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오래된 커플 2

복쯍하2012.02.09
조회3,946

지금 이 글은 저의 소소한 일상을 저의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조금씩 적어나가려고 합니다

혹시나 저의 글에 혐오감을 느끼시는 분들은

눈을 감고 보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뽀

 

 

 

 

안녕하세요 :) 복쯍하입니다.

제 글이 900분이 넘게 읽어주시고 빨간 손가락도 10분이나 꾸욱 눌러주셨다니

정말 기분이 짱짱짱 이네요~!

 

 

제가 다시 읽어보니....나른하고 재미없는 글이지만 T_T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네요

 

 

첫만남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첫만남은 시간을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해서 ^_^; 20대 후반이 되다 보니 오늘일도 가물가물해서

생각을 정리한 후에 이야기 해 드릴게요.

 

 

오늘은 제 닉네임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해요.

 

저희 커플은 원래 지인들이 이름보다 많이 부르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신상 노출에 대한 우려로

부득이하게 복쯍하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복쯍하는 본디 복숭아 과일을 뜻하는 저희만의 애칭인데요

제가 워낙 과애(과도한 애정표현)으로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망측스럽게 혀가 짧은 발음을 구사해요 에헴

사랑앞에선 나이도 소용이 없나봐요~

 

하지만 저의 애기씨는 정직한 발음을 구사하니 걱정마세요

둘다 우쮸쮸 뿌잉뿌잉 한다고 하면... 생각만 해도 손발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니깐요

 

 

 

ep1.복쯍하 탄생

 

 

저희는 주말부부처럼 지내는 20대 직장인 커플이기에 평일에는 그리움을 간직한 채 주말만을 기다린다고 앞서 이야기 드렸는데요.

 

올 여름 복숭아가 참 맛있던 어느날이었어요.

 

제가 일하는 곳으로 학부모님께서 복숭아를 선물로 주셨어요.

정말 거짓말 하지 않고 제 주먹 두개가 합쳐진 것처럼 커다랗고 색이 고운 백도였어요~

우리 애기씨의 속살처럼 뽀얀 복숭아 >_< 꺅

지금 그 복숭아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콩닥하네요

 

껍질을 까서 복숭아를 한입 베어먹었는데... 아... 정말 복숭아만 먹고도 살 수 있겠구나!

저의 복숭아 찬양이 시작되었지요 /

 

사랑하면 모두들 그렇듯이 좋은 것을 보면 맛있는 것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이고 싶은 그런 엄마마음이 생기잖아요.

저도 더운 여름날 열심히 일하고 있을 우리 애기씨가 생각나더라구요.

 

그 주 금요일 제가 만났던 그 달고 달던 복숭아를 전해주려고

선물로 주셨던 학부모님께 복숭아의 구입처를 알아낸 후 복숭아를 구매하게되었어요!

 

그런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제가 복숭아를 산다고 하니깐 자기도 사겠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복숭아 한상자는 저랑 애기씨가 주말에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라

반절을 덜어주고 저는 검은 봉지에 남은 복숭아를 담았답니다.

혹여나 복숭아가 상처가 날까 검은 봉지를 가슴에 안고 기차역으로 향했어요.

 

하필이면 그날따라 저의 차림은 샤랄라 샤랄라 ~스타일

저의 애기씨에 따르면

"언닌 허세가 너무 심해"라고 이야기 하는 그런 스타일이었어요

 

한쪽 손에는 제가 좋아하는 가방을 들고 가슴에는 검은 봉지에 내사랑 복쯍하를 품에 안고 기차역을 향하는데

 

지나가던 행인2이 저를 보면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저여자 가방봐 저거 진짠가?" 라고 묻자 옆에 있던 친구가 한마디 거들더라구요

"검은 봉다리 꽁꽁 싸매고 들고 가는데 당연히 짝퉁이지"

 

 

헉......통곡

 

 

그 여자분들에게 "아니에욧!" 따지고 싶었지만 기차예매시간이 촉박했던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순간에 가슴에 품은 검은 봉지가 너무 부끄러워지더라구요.. 번듯하게 상자에 넣어서 들고 올껄 후회도 들고..

 

룰루랄라 우리 애기씨 먹일 생각에 기분이 날아갈것 같던 저는

한순간에 기분이 급 다운이 되었어요.

 

서울역에 도착하자 역시나 우리 애기씨가 절 기다리고 있었지요

 

애기씨도 절 보자마자 "그 검정 봉지는 뭐야? 쓰레기야???" 라고 묻는게 아니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

 

유유유유유유유유_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

 

 

안그래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 차례 무시를 받은 우리 복숭아가

나의 애기씨에게도 무시받자 저는 눈물이 왈칵 나와서 울먹 울먹였어요

 

"이거 쓰레기 아니야.. 이거 복...복쯍..복쯍한데.. 쓰레기 아닌데 !@#$% 다른 사람들도 나 막 무시하고 $%^

자기 주려고 내가 사서 품에 안고 온건데 %^$&#$5" 이러면서 울어버렸어요.

 

 

그러자 우리 애기씨도 저의 갑작스런 눈물에 놀람과 미안함이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더라구요.

 

울먹이면서 지하철에 탔는데

갑자기 복숭아때문에 울어버린게 저도 너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서 괜히 심술을 부렸어요

그런 애기씨도 많이 미안했었나봐요

 

집에 도착해서 검은 봉지의 복숭아를 나눠 먹으면서 서러웠던 마음을 풀어버렸어요~

 

 

우리 애기씨가

"언니가 준 다른 선물보다 날 생각해서 이렇게 창피할텐데도 봉지에 넣어서 가져온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복쯍하를 선물로 줘서 고마워"라고 이야기 하자

다시 저는 혀짧은 복쯍하씨가 될 수 있었답니다!

 

 

작은 선물하나에도 고마움을 표현하는 우리 애기씨가 나는 세상에서 복쯍하보다 더더더더 좋답니다 ~

오늘 톡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