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다친베란다 창문으로 낯선 검은색 실루엣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똑,똑,똑 "유미영씨 어서 나가요!!!!!!" 아주약간,베란다 문 틈새가 열렸다. 미영은 이미 사고가 정지됬다. 지금당장 도망가야한다는 생각조차 떠올리지못했다. 불규칙한 호흡,식은땀.그리고.. -터억 갈라진 문틈사이로 흰장갑에 덮힌손이 하나 걸쳐진다. -끼이익....... 느린속도로 문이 열린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한다. 검은잠바, 검은바지, 그리고 하얀 마스크. 미영의 가슴이 쿵쾅댄다. 문이 모두 열렸다. 미영의 시선이 괴한의 오른손에 들려진 팔뚝만한 칼에 박힌다. "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악!!!!!!!!!!!!!!" 사고가 회복된 미영,날카로운 비명과 움직인다. 베란다의 시커먼 괴한도 움직인다. '밖으로 나갈수있을까..?아니면..' 미영이현관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고로 쓰는 작은 방이였다. 괴한과 미영의 거리는 불과 몇걸음 남짓인데 이중으로 잠근 현관으로 나가긴 불가능해보였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현관을 향해뛰던 미영은 급하게 몸을 틀기시작했다. 미영이 다급하게 손잡이를 돌렸다. -쿠웅!!!! "꺄악!!!" 소리를 지르며 문을 열어젖히는 미영. 문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덜컥, 문이 끝까지 닫히지않는다. 미영은 동그란눈으로 문을 쳐다보았다. 덜컥덜컥덜컥, 칼이었다. 괴한이 문큼으로 칼을 찔러넣은 것이다. 문밖에서 괴한의 소리가 들렸다. "크크큭...이년아.신고는 뭐하로했니 안그랬음 좀더 살수 있었잖아,멍청한년" "누..누구세요 대체 저한테 왜이러시는 거에요!" 미영은 말을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고로 쓰고있으니 무언가 집을만한게 있을꺼란 생각이다. "누구냐고...?누군지알면 뭐가 달라질것같아서?" 어떻게든 문틈으로 찔러넣은 칼을빼고 문을 잠궈야했다. -쾅!!!!!!!!!!!!!! 괴한이 문을 발로차기 시작했다. 쾅,콰앙. "아악!!그만해요!!!!" 미영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괴한의 발길질도 멈췄다. 이상한일였지만,미영으로썬 한숨돌릴수있는 기회였다. "니깟년 때문에 형석이가 죽었단게 제일 열받아... 한번만 더 그 아가리에서 형석이 이름이 나오면.....신발...어떻게 죽여야될지 모르겠네. 쉽게 죽진 못할거야. 그것만 알아둬라." 미영은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다 안쓰는 식기 세트, 덩치 큰 가구, 선반 , 액자 등이 눈에 들어온다. 대각선으로 오른쪽에는 쇠봉같이 무기가 될 만한것도 보였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문에서 몸을 떼야했다. 결국 쓸만한 물건은 있어도 미영이 문에 몸을 붙인채 잡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었다. -콰앙!!!!!! 괴한이 다시 강한 힘으로 문을 차기 시작했다. 미영은 급한대로 무언가를 잡았다. 그것은 고춧가루와 후추였다. "있다... 있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낸 미영. "크크크큭...미친년, 아직 여유가 있나보지?" -쾅!!!!!! "아아악!!!" 정말로 더이상은 견디기 힘들었다. 미영은 다급하게 후추와 고춧가루를 집었다. -쾅!!!!!! "크크크큭, 내가 언제 부터 있었는지 아니? 너한테 그 성기같은 메일 하나 받고 바로 출발했단다. 쳐 자고 있을때 배를 쑤셔버릴까 하다가 그렇게 쉽게 죽이면 우리 형석이만 억울할것 같아서 말이지." -콰앙!!!!!!!!!! "형석이 메일 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크큭... 유서에 다 쓰여져 있더라고." -쾅!!!! "유서에다 뭐 그딴걸 썼냐고? 유서가 거의 20장은 되더라. 그런데 신발, 니년 얘기만 10장이 넘어. 가족들 한테는 미안하니 어쩐다니- 시시껄렁한 몇줄만 적어놓고 니년 보고싶다는 얘기만 주절주절이더라고." -쾅!!!!!!!!!!!!! "야마가 돌겠니, 안돌겠니? 뭐, 맞아. 내 동생이 쪼다지 등신 새끼가 여자 하나때문에 자살을 처 하고. 신발 뭐, 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 죽은 동생 바지 주머니에 집 열쇠가 하나 있더라. 거기에 노란색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는데, 뭐라고 쓰여있는지 아냐?" -쾅!!!!!!!!!! "형. 이거 미영이 한테 꼭 돌려줘,라고 쓰여져 있더라, 신발." 미영은 간신히 손잡이를 붙잡아 버티고 있었다. 이제는 잠자코 듣는데도 한계가 있다. "저..저기요....대충 누군지 짐작이 되서 그러는데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발길질이 멈췄다. "....크큭...용서? 너가 바라는 용서가 뭔데? 사는거? 아니면 편하게 죽는거? 후자라면 들어줄수도 있다. 단, 지금 문을 열면." 미영이 굳은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요. 그렇게 할게요... 더이상은 무섭고 힘들고 아파서 견딜수가 없어요. 차라리 문을 열게요." 미영은 왼손에 점점 힘을주면서 조금씩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은 오른손도 뗀 다음, 몸을 돌려 문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벌컥-!!!!!!!!! 거칠게 문이열렸다. 그리고 시커먼 괴한이 칼을 든 채로 문 앞에 서있는게 보인다. 마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웃고 있는게 분명했다. 미영은 움켜진 왼손을 살며시 허리 뒤 쪽으로 숨겼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신발. 이딴년이 뭐가 좋다고. 마음이 바뀌었어, 너 그냥 산채로 찢어 죽일래." 말을 내뱉은 괴한이 한걸음을 성큼 내딛어 문틀을 밟았다. 미영에겐 이제 더이상 시간이 없었다. "저...저...어...얼굴...한번만.....보....보여 주세요....제...제발....