더 열이 받은거죠.퇴근하고 혼자 어디서 술 몇병 쳐먹고 따지려고 우리집 온거죠.오빠는 전화도 안받지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없지 기다리자 하면서 잠들어버린거래요. 시누가 도대체 누가 망할X이냐며 저거 하나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 나게 생겼다고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구요.신랑이 뭘 잘했다고 남의 집에 와서 유세떠냐며 화내고 혼내구요.시누는 저보고 방에서 나오라고 고함지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방을 나갔어요. 저를 또 보자마자 시누가 득달같이 달려들어와 죽일 듯이 손을 뻗더라구요,남편이 바로 시누를 붙잡고 매달리긴 했지만 시누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더라구요. "아가씨, 앉아 계세요. 가만히 있으세요." 라고 제가 운을 뗐어요.다들 아실거에요, 내가 엄청 흥분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오히려 침착하게 말하면 민망하잖아요. "술 얼마나 드셨어요?" 라고 물어보니 3병 이라고 하더라구요.남편에게 편의점에서 소주랑 맥주 좀 사오라고 했어요.머뭇거리는 남편한테 빨리 갔다와 라고 얘기하고 시누한테는 제 티셔츠와 츄리닝 바지를 하나 주고씻으라고 했어요. 아무 말없이 옷 받아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더라구요.그러는 사이 저는 집에 남아있는 음식으로 대충 간단하게 지지고 볶았어요. 거실에서 제가 술상을 펴니 시누도 남편도 당황하더라구요. "아가씨, 저랑 가볍게 마시고 바로 주무시는거에요." 하고는 잔에 따라줬죠. 남편은 옆에서 잔 내미길래 오징어나 구워와~ 라고 시키구요.시누가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제 술잔을 받고 저도 따라줬어요. "아가씨, 이게 제가 마지막으로 마시는 술이에요." "왜요?" "저 아기 가진다고 했잖아요." 아기라는 말에 시누가 표정이 굳더라구요. "아가씨, 아가씨 말대로 제가 장애가 있는 아기를 낳았다고 생각해보세요. 아가씨가 오늘까지 겪었던 일을 생각하시면 부모님께서 그런 아이낳았으니 이혼해라, 하실것 같으세요?" 라고 물으니 얼굴을 도리도리 젓더라구요. "제가 그런 아이를 낳으면 재수없다, 하면서 어디 다른데 버리고 그럴 것 같으세요? 아가씨가 보셨을때 제가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인가요?" 또 도리도리 얼굴을 젓더라구요. "맞아요, 아가씨. 저는 어떤 아이가 태어나도 사랑하고 아껴주고 예뻐해줄 자신감이 있어요. 또 그런 책임감이 있으니 아이를 가지겠다고 생각을 한거구요. 오빠랑 결혼을 결심한 것도 사랑하니까 그리고 또 예쁜 아이를 낳아서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지 라는 욕심도 있고 마음이 있어서에요. 누구나 아들키우고 싶어, 딸가지고 싶어 하면서 얘기하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그런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면 그 사람을 보는 제 기분은 어떨까요?"
아가씨가 아무 말없이 술잔만 들이키더라구요.
"아가씨, 부모님께서는 너무 속상하신거에요. 아가씨가 어떤 사람이어도 사랑하고 아껴주고 예뻐해줄 자신감이 있으신 아가씨의 부모님이신데 자꾸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고 미워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시는 거에요. 처음에 태어난 아가씨를 보셨을때 꼭 예쁘게 키워야지 라는 자신감과 책임감이 있으셨지만 그리고 그렇게 예쁘고 똑똑한 아가씨가 오빠의 부인을 너무 미워하고 상처주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 자신감과 책임감을 점점 잃어버리시는 거에요. 네다섯살난 아기가 아니라 다큰 성인이잖아요. 그러니 더 속상하신거구요." "그때도 말했잖아요, 다들 언니 편인 것이 싫었다구요." "맞아요. 저라도 아가씨랑 입장 바꾸어서 생각하면 당연히 샘나고 질투가 날꺼에요. 하지만 만약에요, 아가씨가 오빠보다 먼저 결혼했는데 오빠가 지금의 아가씨처럼 왜 나 버리고 결혼했어, 내가 좋아 걔가 좋아 엉엉 하고 울면서 매달린다면 어떠실 것 같아요?"
