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서 인간으로 점점 변하고있는 갓 스무살을 넘긴 여자입니다.

안녕하세요?2012.01.21
조회655

우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랑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에게 힘내시라고 하고싶은 이유와 아는 동생에게 잘못을 빌기 위해서입니다...자작이네 어쩌네 하실 분들은 나가주세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8월 쯤에 임신을 했습니다.

제가 평소 행실이 바른아이도 아니여서 당연 그 누구도 좋게 보지 않았고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였습니다.

진작에 일 치를 줄 알았다. 니가 그러면 그렇지. 니 자식도 니랑 똑같이 할 것 같으니까 그냥 낙태해라 등의 말을 어른들에게 들었습니다.

물론 그럴만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 부터 해 온 행동이 어린 친구들 코 뭍은 돈, 친구들 돈, 심지어는 선배들 중에서 만만한 선배의 돈도 다 뜯어가고, 누굴 괴롭히는 것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청소년들이 할만한 비행이라는 비행은 다 하고 다녔습니다.

 

환경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적습니다.

환경은 좋습니다. 유복한 편인 가정과 조금 엄하시지만 그래도 항상 웃어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부모님들이랑 제가 무슨 짓을 하든 그저 내 새끼라며 웃어주시던 조부모님과 제가 욕을 하고 저금통이랑 통장에서 돈을 빼가도 모른척해주던 착한 남동생.

 

문제는 그저 저한테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저는 그저 평범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하려고 노력하는 아이였고,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도 잘했었습니다.

하지만 2학년으로 올라가자 소위 말하는 일진이라는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돈이 많다는걸 알고 접근을 한 거지만 저는 제 자존심상 제가 물주라는 인물이 되기 싫어서 그 아이들중에서 제일 발언권이 큰 아이가 일부러 저한테 시비를 걸도록 만들어서 미친듯이 팼습니다.

 

초등학교때 배운 것이였지만 태권도, 유도로 단련된 몸이였습니다. 그저 우루루 몰려다니는 애들 중 한명하고 싸웠는데 질 수가 없는 일이였습니다.

그 일로 부모님들이 학교에 오시고, 저는 징계를 받았습니다. 정학 몇일과 교내 봉사 몇일이였습니다. 몇일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정학이 풀리는날, 그날 부터 저는 점점 비뚤어져갔습니다.

 

학교에 소문이 다 퍼지고, 선생님들은 저를 좋지 않게보았고, 1학년때 친했던 친구들은 저를 무서워했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맞았던 아이는 그날 이후로 왕따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별 것도 아니라는 낙인이 찍혔던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일진이라는 아이들 중에서 발언권이 가장 큰 사람은 제가 되었고, 그날 이후로 저는 정말 중2병 걸린 환자마냥 날뛰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대놓고 자고, 선생님한테 혼나면 바락바락 대들고, 복도로 나가라고하면 아예 가방을 챙겨서 학교에서 나왔습니다.

좋게 말해서 바락바락이지, 정말 선생님들께 욕이란 욕에 반말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만만한 선생님의 수업이면 지우개를 뭉쳐서 선생님한테 던지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짜리가요...

 

조금 길어지 것 같지만, 중학교때 이야기를 다 해야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보고 있을 중학교때 같은 반이였던 아이들과 제가 괴롭혔던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들께 사과하고 싶습니다.

 

선생님들. 보고계실분들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선생님들께 몹쓸 짓이라는 짓은 다 하고...무릎꿇고 사과해도 모자라다는걸 잘 압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선생님들께는 정말 몹쓸년처럼, 아니 몹쓸년이였습니다.

 

그리고 같은반이였던 아이들이 저를 친구라고 생각 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같은반 친구들...

정말 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괴롭힐 타겟을 바꾸었습니다. 만만한 아이에서 부터 인기가 제일 많은 아이까지 학년이 끝나기 전에 모두 괴롭혔습니다.

 

모두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제일 기억나는 아이들을 얘기 하겠습니다.