부탁이에요..." 미영이 간신히 말을 내뱉았다. 역시 괴한이 살짝 고개를 갸웃하기 시작했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말 같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크...큭.... 그래, 내가 형석이는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한 말인가 보군. 죽기전에 한번 보여주마. 내 얼굴. 크큭..." 괴한은 마스크를 벗었다. 드디어 얼굴이 드러난다. 미영에게 놓칠수 없는 기회가 찾아온것이 확실했다. "고맙다 이 미친새끼야!!!!!!!!!!!!!!!!" 퍼억!!! 왼손을 들어 온 힘을 다해 괴한의 얼굴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괴한의 얼굴이 고춧가루와 후추로 범벅이 된다. 한손 가득 움켜쥐었던 터라, 양 또한 적지 않았다. "크악!!!!!!!!!!!!! 푸....,푸웩!!!!" 괴한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미영으로썬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였다. 당장 쇠봉을 들고 괴한을 물리칠지, 아니면 문을 닫고 잠구어 버릴지. "아아아악!!! 이 미친년!!!신발!!!" 미영의 선택이, 후자쪽으로 기울어 졌다. 왜냐하면 괴한이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칼을 허공에 휘둘러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콰앙!! 철컥- 안전하게 문을 닫고 잠구었다. 그리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기 시작한다. "흐...흑....으흑...흑..." "열어!!!신발, 열어!!!!!!!!!!!!!" -쾅!!!!!!!!!! "열라고!!!!!!!!!!" -쾅!!!쾅!!! 쨍그랑!! 새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문을 여는것은 포기한 모양이었다. 대신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부셔 놓을 생각인것 같았다. "죽어!!!!!!죽어!!!!!!죽어!!! 신발!!!" 깨지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찌그러지는 소리, 고함소리 등이 합쳐져 요란한 소음을 만들어 냈다. 미영은 그저 몸을 웅크린채 벌벌 떠는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문쪽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콰앙!!!!!!!!!!!!!!!!!!!!! 괴한이 문을 발로 찬 모양이다. "내일보자...." -철컥- 끼익-. 곧 있어,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괴한이 집을 나간 모양이었다. 문이 닫혔다. 한동안 적막이 흐르고, 미영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문을 여는 순간, 괴한이 바로 앞에 서있는건 아닐까. 밖에 나간 척 하면서 또다시 베란다에 숨어 있지는 않을까. 째깍- 째깍- . . . . . 끼익-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도...돌아왔나...?!' 미영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쇠봉도 다시금 힘을주어 잡는다. "...저..." 그 괴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미영은 황급히 문에 귀를 붙인다. "유미영씨.. 유미영씨?! 계신가요? 계시면 나와주세요!!" 순간 미영의 눈에서 왈칵- 하고 눈물이 쏟아진다. "유미영씨?! 안계시나요? 그 놈이라면 벌써 잡았습니다!! 유미영씨!!" "저...여....역...여기...이..익....써..효.." 저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상한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아!! 계셨군요!! 그놈 잡았습니다, 나오셔도 됩니다!!" 미영은 선뜻 문을 열지 못했다. 아직 두려웠기 때문이다. "누...누구세요..!" "..아..아, 제가 누군지도 말을 안했네요. 경찰입니다." 끼익, 저벅저벅.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문밖으로 부산한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또 들어온 모양이었다. "앗! 경장님! 오셨어요? 그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말도마. 정두식이는 팔에 칼맞고, 이민섭이는 얼굴에 제대로 한방 맞아서 쌍코피 터지고...." "아 그래요? 두식이 팔 괜찮대요?" "아니, 뭐 그렇게 심한건 아닌데.. 위험한 놈이라 진땀 좀 뺐어." 대화로 미루어 보아, 경찰이 맞는것같았다. "저기요..." "어..예? 안에 계셔? 아, 예.. 말씀하세요." "그사람..여기 없죠?" "예.예. 저희가 잘 체포 했습니다. 지금쯤 서 앞에 도착했겠네요." 말을 들은 미영이 비로소 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보인것은 정복을 입고 서있는 두명의 남자 경찰들이었다. 한 사람은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다부진 체격의 젊은 사람. 한 사람은 듬성듬성한 머리 숱에 30대 중반정도로 보였다. 그 다음으로 본것은 온통 깨지고 부서진 물건들로 어지러운 거실의 모습이었다. "아, 괜찮으세요? 김순경, 부축좀 해드려." 젊은 사람이 미영에게 다가온다. "아...저는 괜찮.....아앗...."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데 민망하게 다리가 풀려버린다. "아, 이거 완전 난장판이라 어디 앉기도 힘들겠네요. 아.. 저기 방 쪽은 괜찮아 보이네요." 김순경이 미영을 부축하며 미영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박경장님, 저 방으로 가시죠." "괜찮으시겠어요? 일단 경위서 작성을 위해서 서까지 가주셔야 합니다만... 지금 상태로는 조금 힘들 것 같네요." "저...어떻게 그럴수가 있죠?" 미영이 몹시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예...어떤..?" "그러니까.. 