갑자기 아가씨가 술이 취해서 그런지 푹 웃으면서 징그러워요 하더라구요.분위기가 조금씩 좋은 쪽으로 바뀌니까 남편도 괜히 옆에서 피식 웃더라구요.
"아가씨가 술 안마시고 우리 집에 와서 저녁먹었으면 좋겠어요. 같이 재밌는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또 이렇게 술 한잔하면서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가씨가 저한테 뭐라고 할때마다 저도 똑같이 욕하고 때렸던 것 미안해요. 물론 호칭상으로는 제가 위지만 어쨌든 아가씨가 저보다 언니잖아요."
큼큼거리면서 아무 말이 없더니 술 한잔 또 들이키더라구요.
"내일 부모님께 꼭 죄송하다고 하세요. 제 마음 아픈거야, 아직 어리니까 또 잊고 훌훌 털어낼 수 있지만 부모님은 못그러세요. 너무 큰 상처세요." "언니 말이 맞아요."
그러자 남편이 시누한테 너도 사과해야지! 하더라구요.제가 괜찮다고 했어요. 사과들으려고 만든 자리 아니라고.그저 아가씨도 부모님을 위해서 우리도 부모님을 위해서 조금더 신경쓰고 양보하고 배려했으면좋겠다고 했어요. 이전처럼 상을 물리고 시누는 거실에서 저희는 침대에서 잤어요.다음날 6시 반쯤 일어났는데 시누는 벌써 나가고 없더라구요.뭐 감동스럽게 이런 걸 다.. 하면서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쪽지도 없었구요.그날 밤에 시어머님이 저한테 전화를 하셨어요.(번호 바꾼 건 남편이 시댁가서 가르쳐드렸습니다. 시누한테 절대 가르쳐주지말라고 하셨구요.) 시누가 선물 몇개 챙겨들고 와서는 죄송하다고 철이 없었다고 하면서다시는 저랑 싸움만들고 하지 않겠다고 했데요.명절때도 다 같이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데요. 시어머님이 어떻겠니 라고 여쭈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요.
그 후로도 시누랑 연락하거나 만나고 하지도 않아요. 아직도 시누가 제 번호는 몰라요.시누도 가르쳐 달라 말하지 않았고 남편한테 따로 연락은 없었나봐요.저는 솔직히 제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편하게 살고자 대화로 풀었습니다.다행히 그날 시누가 술을 먹은 상태(?)라 얘기는 좀 쉽게 풀렸던 것 같아요. 이제 시누한테 악감정이 없다.. 글쎄요 솔직히 그건 아주 없다라고는 못하겠어요.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괜히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해요. 조금씩 이겨내겠죠.빨리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어요.웬지 봄이 생일인 아이였으면 하는 욕심에남편이랑 날짜 계산하면서 키득키득 거리고 있어요. 시누랑 다 풀렸다 생각하지도 않아요언젠가 또 생각치도 못한 것으로 오해가 생기거나 심기가 틀어지면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겠죠.그때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하지만 지금은 편하게 그저 우리 남편이랑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고싶어요.이건 욕심도 아니잖아요.
그나저나, 명절이 걱정이네요.이제 정신나간? 철부지 아가씨 어떻게 마주해야하나.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명절되세요,
정신나간 인간 말종 시누이 얘기쓴 사람입니다.
오늘 명절 전날이라 휴가받았거든요.남편은 출근해서 오랜만에 늦잠도 푹 자고 일어나서 라면하나 끓여먹고혼자있으니 보드게임할 수도 없고, 친정가거나 친구만날 기분도 아니어서정말 오랜만에 들어왔어요. 많은 분들이 그 다음에 어찌됐나 궁금해 하시고 또,저도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말씀드려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 두서없지만 한자한자 적어봅니다.