 

우선 학년이 다 끝나도록 왕따였던 친구얘기부터요.

원래는 되게 활발하고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서 인기가 있던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너무 착해서 그런지 부탁같은 걸 거절하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전 그걸 이용해서 그 아이를 왕따로 만들었습니다. 학기 초에는 저도 애들한테 잘하면서 착한애하고 찍혔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은근히 무리한 부탁을 했습니다.

 

하루에 2000원, 1000원씩 빌려가고 공책을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고...그런식으로 하다가 화내는 것도 서툰 애가 저한테 화를 내더군요. 그래서 저는 뻔뻔하게 돌려준다니까 왜 갑자기 욕을 하냐, 내가 안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좀 기다려달란 건데 너무한거 아니냐 이런식으로 소리를 치고 더 화나도록 속을 벅벅 긁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화를 참지 못한 아이가 제 뺨을 때리고, 얼굴을 할퀴자 저는 일단 맞고 있다가 반 친구들이 말릴때야 엉엉 우는 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다음날부터 성격더러운 아이로 낙인이 찍혔습니다.

 

그리고 타겟을 바꾸더라도 저는 그아이를 은근히 욕하면서 심리적으로 정말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제대로 사과하라며 니가 뭘 잘못했는지 알면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아이는 자기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저한테 화낸것에대해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주위에 있던 일진으로 불리던 친구들은 아 그거말고 미친년아 미안하면 무릎꿇어라 이런식으로 바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일주일동안 그 친구를 점심시간만 되면 전교생이 지나가면서 다 볼 수 있는 곳에서 그 아이를 괴롭혔고, 저희 학교 근처에 고등학교가 있었는데  하교하고 나서도 괴롭피며 고등학생들이 빨리마치는 날에는 고등학생들도 쳐다볼만큼 큰 소릴 괴롭혔습니다. 결국 너무 힘들었는지 학교가 오기 싫다며 우울증을 앓게된 친구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다녔지만, 전 그 아이를 괴롭히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말고도 저랑 친하게 지내주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전 그 아이의 뒤통수를 친격이였죠.

학기초, 제가 인위적으로 제 이미지를 만들기 전에 아이들이 제 뒤에서 쟤가 XXX그렇게 만들었대 라며 수근거릴때 그 친구는 저한테 다가와서 장난도 쳐주고, 뒤에서 욕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그러지 말라고 해주던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솔직히 잘생긴 아이랑 사귀는걸 보고 질투가 나서 위의 아이랑 비슷한 상황으로 몰고갔습니다.

 

전부, 거의다 이런식으로 평생을 잊을 수 없는 고통을 줬습니다...

 

특별히 기억이 아는 아이들은 이 아이들 밖에 없어서 이만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실업계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여서 실업계로 학교를 가자 저랑 비슷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랑은 조금 다른 아이들이 있더군요.

부모님이 한 분이시거나 소년, 소녀 가장에 조부모님이랑만 같이 살고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아이들에게도 상처를 줬습니다.

 

부모님 욕에 조부모님욕,그리고 냄새난다 거지년아...이런식으로요.

더 심한 욕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고2쯤 되었을때, 제가 정말 죽어서라도 용서를 받을 수 없는 동생을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이였습니다.

일진놀이라고 저는 고2나 먹어서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다니고 저랑 비슷한 부류의 아이들을 채팅으로 만나면서 다른 지방의 아이들과도 몰려다니고 중학생, 초등학생 아이들과도 몰려다니면서 술이나 담배를 권하기도 했습니다...그리고 못하는 아이가 있으면 배우게 했습니다.

그런식으로 고삐풀린 망아지, 광우병난 소마냥 나다닐때 친구들과 부산으로 내려갔었습니다.

부산에서 만난 아이들의 연령대는 초등학생 고학년부터 고등학생 3학년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바닷가로 가서 놀고있는데 저희돈 쓰기는 아까워서 삥을 뜯었습니다. 차라리 삥만 뜯었으면 다행이지 그걸 초등학생 6학년들 한테 시켰습니다. 귀찮다는 이유로요.

