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자전거여행 시즌 1 - [~D+46] 프랑스 7편 - 산을 넘어 스페인으로! 프랑스 안녕!
HK2012.01.25
조회291
설 즐겁게 잘 보내셨나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도 한편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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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여행 45일차, 맑음]
일어나서 텐트를 정리하고 이동 준비를 한다. 장소가 괜찮아서 좀 여유를 부려보려 하지만 모기들이 아침부터 나를 공격한다. 정리를 끝내고 이동을 시작하는데 가야 할 길이 안 보인다. 어제 불 피울 장소를 찾는다고 숲 으로 조금 깊게 들어온 듯 하다.
아침부터 이런 황무지를 헤매다닌다.
어제 왔던 길로 돌아 나갈 것을 괜히 짐작만으로 방향을 잡고 더 깊게 들어간 듯 하다. 헤메고 헤메다가 1시간 30분 만에 어제 마지막에 보았던 길 까지 나올 수 있었다. 묘하다. 길을 잃었을 때 대처법을 배운 듯 하다. 시간은 좀 지체되었지만 어쩄든 기분 좋게 출발.
일정 대로라면 오늘이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 오후 쯤 프랑스 남쪽의 국경을 빠져 나가 스페인으로 들어가게 될 듯 하다. 이제 익숙해 질만하니까 프랑스를 벋어나야 한다. 조금 아쉽지만 스페인에 대한 기대 역시 크다.
달리다 보니 맥도날드가 보인다. 간단하게 메일과 전자제품을 충전한다. 아쉽지만 스페인의 산 세바스티앙 St.Sebastian 으로 보냈던 웜샤워 요청은 답장이 안 왔다. 다시 다른 호스트와 연락을 시도하고 길을 재촉한다.
계속 프랑스 서부해안을 타고 달려오다 보니 관광지가 많이 보인다. 여름이라면 이 들에게는 우리의 동해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곳곳에 오토캠핑장이 보이고 4월 중순인데도 벌써부터 해수욕을 즐기는 친구들이 있다. 캠핑장과 함께 공원도 잘 되어 있어서 어제 못한 설거지와 세면을 한다.
이 곳에서 라이딩 쫄바지만 입고 샤워를 했다.
계속 해서 해안으로 나있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달려간다. 조금 더 가니 자전거 도로는 끝이 났다. 국도로 바꿔서 이동. 계속 달린다. 계속 비슷한 풍경만 보니 슬슬 지겨워 지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만 계속 든다.
풍경은 정말 좋지만 계속 보니 지겹다.
어제 밤에 떠 올랐던 생각인 ‘내가 지금 제대로 여행을 하고 있는가?’ 얼토 당토 않지만 ‘나는 누구 인가?’ 까지. 길이 평평하고 풍경이 익숙하니 긴장은 풀리고 잡생각만 자꾸 든다. 그렇게 멍한 생각을 하며 달려가는데 저 앞에 대형 마트 촌이 보인다. 마켓과 스포츠 매장, 대형 철물점 등등이 붙어있다. 심심한데다가 어짜피 식량을 좀 사야 하기도 하고 해서 한번 들어가 본다.
자전거 부품을 보러 스포츠 매장으로 들어가 보니 마땅하게 살만한 것이 없다. 예비 튜브도 있고, 예비 브레이크 패드도 있고, 각종 공구류야 당연히 있고… 살래야 살 것이 안 보인다.
다음은 철물점으로 이동. 돌다보니 어라? 긴 알루미늄 막대가 보인다? 언뜻 보기에 폴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올 때 잃어버린 깃대로 쓸 수 있을 듯 하다. 맘에 든다. 구입결정. 조금 더 둘러보니 손으로 조이는 스크류가 보인다. 갑자기 패니어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것이 생각난다. 이걸로 어떻게 임시 조치가 되지 않을까? 일단 한 세트 구입해서 나온다.
다음은 마트로. 평소와 같이 빵과 식량 류를 사서 나오려 하는데 오늘이 프랑스의 마지막 밤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고기류를 먹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위에서 제시된다. 음… 옳은 의견이다. 고기와 야채 구입. 어제는 BBQ를 했으니 오늘은 고기를 볶아 먹어야 겠다.
다시 남쪽으로 달린다. 오늘 달린 거리와 네비의 거리를 비교해 보니 내일 넘을 스페인과의 국경까지 100km 정도 남은 듯 하다. 이쯤에서 오늘은 쉬자. 잘 곳을 찾아본다. 조금 더 가니 마침 마을이 보인다. 역시나 관광지 인 듯 한 마을. 잘 곳을 찾아 돌아다니고 적당한 곳을 발견 한다. 일단 텐트를 쳐두고 해안가로 나온다.
해안가에 있던 건물 아래의 공간. 여기에 텐트를 칠까 잠시 고민.