어떻게 우리집에서 나한테 보낼수 있었죠? 메일 같은것들 말이에요.." "아 그건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미영씨가 맨 처음 받았던 메일 빼고는 모두 여기서 보낸겁니다." "대체 어떻게 보낸거죠? 노트북이라도 쓴걸까요?" "그건 아니에요. 여긴 무선인터넷 신호도 잘 안잡힌다고 하더군요." "예? 그럼 어떻게..." "미영씨 컴퓨터로 보낸겁니다. 대담하게, 자는 미영씨 옆에서 컴퓨터를 두드린거죠." 만약 그때 미영이 눈을 떴다면, 그 자리에서 죽였을게 뻔했다. 메일을 보낸후 괴한은 베란다로 몸을 숨긴채,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미영이 나간다음 컴퓨터를 통해서 메일과 쪽지를 보낸것이다. 거기에 소름끼치는 포스티잇 장난도 곁들이고 말이다. 자신이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혹시... 저 사람이랑 무슨 관계입니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박경장. "형석이...그러니까 제 예전 남자친구의 형인것 같아요." "아...이거 이해가 안되는데.... 남자친구의 형이라는 사람이 대체 왜...." "...남자친구가...자살했거든요.." "아...." 박경장이 짧은 탄식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어험. 험" 김순경이 짧게 헛 기침을 한다. 박경장이 미영을 향해 말을 꺼낸다. "일단 여기서 쉬고계시죠, 어처피 그놈이랑 한바탕 하느라 정신 없을것 같습니다. 필요할 때 저희가 데리러 오던지 하겠습니다." "아...네.." 미영은 그들이 다 나간 후에도 계속 문쪽을 쳐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게도, 미영은 무언가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미영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키고 메일을 확인하고....' 미영의 머릿속에 점점 그 찝찝함의 정체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미영이 몸을 일으키더니, 천천히 컴퓨터 앞으로 걸어간다. 머릿속에 박경장이 했던말이 울리기 시작한다.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 . . . . . -딸칵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다는 대화창의 글귀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괴롭고 무서운 날이었다. 하루종일 죽어, 라는 말에 시달렸고 회사에서는 부장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남자친구의 자살 소식을 들었고 그의 형이 복수를 하겠다며 자신을 습격 하기도 했다. 너무 놀라서 이젠 어떤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을거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런 미영에게 또 한번 두려움이 찾아오고 있었다. (김형석)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미영은 생각했다. 분명 괴한은 미영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메일과 쪽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미영이 귀가 했을때는 베란다에 숨어 있었다. 무선 신호가 안잡히기 때문에 노트북도 불가능 하다. 결국 미영이 메신저로 대화했던 사람은 괴한이 아니라는 얘기다. 두가지 경우를 생각 해볼수 있게 된다. 공범인 다른 사람이거나, 아니면 남자친구 형석 본인이거나..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대답이 없으면 미영은 메신저를 끌 생각이었다. 프로그램 종료에 커서를 대고 끌 준비를 하는 미영. 그 순간, (김형석) 님의 말 [죽어] 미영의 몸이 다시금 떨리기 시작한다. "어...어.. 대체...뭐야...?!!" 소리를 지르는 미영. (유미영) 님의 말 [너!! 대체 누구야!!] (김형석) 님의 말 [죽어]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냐고?! 당신도 형석이 가족중 한명이야?! 나한테 복수하려고?!] 미영은 형석의 가족중 한명이 이런 장난을 하는거라고 생각했다. (유미영) 님의 말 [형석이가 저 때문에 자살했다고 생각 했다면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본심이 아니었어요. 헤어질 마음이 없었다고요. 이메일로 사과까지 했어요.] 하지만 역시, 대답은 같았다. (김형석) 님의 말 [죽어] 미영은 어처피 이사람들이 자신을 작정하고 괴롭히는 것이니, 먼저 선수를 치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미영) 님의 말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보시는 앞에서 제가 무릎꿇고 주시는 벌 달게 받겠습니다.] 잠시후, 미영은 말이 없었다. 다만 하루중 가장 크게 뜨지 않았나 싶은 눈으로 모니터를 뜨고 있었다. (김형석) 님의 말 [너 네 집] 그 대답은 미영으로 하여금 극한의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죽어.JPEG(1.5M)] (김형석) 님이 파일을 보내려고 합니다. (승낙) 형식이 메신저로 파일을 보내왔다. 미영은 무의식 적으로 승낙을 클릭한다. 딸칵. [죽어.JPEG(1.5M)] 파일 전송을 완료 하였습니다. (보기) 사진이 송출 되었다. 사진에는 누군가의 방 안에 있는 여자가 찍혀있었다. 미영은 잠시 그 사진을 보고 자신과 사진속의 여자가 같다는 것을 눈치챘다. 미영은 사진이 찍힌 각도를 살펴보았다. 천장의 왼쪽 대각선 모퉁이에서 찍은 걸로 보였다.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돌려 방 천장 모퉁이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아아악!!!!!!!!!!!" 미영이 비명을 지른다. 천장 모퉁이에는 눈, 코, 입이 너덜너덜하고 물에 퉁퉁 부은 얼굴이 보였는데 얼굴 곳곳에 살이 파여서 끝에는 뼈가 보였고, 아래로 쭉 찢어진 입술 사이로는 누런 치아도 보였다. 정말 참혹한 시체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미영은 알수 있었다. 