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부 ~ 봤습니다.

누가 등신인지..2003.12.18
조회3,303

밑에 글을 올린 [누가 등신인지]의 주인공(?)입니다.

 

어제 저녁 집에 들어갔더니 거실에 누워 있더군요..

 

서류봉투에 "성철스님 주례문"이랑 이런 "이런 남편이되게 하소서"라는 글을 프린트해서

맨위에 올려 놓고 이혼서류는 맨 밑에 넣어좠죠.

 

그 봉투 주면서 써봐 라고 말을 하고 그냥 나와 버렸습니다.

생각있는 여자라면 그 글을 보고 어느정도 화해 가능하겠다 싶었죠..

 

저녁도 안먹은 상태에서 소주 두병 딱 까고 집에 들어갔더니 ~ 헉 !!!

자기가 쓰는 칸은 다 채워놨더군요.. 내꺼만 쓰면 되는 ...

나보고 쓰라네요 ~ 자기껀 다 썼다고 ...

 

술이 확 깨더만요..

에라 ~ 씨바 ~ 일필휘지로 다 써버리니

내일 자기가 서류 뗘서 법원에 제출하겠답니다.

 

그러라고 해놓고 술도 취했겠다 냅다 누웠는데 어디 영 ~ 잠이 옵니까 ~

어떻하나 보려고 아침 일찍 사무실에 전화해서 좀 늦을거라고 하고

일부러 누워 있었습니다.

9시쯤 되었나 나한테 오더니 왜 누워 있냐더군요..짜증섞인 목소리로 ...

 

서류 띠러 안가냐고 했더니 간답니다.

 

호적등본, 주민등본 띄어서 가정법원 갔습니다.

 

참 ~ 씨바 가정법원 갈때 못 되더군요...

나이 지긋하게 드신분들이 정말 돗때기 시장처럼 ~

그건 법원도 아니더군요... 갑자기 슬퍼집니다.

 

서류가 잘못되었다고 집사람 보고 쓰라 그러고 둘째아이 안고 있었습니다.

한번 써 봤다고 열라 잘 쓰더군요..

 

이놈은 뭐가 좋다고 연신 웃어댑니다.. 깔깔거리고 ~

 

눈물 날라 합니다... 이렇게 해야 되는지 ~

 

그만 하자 라는 목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왔다 그냥 들어갑니다.

 

그래도 접수는 ....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건만...

 

냅다 접수 시키더군요... 접수 받는 공무원 남의 속도 모르고 정말

 

"잘쓰셨군요" 이럽니다... 이걸 그냥 콱 ~ 어휴 ~

 

접수시키고 나왔더니 하늘이 이상하게 보이더군요..

 

씨바 ~ 열받아서 큰길가에 내려 버렸습니다. 택시타라고...

 

보무도 당당한 그녀 "그래" 그러더니 내려서 택시 냉큼 잡아타고 갑니다.

 

출근하는 차안에서는 씨바 노래까지 처량합니다... - 커피한잔 -

 

오늘 저녁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술이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걸 알면서도 ...

 

술은 안마시려는데 ~

 

제 자신이 스스로 망가질까봐 두렵습니다...

 

쪼그려 앉아 있는데 더 힘들다는걸 느꼈습니다.

차라리 편하게 누워 버릴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