노을이 내리는 해안가에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 왠지 너무 멋진 그림이다. 석양을 보며 윈드서핑이라. 서핑은 정말 배워보고 싶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싶다. 석양을 감상하며 일기와 내일 일정을 정리한다. 대서양의 석양 상당히 멋지다. 그리고 보니 미국에서 대서양의 일출을 못 봤구나. 태평양의 일몰은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봤었는데… 태평양의 일출은 일본에서 볼 수 있겠고… 나중에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사진실력이 부족하다. 해와 같이 찍었다면 예술 작품 하나 나올 수 있었을 피사체인데.
해가지고 텐트로 와서 요리를 시작한다. 야채와 고기, 고춧가루로 제육볶음을 만들려 했지만 코딱지만한 버너로는 화력이 영 부족하다. 어제 잘 익지도 않고 영…. 불을 피울까 하다가 지금 텐트가 있는 이 CC(Country club)가 사유지인지 공유지인지 구분이 안 가서 포기한다. 대신 물을 부어서 찌개로 재탄생. 완성된 요리는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돼지고기 찌개는 아니고 살짝 감자탕 맛도 나고 괜찮았다.
이름을 붙이자면 돼지고기 찌개? 잡탕?
배도 부르겠다. 씼기도 했겠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넘겼다. 내일이 이 프랑스의 마지막 날이구나. 취침!
1. 이동Biscarrose에서Moliets et MMA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05.71 km / 5:32 h누적거리 : 4091.20 km3. 사용경비
맥도날드 커피 : 1.00 유로
깃대, 핸드스크류: 4.20 유로
고기 등 부식 : 3.51 유로
총 : 8.71 유로4. 잠자리Moliets et MMA 해변가 뒷편 골프장 옆 숲, 텐트5. 상태이상콧물 조금
[4월 15일, 여행 46일차, 맑음]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이동 준비를 한다. 어제 밤에 뭐가 자꾸 푸덕 푸덕 거리는 소리가 들어서 시끄러웠는데 텐트 밖으로 나와보니 옆의 나무에 새가 한 마리 걸려있다. 새는 이미 죽은 듯 한데 모양이 이상하다. 다리에 뭔가 묶여 있는 듯 하다. 어떻게 해주고 싶지만 나무가 너무 높아서 무리다. 폴대로라도 어떻게 빼보려 하지만 안된다. 불쌍하지만 이미 죽은 걸 어쩔 수가 없다. 그대로 두고 이동.
불쌍하지만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신나게 달려본다. 어찌 되었든 오늘이 프랑스의 마지막 날 아닌가? 기분 좋게 떠나자.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배욘느 Bayonne 이다. 이 곳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가까운 관문도시이다. 주변에서는 제일 큰 도시로 당연히 이 주변의 대부분의 길은 배욘느로 향한다. 표지판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도 없이 쭉쭉 달릴 수 있다.
여기는 야자수 나무도 보인다. 제주도가 생각난다.
달리다 보니 배욘느 근처에서 어제와 비슷한 대형마트가 보인다. 스페인의 물가를 잘 모르니 일단 익숙한 이 곳에서 오늘과 내일아침까지 먹을 수 있는 부식을 구입하기로 결정한다. 빵과 간단한 부식을 사고 아웃도어 용품 코너로 가보니 나침반이 눈에 띄인다. 가격도 얼마 안하고 큼지막 한게 맘에 든다. 안 그래도 지도 찾을 때 나침반 하나 있었으면 했는데 망설이지 않고 바로 구입! 그 옆에 클램프도 하나 더 사서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꼬치구이용 꼬치가 보이길래 이것도 구입해 본다. 이제 불 피우면 꼬치구이다.
관광안내소가 보이면 지도를 얻는 것은 필수. 길을 찾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배욘느로 들어와 도시를 둘러본다. 가운데 강을 기점으로 도시가 잘 발달 되어있었다. 구 시가지는 역시나 오랜 전통이 있어 보이고, 강변으로는 과거에 썼던 듯 한 병영을 비롯한 군사 시설들이 보인다. 도시가 크지는 않은데 볼거리도 제법 있는 괜찮은 도시 였다. 성당과 군사시설 등을 보면 과거에는 제법 큰 도시였을 듯 하지만 지금은 그저 국경의 작은 도시가 되어 버린 듯 하다.
지금은 한적한 국경도시 Bayonne
커다란 성당과 군사시설이 과거의 영화를 말해준다.
관광을 마치고 맥도날드를 찾아 메일을 체크해 본다. 어제 보냈던 메일에는 역시나 답장이 안 와있다. 하긴 나 같아도 ‘내일 당신집에서 잘 수 있을까요?’ 라는 메일에는 답장 하지 않을 듯 하다. 앞으로 계획을 조금 더 꼼꼼하게 짜서 최소한 5일 전에는 보내야 겠다. 오늘은 앞의 일정과 목적지를 예상해서 Vitoria에 한통, Burgor에 사는 사람에게 한 통 씩 보낸다. 답장이 왔으면 좋겠다.