적어도 그것이 형석의 얼굴이라는 것 쯤은. 미영은 눈을 질끈 감고 아주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이건 ... 꿈일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흡....!!!!!!"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공포. 눈을 뜨자 제일 먼저 보인것은 자신의 얼굴과 살짝 닿을정도 까지 코앞으로 다가온 형석의 얼굴이었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흐....흡...흐...으..." 미영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려가고, 침이 흐른다. 살이 파인 곳으로 꾸물거리는 허연 구더기도 생생하게 보인다. "슈...위.....우...어..." 형석의 너덜너덜한 입술이 이상한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쥬....위.....욱...어...." 한번더 반복한다. 세번째로 말했을때, 그 괴상한 말이 정확한 의미로 들려왔다. "죽.......어" "너......너......대.....대...ㄷ...대체.....왜....왜... 나..나...ㅎ...나한...테..... 이....이러...느..ㄴ....거..거야....." 형석은 슬쩍 눈동자를 모니터 쪽으로 돌린다. 공포에 떨던 미영도 따라서 눈동자를 돌렸다. (김형석) 님의 말 [이게 꿈인 것 같지?] [죽지 않을 것 같지?] 모니터를 바라보는 미영의 눈동자가 떨린다. (김형석) 님의 말 [죽어] 강렬한 냄새가 미영의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 . . . . . . . . . "후우..." 박경장이 담배 연기를 내 뿜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건....자살이라고 해야하나요? 대체 왜...." 김순경이 한손으로 코를 막고 시체를 살피고 있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익사체인데.... 방안에서 익사를 했다는게 말이....윽...." 반쯤 빠져버린 긴 생머리와 늘어진 입술, 얼굴 곳곳에 살점이 파인곳으로 하얀 뼈가 보였다. 아무리 봐도 물에 빠진지 몇일 지난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걸 뭐라고 보고해야하나..... 감식반 놈들이 보면 3일은 된 시체라고 할텐데.." "그러게요... 이거 괜히 우리만 덤탱이 쓰는건 아닌지 몰라요. 아흐...냄새, 점점 심해지는것 같지 않아요? 이정도면 후각이 못느낄 법도 한데..." 김순경은 베란다 밖으로 얼굴을 뺀 채 말했다. "경장님 기분도 꿀꿀한데, 오늘 바다나 보고 올까요?" 별다른 대꾸가 없자, 민망 했는지 김순경이 헛기침을 연발하며 말을 건다. "음...저....경장님?" 베란다에서 슬쩍 얼굴을 빼는 김순경. "경장님, 왜 갑자기 말이......" 뻘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던 김순경이 순간 말을 멈춘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박경장의 표정이 경악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경장님.. 경장님?! 왜그러세요?" 의아한 표정으로 김순경이 다가간다. 그리고는 모니터를 쳐다보고 얼마 안있어 김순경도 경악에 휩싸인다. "이....이게...대체...." (유미영) 님의 말 [정말 죄송해요, 제가 정말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제가 싹싹 빌게요. 예?제발요] (김형석) 님의 말 [죽어] (김형석) 님의 말 [이게 꿈인 것 같지?] [죽지 않을 것 같지?] [죽어] . . . . . "저..경장님....수배 내릴까요?" 김순경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잠깐 기다려봐.. 이...이거...좀 이치에 안맞잖아.. 이사람 자살 했는데." "그야 뭐, 다른 사람이 접속 했을수도 있죠. 지금 바로 수배...." "기다려봐, 이사람 아직 접속중이야." 박경장이 침을 한번 꿀꺽 삼킨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야]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유미영) 님의 말 [유미영씨 죽었습니다. 당신 뭔가 알고 있나요?]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유미영) 님의 말 [경찰입니다. 수사에 협조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아, 지금 저새끼가 우리갖고 장난치나!!!!!!!"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야, 함부로 남의 아이디 도용하면 범죄인거 몰라?!]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아!! 저새끼랑 말이 안통합니다!! 그냥 수배 내리고 저새끼 잡아서 족치죠?! 네?!!" "야...야...잠깐...만.." "예..왜요?" 박경장이 모니터로 눈짓을 보낸다. "이거 보나마나 또 똑같은말 쓰겠죠 뭐." "이번엔 내가 말 건게 아니잖아, 잠깐 기다려봐." (김형석) 님의 말 [너네도 죽어] . . . . . 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 두사람. (김형석) 님의 말 [죽어] [죽어] [죽어] "저...전화해...이새끼, 뭔가 관련있어... 이새끼 뭐 알고있어!" "아....아...." "야, 왜그래 김순경?! 김권호!!" 박경장이 소리치며 김순경의 얼굴을 살폈다. 몹시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박경장이 김순경의 시선을 따라 천장 왼쪽 모퉁이로 시선을 옮겼다. . . . . . (김형석) 님의 말 [죽지 않을 것 같지?] [죽어] 1
저기 밑에 무서운이야기 -오타 뒷부분 퍼옴
왜냐하면,
다친베란다 창문으로
낯선 검은색 실루엣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똑,똑,똑
"유미영씨 어서 나가요!!!!!!"
아주약간,베란다 문 틈새가 열렸다.
미영은 이미 사고가 정지됬다.
지금당장 도망가야한다는 생각조차 떠올리지못했다.
불규칙한 호흡,식은땀.그리고..
-터억
갈라진 문틈사이로 흰장갑에 덮힌손이 하나 걸쳐진다.
