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자전거여행 시즌 1 - [~D+44] 프랑스 6편 - 보르도와 그리고 거대한 모래사구 Dune du Pyla

HK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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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여행 43일차, 흐림에서 맑음]

 

아침에 일어나니 8시가 넘어있다. 텐트에서 잘 땐 맨날 6시 쯤 일어났었는데, 침대에만 누우면 여유가 생겨서 인지 일어날 수가 없게 된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고 내려가니 아주머니가 아침을 준비해 주신다. 당연하지만 아침은 빵과 잼, 티. 정성 것 차려 주신 식사이지만 따듯한 밥과 국이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젠 익숙해 져야지.

 

아주머니는 어제 너무 즐거웠다고 오늘 하루 더 쉬다가 가라고 하신다. 고민이 조금 된다. 보르도를 보고 이리로 와서 하루 더 쉬고 내일 출발 할까? 고민하다 계획대로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오늘 보르도에서 볼만한 곳 등등 어제 알려 주셨던 장소를 다시 한번 꼼꼼하게 알려주신다. 대화를 하고 짐을 점검하고 나간다. 점심에 먹으라며 샌드위치를 준비해 주셨다. 끝까지 정말 고맙다. 같이 사진을 남기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출발!

 

첫 번째 목적지는 Abbaye라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된 성이다. 도착을 해보니 너무 이른시간이라 아직 열지 않았다. 9시 경인데 1시간 반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하다. 기다릴까 말까 고민하다 외부를 한 바퀴 둘러보고 출발한다. 상떼밀룡 St.Emillion 과 보르도 Bordeaux 를 다 보려면 시간이 모자르다.

 


안쪽도 멋지다고 하는데 아쉽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리라.

 

계속 달리는데 주변은 온통 포도밭이다. 오늘의 두 번째 목적지 상떼밀룡은 유명한 와인들로 이름이 높은 보르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이다. 사실 와인에 문외한인 나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어제의 호스트가 와인 외에도 산 위의 마을이 멋지고, 그런 풍경으로 마을전체가 유네스코에도 등재 되어 있다고 하여 가보기로 한 곳이다. 한참을 달려 상떼밀룡에 들어간다.

 


어디를 봐도 포도밭 뿐이다. 다른 농작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

 

올라가는 길은 엄청난 업힐이다. 길도 좋지 않고 짐도 많아서 간신히 간신이 올라간다. 올라가서 보니 자전거가 못 다닐 만한곳이 많다. 마을 정상에서 본 경치는 아기자기 한 맛도 있고 참 괜찮았다. 와이너리 투어를 해볼까 하다가 시간을 보고 포기한다. 혼자서 다니기에 그리 좋은 곳은 아닌 듯 하다. 곳곳에 와인 직판장이 있고, 관광센터에 물어보니 1~2유로로 테이스팅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와인은 어제 먹은 것으로 충분하니까 패스. 포도밭과 와인 직판장 교회 등등을 둘러 보고 다시 보르도로 향한다.

 


아기자기 한 맛이 있던 상떼밀룡 St.Million. 와인을 좋아 하신다면 한번쯤 방문 할만 하겠다.

 


상상이상의 와인 가격. Petrus 1961 빈티지의 가격이 보이는가? 1병에 10,000유로 (1,500만원)이다.

 

이곳 부터 보르도 까지는 약 20km 정도이다. 시간은 어느 덧 2시경. 보르도에 도착하면 3시 정도가 될 것 같다. 8시 정도까지 둘러보고 빠져 나와 텐트를 치고 자야지. 가만 생각하니 시간이 이렇게 되면 어제 호스트 집에서 하루를 더 머물러도 괜찮았을 텐데. 달리는 내내 아쉽다. 지금 와서 전화하기도 그렇고… 과감하게 지나간 미련을 버리자.

