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학원 다니시는 그 사람 보고싶어요

완(전)소(심한)남(자)2008.08.06
조회1,654

 

안녕하세요.

 

인천에서 20년간 살다 김포로 이사간 마법사를 바라보는 남-_-자입니다.

 

솔로부대에서 20년을 복무한 공로를 인정받아 준장이 되었고요..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여름방학이라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운전면허도 딸겸, 인천에 있는 자동차 면허 학원을 등록하게 됬죠.

 

김포사는데 왜 인천에서 운전면허를 따게 됬냐면

 

고모부가 하시는 사무실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됬는데(승리의 낙하산 -_-v) 

 

거기가 제가 살던 동네고

 

마침 초등학교때부터 알고 지내던 불#친구도 같이 면허를 딴다고 해서 다니게 됬죠.

 

그렇게 운전면허를 배우게 됬는데

 

학원차를 타는 위치에는 저, 제 친구놈, 그리고 한 사람이 더 타게 됬습니다.

 

아마 여름방학이라 운전면허를 배우시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아리따운 외모는 남중남고로 점철된 저의 앞날이 안보이는(?) 눈동자에 비추는 한가닭의 햇살같았죠..

 

저도 모르게 점점 그사람에게 빠져가는것 같았지만 애써 외면하고 운전면허 학원을 다니고 있었죠.

 

(사실 기능수업 배우다가 한눈 잘못팔아서 후진기어대신 4단기어넣고 천국행 티켓을 끊을뻔한적도 한번 있었습니다. 물론 브레이크 놓기 전에 눈치챘지만..)

 

저는 먼저 학과시험에 붙었고, 기능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그 사람은 운전면허 학원에 많은 사람들이 등록해서 기능수업 스케쥴이 많이 밀려있던지라, 저보다 늦게 시작하는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10시에 수업 받으시다가 어느새부터 9시에 오셔서 수업을 받고 있었죠.. 운명의 장난질의 시작점 이라고 해야되나..

 

운전면허는 매주 화, 수, 금요일마다 학과시험이 있는데.. 어느 금요일이었을겁니다. 하늘은 멀쩡하게 맑은데, 비가 온다고 일기예보에서 나오더군요.. 이놈의 구라청의 말에 또 속을까.. 생각도 했지만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우산을 2개 들고 나갔습니다. 혹시나 맑은 하늘 믿고 우산을 깜박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기능수업을 받고 그 분은 시험보러가기전에 마지막으로 학과시험 요점정리를 보고계시더라고요. 근데 먹구름이 점점 몰려와서 비가 조금씩 내기 시작했고요..

 

당연히 그사람은 우산이 없어 난감해 하고 계시길래, 제가 가서 우산 하나 남는다고 우산을 드렸죠. 왠 이상한 사람이 갑자기 우산을 주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보였지만, 고맙다고 저한테 말했죠.

 

그런데 다음주 월요일날 우산을 안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아 깜빡하셨나 보다.. 하고 그냥 그날은 집에 가고

 

그 다음날 화요일이 됬습니다. 저는 기능시험이 있어서 2시에 학원을 가야했는데

 

그 사람은 여전히 9시에 나와서 수업을 받으시고 있었을겁니다.

 

전 사무실에 있다가 11시쯤에 잠깐 나간다고 하고 나가서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더워죽겠지만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우산을 돌려받아서가 아니라 그사람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애초에 제 손을 떠난 우산은 이미 제 안중 밖의 물건이었죠

 

기다리고 있는데 난대없이 중3때부터 알고지내던 친한 친구가 하나 오더군요.

"야 너 거기서 뭐하냐?"

"아.. 그게.. 사람기다린다. 물건 하나 받아가야되거등 --;;"

 

..하필이면 그 사람과 이야기좀 해볼려는데 친구놈이 갑자기 저랑 같이 기다리더군요  아 이런..

 

한 11시 15분정도 되니까 그사람이 왔습니다.

 

역시나 우산을 안 들고 있었고 우산을 잃어버려서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하나 사드린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하면서, 이름도 묻지않고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친구놈이 보고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하긴 좀 그래서 말이죠. 소심한 내성격 -_-..

 

그리고 학원 방학이 찾아왔습니다. 8월 4일 월요일까지.. 대략 1주일정도 되는 방학동안 그사람이 점점 보고싶어 지더라고요.

 

근데 문제는 사무실 아르바이트가 끝난데다가 도로주행은 2~3주 있다가 교육받기로 정해져서 더이상 인천에 갈 일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월요일날 "아 연습면허 받으러 가야지~"(사실 학원에서 도로주행도 하면 연습면허는 필요없죠) 라면서 학원에 10시까지 일부러 가서 그 사람 수업은 11시에 끝날꺼니까, 일부러 학원버스를 놓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분 그날부터 3시간 하는듯 싶더군요 ㅠㅠ;; 그래서 일단 학원차가 왔으니 계속 있기는 뭐하고. 그거 타고 돌아가서 피씨방에 있으면서 이런거 저런거 하면서 한시간 때우다가 나왔습니다.