-끼이익.......
느린속도로 문이 열린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한다.
검은잠바,
검은바지,
그리고 하얀 마스크.
미영의 가슴이 쿵쾅댄다.
문이 모두 열렸다.
미영의 시선이 괴한의 오른손에 들려진 팔뚝만한 칼에 박힌다.
"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악!!!!!!!!!!!!!!"
사고가 회복된 미영,날카로운 비명과 움직인다.
베란다의 시커먼 괴한도 움직인다.
'밖으로 나갈수있을까..?아니면..'
미영이현관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고로 쓰는 작은 방이였다.
괴한과 미영의 거리는 불과 몇걸음 남짓인데
이중으로 잠근 현관으로 나가긴 불가능해보였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현관을 향해뛰던 미영은 급하게 몸을 틀기시작했다.
미영이 다급하게 손잡이를 돌렸다.
-쿠웅!!!!
"꺄악!!!"
소리를 지르며 문을 열어젖히는 미영.
문으로 들어감과 동시에,
덜컥,
문이 끝까지 닫히지않는다.
미영은 동그란눈으로 문을 쳐다보았다.
덜컥덜컥덜컥,
칼이었다.
괴한이 문큼으로 칼을 찔러넣은 것이다.
문밖에서 괴한의 소리가 들렸다.
"크크큭...이년아.신고는 뭐하로했니
안그랬음 좀더 살수 있었잖아,멍청한년"
"누..누구세요 대체 저한테 왜이러시는 거에요!"
미영은 말을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창고로 쓰고있으니 무언가 집을만한게 있을꺼란 생각이다.
"누구냐고...?누군지알면 뭐가 달라질것같아서?"
어떻게든 문틈으로 찔러넣은 칼을빼고 문을 잠궈야했다.
-쾅!!!!!!!!!!!!!!
괴한이 문을 발로차기 시작했다.
쾅,콰앙.
"아악!!그만해요!!!!"
미영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괴한의 발길질도 멈췄다.
이상한일였지만,미영으로썬 한숨돌릴수있는 기회였다.
"니깟년 때문에 형석이가 죽었단게 제일 열받아...
한번만 더 그 아가리에서 형석이 이름이 나오면.....신발...어떻게 죽여야될지 모르겠네.
쉽게 죽진 못할거야. 그것만 알아둬라."
미영은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다 안쓰는 식기 세트, 덩치 큰 가구, 선반 , 액자 등이 눈에 들어온다.
대각선으로 오른쪽에는 쇠봉같이 무기가 될 만한것도 보였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문에서 몸을 떼야했다.
결국 쓸만한 물건은 있어도 미영이 문에 몸을 붙인채 잡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이었다.
-콰앙!!!!!!
괴한이 다시 강한 힘으로 문을 차기 시작했다.
미영은 급한대로 무언가를 잡았다.
그것은 고춧가루와 후추였다.
"있다... 있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낸 미영.
"크크크큭...미친년, 아직 여유가 있나보지?"
-쾅!!!!!!
"아아악!!!"
정말로 더이상은 견디기 힘들었다.
미영은 다급하게 후추와 고춧가루를 집었다.
-쾅!!!!!!
"크크크큭, 내가 언제 부터 있었는지 아니?
너한테 그 성기같은 메일 하나 받고 바로 출발했단다.
쳐 자고 있을때 배를 쑤셔버릴까 하다가 그렇게 쉽게 죽이면
우리 형석이만 억울할것 같아서 말이지."
-콰앙!!!!!!!!!!
"형석이 메일 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크큭... 유서에 다 쓰여져 있더라고."
-쾅!!!!
"유서에다 뭐 그딴걸 썼냐고?
유서가 거의 20장은 되더라.
그런데 신발, 니년 얘기만 10장이 넘어.
가족들 한테는 미안하니 어쩐다니- 시시껄렁한 몇줄만 적어놓고
니년 보고싶다는 얘기만 주절주절이더라고."
-쾅!!!!!!!!!!!!!
"야마가 돌겠니, 안돌겠니?
뭐, 맞아. 내 동생이 쪼다지 등신 새끼가 여자 하나때문에
자살을 처 하고.
신발 뭐, 다 좋다 이거야. 그런데 죽은 동생 바지 주머니에 집 열쇠가 하나 있더라.
거기에 노란색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는데,
뭐라고 쓰여있는지 아냐?"
-쾅!!!!!!!!!!
"형. 이거 미영이 한테 꼭 돌려줘,라고 쓰여져 있더라, 신발."
미영은 간신히 손잡이를 붙잡아 버티고 있었다.
이제는 잠자코 듣는데도 한계가 있다.
"저..저기요....대충 누군지 짐작이 되서 그러는데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발길질이 멈췄다.
"....크큭...용서? 너가 바라는 용서가 뭔데?
사는거? 아니면 편하게 죽는거?
후자라면 들어줄수도 있다.
단, 지금 문을 열면."
미영이 굳은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요. 그렇게 할게요...
더이상은 무섭고 힘들고 아파서 견딜수가 없어요.
차라리 문을 열게요."
미영은 왼손에 점점 힘을주면서 조금씩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은 오른손도 뗀 다음,
몸을 돌려 문을 바라보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벌컥-!!!!!!!!!
거칠게 문이열렸다.
그리고 시커먼 괴한이 칼을 든 채로 문 앞에 서있는게 보인다.
마스크에 가려져 있지만, 웃고 있는게 분명했다.