 

보르도에 도착하니 생각대로 3시를 조금 넘었다. 보르도는 프랑스에서 6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로 역시 가운데는 큰 강이 흐르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파리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강 하구에 바다로 통하는 항구가 있고, 그 항구를 바탕으로 성장을 하였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 산업 발달지 구 시가지의 중심부는 역시나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

 


파리와 마찬가지로 강 주변으로 도심이 발달해 있다.

 


역시나 구시가지는 이런 벽돌길로… 자전거 타기 정말 힘들다.

 


구 시가지 곳곳에 볼만한 건축물이 많다.

 

둘러보니 보르도 역시 파리만큼이나 크고 번화한 느낌이다. 이만한 도시를 하루… 아니 5시간 만에 다 보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참 어이없는 생각이란 것을 느낀다. 정말 아쉽다. 대형 성당들과 극장. 뭔지도 잘 모르겠는 고풍스럽고 웅장한 건물들과 역사가 보이는 거리를 지나 다니는 활기찬 사람들. 파리 보다 더 좋은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아쉬움에 기원하는 걸까?

 


광장이나 공원도 잘 갖추어져 있다. 내가 살 곳을 파리와 보르도 중 고르라면 보르도 이다.

 

둘러볼 곳은 많이 남은 듯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시간이다. 앞으로는 이런 대도시를 볼 때는 일정을 좀 더 여유롭게 잡아야겠다. 호스트의 집에 하루 정도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2~3일 머물면서 더 소통하고, 여유롭게 봐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보르도를 빠져나와 서쪽 해안가로 달린다. 어제 추천을 받은 대로 오늘은 거대한 모래 사구라는 Dune du Pyla 정도에서 자려고 한다. 시내에서 빠져나가는 길에 빵과 먹을거리를 구입한다. 오늘은 간만에 밥과 고기를 해먹을 생각이다. 당근과 버섯, 양파, 감자 등을 산다. 시간은 이미 8시, 슬슬 해가 질 시간이다. 잠자리를 찾아서 달려보자.

 

외각으로 조금 벗어나니 잘만한 곳이 많이 보인다. 처음 목표한 대로 듄드삘라 까지는 못 갔지만 느낌상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 하다. 일단 텐트를 치고 밥을 짓는다. 고기를 자르고 야채를 잘라서 같이 넣고, 쌀을 끓이면 완성이다.

 


고기와 야채를 썰어서 쌀과 같이 넣는다. 대충 맛은 볶음밥은 아니고… 먹을만 하다.

 

밥이 익는 동안 자전거를 살펴본다. 리어랙이 이제는 정말 한계인 듯 하다. 뭐라도 보이면 사서 달아야 할 것 같다. 보르도에서 사서 나오는 건데, 관광에 정신이 팔려 자전거 가게 찾을 생각을 못했다.

 

완성된 밥을 텐트로 가져온다. 간만에 먹는 밥… 한 마디로 예술이다. 반 정도 먹고, 남은 것은 내일 먹으려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 먹어버린다. 먹고 나니 잠이 밀려온다. 간단하게 물수건으로 딲고 취침.

 

1. 이동Bordeaux에서Arachon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24.92 km / 7:46 h누적거리 :  3889.00 km3. 사용경비

고기, 야채 : 2.58유로

총 : 2.58유로4. 잠자리Arachon, D1250 길 옆 숲 속, 텐트5. 상태이상밥 짓고 자전거 점검하는 동안 모기에 너무 물린 듯

 

 

[4월 13일, 여행 44일차, 맑음]

 

기분 좋게 일어난다. 항상 텐트 문을 열고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 아침 일과의 시작이다. 오늘은 구름도 별로 안보이고 맑은 날 인 듯 하다. 짐을 정리하고 잘 정리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려 본다. 느낌이 아주 좋다.

 


이런 길을 달릴 때 정말 신난다. 아무도 없는 포장된 자전거 길. 무한 질주!

