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니 남편과 아빠가 비교되네요

세월이란2012.02.02
조회1,791

참.. 가정환경, 부모의 영향 중요한것 같습니다.

딸은 엄마를 닮고, 아들은 아빠를 닮는다는데 ㅎㅎ....

그래서 아무리 된장녀라도 장모가 참하고 헌신적이면 결혼후 바뀐다는 말도 있잖아요? -ㅅ-

 

뭐 다른 경우지만 저는 살림하는거 싫어하고, 요리도 한번도 해본적 없이 결혼했음에도(그 전에는 집안일을 증오했어요... 엄마가 너무 고생하셨어서)

 

결혼하고 나니 엄마처럼 되더라이다. 아침밥은 약소해도 챙겨줘야 할것 같아 챙겨주고, 식은 음식 신랑이 그냥 전자렌지에 뎁히면 된다는거 꼭 후라이팬에 기름둘러 뎁히고, 그냥 맹물에 국, 찌개 끓여도 된다는 신랑 말에 코웃음치며 다시멸치 육수 다 내고, 술먹고 들어오면 꿀물에, 야참에 왠지 그리 안해주면 좌불안석이더라고요 ㅎㅎㅎㅎ........ ㅠㅠ

 

근데 이런 영향 만큼 아버지의 영향도 중요한것 같아요.

 

전 친정아버지랑 사이가 안좋았습니다. 주사도 심했고, 집안일은 하나도 안 도왔으며, 반찬투정도 있으셨죠. 약간의 피해의식, 의처증과 늦은 술자리, 지나친 간섭과 자기 말은 무조건 맞다는 참 힘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돌이켜 보니 아버지는 정말 책임감 하나는 끝내주는 분이셨었어요.

 

본인의 승진을 위해 회사와 병행해 대학원도 나오시고, 늦은 시간까지 야근에, 상사 딱갈이 역활(아침저녁으로 아버지가 상사 출퇴근 시켜드렸네요). 이 모든데 아버지 본인을 위한게 아니라 집이 좀 더 잘살기 위한 희생이셨죠.(아버지는 타고나길 자유로운 영혼이십니다 ㅎㅎ)

 

저 어렸을때 휴가를 틈타 1주일간 국내 여행을 자동차로 가족끼리 했는데, 정말 전국 방방 곳곳 안다닌 곳이 없네요. 네비도 없던 시절 지도 보면서 하루에 100~200km는 기본으로 왕복하셨어요. 그러면서 힘든단 말, 앓는 소리 한번 없으셨고요. 지금도 저랑 친정이 300km 떨어져 있는데 엄마 차에 태우고 아침에 이곳에 와서 저녁에 출발하시며 힘들다, 죽겠다 이런말 한마디 없으십니다.

 

기억에 따르면 저 어렸을때 아버지 피부에 혹 같은게 났었는데 술먹고 들어오셔서 칼 불에 달구시어 그냥 맨살을 도려내고 술로 소독하면서 악 소리 하나 안 내셨고요. 얼마전에는 어금니가 안좋으셨는데 또 술을 잔득 드신 후 스스로 빼셨더라고요. -ㅅ-;;;;;;............................ 역시 아프단 소리 하나 없으셨다는...

 

 

 그래서 전 당연히 남자는 다 이런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신랑, 근처 옆동네 놀러나가며 차가 한 30분만 밀려도 다리에 쥐나에 힘드네 어쩌네 그러네요. 제가 아직 면허가 없어 운전은 잘 모르지만 힘들거란걸 인정은 합니다. ㅠㅠ 하지만 그러면서도 저희 아버지랑 비교되는건 어쩔수 없어요.

 

회사일도, 아버지는 그 직장 끝까지 다녀보겠다고 적은 월급 올리기 위해 승진해보겠다고 아둥바둥이었는데 신랑은 적당히 적당히~ ㅠㅠ

 

아버지랑 그렇게 사이가 안 좋고 그랬는데도 제가 마음속에 쌓아뒀던 앙금들 결혼하니 자연스레 풀리고, 아버지의 장점이 보이며 신랑과 비교됩니다.

 

참... 이래서 가정환경이 중요하구나 느끼네요 ㅎㅎㅎㅎㅎㅎ

 

 

 

(아버지가 술자리를 좋아하셔서 그랬는지 - 엄마도 젊었을때 빼곤 바가지 거의 안 긁음 - 저랑 언니랑 둘다 신랑의 술자리 늦는거, 뭐 이런거 관대해 지더라고요. 오면 오나보다 늦으면 늦나보다... 아버지 젊었을적 요정도 좀 다니셨던것 같은데 엄마가 그걸 농담거리 삼아 그런지 2차, 3차도 왠지 관대해 지더라고요. 아~ 가정 환경이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