나를 설레게 하는 마크
도시를 빠져나와 스페인으로 향한다. 가는 길은 오르막 길 내르막 길의 연속이다. 저 반대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오는 자전거 여행객이 보인다. 여행을 시작하고 첫 번째로 만나는 여행객이다. 신나서 부르고 이것 저것 대화를 나눠본다. 건너가고 싶은데 가운데 도로분리대가 있는 4차선 도로라 그저 목소리를 높여 대화하는 수 밖에 없다.
이 친구는 독일 친구인데 스페인 서쪽 끝 산티아고 Santiago 에서 부터 오는 길 이라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내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니 신기해 한다. 나도 당신이 신기하다. 넘어가서 악수라도 나눠보고 싶었지만 차량이 너무 많고 위험해서 포기한다.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해어진다. 해어지며 이 친구가 ‘야 앞에 꽤 빡쎈힘든 길 일꺼야. 난 이미 지나왔거든. 조심해! Hey, there is a quite tough road. It`s behind of me. Anyway take care!’ 라고 하길래 ‘너도 힘든건 똑같지! 조심하라고 너도!’ 라고 대답해 줬더니 씩 웃고 간다. 뭐지?
조금 더 가서야 그 친구의 말을 알 수 있었다.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는 큰 산맥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곳 부터 국경까지 오르막 내르막을 반복하며 달려간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 오르막을 올라가면 내르막보다 다음 오르막이 보인다. 차량과 신호등 때문에 평상시처럼 탄력을 받고 올라갈 수도 없다. 내르막을 내려가면 신호등에 정지했다가 아래부터 다시 업힐…. 죽겠다.
한참 힘들게 달리다 보니 총을 든 경찰이 보인다. 국경 근처인데 무슨 사고라도 난 건가? 차량을 검문하는 듯 하기에 가보니 그냥 가라는 듯 손짓을 한다. 가서 물어보니 당신이랑 관계 없다고 가라고 한다. 살짝 쫄아서 다시 갈 길을 가는데 조금 달리다 보니 간판이 불어가 아닌 느낌이다.
어느 새 스페인에 들어와 있었다. 유럽에 국경이 없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구 검문소라도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 캐나다-미국이나 영국-프랑스 처럼 뭐라도 제지가 있을 줄 알았는데 검문소의 흔적도 안 보인다. 아까 그 총든 경찰이 국경수비대 였다 보다. 뒤로 조금 돌아가 국경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모르겠다. 어쨌든 드디어 이제 프랑스는 벗어났다. 이제는 스페인!
이것이 이 국경에서 제일 큰 건물이었다.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넘어가는 듯 한 이상한 느낌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St.Sebastian 이다. 재워줄 친구는 답장이 없지만 일단 가보자. 꽤 큰 도시인데 가면 잠 잘 곳 하나 못 찾을까 싶다.
프랑스와 뭔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의 스페인
가는 길에 좀 큰 마트가 보인다. 부식거리는 있지만 물가 정찰 겸 들어가 본다. 헉. 프랑스 보다 싸다. 유럽 물가가 남쪽으로 갈 수록, 동쪽으로 갈 수록 싸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겨우 국경(같지도 않은)하나 넘었는데 가격이 2~30%는 싸진 느낌이다. 내가 주식으로 하는 빵과 고기, 맥주는 우리나라 보다 싼 느낌이다. 특히 술은 정말 싸다. 맥주 500cc가 겨우 0.5유로 (약 750원). 데낄라도 미국보다 싸다. 빵과 고기, 맥주를 사도 얼마 안 나온다. 아름다운 나라 스페인! 홀라!
맥주 뿐만 아니라 다른 술도 엄청 싸다.
스페인의 첫 인상은 아주 좋다. 프랑스와는 다르게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많다. 특히 꼬마들이 스페인어로 말을 건다. 나는 알아 듣지 못하니 그저 웃음과 손짓 발짓으로 때운다.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런 저런 실 없는 이야기.
또 하나의 특징은 마을마다 쉽게 찾을 수 있던 축구장이다. 조금 큰 마을이다 싶으면 어김없이 잔디로 된 축구장이 보인다. 찾아 다닌 것도 아니고 그냥 길을 달리는 것 뿐인데 2시간 동안 3개의 잔디 축구장을 봤다. 역시 스페인 소리가 절로 나온다. 꼬마 애들 부터 어른들까지 이렇게 축구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슬슬 해질 시간이 가까워져서 길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패니어가 뒷 바퀴에 닿는 느낌이 든다. 돌아보니 아래 고리가 깨지면서 윗쪽에 부실하게 수리된 고리까지 같이 망가졌다. 아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자전거 가게가 보일 때 마다 부속품을 물어보지만 구할 수도 없었다. 정말 미치겠다.