화장시키고, 옷 그럴싸하게 입혀놓으니 아이들이 키가 크고 발육이 빨라서 그런지 중학생 1~2학년쯤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그 어린 아이들한테 돈 심부름을 시키는데 아이들이 어떤 아이를 데려오더라구요. 그때 아마 남색 뿔테 안경 쓰고 있었을거에요...

앞머리 없는 긴 머리에 안경을 썼는데도 예쁘장하게 보이고 피부도 깨끗해서 딱 예쁘다는 소리가 나올만한 아이였습니다.

 

아무튼, 얘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얘가 우리가 삥뜯는거 방해했다. 뭐 이런식으로 말하는 거에요.

그 아이가 걔네한테 여자 교장선생님들 분장 화장을 하고 영화보러 나온 초딩들 돈 뜯으면 재밌냐고 했다는 거에요. 솔직히 처음봤을때는 뭐 이런게 다있나 싶었는데 그 쪼끄만한게 고등학교 2학년이였던 제 친구 한명을 때려눕히더라고요. 솔직히 여러명이서 초딩한명갖고 뭐라 그러는 것도 쪽팔려서 대충 겁만 줄 생각이였는데 친구가 걔 뺨을 때리면서 뭐라뭐라 욕을하는데 걔가 참지 못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걔도 많이 다쳤는데 저를 팍 노려보면서 말하는게 아직도 기억이납니다.

"이러고 놀면 어지간히 재밌어요?" 그게 초등학생 입에서 나온말이였습니다. 어안이 벙벙하고 뭐로 한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둘이 싸울때 저희끼리 구경하면서 '오~초딩!'이러고 있었습니다.

걔 그때 안경 부러지고 머리카락 뽑히고 난리났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은근히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그 아이를 어떻게 구슬린건지 그때 부터 저희랑 어울리더군요. 그런데 그 아이는 제가 억지로 술, 담배, 삥뜯기를 시켜도 끝까지 하지 않는다고 하고 7시 넘기전에는 집에 꼭꼭 들어갔습니다. 원래 그게 맞는 거겠죠. 네.

하지만 작은 우물에 썩은물한바가지를 들이부었는데 물들지 않는다면 모순이겠죠.

 

역시 그 아이도 저희에게 물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허세'를 부리고 다녔습니다. 술, 담배는 하나도 하지 않고, 그냥 우리같은 언니들이랑 좀 친하다 아는 오빠들중에 잘생긴 오빠들 있다 이정도로요.

그게 처음에는 이해도 안됐고 왜 저럴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얘가 어릴때 부모님중 한분을 잃고, 형제들끼리 사이도 않좋고 집안분위기도 좋다고 보기에 어려워서 스스로 방어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았습니다.

허세라도 빽이 많아보이면 솔직히 누구든 함부러 건들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그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환경에 조금씩 변해가는 아이였지만 저는 그 아이를 놔 주기가 싫었습니다. 저희랑 안놀겠다면 미친듯이 패서 마음 돌려놓고 싶을만큼으로요.

 

그런데 정말 그 아이게 미안한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고3이되고, 그 아이가 중1에 올라가자 그 아이 스스로 허세란 허세는 다 떨고 다녔나봅니다.

저는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틀린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희 자랑을 하면서 스스로를 지킨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아이에게 남자친구를 만들어줬는데 그 아이가 너무 힘들어해서 헤어지고 싶다고 할때마다 억지로 만나게 하고, 그랬습니다. 중학교 들어가면서 저희랑 점점 멀어지고 싶다는 것 처럼 행동하더니 아예 제가 소개시켜준 남자애가 싫어하도록 살을 찌우는 것이였습니다.