글을 쓰는 약 5일동안은 아무 일없었어요. 제가 조금 힘들어서 축쳐져있을때마다남편이 앞에서 재롱도 부리고 애교도 부리고 많이 웃게 해줘서 풀렸거든요.그날 남편이 친구들이 보자고 한다고 치킨먹으러 간 저녁때 빼고는 항상 퇴근하자마자 와서는밥상도 차려주고 청소도 대신 해주고 목욕도 시켜주고 했어요.
정말 제 기분맞춰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일부러 시누의 시자도 안꺼내더라구요.마지막 글을 쓰고 몇일 뒤에인가 남편이 밥을 먹는데 그러더라구요.혹시 네이트에 글썼냐구요, 거짓말 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했어요.제가 먼저 최대한 시누나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 못하게 쓰려고 노력했다고불쾌하거나 속상했으면 미안하다고 했어요.
남편도 처음에 몰랐다가 어느날 남편 회사 여직원이 요새 네이트에 인간말종 시누이있는데보는 내내 속터지면서도 재밌다 뭐 그랬데요. 한번 보라고. 그러다가 직원들끼리 다 보게됐다고.남편말이 사람들이 보면서도 헐, 말도 안돼, 실제 있는 일이 아냐? 자작같아 이러는데사실 우리 와이프고 제가 그런 망할 동생 둔 남편입니다. 할수가 없더래요.그래서 아, 그러게요. 하하하 하면서 어색하게 맞장구만 쳐주고 말았데요.
남편입장에서는 제가 일기처럼 썼던 글들을 보고 정말 제 솔직한 마음을 알게 되서더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한번도 들으려고 하지않았던 자신도 미안하다면서요,.아, 그리고 우리 남편이 예전에 제가 시누한테 미친X이라고 욕했다는 것에 대해서사람들도 남편이 저건 심했다! 욕할만한 짓을 했는데 왜 와이프한테 뭐라고 해? 라고 댓글보고나선 혼자 소심해졌더라구요.
그 얘기하면서 다음부터 그러하지 않겠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아, 그리고요. 저도 깜짝 놀라긴 했는데 자신이 시누이다 라고 하면서 쓴 글있잖아요.어떤 분이 심심해서 장난치신 것 같은데 시누아닙니다. 시누는 아직도 몰라요.컴퓨터 할 시간보다 놀러다닐 시간도 많은 사람이고 말씀드렸지만주위에서 시누가 정말 그런 사람일거라고 절대 생각하지도 않을거에요.그 분이 쓰신 글 봤는데 회사, 친구 모두 연락안된다고 했죠?
미안하지만, 시누는 아직도 회사도 잘다니고 친구들도 잘 만나고 다닙니다.올해 안으로 시집가겠다고 선보러 다닌다고 하더라구요.그리고 아마 친구들 잘 만난다고 하니까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거라 예상됩니다.그때 저한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했을때 옆에서 같이 들었던 친구한테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아직도 친구들과의 관계는 문제 없는 것 같아요.퇴근하고도 친구랑 노느라 늦었다, 주말에도 친구 만나러 간다 하는 것 보니까거짓말이든 아니든 표면적으로는 친구관계에서의 이상은 없는 것 같아요.
뭐, 그리고 친구들이 고등학교때 친구만 있는 것 아니잖아요.대학친구, 동아리 친구, 클래스 친구, 친구의 친구들 기타 등등 원체 많으니 전 신경안쓰고 있습니다.
아무튼 남편이 제 글을 보고는 정말 애기가지기 전까지 반드시 해결해야겠다 결심했어요.그 전에도 결심은 했지만 진짜 제 심정을 하나하나 보고 시누를 '정신병'까지 취급하는 댓글들을 보고는 정말 이렇게 가많이 앉아서 보고 있을 일은 아니겠다 생각했나봐요.