 

내 좋은 느낌과는 다르게 지금 리어랙 상태는 정말 심각해 져서 자전거 프레임에까지 데미지를 주는 듯 하다. 조금 달리다 보니 대형 스포츠 체인 인터스포츠가 보인다. 전에 봤던 Zefal사의 리어랙이라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들어가 물어본다. 아쉽지만 다 팔렸다고 한다. 그 옆에 마켓에서 부식을 좀 산 후 다시 달린다.

 


왼쪽의 얇은 다리가 계속 휘고 있다. 펴도 펴도 다시 휘고 그로 인해 좌우로 롤링이 생긴다.

 

조금 더 달리다 보니 조그만한 자전거 가게가 보인다. 혹시나 싶어 들어가 물어보니 Zefal사의 랙이 보인다. 왠지는 모르지만 이 랙이 내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레임의 두께도 상당하고 아주 튼튼해 보인다. 높이 조절 부분에 볼트로 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아주 괜찮아 보인다. 가격은 40유로(약 6만원). 조금 비싸지만 구입 결정. 더는 신경이 너무 쓰여서 지금의 리어랙으로 버틸 수가 없을 듯 하다.

 


구멍만한 자전거 가게 발견. 다행이다.

 

리어랙을 교체하는데 잘 보니 프레임 오른쪽에 붙어 있는 너트의 나사산이 망가져 있었다. 긴 볼트를 꼽아서 결합 시켜 보지만 헐렁하다. 전에 랙이 롤링이 심하게 생기면서 너트의 나사산을 다 해먹은 듯 하다. 가게 엔지니어와 내가 같은 진단을 내린다. 어떻할까 고민하는데 엔지니어가 드릴로 뚧어버리고 너트를 외부로 빼면 괜찮을 것이라 한다. 프레임에 손 대는 것이 꺼림직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수술 결정.

 


리어랙의 휜 다리. 스펙에는 25kg이라고 써있었지만 내 짐은 20kg정도인데 계속 휘었다.

 

우여곡절 끝에 리어랙을 장착하고 다시 짐을 결속한다. 짐을 모두 올리고 흔들어 봐도 스윙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랙의 프레임도 두껍고 튼튼해 보인다. 정말 맘에 든다. 수술 한 부위도 단단하게 고정이 되어 있고 볼트가 구멍에 딱 맞아서 유격도 없어 보인다. 엔지니어 분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

 


안장 아랫 부분을 결속하는 너트의 나사산이 갈려버려서 드릴로 뚧어 버렸다. 결과는 만족.

 

Arachon 해변가에 도착한다. 이곳 역시 해변가라 볼만한 풍경이다. 대서양을 배경으로 비키니를 입은 이쁜 친구들이 많이 보인다. 하늘은 맑고 맘 같아서는 여기에 텐트를 치고 하루 쉬고 가고 싶다. 요즘 자꾸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무래도 휴식이 필요하긴 한 듯 하다. 하긴 가만 생각하면 여행 시작 후에 제대로 쉬어본 날이 없구나….

 


10배 광학줌이 절실하다. 3배 줌으로는 한계가…;;

 

다시 발 걸음을 재촉해 어제의 목적지 이던 듄드삘라 Dune du Pyla 에 도착한다. 거대한 모래 사구인 이곳은 자연이 생성한 기적 중 하나이다. 넓이 500m x 3,000m, 높이 107m에 이르는 이 거대한 모래 사구는 뒤쪽의 숲을 보호해 주는 등 자연적인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구는 1년에 약 1cm정도씩 내륙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상으로 가는길. 안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높다.

 

관광객들을 보니 모래 때문에 다들 신발을 들고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나도 따라서 신발을 벋고 정상으로 향한다. 올라가보니 정말 신기하다. 바다 쪽은 멋진 푸른색, 내륙 쪽은 멋진 숲녹색이다. 가운데 이 모래의 벽을 두고 이렇게 차이가 나는 풍경이다. 정말 볼만하다. 일본에도 이런 곳이 있다고 본 듯 하긴 한데… 다음에 가면 한번 봐야 겠다.