미영은 움켜진 왼손을 살며시 허리 뒤 쪽으로 숨겼다.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신발. 이딴년이 뭐가 좋다고. 마음이 바뀌었어,
너 그냥 산채로 찢어 죽일래."
말을 내뱉은 괴한이 한걸음을 성큼 내딛어 문틀을 밟았다.
미영에겐 이제 더이상 시간이 없었다.
"저...저...어...얼굴...한번만.....보....보여 주세요....제...제발....부탁이에요..."
미영이 간신히 말을 내뱉았다.
역시 괴한이 살짝 고개를 갸웃하기 시작했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말 같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크...큭.... 그래, 내가 형석이는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한 말인가 보군.
죽기전에 한번 보여주마.
내 얼굴. 크큭..."
괴한은 마스크를 벗었다.
드디어 얼굴이 드러난다. 미영에게 놓칠수 없는 기회가 찾아온것이 확실했다.
"고맙다 이 미친새끼야!!!!!!!!!!!!!!!!"
퍼억!!!
왼손을 들어 온 힘을 다해 괴한의 얼굴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괴한의 얼굴이 고춧가루와 후추로 범벅이 된다.
한손 가득 움켜쥐었던 터라, 양 또한 적지 않았다.
"크악!!!!!!!!!!!!! 푸....,푸웩!!!!"
괴한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미영으로썬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였다.
당장 쇠봉을 들고 괴한을 물리칠지, 아니면 문을 닫고 잠구어 버릴지.
"아아아악!!! 이 미친년!!!신발!!!"
미영의 선택이, 후자쪽으로 기울어 졌다.
왜냐하면 괴한이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칼을 허공에 휘둘러 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콰앙!! 철컥-
안전하게 문을 닫고 잠구었다. 그리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기 시작한다.
"흐...흑....으흑...흑..."
"열어!!!신발, 열어!!!!!!!!!!!!!"
-쾅!!!!!!!!!!
"열라고!!!!!!!!!!"
-쾅!!!쾅!!! 쨍그랑!!
새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문을 여는것은 포기한 모양이었다.
대신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부셔 놓을 생각인것 같았다.
"죽어!!!!!!죽어!!!!!!죽어!!! 신발!!!"
깨지는 소리, 부서지는 소리, 찌그러지는 소리, 고함소리 등이 합쳐져
요란한 소음을 만들어 냈다.
미영은 그저 몸을 웅크린채 벌벌 떠는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문쪽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콰앙!!!!!!!!!!!!!!!!!!!!!
괴한이 문을 발로 찬 모양이다.
"내일보자...."
-철컥- 끼익-.
곧 있어,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괴한이 집을 나간 모양이었다.
문이 닫혔다.
한동안 적막이 흐르고, 미영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문을 여는 순간, 괴한이 바로 앞에 서있는건 아닐까.
밖에 나간 척 하면서 또다시 베란다에 숨어 있지는 않을까.
째깍- 째깍-
.
.
.
.
.
끼익-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도...돌아왔나...?!'
미영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쇠봉도 다시금 힘을주어 잡는다.
"...저..."
그 괴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미영은 황급히 문에 귀를 붙인다.
"유미영씨.. 유미영씨?! 계신가요? 계시면 나와주세요!!"
순간 미영의 눈에서 왈칵- 하고 눈물이 쏟아진다.
"유미영씨?! 안계시나요? 그 놈이라면 벌써 잡았습니다!! 유미영씨!!"
"저...여....역...여기...이..익....써..효.."
저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상한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아!! 계셨군요!! 그놈 잡았습니다, 나오셔도 됩니다!!"
미영은 선뜻 문을 열지 못했다.
아직 두려웠기 때문이다.
"누...누구세요..!"
"..아..아, 제가 누군지도 말을 안했네요. 경찰입니다."
끼익, 저벅저벅.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문밖으로 부산한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또 들어온 모양이었다.
"앗! 경장님! 오셨어요? 그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말도마. 정두식이는 팔에 칼맞고, 이민섭이는 얼굴에 제대로 한방
맞아서 쌍코피 터지고...."
"아 그래요? 두식이 팔 괜찮대요?"
"아니, 뭐 그렇게 심한건 아닌데.. 위험한 놈이라 진땀 좀 뺐어."
대화로 미루어 보아, 경찰이 맞는것같았다.
"저기요..."
"어..예? 안에 계셔? 아, 예.. 말씀하세요."
"그사람..여기 없죠?"
"예.예. 저희가 잘 체포 했습니다.
지금쯤 서 앞에 도착했겠네요."
말을 들은 미영이 비로소 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보인것은 정복을 입고 서있는 두명의 남자 경찰들이었다.
한 사람은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다부진 체격의 젊은 사람.
한 사람은 듬성듬성한 머리 숱에 30대 중반정도로 보였다.
그 다음으로 본것은 온통 깨지고 부서진 물건들로 어지러운
거실의 모습이었다.
"아, 괜찮으세요? 김순경, 부축좀 해드려."
젊은 사람이 미영에게 다가온다.
"아...저는 괜찮.....아앗...."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데 민망하게 다리가 풀려버린다.
"아, 이거 완전 난장판이라 어디 앉기도 힘들겠네요.
아.. 저기 방 쪽은 괜찮아 보이네요."
김순경이 미영을 부축하며 미영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박경장님, 저 방으로 가시죠."
"괜찮으시겠어요? 일단 경위서 작성을 위해서 서까지 가주셔야 합니다만...
지금 상태로는 조금 힘들 것 같네요."
"저...어떻게 그럴수가 있죠?"