 

그 애 원래 뚱뚱했는데 그 어린나이에 20키로 뺐었는데 1년도 안되서 거의 원상복귀를 자처할만큼 그 아인 저희랑 어울리는 걸 꺼려했습니다. 그리고 아예 저랑 다니기 싫다고하자 전 아예 부산으로 내려가서 그아이 팔이 부어올라서 와이셔츠가 들어가지 않을만큼 팼습니다. 그러자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하고 이제 안그러다고 해서야 그만두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남자친구랑 관계를 맺어서 임신을 했는데 남자친구가 잠적을하자 친구들 모두 저를 걱정해주고 남자친구를 찾는데 열중하는데 그 아이한테서 문자가 왔었습니다.

 

내용은 대충 '언니 나 XXX 인데, 언니 소식 들었다. 그런데 XX오빠가 나랑 언니랑 사이 별로인거 알고 나한테 연락을했다. 도와달라고... 나 지금 오빠 어디있는 지도 안다. ' 였습니다.

 

그래서 전 부랴부랴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저한테 남자친구가 어디있는지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저한테 이러더군요.

기억은 잘 안나지만 대략 어떤 말인지는 기억이 납니다.

 

'언니, 나는 언니가 임신을 하던 말던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XX오빠가 언니 임신시키고 도망가는거는 정말 아니라고 봐서 언니한테 말한거다. 그런데 언니 지금 언니 상황에서  XX오빠 만나서 애 어떻게 키울거냐, XX오빠도 자신없어서 도망친건데 언니 지금 상황에서 XX오빠랑은 애 낳아봤자 중간에 보육원에 버리거나 아예 낳자마자 버릴 수도 있다'

 

아무튼, 저는 저보다 한참어린 애한테 이런말 들으니 너무 창피해서 또 그 아이를 때렸습니다. 그러자 걔는 걔대로 저를 노려보며 말하더군요. 아직도 그 애 눈빛이 생각납니다.

 

나도 지금 내가 허세부리고 그러는거 완전 찌질해보이는거 안다 그런데 언니는 그런 나보다 훨씬 찌질하다. 애를 잘 키울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지우는게 애한테도, 언니한테도 XX오빠한테도 좋은거다. 잘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애 낳아봐야 어차피 불행하고 눈물 마를날 없게 하면서 키울게 뻔한데 난 언니가 정신 차리면 XX오빠 있는데 가르쳐 줄거다.

 

이거보다 훨씬 많이 말했는데 지금은 이것 밖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는 저보다 한참이나 어리고, 아직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아이한테 그런말을 듣고 그 아이를 때리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솔직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내가 애를 낳아봐야 뭘 할 수 있을까. 술하고 담배때문에 제대로 된 애가 나올지도 의문이고 기형으로 나온다면 키우자고 애써 결심을 했어도 애기를 왠지 버릴 것 같고, 저 스스로 저를 원망할까봐도 겁이났고, 키우더라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을것 같아서 불안하고, 건강하게 태어나더라도 저처럼 삐딱선을 탈까봐 무서웠습니다.

 

사실 제가 개념없고 막장녀인걸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저는 제 행동을 무시했던 거였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 무슨 정신이였는지 머릿속으로 그 애가 말해준 말들을 반복하면서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오시자 마자 거실에 무릎을 꿇고 조부모님과 부모님을 거실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제가 임신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네분 다 아무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제 손을 꼭 잡아주면서 그저 눈물만 글썽거리시고, 조부모님은 아버지에게

 

얘가 얼마나 힘들었겠냐, 그 자존심 센 애가 무릎까지 꿇고 말한다며 제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아버진 저한테 와서 제 뺨을 한대 때리셨습니다. 저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으니까요.

탈선을 하고서 처음으로 내가 잘못했으니까 내가 벌을 받아야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아버지는 절 한대 때리시고는 아무말 없이 저를 안아주시고 등을 토닥여주셨습니다.

저 아마 그때 엉엉 울면서 죄송하다고, 근데 나 이제 정신차리고 애기 키우고싶다고 내 애 버리기 싫다고 울어제꼈습니다. 동생은 방에서 다 듣고 있었는지 울먹거리면서 저한테 통장이랑 저금통 주면서 이거 누나 줄테니까 애기 행복하게 키우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까 남자친구가 도망가기전에 가족들한테 말을 했었다고 합니다.