마지막까지 멀쩡하던 아래 고리까지 망가지고….
윗 쪽은 콤보로 같이… 망할 이제는 진짜 욕도 안 나온다.
가방 자체는 방수 100%로 정말 괜찮은데 플라스틱으로 된 고리가 너무나 부실하다. 이 메이커가 카약용 드라이팩으로는 유명하기에 구입했는데… 고리는 생각을 못했다. 모의 주행 50km 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장거리로 나오니 상황이 변했다.
여행 시작 전 고수들이 말하길 패니어와 랙은 좋은 것을 쓰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적당한 것을 써도 잘 안 망가지니까 걱정 말라는 이야기도 보았다. 몇몇 분의 여행기를 읽고는 자작 패니어도 생각했었고 자작 랙도 생각했었다. 시작할 때 몇 푼 아끼려고 했다가 여행 내내 스트레스를 이렇게 계속 받다니. 왜 사람들이 오트립 오트립 투브스 튜브스 하는 지 알 것 같다.
아버지는 말하셨다. 아웃도어 용품은 비싼 돈을 주고 사도 손해보는 게 아니라고. 왜 사람들이 그렇게 비싼 등산용품을 사는 건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이런 악조건과 악천후 등등에 처해보니 나도 앞으로 짧은 여행이나 산행은 몰라도 최소한 장기간으로 떠날 때는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는 메이커를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전 처럼 임시로 비너로 보강하고 길을 달려본다. 오늘 밤에 어제 산 부속들로 제대로 고쳐봐야 겠다. 표지판을 보니 목적지인 산 세바스티앙 St. Sebastian 까지는 1시간 거리이다.
자전거를 달래고 달래 산 세바스티앙에 도착하니 어느 덧 9시가 다 되어있다. 시내를 대충 살피고 서둘러 잘 곳을 찾는다. 그런데 느낌이 조금 이상하다. 이 곳이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이 금요일 밤이다. 사람 많은 곳에 텐트 치는 것은 피해왔는데 에라 모르겠다. 해변도 있겠다 급하면 해변에라도 텐트를 쳐야겠다.
거리를 구경하며 돌아다녀 본다. 젊은 친구들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가게에서 술 한잔 하며 호기를 부려보고 싶은데 자전거와 짐이 걸린다. 호스텔을 찾아볼까 고민하다가 패니어 문제도 있으니 일단 잘 곳을 한번 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명이 화려해서 상당히 멋지던 산 세바스티앙. 젊음이 느껴지던 도시였다.
근처에 관광 안내지도가 보이기에 자세히 보니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그래 오늘도 산으로 가자. 산 정상에 가니 성벽으로 된 유적이 보인다. 입구 표지판에는 9시에는 닫는 다고 되어있는데 열려있다. 올라가보니 아래와는 다르게 사람도 없고 은폐 엄폐가 되있는 공간이 보인다. 여기다!
고기도 굽고 맥주고 한캔 까고, 옷도 빨아서 말린다.
텐트를 치고 아까 마트에서 산 고기를 구어 먹는다. 급하게 식사를 하고 시간이 늦어서 서둘러 패니어를 정비해 본다. 어제 산 스크류와 클램프 등으로 보수해 본다. 보수하고 보니 모양은 그럭 저럭 괜찮은데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몇 일은 버틸 수 있을 듯 하지만… 리어랙처럼 패니어도 새로 하나 사야 할까? 적은 가격도 아닌데 고민이다. 처음부터 오트립으로 하는 건데….
고민을 접고 야경을 보니 이 곳은 정말 명당이다. 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고 좌 우로는 대서양이 펼쳐져있다. 공기도 좋고 최고다. 잠시 파도를 보고 있으니 고민이 정리가 된다. 고민해서 뭐 어떻게 될 것도 아니고,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인데 망가지면 바로 사야지. 별 수 있나? 일단 이렇게 가보자. 자체 결론을 내리고,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을 위해 취침!
잊을 수 없는 산 세바스티앙의 야경. 기대하지 않았는데 야경이 정말 멋지던 도시이다.
1. 이동Moliet, France에서St.Sebastian, Spain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20.12 km / 7:12 h누적거리 : 4211.32 km3. 사용경비
클램프, 나침반, 숫불구이 꼬치 : 5.48 유로 빵 등 부식 : 2.00 유로 (스페인) 고기, 빵, 맥주 : 3.76 유로
HK 자전거여행 시즌 1 - [~D+46] 프랑스 7편 - 산을 넘어 스페인으로! 프랑스 안녕!
