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3대 흉가' 곤지암 정신병원의 미스터리 Part.2

유현영201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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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실종' 폐병원을 둘러싼 괴소문의 실체를 찾아서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이끌려 방문한 데 이어 정확히 이틀 뒤인 지난 11일 다시 현장을 찾았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 새텃말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은 마을은 '곤지암 정신병원'이라 불리는 폐병원에 대한 괴소문이 시작된 이래 조용할 날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마을에 불어 닥친 괴소문의 실체, 과연 사실일까요?

 

 

진실을 추적하기에 앞서 우선 곤지암 정신병원이라는 이름부터 정정(訂正)하고자 합니다.

곤지암 정신병원의 원래 이름은 남양신경정신병원입니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 병원은 약 20년 전 폐업 이후 건물은 그 상태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언젠가부터 젊은이들의 공포 체험장으로 변질되면서 지역 이름을 딴 '곤지암 정신병원' 혹은 '신대리 정신병원'으로 불려 지기 시작한 겁니다.

여기서 잠깐 하나를 짚고 넘어갈까요.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린 괴소문 중 하나!

"10년 전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바람에 병원이 폐쇄되고 지금까지 방치 중이다."

광주시에서 자체 조사한 내용이 맞다면, 10년 전 병원이 폐업됐다는 말은 일단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겠죠? 제가 겁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혼자 취재해야 한다는 압박은 본능적으로 심장 템포를 프레스토(presto)로 변환시켰습니다.

"뭐, 그래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 돌아올 수 있겠지!"

심호흡 후 정신 바짝 차리고 문제의 정신병원이 있는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1,000여명 정도가 거주하는 이 마을은 생각보다 조용했는데요. 먼저 오래 돼 보이는 구멍가게에 들어가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가게 안에는 주인 노모(62.남)씨가 있었고, 음료수 하나를 꺼내 계산대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 마을에 정신병원이 있다고 들었는데, 위치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물론 정신병원의 위치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대화의 물꼬가 트이자 주인 노씨는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며,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는데요.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렇습니다.

20년 전 병원 소유주인 홍 원장이라는 분이 지병으로 죽어 자식들이 병원을 물려받았지만 운영 의지가 없었고, 하수처리시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폐업했다는 겁니다. 또한 소문 중 하나인 형무소 자리였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었지만, 노씨에게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가 병원 폐업 이후 이 마을로 이사 왔기 때문인데요. 그도 병원 직원으로 일했던 주민에게 이야기를 건네 들었던 것이라 상세한 부분까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옳거니!" 당시 병원 직원을 만나면 더욱 정확하고 세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일이 쉽게 풀리는 법은 없습니다.

그 주민은 얼마 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네요. 아쉽지만 가게를 나와 마을에 오래 거주한 주민을 찾아봤는데요. 얼마 후, 마을회관 근처에서 나이 지긋한 할머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이 마을에서 줄곧 살아오신 분이었습니다.

"정신병원? 문 닫은지 20년도 넘었지. 원장이 전라도 사람이었는데, 늙어서 죽고... 자식들은 외국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하수도 때문에 닫았다나 뭐라나... 병원 있을 때 경치도 좋고 해서 자주 놀러가고 그랬어. 근데 거긴 왜?"

여기까지 나온 내용을 정리해 보면 전라도 출신의 병원 원장은 자살이 아니라 지병이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고, 그의 자식들이 병원을 물려받았지만 문을 닫고 외국으로 이민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또 다른 주민에게 물어봐도 내용은 같았는데요.

주민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병원 원장이 현재 생존해 있지는 않은 건 맞지만 당시 노령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사인이 자연사(自然死)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한 현재 건물주는 원장의 자식일 가능성이 크고 해외에서 체류 중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했는데요. 인근 관공서에 가서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면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자동차 거리로 5분 정도 위치에 있는 곤지암읍사무소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무인발급기에서 해당 번지수를 입력한 뒤 등기부등본을 한 통 떼어 봤는데요.

두근두근... 결과는?!

 

과연, 그랬습니다. 수수료가 아깝지 않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일단 이 토지의 소유자, 즉 건물주로 보이는 인물이 게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유자는 구멍가게 주인 노씨의 말대로 홍씨 성을 가진 사람이었고,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이 지분 50%씩을 나눠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 두 사람은 형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겠죠?

등본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단서는 두 사람의 주소입니다. 형으로 보이는 홍씨는 미국 메릴랜드 주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고, 동생으로 보이는 홍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지난 2002년부터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 됐습니다.

그렇다면 건물주가 행방불명 상태라는 소문은 거짓으로 드러나게 된 것인데요.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만으로도 폐 정신병원을 둘러싼 괴소문은 전부 사실이 아닌 허위 정보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해 볼까요.

1. 정신병원이 폐업하고 방치된 이유는?

병원의 실 소유자 원장의 사망 후 상속인인 아들의 정신병원 인수 의지가 없었고, 하수처리시설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또, 토지 및 건물 소유자인 두 아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건물이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병원이 폐업된 지도 10년 전이 아닌 20년 전으로 이유 없이 여러 사람이 죽었다는 소문 또한 사실무근이다. 병원 환자는 대부분 알콜중독 환자였다고.

2. 정신병원의 원래 자리가 교도소(형무소)였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정신병원이 있던 부지는 원래 임야였고, 만약 과거에 교도소가 있었다 하더라도 부지의 크기를 봤을 때 교도소로 쓰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낭설에 불과하다.

3. 원장이 자살하고 건물주는 실종 상태?

다수의 주민들은 병원이 운영되던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당시 노령이었던 원장이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자살 관련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또한 건물주인 원장의 두 아들은 모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 또 하나의 소문이 있었죠.

"이곳 정신병원에 다녀온 사람들은 몸이 안 좋아지거나 불행한 일을 당한다."

사실 괴소문의 실체를 추적한 지난 11일에는 병원 내부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차마 공포체험을 하러 오는 사람들처럼 정문을 통한 출입이 아닌 무단침입을 하기에는 제 입장이 곤란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이 찜찜함을 간직한 채 기사를 마무리하는 것은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제 자신에게도 용납이 안 됐습니다. 기어코 광복절 다음 날인 16일, 관계자의 동의를 얻어 병원 내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병원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저에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온 몸을 땀으로 적시게 한 흉가 체험기!
마을 이장에게 듣는 주민들을 괴롭히는 그 무엇.
그리고 변화를 앞둔 폐병원의 경고 메시지까지.

곤지암 정신병원을 둘러싼 그 마지막 이야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