 

그 사람이 지나가는 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학원차가 오면서 그 사람이 내리는 겁니다.

 

저는 그냥 뒤 따라가고 있고.. 이제 말만걸면되는데..

 

마법사의 피가 흐르는 저에게 연애운은 그저 로또당첨률일까요

 

그 반대편에서 고모부와 어머니를 비롯한 사무실 식구들이 오늘따라 점심식사를 밖에서 하시려고 나오시더군요. 그러고는 "어? 너 아직 집에 안갔어? 밥먹고가~" 라고..

 

그래서 저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기는 커녕 어머니에게 "아 몰라 집에가서먹을껴 ㅠㅠ" 라면서 그냥 집에 왔죠.

 

정말 너무 기가 막혀서 집에 가는 버스에서 그냥 의자 뒤로 확 재끼고 거의 버스 천장만 쳐다보면서 집에 왔습니다.(출퇴근 시간도 아니고 비인기노선이라 사람의 거의 안타거든요..)

 

...이게 뭔 운명의 장난질입니까, 초등학교때 디즈니 만화동산 볼라고 교회 안나가서 하나님이 삐져도 제대로 삐진겁니까 ㅠㅠ..  날도 더운데 사무실에서 시켜드시지 ㅠㅠ

 

그리고 그 다음날, 오늘 아니면 못본다라는 각오로 12시까지 인천에 도착하게 계획하고 움직이고 있었죠. 오늘은 좀 빨리가고싶어서 김포공항에서 시작하는 공항선 지하철을 타고 가고있었습니다. 버스를 타는게 가장 빠르겠지만 인천쪽에 가깝게 가는것은 30분에 하나씩 오는거라.. 기다릴 여유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운명의 장난질이 또 시작됬습니다.

 

어제 3시간했다고 오늘 3시간 한다고 생각한 제가 큰 오산이었을까요

 

공항선 지하철이 출발하는 동시에..

 

"야 그 처자 지금 출발하는데? 아마 오늘이 마지막 기능수업인갑다?" 라는 친구놈의 문자..

 

속으로 그 학원차 조금만 늦어주길 늦어주길..하고 빌면서 계양에 내리자 마자 택시를 바로 잡아 타고 미친듯이 인천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차를 냅두고 또 놓쳐버렸습니다.

 

또 아무것도 못한게 억울해서 아무생각없이 빈손으로 김포로 돌아갔는데.. 마침 그날 저녁에 친구들하고 약속이 잡혔던걸 까먹고있었네요

 

그냥 인천에 있을껄.. 

 

결국엔 인천 다시와서 정신없이 놀다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서 집에 못갈거 같아서, 밤새 피씨방에 있다가 첫차타고 집으로 갔죠..

 

오늘 놓치면 진짜 안된다.. 라고 속으로 수십번을 다짐하고

 

알람을 11시에 맞춰놓고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람이 안울렸는지 눈을 뜨니 2시였습니다. 아마 11 am이 아니라 11 pm으로 맞췄었나 봅니다 ㅠㅠ

 

화들짝 놀란 저는 바로 씻고 버스정류장으로 달려나가서 아무 택시를 타고 인천으로 가자고 했죠.

왜냐하면 기능시험은 2시부터 시작하니 적어도 3시 학원차를 타고 가야 되거든요.

 

다행히 택시 아저씨가 라이더의 피가 흐르시는지 경부고속도로를 5분만에 돌파하시더니 20분만에 인천까지 도착하게 됬습니다.

 

그리고 제 친구한테 전화해서 그.. 그분 어디가셨냐? 라고 말하니까 친구가


"아 걔? 시험 앞번호였는지 빨리 시험보고 없어졌어 택시타고 갔나보다.."

 

또 이렇게 그냥 보내는가 싶어서... 한참 멍하니 있었습니다.

 

진짜 더도말고 이름이라고 알고싶어서 문자로

 

"시험볼때 이름 부르잖아 기억나냐?" 라고 하니

 

"한모씨던가..." 라는 답장이

 

라고 하더라고요.

 

진짜 하늘이 갈라놓는걸까요. 만나면 안될사람인가요.

 

그 사람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꼭 보고싶어요.

 

그거 알아요?

 

김포에서 인천까지 가는 택시비보다, 당신을 놓친 간발의 시간차가 더 아쉽고

 

싸구려 컨버스 신고 40분씩 서있는 내 발보다 그날 당신을 못본 내 마음이 더 아프다는거..

 

 

아 그리고 우산은 없어졌다고 했는데 그날 비는 안맞았을까 궁금하네요.

 

인천 한성자동차학원에서 제 우산과 마음을 세트로 분실시킨 그 사람을 찾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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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주변이 없어서 쓴 부득이한 쌍팔년도식 맨트를 날린점 용서해주세요 ㅠ_ㅠ

 

 

P.S: "그녀"라는 표현을 안 쓴 이유는 일본식 표현해서 유래했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안써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뭔가 좀 정신없는 감이 조금은 있는거 같습니다.

 

P.S2:톡 운영자는 김태희or장동건

 

P.S3:근데 그 사람 남자친구 있으면 어떻게 되는거지?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