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고 했었어요..."글쓴이 남편입니다.

안녕하세요2012.02.04
조회24,962

안녕하세요. 글쓴이 남편입니다. 아내 아이디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 아내가 글을 쓴것을 알게 된건 좀 더 전이지만 이제야 글을 씁니다.

 

저번에 들어왔을 때와는 댓글의 유형들이 많이 바뀌어 있군요.

 

아내가 댓글이 얼마 달리지 않았을 때 본 터라 마음이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데 제 아내가 절 보자마자 너무 서럽게 우는겁니다.

 

계속 '나랑 이혼한다해도 내가 할말이 없어.. 당신을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되풀이 하면서 울었습니다.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얼마나 울었을까요. 눈도 퉁퉁 부어있고.

 

그런데 한편으론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나랑 이혼한다해도 내가 할말이 없어'라는 말 속에 이혼하기 싫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것 같아서요.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이 더 커서 계속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한참 후에 이곳에 글을 썼다는 말을 했고, 바로 글과 댓글을 보러 들어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아내 상태를 걱정해주시는 분들과

 

속사정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비난만 하는 몇몇 인간들 때문입니다.

 

저 때문에 힘들었을 아내가 댓글로 한번더 힘들어 한 모습을 보니 화가나서 씁니다.

 

잘못된 처신으로 아내를 힘들게 한 제 죄가 제일 크지만

 

무턱대고 비난만 하는 인간들도 열받습니다.

 

제발 부탁드리는데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이

 

생각없이 다신 댓글 하나로 당사자는 더 힘들 수 있습니다.

 

다른곳에 댓글 다실 때는 생각을 좀 더 하시고 다시길바랍니다.

 

 

 

 

아내가 쓴 글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아내가 힘들다고 할때 제가 좀만 더

 

신경을 썼으면 일이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텐데. 후회됩니다.

 

사실 아내가 속내를 잘 표현하는편이 아닙니다. 연애시절부터 제가 더 얘기를 많이 하는 쪽이고

 

아내는 들어주고 위로해주고 웃어주는 쪽이었습니다. 화를 잘내는편도 아니었고

 

화를 내도 조용조용했습니다. 속으로 삭이는 것이 많아보여 계속해서

 

아내의 속마음을 터 놓을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저는 섬세하지 않지만 섬세하고 배려심있고 순수한 아내가

 

너무 좋아서 결혼을 하게됐습니다.

 

하지만 앞서말했다시피 섬세하지 않은 제가

 

아내가 연거푸 힘들다고 표현한것을 대수롭지않게 지나쳤나봅니다.

 

아니면 아내가 속으로 삭히는것에 제가 어느순간부터 익숙해진걸까요.

 

연애시절에는 속마음을 터 놓을 수 있게 노력을 했지만 결혼 후부터

 

점점 신경을 덜 쓰다가 이런 사단이 난것같습니다.

 

연애시절에도 제 아내가 깔끔한걸 좋아하는것을 알았고 저도 그러했기에

 

신경쓰지 않았으며, 평상시에 전혀 까다롭게 구는 스타일이 아니였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게 다 속으로 삭인거였군요.

 

행복하게 할 자신있다고 귀한집 따님을 데려와서는 이지경을 만들다니

 

병원에서 장인어르신, 장모님 뵐 면목이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아내상태가 좋진 않습니다.

 

밥을 조금밖에 못 먹어서 계속 어지러운가 봅니다.

 

그리고 이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마다 아내 모습이 떠올라서

 

너무 힘듭니다.

 

아내가 회복되는대로 아내와 함께 카운슬링도 받을 생각입니다.

 

아내와 더 대화를 나누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제 어머니 문제를 이제는 더이상 약하게 대처하지 않으려고합니다.

 

어머니가 혼자시다보니 제가 강하게 나가지 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게, 한심하게도 너무 늦게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전 어머니의 아들이지만 제 아내의 남편이기도 하다는걸.

 

또한 아내는 나로인해 불행해질수도, 행복해질수도 있다는것을.

 

이번일은 저로인해 일어났다는 것을.

 

정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내 손목에 있는 상처를 볼 때마다 더 아내를 보듬어주고 아껴주려합니다.

 

처음 결혼할 때의 다짐을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다시 생각나는걸까요.

 

아내는 속으로 곪아가는 동안 겉으로만 보이는 평온함에 저 혼자 행복해했습니다.

 

정말 한심한 남편입니다.

 

저를 향한 쓴소리는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혹시나 아는 사람이 글을 볼지도 몰라서 본명을 못말하겠다.

 

내가 여기다 글을 쓸 줄은 몰랐겠지.

 

너가 쓴 글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고 몇번을 말해도 정말.. 정말... 미안하다.

 

널 행복하게 해주려고 결혼한거였는데

 

넌 슬퍼하는동안 난 혼자 행복해 했구나.

 

나를 때리지 그랬니. 그날 너 모습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흘러.

 

한심한 나이지만 한번만 더 봐주지 안을래?

 

내가 청혼했을 때 기억나니?

 

우리 결혼할 때 기억나니?

 

그 때 그 약속 다시 다짐할게. 다시 약속할게.

 

정말 한심하게도 이제서야 제정신을 차렸어.

 

빨리 마음도 몸도 건강해져서 이번엔 진짜로 둘다 행복해지자.

 

사랑한다. 미안하다. 그리고 살아있어줘서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