집에 없는 날이 있는 날 보다 많으니 집안 분위기 알 겨를이 없고, 가족들도 제가 스스로 말할 동안 마음 정리를 했었답니다.

 

정말 너무 창피했습니다.

 

가족들은 이렇게 날 사랑해주는데, 내 주위에는 내가 임신을 해도 수건라고 안하고 챙겨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나 싫어하는데 바로잡아주려는 동생도 있는데...

난 여태까지 뭘하고 있었는지 너무 창피했습니다.

 

그렇게 엉엉 울다가 엄마랑 다음날 병원가기로 하고 방으로 들어와서 휴대폰에있는 전화번호부의 애들한테 문자를 했습니다. 

'우리 그만하자, 내가 모아놓고 뻔뻔하게 이러는거 진짜 미안해. 그런데 나 이제 애 엄마됐어. 이제 못할 것 같아.'

욕을 보내는 애들도 있었고 위로를 해주는 애들도 있었습니다.

전화를 하면 받았고, 욕을하면 들었고, 위로를 해 주면 고맙다고 하고...계속 연락하자고 하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많은 애들에게 탈선을 하게했는지 느꼈습니다.

 

그리고 학교로 가서 제가 괴롭힌 애들을 생각나는 대로 찾아서 사과했습니다.

 

정말 처음에는 잔뜩 겁먹어서 씁쓸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만들었구나하고요.

 

편하게 괜찮다고 할때까지 자존심이고 뭐고 다 던지고 허리 숙여서 계속 사과하러 다녔습니다.

중학교때 애들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어서 지금 여기다가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적은거 보면 딱 아, 누구누구구나 하고 감이 다들 올거야.

나 정말 내가 쓰레기였고, 너희한테 몹쓸짓을 한 거 느끼고 있어.

정말 내가 무슨 말을 해야 너희한테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너희 가슴에 평생 남을 상처주고 뻔뻔하게 용서를 구하는거 어이없겠지...

용서해달라는 말 말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싶다. 그리고 잘못했다는 말도 하고싶다.

사실 이렇게 글 길게 쓰는것도 어쩌면 변명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어.

글도 잘 못써서 어쩌면 내가 사과하는게 가식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나 정말 너희한테

 

이 말은 꼭 직접하고 싶다.

미안해, 정말 잘못했어.

내 전화번호 나랑 맨날 같이 다니던 애, 내가 맨날 용가리라고 부르던 여자애 짧은 파마머리 걔가 알고있어. 걔는 전화번호 그대로야. 정말 나 너희 직접봐서 사과하고 싶어서 그러니까 번거롭겠지만 걔한테 전화해서 내 전화번호좀 물어줄래? 나 지금 전화번호도 바꾸고, 집도 이사했거든.

피하는 거라고 욕해도 난 진짜 뭐라고 할 말이 없어. 미안하다는 말 빼고....

 

제가 괴롭힌 아이들한테 배로 맞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꼭 만나고 싶어서 이런 글을 씁니다.

 

그리고 남자친구한테도 장문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 이제 인간될거다. 돈은 어떻게 해서든지 벌어서 내 애는 안 굶게 거다. 부모님도 도와준다고 했다. 나 너 없어도 애 잘 키울 수 있다. 그런데 난 너가 있어야 할 것같다. 애기가 아빠가 일단 필요하고, 나도 너가 필요하다. 솔직히 난 너 사랑해서 관계를 한거였고 난 처음이였다. 그만큼 난 널 사랑해서 관계를 맺은 거였다. 그리고 이젠 임신했다. 그런데 너는 내 옆에 없다. 난 지금 나 스스로도 내가 감당이 안된다. 애기 낳고 자리 잡을때 까지만이라도 옆에 있어주면 안되냐.

