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예의범절과 도리 많이 따지는 시댁, 어떤가요?

며느리2012.02.02
조회13,260

이제 결혼 4년 차를 달려가는 21개월 아기엄마(31)입니다

 

이게 제 성격탓인지, 환경탓인지..

결혼후 부터 지금까지.. 새장에 갇힌 새가 된것 처럼 알수없는 답답함과

소리없이 조여오는 무엇인가가 가끔씩 저를 도망치고 싶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계발과 제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욕구가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다보니... 지금은 아기를 키우며 아줌마로 주부로 살고있어요

 

제가 느끼는 이 답답함이 시댁으로부터 비롯된것이 큰것 같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내 배움에 대한 욕망때문인걸 시댁탓으로 돌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과

결혼하기전에 누렸던, 그 자유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현재의 위치를 망각하고 있는것이 아닌지..

이런저런 잡생각들 때문에 잠을 뒤척이다가

생각을 좀 정리하고 싶기도 하고, 마음의 도움을 좀 얻어볼까 글을 써봅니다

 

저희 친정집의 분위기와 시댁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 아직도 적응을 하기가 많이 힘듭니다

 

친정집의 분위기는...

굉장히 소탈하고, 털털하고, 시골적이고, 서민적이며....

조금 예의 범절같은건 놓치고 살지만, 자유스럽고... 나쁜게 말하면..방목형 집안..

전 방목되어 자라온 막내딸이고

주로 혼자 결정하고 판단해야 할때가 많았고, 부모님도 간섭같은것도 거의 없이 자랐구요..

혼자있을때가 많았어서, 지금도 혼자 있는걸 좋아하는 편에 속합니다

조금 소심하지만 털털한 편이고 꼭 해야할말은 하는편이지만 왠만하면 싫은소리 잘 하지않는 타입입니다

내가 참아서 넘어갈수 있는건, 왠만하면 그냥 넘기는 편이고요

 

저희 시댁은..

예의 범절과 도리를 많이 따지는 편인것 같아요

 

결혼초에 전화 아침저녁으로 전화 두번. 문안인사하라고 한것으로 부터 시작되어...

제 입장에선 깜짝놀랄만한 일들이 많았어요.

 

여름에 샌들을 신고 시댁에 가서, 맨발로 있었더니..

어른들 앞에서 맨발로 있는거 아니라며, 덧신을 꼭 신으라고 신신당부 하신것..

 

친척들 모임이 있다시며, 오라고 하시길래

그냥 밥 다같이 모여서 먹는건줄 알고 편하게 생각해서, 라운드티+청치마+레깅스 입고 갔는데..

옷차림이 그게 뭐냐면서 옷갈아입으라며...

동서가 근처살아서 동서 아기 돌잔치때 동서가 입었던 원피스 빌려 입었던적도 있고.

 

손톱의 메니큐어도 조금 진한색을 바르면

아기 키우는 엄마가 손톱이 그게 뭐냐며 면박주시며 지우라고 하시고.

 

시댁 어르신이 저에게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실때,

앞에 앉아 들으면서 네네. 하며 고개를 좀 많이 끄덕였더니...

시어머님이 어른이 말씀하실때 고개 그렇게 많이 떠는거 아니다. 알겠니? 하시며 지적하시고 혼내시고.

 

시아버지께 과일같은거 내드릴때 시어머니께서 제 뒤에서..똥개 훈련시키듯이

그릇 쟁반에 꼭. 받쳐서 두손으로 무릎꿇어서 놓아드리고 포크에 찍어서 하나 손에 올려드려라.

어른께 과일 포크로 찍어 대접하는건..애교스럽게 할수도 있고, 안한다고 해서 큰일날 일도 아닌데

마치 안하면 큰일날것 처럼 말씀하시구요

하나하나 일일히 대접해드리라고 지적해 주세요.

 

시아버지뿐만 아니라 , 시댁근처에 다른 친척분들도 많이 사시는데..

오실때마다.. (적당히 알아서 할수도 있는것을)

꼭..오버해서 대접 제대로 격식갖춰서 안하면 큰일날것처럼

저를 초등학생 가르치듯이 일일히 가르쳐댑니다.

저도 다큰 성인인데 왠만한건 알지요 왜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너무 심하게 격식과 도리를 따지시며.. 시켜댑니다.

과일내올떄 꼭 무릎을 꿇어야하나요? ;;;

 

아기볼때도 아기가 어설프게 걷가다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

시어머님은 절 째려보며.. 넌 니애 제대로 안보고 뭣하고 있냐? 하십니다..

잠깐 한눈팔수도 있는거잖아요..

실수할수도 있는거잖아요

시어머님은 제가 실수하면 엄청 지적하고 혼내십니다.

뭐라 말대꾸를 할려고해도, 벙쪄서 뭐라고 해야할지 말문이 막힐때가 많구요

 

시어머님은 말을 직설적으로 하시는 편이기도 하시지만,

작은 일을 아주 크게 부풀려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전달도 잘하십니다.

 

제가 쫌;; 소심하기도 하고

또 남에게 욕먹을 짓 하는걸 굉장히 싫어하다보니..

어머님 또 세분의 시누이(모두 형님들..)에게 욕먹는게 싫어 평소에 몸을 많이 사리고

어머님께 맞춰줄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제무덤 제가 파는건지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아기낳고 나서는 저도 간댕이가 커져서 한번씩 말대꾸합니다;;)

현실이 너무 답답해서 도망가고 싶을때가 많아요

물론 잘해주실때도 많치만,

비교적 자유롭게 살아온 제가..