미영이 몹시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예...어떤..?"
"그러니까.. 어떻게 우리집에서 나한테 보낼수 있었죠?
메일 같은것들 말이에요.."
"아 그건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미영씨가 맨 처음 받았던 메일 빼고는 모두 여기서 보낸겁니다."
"대체 어떻게 보낸거죠? 노트북이라도 쓴걸까요?"
"그건 아니에요. 여긴 무선인터넷
신호도 잘 안잡힌다고 하더군요."
"예? 그럼 어떻게..."
"미영씨 컴퓨터로 보낸겁니다.
대담하게, 자는 미영씨 옆에서 컴퓨터를 두드린거죠."
만약 그때 미영이 눈을 떴다면, 그 자리에서 죽였을게 뻔했다.
메일을 보낸후 괴한은 베란다로 몸을 숨긴채,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미영이 나간다음 컴퓨터를 통해서 메일과 쪽지를 보낸것이다.
거기에 소름끼치는 포스티잇 장난도 곁들이고 말이다.
자신이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혹시... 저 사람이랑 무슨 관계입니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박경장.
"형석이...그러니까 제 예전 남자친구의 형인것 같아요."
"아...이거 이해가 안되는데.... 남자친구의 형이라는 사람이 대체 왜...."
"...남자친구가...자살했거든요.."
"아...."
박경장이 짧은 탄식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어험. 험"
김순경이 짧게 헛 기침을 한다.
박경장이 미영을 향해 말을 꺼낸다.
"일단 여기서 쉬고계시죠, 어처피 그놈이랑 한바탕 하느라
정신 없을것 같습니다. 필요할 때
저희가 데리러 오던지 하겠습니다."
"아...네.."
미영은 그들이 다 나간 후에도 계속 문쪽을 쳐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상하게도, 미영은 무언가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미영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키고 메일을 확인하고....'
미영의 머릿속에 점점 그 찝찝함의 정체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미영이 몸을 일으키더니,
천천히 컴퓨터 앞으로 걸어간다.
머릿속에 박경장이 했던말이 울리기 시작한다.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여긴 무선 인터넷 신호도 안잡힌다고 그러더군요.'
.
.
.
.
.
.
-딸칵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다는 대화창의 글귀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괴롭고 무서운 날이었다.
하루종일 죽어, 라는 말에 시달렸고 회사에서는 부장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남자친구의 자살 소식을 들었고
그의 형이 복수를 하겠다며 자신을 습격 하기도 했다.
너무 놀라서 이젠 어떤일이 생겨도 놀라지 않을거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런 미영에게 또 한번 두려움이 찾아오고 있었다.
(김형석)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미영은 생각했다.
분명 괴한은 미영의 컴퓨터를 이용해서 메일과 쪽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리고 미영이 귀가 했을때는 베란다에 숨어 있었다.
무선 신호가 안잡히기 때문에 노트북도 불가능 하다.
결국 미영이 메신저로 대화했던 사람은
괴한이 아니라는 얘기다.
두가지 경우를 생각 해볼수 있게 된다.
공범인 다른 사람이거나, 아니면 남자친구 형석 본인이거나..
(김형석) 님이 메세지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대답이 없으면 미영은 메신저를 끌 생각이었다.
프로그램 종료에 커서를 대고 끌 준비를 하는 미영.
그 순간,
(김형석) 님의 말
[죽어]
미영의 몸이 다시금 떨리기 시작한다.
"어...어.. 대체...뭐야...?!!"
소리를 지르는 미영.
(유미영) 님의 말
[너!! 대체 누구야!!]
(김형석) 님의 말
[죽어]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냐고?! 당신도 형석이 가족중 한명이야?!
나한테 복수하려고?!]
미영은 형석의 가족중 한명이 이런 장난을 하는거라고 생각했다.
(유미영) 님의 말
[형석이가 저 때문에 자살했다고 생각 했다면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저는 본심이 아니었어요.
헤어질 마음이 없었다고요.
이메일로 사과까지 했어요.]
하지만 역시, 대답은 같았다.
(김형석) 님의 말
[죽어]
미영은 어처피 이사람들이 자신을 작정하고 괴롭히는 것이니,
먼저 선수를 치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미영) 님의 말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보시는 앞에서 제가 무릎꿇고 주시는
벌 달게 받겠습니다.]
잠시후, 미영은 말이 없었다.
다만 하루중 가장 크게 뜨지 않았나 싶은 눈으로 모니터를 뜨고 있었다.
(김형석) 님의 말
[너
네
집]
그 대답은 미영으로 하여금 극한의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죽어.JPEG(1.5M)]
(김형석) 님이 파일을 보내려고 합니다. (승낙)
형식이 메신저로 파일을 보내왔다.
미영은 무의식 적으로 승낙을 클릭한다.
딸칵.
[죽어.JPEG(1.5M)]
파일 전송을 완료 하였습니다. (보기)
사진이 송출 되었다.
사진에는 누군가의 방 안에 있는 여자가 찍혀있었다.
미영은 잠시 그 사진을 보고 자신과 사진속의 여자가
같다는 것을 눈치챘다.
미영은 사진이 찍힌 각도를 살펴보았다.
천장의 왼쪽 대각선 모퉁이에서 찍은 걸로 보였다.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돌려 방 천장 모퉁이를 쳐다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아아악!!!!!!!!!!!"
미영이 비명을 지른다.