 

보냈었던 문자 보면서 그대로 베낀겁니다. 전화 바꾸면서도 휴대폰 안에 내용들 보면서 힘들어지면 보려고 옛날 폰 버리지도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보내고 한 일주일? 그정도 지나니까 그 동생이(남자친구 어디있는지 안다는)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언니 지금 만날 수 있냐고요.

 

 

저 KTX타고 부산으로 바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애랑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그애를 기다리는데 같이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제 남자친구였습니다.

 

정말 눈물이 왈칵 흐르더군요.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도 신경안쓰고 울면서 그냥 미안하다고 말만 했습니다.

너무 미안하다..내가 잘못했다. 그 동생한테도 정말 계속 사과했습니다.

그 동생이 저한테 난 언니랑 연락하고 지낼 자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제가 뭐라할 처지가 안됐죠.

어린애를 이런일에 휘말리게했니까요.

그런데 그 동생이 나 조금 더 커서 용기 생기면 언니한테 연락하겠다고 하고 저랑 남자친구만 두고 나갔습니다.

 

저는 그 동생이 정말 중1이 맞나 싶었습니다.

초6때도 그 나이 같지 않은 말투를 쓰더니, 중1이 되니까 더하더군요.

전 정말 그 애한테 사과할것도 많고, 고맙다고 말할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애랑 연락이 되지 않고있습니다...

 

저 혼자서 말하는 거라도 문자로라도 애기 사진도 보내주고 싶고, 우리 잘 살고있으니까 고맙다는 말도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없었습니다. 먼저 연락을 하겠다고 했었으니까요...

 

제가 소개시켜준 남자애 통해서 제가 보낸 애기 사진 그 애가 봤다는 연락받고 끝이였습니다.

그리고 걔하고도 끝내서 이제 건너서도 소식을 받지 못합니다.

 

용기가 생기면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못한 말이 너무 많습니다.

 

만약 보고있다면 제발 한번만이라도 연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화번호는 바꾸지 않은 것 같은데 답장도, 뭐도 하지 않습니다...

 

정말 용기가 생길때까지 기다리고 싶은데 정말 하고 싶은 많이 쌓여서 생각날때마다 눈물이 흐릅니다.

 

근데, 이 말은 정말 제대도 다시 하고 싶어요.

고맙다고...

 

 

그리고 남자친구랑 만나고나서 서울가서 부모님들한테 무릎꿇고 고개숙여서 다시 사과드렸습니다.

남자친군 지금 아르바이트란 아르바이트는 다 하면서 돈을 벌고있습니다.

남자친구 부모님과 저희 부모님들이 보내주시는 돈과 제가 간간히 하는 아르바이트로 저희는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는 제작년 말에 낳았습니다. 예정보다 훨씬 늦게나와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제가 그렇게 술이랑 담배로 괴롭혔는데 건강하게 태어나줬습니다...아이는 왕자님이구요...정말 힘들어도 아이 얼굴 보면 힘이 납니다.

너가 내 생명줄이다. 싶습니다...

 

솔직히 중간중간 유산 위험도 있었고, 이젠 남편인 제 남자친구...남편과 갈등도 조금 있었지만, 정말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정말 제가 지은 죄는 많은데...저는 벌을 받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만약에 이 글을 보고있을 같은반이였던 친구들과 내가 괴롭혔던 친구들아...

정말 미안해.정말 내가 많이 잘못했다...미안하고...

 

선생님들께도 정말 죄송하고, 잘못했다는 말 드리고 싶습니다.

말로는 안된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글로나마 사과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랑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힘내세요. 이 말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나머지는 스스로 극복해야 할 일들인 것 같습니다.

저처럼 주위를 보면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그 사람들을 대해주세요...

그게 저같은 상황에서는 최고의 위로였고, 최고의 행복이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싶습니다.

 

글이 뒤죽박죽인건 할 말은 많은데 어디부터 시작해야할 지 몰라서 그런거니까 양해를 구하고요

 

다시 한번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