도리와 격식, 말도많고 보는눈도 많은 집안으로 시집와서

정말 탈출하고 싶을만큼 감옥같다고 생각될때도 있어요.

어찌보면 당연한것들 인가요?

그런데 전 너무 숨통이 막히고 답답함을 느껴요

제가 너무 예의범절, 도리같은거 안따지는 집안에서 막 자라서 그런것인지...

 

 

물론 시부모님과 같이 살고있는것은 아니지만..

말많은 시어머니, 말많은 시누이 위로 세분..

다들 사소하게 한마디씩만 나에게 해도

그 사소한 한마디들이 모여 받아들이는 나에겐 태풍처럼 느껴지네요..

 

저도 이제부터 배려해주지 말고

따박따박 말대꾸 다하면 덜 답답할까요? 덜 감옥같을까요?

 

아니면 남들도 다들 이 정도의 도리와 예의는 갖추면서 사나요?

저 혼자 자유롭게 살았다는 핑계대며 너무 오바하고 있는건가요?

 

 

 

 +추가

 

많은 분들이 저를 가르쳐주셨네요

네. 사실은 저도 저런것들이 예의 범절이라는걸 이미 어느정도는 알면서도,

시어머님의 강압적이고 명령조의 말투에 대한 반항심으로

계속 거부하려고 발악했던것 같습니다.

 

 12345님이 말씀해주신것처럼

도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매번 지적을 당할때마다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느낌이 아니라, 아랫사람에게 명령하듯 말씀하시는 탓에..

뭐 얼마나 대단한 집안이라고 이렇게까지 사람을 대하지?

내가 어른을 공경안한것도 아닌데, 뭘 이렇게까지 굴욕감을 주면서 가르쳐?

라는 반항심때문에 기본적인 도리조차도 고깝게 보았던것 같아요 ;;

 

그리고 저희 친정 부모님도

시댁에서 행하는 저런 도리들을 몰라서 하지않는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편하게 사는것을 더 추구하시는 편이셔서 (뭐 그럴수도 있지;; 괜찮타;; 이런분위기)

특별히 저에게 지적하고 가르쳐주지 않아서 확실히 제가 몰랐던 부분은 많았던것 같아요.

 

음 그리고 조금 변명하고 싶은건

시댁에서 아침에 일어났을때.

너무 이른 아침이기도 하고, 서둘러 일어나 아침준비를 거들어야 했기에

세수와 양치만 하고 머리만 단정히 묶고, 트레이닝복차림으로 나갔더니

시어머님께서..

화장하고 옷 갈아입고 다시 나오거라 ;;

하셨어요..

그랬는데... 다음날 시누분들이 오셨는데

시누분들은 세수도 않하고 츄리닝차림으로 계속 있던걸요;;

그차림으로 아침도 먹고요, 외출하려고 했을때 겨우 세수하고 옷갈아 입었었구요..

 

신혼초때, 레깅스 입은것은..

남편도 청바지에 엄청 캐쥬얼하게 입기에..

남편 집안에 대해 잘몰라서, 나 이렇게 입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뭐어때 괜찮아..그냥 식구들끼리 밥한끼 먹는건데 뭘 빼입고가;;

라고하길래 별 생각없이, 편하게 평소차림으로 갔었는대..

댓글들 보니 제가 생각이 좀 짧았던것 같습니다.

 

또 덧신 신는것도..

저도 지금은 예의라 생각해서 항상 꼬박꼬박 챙겨신지만..

한번은 더운 여름에 깜빡하고 덧신을 미쳐 챙기지못하고 놓친적이 있었어요

그냥 맨발로 있었더니, 시어머님이 보자마자 덧신을 꺼내주시며 신으라고 하셨어요

옆에서 시누이가;; 엄마, 더워죽겠는데 뭘 그래 우리도 다 벗고있잖아; 그냥 벗고있어;;

하시던걸요?

왜 예의범절은 며느리한테만 강조하셨던 걸까요?

남의집 사람이라 다른 친척분들께 욕먹을까봐 시어머님께서 미리 챙겨주신것을

제가 너무 고깝게만 생각했던걸까요?

 

댓글들 너무 감사드려요

그동안 제가 너무 시댁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안좋은쪽으로만 생각하려고 했던점

다시한번 돌이켜 봅니다.

예의범절이 나쁜것이 결코 아니고, 인간이 기본적으로 꼭 지켜야하는것임에도

시댁에서 강요한다는 이유만으로 안좋게만..유난떤다고만 생각했어요

너무 편하고 자유롭게 산것에만 길들여져서 예의범절에 대해 많이 놓쳤던점 반성하게되었어요

 

저는 멋부리는것도 옷도 매니큐어도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기 돌잔치때 더 예쁜옷을 입고싶었지만, 보수적인 시댁인걸 알기에

검정색 나시원피스를 입었었어요. 쇠골을 가릴정도로 파임이 없었고,

아이를 안고해야했기에, 몸에 전혀핏되지 않는 널널한 사이즈로 입었었고

길이도 무릎까지.

그런데 시어머님께서 민소매라는 이유로 너 옷차림이 그게 뭐냐고;; 하셨어요

 

이렇듯, 이런저러한 간섭과 예의범절이란 이름의 강요와 명령때문에

스스로 너무 억압되었다고 생각되어져

답답한 마음에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엉뚱하게 기본적인 예의범절마저 어이없는 강요라고 생각되어졌던것 같아요

 

댓글 너무 감사드리고!!!

많이 배우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