 


내륙 쪽은 끝없이 펼쳐진 숲.

 


반대쪽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

 

둘러보고 다시 남쪽으로 향한다. 이제 스페인까지 특별히 목적지는 없다. 그냥 해안선을 따라 남하하다 보면 스페인에 진입 할 수 있으리라. 자전거 길이 잘 되어 있어서 따라서 달려본다. 달리다 보니 길이 사라졌다. 한 두 번도 아니고 다시 도로를 타고 이동. 숲이 정말 울창하다. 나라가 크면 정말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신기한 자연 풍경들이 보인다.

 

서쪽 해안의 마을들은 대서양과 직접 마주한다. 그 때문인지 서핑관련 샵들이 상당히 많고, 차에 서핑보드를 싣고 다니는 차들이 많이 눈에 띄인다. 조금 높은 지형을 갈 때 바다 쪽을 보면 어김없이 서퍼들이 보인다. 마을들 역시 여름을 준비하는 듯 하다.

 


좋아하는 오징어 튀김이 보이길래 군것질을 한다. 얼마만인지 ㅠㅠ

 

작은 마을이 보여  저녁거리를 구입하고 길을 다시 잡는다. 지금이 6시 정도니까 2시간 정도를 더 달릴 수 있다. 네비를 확인해 보니 해안가 쪽으로 작은 도로가 나있는 듯 하다. 그 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려 본다. 가는데 뭔가 이상하다. 길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앞에 철조망이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군사지역인 미사일 센터라고 써있다. 당연히 민간인 출입금지. 다시 뒤로 돌아서 아까 마지막에 본 마을까지 나온다.

 

마을을 통과하는데 오늘따라 기분이 묘하다. 고기나 궈서 맥주나 한잔 해야겠다. 고기와 함께 한 캔 구입한다. 기분도 그렇고 오늘은 불도 피우고 편히 쉴 명당을 찾는다. 좋은 곳이 보이지 않아 한참을 돌다가 괜찮은 자리를 발견했다. 땔감도 쉽게 보이고 모기만 빼면 대 만족인 자리이다.

 


고기만 먹으니 심심하고 해서 맥주를 부어 봤다. 결과는 대 실패. 버릴라다가 아까워서 먹었음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운다. 그리고 고기를 불에 굽기 시작한다. 맥주도 한 잔 하니 아주 기분이 좋다. 한 편으로는 여행에 맛을 알아가는 듯 하지만, 뭔가 잘 못 되가는 느낌도 든다. 이게 내가 원하던 여행인가? 내가 원하던 것은 ‘자전거’ 여행인가 ‘자전거 여행’ 인가? 고민을 하며 취침.

 

(나중에 자전거 여행을 했던, 하는 친구들과 이동 거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 보니 역시 Asian - 많은 서양인들은 아시안은 완벽주의자에 일만하고 놀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음. 사실인 부분이 많지만…;;; - 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같은 기간에 나는 그들의 2배 정도의 거리를 달렸다고 한다. 그들은 쉬며, 보며, 즐기며 여행한다. 이 때의 나는 이런 부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뭐에 씌인듯 하루 100km를 못 채우면 내일 보충한다는 생각으로 달렸었다. 나중에는 관점이 조금 바뀌게 되었다.)

 

1. 이동Arachon에서Biscarrosse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96.49 km / 5:32 h누적거리 : 3,985.49 km3. 사용경비

Zefal 리어랙 : 39.99 유로

바게뜨 등 먹거리 : 5.45 유로

오징어 튀김 등 군것질 : 4.60유로

립밤 : 2.00 유로

총 : 52.04 유로4. 잠자리Bissarrosse 주변 산책로, 텐트5. 상태이상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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