먼저 저는 핸드폰 번호를 바꾸었습니다.친정이나 친구들에게는 대충 둘러대고 번호를 가르쳐렸어요.아예 시누와의 연락을 차단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리고 사건이 타졌던 새해날 그 다음주 주말에 시누가 없는 틈을 타서신랑이 혼자 시부모님께 찾아가서 전부 말씀을 드렸습니다.이러한 일이 있었고 그래서 너무 힘든 상태다, 시누때문에 애기도 못가질 판이다정말 적나라하게 말씀을 드렸데요,한참을 듣던 시어머님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먼 하늘만 보셨고시아버님께서는 당신이 헛사셨다며 망할 자식을 키웠다고 울분을 토하셨데요.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시고는 이번 명절때 차라리 시누를 어디 여행을 보내버리고부모님, 저랑 남편 이렇게 넷이서만 오손도손 맛있는 것 먹고 놀다가시누 얘기 좀 다시 한번 꺼내보자고 하셨구요.만약에 시누가 안가겠다고하면 저희 부부가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구요.아무리 생각해도 시누랑 제가 한데 있는 건 안되겠다고 생각하셨데요.아버님께서는 정신병원을 보내자고 하셨는데 어머님은 그 말씀에 기어이 울음을 터트리셨데요.당연히 미우나 고우나 품안의 자식이고 멀쩡히 나가서 사회생활도 할 수 있는 사람인데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니 그저 황망하고 답답하신 거죠,
그리고나선 몇일 후였습니다.평일이었고 저랑 신랑은 퇴근하고 저녁먹을 것도 없고 오랜만에 치킨이나 먹을까 해서집 근처 호프집을 갔어요. 그동안의 회사얘기, 친구얘기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었죠.아, 그리고 남편은 어차피 연락올 데도 없고 집앞이니까 핸드폰을 두고 왔었어요.그렇게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왔는데 세상에나,집앞에서 시누가 술이 떡이 되서는 푹 주저 앉아서 자고 있더라구요.
남편이 너 왜 여기 있냐고 막 깨우니까 그제서야 눈을 희번득거리며 뜨더니 벌떡 일어나서저를 한참을 쏘아보더라구요.남편한테 둘이서 얘기하고 들어와 라고만하고 저는 그냥 집에 들어가려고 문을 잡아 열었죠.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시누가 제 머리채를 잡더라구요.
"이 나쁜 X아, 어디서 우리 엄마아빠한테 거짓말을 해!"
라면서 제 머리채를 잡고는 밀치더라구요.신랑이 결국 시누 뺨을 때리고 당장 꺼지라고 했더니 시누가 또 펑펑 울면서 우리 엄마아빠도 나보고 당장 꺼지라고 했다고집에서 나가 살라고 했다고. 저 X때문에 쫓겨난거니까 여기서 살거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더라구요.
일단 너무 늦은 시각이라 복도에서 그랬다가 이웃분들한테 예의도 아니어서집에 데리고 들어와서 남편이 자초지종을 물어봤습니다.저는 그 꼴도 보기 싫어 그냥 방에 들어와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었구요.
사연을 들어보니, 그 날 아침에 시누가 출근 준비하는데 시어머님이 돈 줄테니 이번 명절때는어디 여행좀 다녀오라고 하셨데요. 처음에 앞뒤 사정도 모르던 시누는 돈준다는 말에 입에 헤벌쭉벌어져서 다녀오겠다고 혼자 어디갈까 어디갈까 막 들떠있었데요.
시간이 촉박하니 해외는 힘들고 부산이나 제주도 갔다올까 하는데부산이란 말에 저희 얘기가 생각나신 시아버지께서 너 일전에 친구들이랑 여행간다고 하면서오빠네 부부 여행간 부산에 갔다면서? 라고 말씀하신거에요.
시누가 깜짝 놀래서 그게 무슨 소리냐, 누가 그랬냐 했는데부모님이 여행다녀오라는 이유도 모르면서 헤벌쭉 신이난 시누가 철이 없는 게 싫으셨던거에요.시누 하나때문에 한가족이 모두 즐겁게 지낼 명절이 망쳐진 것 같으니 얼마나 기분이 나쁘셨겠어요.나 명절때 같이 있으면 안돼? 이 말 한마디도 없이 갈래갈래 얼마줄꺼야? 하는 시누가 괘씸하셨으니아버님이 결국 폭발해버리신거에요.