설 즐겁게 잘 보내셨나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도 한편 올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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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여행 45일차, 맑음]
일어나서 텐트를 정리하고 이동 준비를 한다. 장소가 괜찮아서 좀 여유를 부려보려 하지만 모기들이 아침부터 나를 공격한다. 정리를 끝내고 이동을 시작하는데 가야 할 길이 안 보인다. 어제 불 피울 장소를 찾는다고 숲 으로 조금 깊게 들어온 듯 하다.
아침부터 이런 황무지를 헤매다닌다.
어제 왔던 길로 돌아 나갈 것을 괜히 짐작만으로 방향을 잡고 더 깊게 들어간 듯 하다. 헤메고 헤메다가 1시간 30분 만에 어제 마지막에 보았던 길 까지 나올 수 있었다. 묘하다. 길을 잃었을 때 대처법을 배운 듯 하다. 시간은 좀 지체되었지만 어쩄든 기분 좋게 출발.
일정 대로라면 오늘이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 오후 쯤 프랑스 남쪽의 국경을 빠져 나가 스페인으로 들어가게 될 듯 하다. 이제 익숙해 질만하니까 프랑스를 벋어나야 한다. 조금 아쉽지만 스페인에 대한 기대 역시 크다.
달리다 보니 맥도날드가 보인다. 간단하게 메일과 전자제품을 충전한다. 아쉽지만 스페인의 산 세바스티앙 St.Sebastian 으로 보냈던 웜샤워 요청은 답장이 안 왔다. 다시 다른 호스트와 연락을 시도하고 길을 재촉한다.
계속 프랑스 서부해안을 타고 달려오다 보니 관광지가 많이 보인다. 여름이라면 이 들에게는 우리의 동해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곳곳에 오토캠핑장이 보이고 4월 중순인데도 벌써부터 해수욕을 즐기는 친구들이 있다. 캠핑장과 함께 공원도 잘 되어 있어서 어제 못한 설거지와 세면을 한다.
이 곳에서 라이딩 쫄바지만 입고 샤워를 했다.
계속 해서 해안으로 나있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달려간다. 조금 더 가니 자전거 도로는 끝이 났다. 국도로 바꿔서 이동. 계속 달린다. 계속 비슷한 풍경만 보니 슬슬 지겨워 지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만 계속 든다.
풍경은 정말 좋지만 계속 보니 지겹다.
어제 밤에 떠 올랐던 생각인 ‘내가 지금 제대로 여행을 하고 있는가?’ 얼토 당토 않지만 ‘나는 누구 인가?’ 까지. 길이 평평하고 풍경이 익숙하니 긴장은 풀리고 잡생각만 자꾸 든다. 그렇게 멍한 생각을 하며 달려가는데 저 앞에 대형 마트 촌이 보인다. 마켓과 스포츠 매장, 대형 철물점 등등이 붙어있다. 심심한데다가 어짜피 식량을 좀 사야 하기도 하고 해서 한번 들어가 본다.
자전거 부품을 보러 스포츠 매장으로 들어가 보니 마땅하게 살만한 것이 없다. 예비 튜브도 있고, 예비 브레이크 패드도 있고, 각종 공구류야 당연히 있고… 살래야 살 것이 안 보인다.
다음은 철물점으로 이동. 돌다보니 어라? 긴 알루미늄 막대가 보인다? 언뜻 보기에 폴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미국에서 유럽으로 넘어올 때 잃어버린 깃대로 쓸 수 있을 듯 하다. 맘에 든다. 구입결정. 조금 더 둘러보니 손으로 조이는 스크류가 보인다. 갑자기 패니어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것이 생각난다. 이걸로 어떻게 임시 조치가 되지 않을까? 일단 한 세트 구입해서 나온다.
다음은 마트로. 평소와 같이 빵과 식량 류를 사서 나오려 하는데 오늘이 프랑스의 마지막 밤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고기류를 먹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위에서 제시된다. 음… 옳은 의견이다. 고기와 야채 구입. 어제는 BBQ를 했으니 오늘은 고기를 볶아 먹어야 겠다.
다시 남쪽으로 달린다. 오늘 달린 거리와 네비의 거리를 비교해 보니 내일 넘을 스페인과의 국경까지 100km 정도 남은 듯 하다. 이쯤에서 오늘은 쉬자. 잘 곳을 찾아본다. 조금 더 가니 마침 마을이 보인다. 역시나 관광지 인 듯 한 마을. 잘 곳을 찾아 돌아다니고 적당한 곳을 발견 한다. 일단 텐트를 쳐두고 해안가로 나온다.
해안가에 있던 건물 아래의 공간. 여기에 텐트를 칠까 잠시 고민.
