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Y를 위한 발렌타인 이벤트] Long & Lovely Stories. 2

Y2012.02.14
조회87

길어서 잘렸네요.. 어쨋든 이어서..

-------

어쨌든 연락횟수도 줄이고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친구 놈과 여자친구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친구랑 연락한지 5일? 일주일? 아마 그 쯤 된거 같아요.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게 하나 있는데.. 제 친구 놈은 눈이 매우 높고 (꼴 같지 않지만..), 효자(a.k.a 마마보이) 입니다. 어머니랑 싸워서 가출? 같은 걸 했지만 집 근처 200미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엄마 나 친구랑 축구 좀 하러가도돼?] 하는 놈이에요. 하핳핳. 귀여운놈

그날도 어김없이 일이 터졌습니다. 별다방에서 친구를 대동하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당. 썩을놈의 친구가 중간에 제 귀에 속삭였죠.

[사진이랑 매우 다름. 못생김.ㅋ] 요놈도 훈남은 아닙니다..하핳

그래도 어떻게 만든 자린데..하면서 이어 갔습니다. 집 근처 공원이 있어요. 그 곳에 가던 중 친구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죠.

[아들 밥 먹으러 빨리들어와.]

네. 맞아요. 파토났습니다. 저한텐 다행인 일이었죠 ㅋ.ㅋ. 요놈과 관계된 일은 뭔가 많지만. 그래도 넘기겠습니다. 아는 사람이 볼 수도 있으니.

 

그 이후 저는 다시 연락을 재개했습니다. 솔직히 저 놈 꼬락서니도 별로 맘에 들진 않았구 말이에요.

그렇게 아무래도 '썸'이란걸 타게 된거 같아요. 여자친구 문자 중간중간에 '♡'도 왔던 걸로 봐서 흔히들 말하는 썸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 때마다 말했던게 뭐냐면..ㅋㅋ 오글거리지만.

'그런건 나중에 남친한테 하셔요. 나 굉장히 당황스러움. 나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너 상황을문자에 오는 내용으로 밖에 이해를 못하니깐 이런건 좀 당황스러움ㅋ'

'그래서 싫음?'

'그건 아닌데..' 이런식.

이러면 또 생각하죠. 무슨 상황일까. 좋아하나? 무슨ㅋㅋㅋ. 그냥 다 그런가보지.

솔직히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정말로.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답답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저는ㅋㅋ제가 비웃을 처지가 아니었던거죠.

 

시간은 흘러흘러 2010년 10월 16일.

4개월 쯤 -당시에는 전혀 몰랐던- 썸을 타고 난 후에, 여자친구가 저희 학교 축제에 왔어요. 하는 말 들어보면 [친구 남동생이 여기 다니는데 잘 생겼다고해서 보러왔음] 이었는데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절 보러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은>_<;

저는 여자를 무지 무서워합니다.

소심한 성격탓도 있지만, 항상 남/녀는 다르다. 부딫히면 위험하다.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좀 꺼려합니다. 이런 일도 있었어요. 과장이 결코 아닙니다. 별다방에 혼자가서 커피한잔 오더하고 노래듣고 책읽다가 나오려는데..앞에 여자가 가득해서 다 빠질 때까지 노래만 듣고 온 적도 있습니다.  편하게 느낀 사람은 지금 20년 통틀어서 10명 채 넘지 않는거 같아요.

또 저는 영화관을 싫어합니다.

어릴 때, 영화관에서 이가 빠지고 난 이후 부터는 뭔가 부질없고 답답하고 엉덩이 뜨거워지는 그냥 그런 곳이었거든요. 정말 영화관 너무 싫어합니다..+_+;

뜬금없는 얘기 같으시겠지만, 분명히 관련있는 얘기..

저희 학교 축제에 친히 왕림 하신다길래, 뫼시러 나갔습니다. 여자친구. 친구. 친구. 친구. 친구. 친구....................................................

옳타꾸나. 정승이 되었습니다.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 그 정승이요.

너무 신경 쓰여서 앞서서 혼자 걸었습니다. 등은 이미 젖어오기 시작했고. 후딱 안으로 모시어 갔습니다. 그 지옥같던 5분 아직도 생각하면 죽을거 같아요.

일단 교내로 들어오자 뿔뿔히 흩어져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저는 제 여자친구 옆에 꼭 붙어 다녔구, 어찌어찌해 교내에서 하는 '호러 게1이 스릴러'를 보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장르도 장르였지만 일단 영화자체를 시간낭비로 보는 터라 졸랐습니다.

[님아 영화 만큼은..제발. 부디 플리즈.니마? 님아?? 님아아!!]

끌려갔어요. 팝콘은 무료더라구요. 고마운 것들.

영화내용은 멋졌습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남은 것들만 모아서 고름을 만들어놓은 영화였습니다.

그래두 옆에서 팝콘을 먹여주니 뭔가 기분이 애매했습니다.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일단 좁은 시청각실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서 저는 닭꼬치를 사먹고, 다도반 친구랑 우아하게 차한잔하고, 병원에 갔습니다. 따라와주더라구요. 고마운 일이죠>_<.

병원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진료후에 처방전 끊고 약 탄다음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저녁은 내가 쏘겠슴니다.] 라고 했어요. 오니기리를 먹으러 갔어요. 넹.맞아요 주먹밥이요.

다먹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훅! 지나갔어요. 솔직히 그 이후에는 뭘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축제가 마무리됐고.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꼴 같지 않지만 어린 나이에 담배를 피던 저는 모종의 이유로 골목에 들어가 앉았습니다. 다 피고 나가려던 찰나에 여자친구가 말했어요.

'우리 사귀자.'

당황도 했고, 연애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저는 [잘 해주지 못 할까봐], [그러다가 안 좋게 끝날까봐]

난생 처음 받았던 고백을 거절했습니다.

'미안해. 나 처음이라서;'

그렇게 끝났으면 굉장히 어색한 사이가 되었겠지만 정말 고맙게도 여자친구가 한 번 더 말해줬습니다.

'사귀자. 응?'

여자 입장에서 고백하는게 얼마나 힘들지, 거기다 붙잡기까지 하려면 얼마나 힘들지 솔직히 생각해보니 너무 미안했어요. 그래서 망설이며 말했습니다.

'나 처음이라 잘 못할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아?'

'상관없어! 사귀자.'

네. 상관없댑니다. 그렇게 사귀게 되었어요. 아직도 이 때 생각하면 굉장히 두근두근두근 덩기덕쿵더러러럭 합니다. 하지만 혹시 잠깐 감정적으로 나한테 했던 말이 아닐까? 싶어서 집에가서 찌질하게 찌질찌질거리면 물어봤어요.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거야?'

'응! 오늘부터 1일♥'

난생처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데에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뭐..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렇게 주제모르고 행복하게 사귀게 됐습니다.

------------------------------------

3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