그래서 시누에게 네가 아주 할 소리가 없어서 어떻게 오빠네 부부한테 병신같은 애나낳으라고 했냐면서, 진짜 너같은 자식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지말라이 집에서도 당장 나가고 다시는 들어오지말라고 막 고함을 치셨나봐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지도 모른채 시누는 그대로 쫓겨나버렸어요.회사에서 일하는데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건 삭혀지지도 않고저한테 전화를 해도 없는 번호라고만 하니 더 열이 받은거죠.퇴근하고 혼자 어디서 술 몇병 쳐먹고 따지려고 우리집 온거죠.오빠는 전화도 안받지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없지 기다리자 하면서 잠들어버린거래요.
시누가 도대체 누가 망할X이냐며 저거 하나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 나게 생겼다고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구요.신랑이 뭘 잘했다고 남의 집에 와서 유세떠냐며 화내고 혼내구요.시누는 저보고 방에서 나오라고 고함지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방을 나갔어요.
저를 또 보자마자 시누가 득달같이 달려들어와 죽일 듯이 손을 뻗더라구요,남편이 바로 시누를 붙잡고 매달리긴 했지만 시누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더라구요.
"아가씨, 앉아 계세요. 가만히 있으세요."
라고 제가 운을 뗐어요.다들 아실거에요, 내가 엄청 흥분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오히려 침착하게 말하면 민망하잖아요.
"술 얼마나 드셨어요?" 라고 물어보니 3병 이라고 하더라구요.남편에게 편의점에서 소주랑 맥주 좀 사오라고 했어요.머뭇거리는 남편한테 빨리 갔다와 라고 얘기하고 시누한테는 제 티셔츠와 츄리닝 바지를 하나 주고씻으라고 했어요. 아무 말없이 옷 받아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더라구요.그러는 사이 저는 집에 남아있는 음식으로 대충 간단하게 지지고 볶았어요.
거실에서 제가 술상을 펴니 시누도 남편도 당황하더라구요.
"아가씨, 저랑 가볍게 마시고 바로 주무시는거에요."
하고는 잔에 따라줬죠. 남편은 옆에서 잔 내미길래 오징어나 구워와~ 라고 시키구요.시누가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제 술잔을 받고 저도 따라줬어요.
"아가씨, 이게 제가 마지막으로 마시는 술이에요."
"왜요?"
"저 아기 가진다고 했잖아요."
아기라는 말에 시누가 표정이 굳더라구요.
"아가씨, 아가씨 말대로 제가 장애가 있는 아기를 낳았다고 생각해보세요. 아가씨가 오늘까지 겪었던 일을 생각하시면 부모님께서 그런 아이낳았으니 이혼해라, 하실것 같으세요?"
라고 물으니 얼굴을 도리도리 젓더라구요.
"제가 그런 아이를 낳으면 재수없다, 하면서 어디 다른데 버리고 그럴 것 같으세요? 아가씨가 보셨을때 제가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인가요?"
또 도리도리 얼굴을 젓더라구요.
"맞아요, 아가씨. 저는 어떤 아이가 태어나도 사랑하고 아껴주고 예뻐해줄 자신감이 있어요. 또 그런 책임감이 있으니 아이를 가지겠다고 생각을 한거구요. 오빠랑 결혼을 결심한 것도 사랑하니까 그리고 또 예쁜 아이를 낳아서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지 라는 욕심도 있고 마음이 있어서에요. 누구나 아들키우고 싶어, 딸가지고 싶어 하면서 얘기하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그런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면 그 사람을 보는 제 기분은 어떨까요?"
아가씨가 아무 말없이 술잔만 들이키더라구요.
"아가씨, 부모님께서는 너무 속상하신거에요. 아가씨가 어떤 사람이어도 사랑하고 아껴주고 예뻐해줄 자신감이 있으신 아가씨의 부모님이신데 자꾸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고 미워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시는 거에요. 처음에 태어난 아가씨를 보셨을때 꼭 예쁘게 키워야지 라는 자신감과 책임감이 있으셨지만 그리고 그렇게 예쁘고 똑똑한 아가씨가 오빠의 부인을 너무 미워하고 상처주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 자신감과 책임감을 점점 잃어버리시는 거에요. 네다섯살난 아기가 아니라 다큰 성인이잖아요. 그러니 더 속상하신거구요."