노을이 내리는 해안가에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 왠지 너무 멋진 그림이다. 석양을 보며 윈드서핑이라. 서핑은 정말 배워보고 싶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싶다. 석양을 감상하며 일기와 내일 일정을 정리한다. 대서양의 석양 상당히 멋지다. 그리고 보니 미국에서 대서양의 일출을 못 봤구나. 태평양의 일몰은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봤었는데… 태평양의 일출은 일본에서 볼 수 있겠고… 나중에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사진실력이 부족하다. 해와 같이 찍었다면 예술 작품 하나 나올 수 있었을 피사체인데.
해가지고 텐트로 와서 요리를 시작한다. 야채와 고기, 고춧가루로 제육볶음을 만들려 했지만 코딱지만한 버너로는 화력이 영 부족하다. 어제 잘 익지도 않고 영…. 불을 피울까 하다가 지금 텐트가 있는 이 CC(Country club)가 사유지인지 공유지인지 구분이 안 가서 포기한다. 대신 물을 부어서 찌개로 재탄생. 완성된 요리는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돼지고기 찌개는 아니고 살짝 감자탕 맛도 나고 괜찮았다.
이름을 붙이자면 돼지고기 찌개? 잡탕?
배도 부르겠다. 씼기도 했겠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넘겼다. 내일이 이 프랑스의 마지막 날이구나. 취침!
1. 이동Biscarrose에서Moliets et MMA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05.71 km / 5:32 h누적거리 : 4091.20 km3. 사용경비맥도날드 커피 : 1.00 유로
깃대, 핸드스크류: 4.20 유로
고기 등 부식 : 3.51 유로
총 : 8.71 유로4. 잠자리Moliets et MMA 해변가 뒷편 골프장 옆 숲, 텐트5. 상태이상콧물 조금[4월 15일, 여행 46일차, 맑음]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고 이동 준비를 한다. 어제 밤에 뭐가 자꾸 푸덕 푸덕 거리는 소리가 들어서 시끄러웠는데 텐트 밖으로 나와보니 옆의 나무에 새가 한 마리 걸려있다. 새는 이미 죽은 듯 한데 모양이 이상하다. 다리에 뭔가 묶여 있는 듯 하다. 어떻게 해주고 싶지만 나무가 너무 높아서 무리다. 폴대로라도 어떻게 빼보려 하지만 안된다. 불쌍하지만 이미 죽은 걸 어쩔 수가 없다. 그대로 두고 이동.
불쌍하지만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신나게 달려본다. 어찌 되었든 오늘이 프랑스의 마지막 날 아닌가? 기분 좋게 떠나자.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배욘느 Bayonne 이다. 이 곳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가까운 관문도시이다. 주변에서는 제일 큰 도시로 당연히 이 주변의 대부분의 길은 배욘느로 향한다. 표지판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도 없이 쭉쭉 달릴 수 있다.
여기는 야자수 나무도 보인다. 제주도가 생각난다.
달리다 보니 배욘느 근처에서 어제와 비슷한 대형마트가 보인다. 스페인의 물가를 잘 모르니 일단 익숙한 이 곳에서 오늘과 내일아침까지 먹을 수 있는 부식을 구입하기로 결정한다. 빵과 간단한 부식을 사고 아웃도어 용품 코너로 가보니 나침반이 눈에 띄인다. 가격도 얼마 안하고 큼지막 한게 맘에 든다. 안 그래도 지도 찾을 때 나침반 하나 있었으면 했는데 망설이지 않고 바로 구입! 그 옆에 클램프도 하나 더 사서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꼬치구이용 꼬치가 보이길래 이것도 구입해 본다. 이제 불 피우면 꼬치구이다.
관광안내소가 보이면 지도를 얻는 것은 필수. 길을 찾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배욘느로 들어와 도시를 둘러본다. 가운데 강을 기점으로 도시가 잘 발달 되어있었다. 구 시가지는 역시나 오랜 전통이 있어 보이고, 강변으로는 과거에 썼던 듯 한 병영을 비롯한 군사 시설들이 보인다. 도시가 크지는 않은데 볼거리도 제법 있는 괜찮은 도시 였다. 성당과 군사시설 등을 보면 과거에는 제법 큰 도시였을 듯 하지만 지금은 그저 국경의 작은 도시가 되어 버린 듯 하다.
지금은 한적한 국경도시 Bayonne
커다란 성당과 군사시설이 과거의 영화를 말해준다.
관광을 마치고 맥도날드를 찾아 메일을 체크해 본다. 어제 보냈던 메일에는 역시나 답장이 안 와있다. 하긴 나 같아도 ‘내일 당신집에서 잘 수 있을까요?’ 라는 메일에는 답장 하지 않을 듯 하다. 앞으로 계획을 조금 더 꼼꼼하게 짜서 최소한 5일 전에는 보내야 겠다. 오늘은 앞의 일정과 목적지를 예상해서 Vitoria에 한통, Burgor에 사는 사람에게 한 통 씩 보낸다. 답장이 왔으면 좋겠다.