천장 모퉁이에는 눈, 코, 입이 너덜너덜하고 물에 퉁퉁 부은
얼굴이 보였는데 얼굴 곳곳에 살이 파여서 끝에는 뼈가 보였고,
아래로 쭉 찢어진 입술 사이로는 누런 치아도 보였다.
정말 참혹한 시체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미영은 알수 있었다.
적어도 그것이 형석의 얼굴이라는 것 쯤은.
미영은 눈을 질끈 감고 아주 천천히 다시 눈을 떴다.
'이건 ... 꿈일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흡....!!!!!!"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공포.
눈을 뜨자 제일 먼저 보인것은 자신의 얼굴과 살짝 닿을정도 까지
코앞으로 다가온 형석의 얼굴이었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른다.
"흐....흡...흐...으..."
미영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얼굴은 점점 하얗게 질려가고, 침이 흐른다.
살이 파인 곳으로 꾸물거리는 허연 구더기도 생생하게 보인다.
"슈...위.....우...어..."
형석의 너덜너덜한 입술이 이상한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쥬....위.....욱...어...."
한번더 반복한다.
세번째로 말했을때, 그 괴상한 말이 정확한 의미로 들려왔다.
"죽.......어"
"너......너......대.....대...ㄷ...대체.....왜....왜...
나..나...ㅎ...나한...테..... 이....이러...느..ㄴ....거..거야....."
형석은 슬쩍 눈동자를 모니터 쪽으로 돌린다.
공포에 떨던 미영도 따라서 눈동자를 돌렸다.
(김형석) 님의 말
[이게 꿈인 것 같지?]
[죽지 않을 것 같지?]
모니터를 바라보는 미영의 눈동자가 떨린다.
(김형석) 님의 말
[죽어]
강렬한 냄새가 미영의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
.
.
.
.
.
.
.
.
.
"후우..."
박경장이 담배 연기를 내 뿜는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건....자살이라고 해야하나요? 대체 왜...."
김순경이 한손으로 코를 막고 시체를 살피고 있었다.
"이건 아무리 봐도 익사체인데.... 방안에서 익사를 했다는게 말이....윽...."
반쯤 빠져버린 긴 생머리와 늘어진 입술, 얼굴 곳곳에 살점이 파인곳으로
하얀 뼈가 보였다.
아무리 봐도 물에 빠진지 몇일 지난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걸 뭐라고 보고해야하나..... 감식반 놈들이 보면 3일은 된 시체라고 할텐데.."
"그러게요... 이거 괜히 우리만 덤탱이 쓰는건 아닌지 몰라요.
아흐...냄새, 점점 심해지는것 같지 않아요? 이정도면
후각이 못느낄 법도 한데..."
김순경은 베란다 밖으로 얼굴을 뺀 채 말했다.
"경장님 기분도 꿀꿀한데, 오늘 바다나 보고 올까요?"
별다른 대꾸가 없자, 민망 했는지 김순경이 헛기침을 연발하며 말을 건다.
"음...저....경장님?"
베란다에서 슬쩍 얼굴을 빼는 김순경.
"경장님, 왜 갑자기 말이......"
뻘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던 김순경이
순간 말을 멈춘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박경장의 표정이
경악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경장님.. 경장님?! 왜그러세요?"
의아한 표정으로 김순경이 다가간다.
그리고는 모니터를 쳐다보고 얼마 안있어 김순경도 경악에 휩싸인다.
"이....이게...대체...."
(유미영) 님의 말
[정말 죄송해요, 제가 정말 잘못했으니까
이제 그만하세요.. 제가 싹싹 빌게요.
예?제발요]
(김형석) 님의 말
[죽어]
(김형석) 님의 말
[이게 꿈인 것 같지?]
[죽지 않을 것 같지?]
[죽어]
.
.
.
.
.
"저..경장님....수배 내릴까요?"
김순경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잠깐 기다려봐.. 이...이거...좀 이치에 안맞잖아..
이사람 자살 했는데."
"그야 뭐, 다른 사람이 접속 했을수도 있죠. 지금 바로 수배...."
"기다려봐, 이사람 아직 접속중이야."
박경장이 침을 한번 꿀꺽 삼킨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린다.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야]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유미영) 님의 말
[유미영씨 죽었습니다. 당신 뭔가 알고 있나요?]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유미영) 님의 말
[경찰입니다. 수사에 협조 좀 해주셔야 겠습니다.]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아, 지금 저새끼가 우리갖고 장난치나!!!!!!!"
(유미영) 님의 말
[당신 누구야, 함부로 남의 아이디 도용하면 범죄인거 몰라?!]
(김형석) 님의 말
[미영이 아니네?]
"아!! 저새끼랑 말이 안통합니다!! 그냥 수배 내리고
저새끼 잡아서 족치죠?! 네?!!"
"야...야...잠깐...만.."
"예..왜요?"
박경장이 모니터로 눈짓을 보낸다.
"이거 보나마나 또 똑같은말 쓰겠죠 뭐."
"이번엔 내가 말 건게 아니잖아, 잠깐 기다려봐."
(김형석) 님의 말
[너네도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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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멍한 표정을 짓는 두사람.
(김형석) 님의 말
[죽어]
[죽어]
[죽어]
"저...전화해...이새끼, 뭔가 관련있어... 이새끼 뭐 알고있어!"
"아....아...."
"야, 왜그래 김순경?! 김권호!!"
박경장이 소리치며 김순경의 얼굴을 살폈다.
몹시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박경장이 김순경의 시선을 따라 천장 왼쪽 모퉁이로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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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님의 말
[죽지 않을 것 같지?]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