"그때도 말했잖아요, 다들 언니 편인 것이 싫었다구요."
"맞아요. 저라도 아가씨랑 입장 바꾸어서 생각하면 당연히 샘나고 질투가 날꺼에요. 하지만 만약에요, 아가씨가 오빠보다 먼저 결혼했는데 오빠가 지금의 아가씨처럼 왜 나 버리고 결혼했어, 내가 좋아 걔가 좋아 엉엉 하고 울면서 매달린다면 어떠실 것 같아요?"
갑자기 아가씨가 술이 취해서 그런지 푹 웃으면서 징그러워요 하더라구요.분위기가 조금씩 좋은 쪽으로 바뀌니까 남편도 괜히 옆에서 피식 웃더라구요.
"아가씨가 술 안마시고 우리 집에 와서 저녁먹었으면 좋겠어요. 같이 재밌는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또 이렇게 술 한잔하면서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가씨가 저한테 뭐라고 할때마다 저도 똑같이 욕하고 때렸던 것 미안해요. 물론 호칭상으로는 제가 위지만 어쨌든 아가씨가 저보다 언니잖아요."
큼큼거리면서 아무 말이 없더니 술 한잔 또 들이키더라구요.
"내일 부모님께 꼭 죄송하다고 하세요. 제 마음 아픈거야, 아직 어리니까 또 잊고 훌훌 털어낼 수 있지만 부모님은 못그러세요. 너무 큰 상처세요."
"언니 말이 맞아요."
그러자 남편이 시누한테 너도 사과해야지! 하더라구요.제가 괜찮다고 했어요. 사과들으려고 만든 자리 아니라고.그저 아가씨도 부모님을 위해서 우리도 부모님을 위해서 조금더 신경쓰고 양보하고 배려했으면좋겠다고 했어요.
이전처럼 상을 물리고 시누는 거실에서 저희는 침대에서 잤어요.다음날 6시 반쯤 일어났는데 시누는 벌써 나가고 없더라구요.뭐 감동스럽게 이런 걸 다.. 하면서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쪽지도 없었구요.그날 밤에 시어머님이 저한테 전화를 하셨어요.(번호 바꾼 건 남편이 시댁가서 가르쳐드렸습니다. 시누한테 절대 가르쳐주지말라고 하셨구요.)
시누가 선물 몇개 챙겨들고 와서는 죄송하다고 철이 없었다고 하면서다시는 저랑 싸움만들고 하지 않겠다고 했데요.명절때도 다 같이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데요.
시어머님이 어떻겠니 라고 여쭈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요.
그 후로도 시누랑 연락하거나 만나고 하지도 않아요. 아직도 시누가 제 번호는 몰라요.시누도 가르쳐 달라 말하지 않았고 남편한테 따로 연락은 없었나봐요.저는 솔직히 제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편하게 살고자 대화로 풀었습니다.다행히 그날 시누가 술을 먹은 상태(?)라 얘기는 좀 쉽게 풀렸던 것 같아요.
이제 시누한테 악감정이 없다.. 글쎄요 솔직히 그건 아주 없다라고는 못하겠어요.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괜히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해요.
조금씩 이겨내겠죠.빨리 아이가 생겼으면 좋겠어요.웬지 봄이 생일인 아이였으면 하는 욕심에남편이랑 날짜 계산하면서 키득키득 거리고 있어요.
시누랑 다 풀렸다 생각하지도 않아요언젠가 또 생각치도 못한 것으로 오해가 생기거나 심기가 틀어지면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겠죠.그때는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하지만 지금은 편하게 그저 우리 남편이랑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고싶어요.이건 욕심도 아니잖아요.
그나저나, 명절이 걱정이네요.이제 정신나간? 철부지 아가씨 어떻게 마주해야하나.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명절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