나를 설레게 하는 마크
도시를 빠져나와 스페인으로 향한다. 가는 길은 오르막 길 내르막 길의 연속이다. 저 반대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오는 자전거 여행객이 보인다. 여행을 시작하고 첫 번째로 만나는 여행객이다. 신나서 부르고 이것 저것 대화를 나눠본다. 건너가고 싶은데 가운데 도로분리대가 있는 4차선 도로라 그저 목소리를 높여 대화하는 수 밖에 없다.
이 친구는 독일 친구인데 스페인 서쪽 끝 산티아고 Santiago 에서 부터 오는 길 이라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내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니 신기해 한다. 나도 당신이 신기하다. 넘어가서 악수라도 나눠보고 싶었지만 차량이 너무 많고 위험해서 포기한다.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해어진다. 해어지며 이 친구가 ‘야 앞에 꽤 빡쎈힘든 길 일꺼야. 난 이미 지나왔거든. 조심해! Hey, there is a quite tough road. It`s behind of me. Anyway take care!’ 라고 하길래 ‘너도 힘든건 똑같지! 조심하라고 너도!’ 라고 대답해 줬더니 씩 웃고 간다. 뭐지?
조금 더 가서야 그 친구의 말을 알 수 있었다.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는 큰 산맥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곳 부터 국경까지 오르막 내르막을 반복하며 달려간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 오르막을 올라가면 내르막보다 다음 오르막이 보인다. 차량과 신호등 때문에 평상시처럼 탄력을 받고 올라갈 수도 없다. 내르막을 내려가면 신호등에 정지했다가 아래부터 다시 업힐…. 죽겠다.
한참 힘들게 달리다 보니 총을 든 경찰이 보인다. 국경 근처인데 무슨 사고라도 난 건가? 차량을 검문하는 듯 하기에 가보니 그냥 가라는 듯 손짓을 한다. 가서 물어보니 당신이랑 관계 없다고 가라고 한다. 살짝 쫄아서 다시 갈 길을 가는데 조금 달리다 보니 간판이 불어가 아닌 느낌이다.
어느 새 스페인에 들어와 있었다. 유럽에 국경이 없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구 검문소라도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다. 캐나다-미국이나 영국-프랑스 처럼 뭐라도 제지가 있을 줄 알았는데 검문소의 흔적도 안 보인다. 아까 그 총든 경찰이 국경수비대 였다 보다. 뒤로 조금 돌아가 국경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모르겠다. 어쨌든 드디어 이제 프랑스는 벗어났다. 이제는 스페인!
이것이 이 국경에서 제일 큰 건물이었다.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넘어가는 듯 한 이상한 느낌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St.Sebastian 이다. 재워줄 친구는 답장이 없지만 일단 가보자. 꽤 큰 도시인데 가면 잠 잘 곳 하나 못 찾을까 싶다.
프랑스와 뭔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느낌의 스페인
가는 길에 좀 큰 마트가 보인다. 부식거리는 있지만 물가 정찰 겸 들어가 본다. 헉. 프랑스 보다 싸다. 유럽 물가가 남쪽으로 갈 수록, 동쪽으로 갈 수록 싸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겨우 국경(같지도 않은)하나 넘었는데 가격이 2~30%는 싸진 느낌이다. 내가 주식으로 하는 빵과 고기, 맥주는 우리나라 보다 싼 느낌이다. 특히 술은 정말 싸다. 맥주 500cc가 겨우 0.5유로 (약 750원). 데낄라도 미국보다 싸다. 빵과 고기, 맥주를 사도 얼마 안 나온다. 아름다운 나라 스페인! 홀라!
맥주 뿐만 아니라 다른 술도 엄청 싸다.
스페인의 첫 인상은 아주 좋다. 프랑스와는 다르게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많다. 특히 꼬마들이 스페인어로 말을 건다. 나는 알아 듣지 못하니 그저 웃음과 손짓 발짓으로 때운다.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런 저런 실 없는 이야기.
또 하나의 특징은 마을마다 쉽게 찾을 수 있던 축구장이다. 조금 큰 마을이다 싶으면 어김없이 잔디로 된 축구장이 보인다. 찾아 다닌 것도 아니고 그냥 길을 달리는 것 뿐인데 2시간 동안 3개의 잔디 축구장을 봤다. 역시 스페인 소리가 절로 나온다. 꼬마 애들 부터 어른들까지 이렇게 축구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다.
슬슬 해질 시간이 가까워져서 길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패니어가 뒷 바퀴에 닿는 느낌이 든다. 돌아보니 아래 고리가 깨지면서 윗쪽에 부실하게 수리된 고리까지 같이 망가졌다. 아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자전거 가게가 보일 때 마다 부속품을 물어보지만 구할 수도 없었다. 정말 미치겠다.
마지막까지 멀쩡하던 아래 고리까지 망가지고….
윗 쪽은 콤보로 같이… 망할 이제는 진짜 욕도 안 나온다.
가방 자체는 방수 100%로 정말 괜찮은데 플라스틱으로 된 고리가 너무나 부실하다. 이 메이커가 카약용 드라이팩으로는 유명하기에 구입했는데… 고리는 생각을 못했다. 모의 주행 50km 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장거리로 나오니 상황이 변했다.
여행 시작 전 고수들이 말하길 패니어와 랙은 좋은 것을 쓰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적당한 것을 써도 잘 안 망가지니까 걱정 말라는 이야기도 보았다. 몇몇 분의 여행기를 읽고는 자작 패니어도 생각했었고 자작 랙도 생각했었다. 시작할 때 몇 푼 아끼려고 했다가 여행 내내 스트레스를 이렇게 계속 받다니. 왜 사람들이 오트립 오트립 투브스 튜브스 하는 지 알 것 같다.
아버지는 말하셨다. 아웃도어 용품은 비싼 돈을 주고 사도 손해보는 게 아니라고. 왜 사람들이 그렇게 비싼 등산용품을 사는 건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이런 악조건과 악천후 등등에 처해보니 나도 앞으로 짧은 여행이나 산행은 몰라도 최소한 장기간으로 떠날 때는 어느 정도 신뢰도가 있는 메이커를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전 처럼 임시로 비너로 보강하고 길을 달려본다. 오늘 밤에 어제 산 부속들로 제대로 고쳐봐야 겠다. 표지판을 보니 목적지인 산 세바스티앙 St. Sebastian 까지는 1시간 거리이다.
자전거를 달래고 달래 산 세바스티앙에 도착하니 어느 덧 9시가 다 되어있다. 시내를 대충 살피고 서둘러 잘 곳을 찾는다. 그런데 느낌이 조금 이상하다. 이 곳이 유명한 관광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이 금요일 밤이다. 사람 많은 곳에 텐트 치는 것은 피해왔는데 에라 모르겠다. 해변도 있겠다 급하면 해변에라도 텐트를 쳐야겠다.
거리를 구경하며 돌아다녀 본다. 젊은 친구들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가게에서 술 한잔 하며 호기를 부려보고 싶은데 자전거와 짐이 걸린다. 호스텔을 찾아볼까 고민하다가 패니어 문제도 있으니 일단 잘 곳을 한번 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명이 화려해서 상당히 멋지던 산 세바스티앙. 젊음이 느껴지던 도시였다.
근처에 관광 안내지도가 보이기에 자세히 보니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그래 오늘도 산으로 가자. 산 정상에 가니 성벽으로 된 유적이 보인다. 입구 표지판에는 9시에는 닫는 다고 되어있는데 열려있다. 올라가보니 아래와는 다르게 사람도 없고 은폐 엄폐가 되있는 공간이 보인다. 여기다!
고기도 굽고 맥주고 한캔 까고, 옷도 빨아서 말린다.
텐트를 치고 아까 마트에서 산 고기를 구어 먹는다. 급하게 식사를 하고 시간이 늦어서 서둘러 패니어를 정비해 본다. 어제 산 스크류와 클램프 등으로 보수해 본다. 보수하고 보니 모양은 그럭 저럭 괜찮은데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몇 일은 버틸 수 있을 듯 하지만… 리어랙처럼 패니어도 새로 하나 사야 할까? 적은 가격도 아닌데 고민이다. 처음부터 오트립으로 하는 건데….
고민을 접고 야경을 보니 이 곳은 정말 명당이다. 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고 좌 우로는 대서양이 펼쳐져있다. 공기도 좋고 최고다. 잠시 파도를 보고 있으니 고민이 정리가 된다. 고민해서 뭐 어떻게 될 것도 아니고,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인데 망가지면 바로 사야지. 별 수 있나? 일단 이렇게 가보자. 자체 결론을 내리고,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을 위해 취침!
잊을 수 없는 산 세바스티앙의 야경. 기대하지 않았는데 야경이 정말 멋지던 도시이다.
1. 이동Moliet, France에서St.Sebastian, Spain2. 주행거리거리 / 시간 : 120.12 km / 7:12 h누적거리 : 4211.32 km3. 사용경비클램프, 나침반, 숫불구이 꼬치 : 5.48 유로
총 : 12.54 유로4. 잠자리빵 등 부식 : 2.00 유로
(스페인) 고기, 빵, 맥주 : 3.76 유로
St.Sebastian, Begiratokiko Gotorlekua 위, 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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