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거려 질린다는 남편..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1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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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치밀어서 잠이 안 옵니다. 위로 받고 싶은 마음에 평소 드나들던 판에 글이나 써보려고 합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결혼 3년차 5개월 된 예쁜 딸 엄마예요. 어렸을 때부터 경제관념 하나만은 투철해서 용돈 꼬박꼬박 모으고 대학시절에도 아르바이트 한 돈, 용돈 꼬박꼬박 저축했습니다. 그렇게 대학 졸업할 때까지 모은 돈이 4천만원이 조금 안 되더라구요. 가방은 커녕 티 하나 사는 것도 아까워 하면서 모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직장에 다니면서 그 돈도 차곡차곡 모아서 혼자 힘으로 결혼했습니다. 남편도 장남, 저도 장녀라 양가가 첫 결혼이니 할 건 다 해야 한다고 예단, 예물 남들 하는 것만큼 주고 받았습니다. 집이랑 혼수는 남편이랑 저 반반씩 해서 결혼했습니다. 

 남편도 잘해주고 홀어머니에 아들 둘 가진 시댁이라 불편한 건 있었지만 시어머니도 그렇게 모진 사람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시자 들어간 건 어쩔 수 없나보네요.

 딸 아이 들어서면서 직장을 관뒀습니다. 남편 벌이가 부족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외벌이라 아이 키우려면 허리띠를 졸라 매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일은 관뒀지만 그래도 집에 들어와서 남편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을 정도로 집안 일 잘했고 시댁도 오가면서 며느리 노릇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이 다가 아니지만 조금씩 모아둔 돈으로 시어머니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필요한 거 있다면 사드리구요. 뭐 원래 돌아다니면서 부지런 떠는 것도 좋아하고 하니 시댁 오가는 거 그리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일을 관두고 나니까 걱정도 많이 되고 무엇보다도 몸이 근질거려서 우울증 오겠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친정엄마가 허리를 다치셨어요. 프렌차이즈 커피숍 하나 운영하고 계셨는데 일은 알바생들이 한다고 해도 나가서 관리 정도는 해야 해서 저한테 소일거리 한다고 생각하고 엄마 대신 운영을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잘 하는 것 같으면 큰 딸 혼자서 시집간 것도 장한데 저에게 주시겠다고 해서 남편하고 상의를 해보겠다 했습니다. 친정 부모님은 작은 오피스텔 건물 가지고 계시고 커피숍은 그 1층에 있습니다.

 남편도 잘 됐다고 한 번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덥썩 받기가 그래서 임대료 내는 조건으로 있기로 했습니다. 딱히 힘든 것도 없고 막상 또 해보니까 재미있더라구요.

 문제는 만삭이 되고 나서였어요.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나가서 사람 대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고 배도 뭉치고 허리도 아프고 힘들어서 아이 낳고 조리하는 동안까지 엄마가 다시 봐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댁에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 커피숍 도련님한테 맡겨 보랍니다. 게임 중독 도련님 서른 넘은 나이에 여자친구도 없고 하루종일 피시방에 있습니다. 시댁에 도련님 방에는 얼씬도 하기 싫을 정도로 골초예요. 도련님 근처에만 가도 담배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뭐 피시방에 있느라 얼굴 보기도 힘들지만요. 그런 도련님에게 커피숍을 맡기라니요. 프렌차이즈긴 하지만 시작하신 엄마도, 중간에 끼어든 저도 정말 열심히 운영했고 제법 수익이 납니다.

 제가 착한 며느리병이 있었는지 차마 거절하기가 힘들어서 그러시라 했습니다. 엄마에게 사정을 말하니 알았다고 가끔 내려가 보겠다고는 하셨구요. 그런데 도련님 커피숍 거의 안 나왔습니다. 가끔 계산대에서 돈은 꺼내갔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도련님이 커피숍 운영을 거의 안 하면서 돈만 빼간다구요. 남편이 시댁에 전화해서 뭐라고 하긴 했는데 도로 마찬가집니다.

 그러던 중에 저는 예쁜 딸 아이를 낳았습니다. 딸 아이 낳고 조리하는 동안 엄마가 별 말씀 안 하셔서 몰랐습니다. 도련님 꾸준히 돈만 빼갔답니다. 얼마 전에 확인해 보고 알았습니다. 근 반 년을 그렇게 돈만 빼가는 용도로 썼던 겁니다.  

 화도 나고 조금 힘들어도 제가 해야겠단 마음에 시댁에 갔습니다. 시어머니, 도련님 다 불러서 말씀 드렸습니다. 다시 제가 운영하겠다구요. 시어머니 말씀이 가관입니다. 그거 도련님 준 거 아니었냐고 하시네요. 

 "어머니, 그거 저희 엄마가 운영하시던거고 아직 저에게 완전히 주신 것도 아닌데 이건 아닌 것 같애요. 도련님이 커피숍 운영을 잘하신 것도 아니고 맡기기 힘들 것 같네요."

 "그럼 우리 OO이는 어떡해? 뭐 먹고 살라고?"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어이가 없어서 저 도련님 먹고 살 길 마련해 주자고 결혼한 거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도련님 이제 커피숍에 안 나오셨으면 한다구요. 

 "너 참 야박하다. 힘들 때 OO 불러서 일 시키고 이제 쫓아내는거야?"

 뭐 이런 식으로 말씀 하시더라구요. 도련님은 양심은 있는지 말한마디 없구요. 장부 가져가서 다 보여드렸습니다. 반 년 동안 빼간 돈이 자그마치 천만원이 넘습니다. 요목조목 보여주면서 말씀 드리니까 별 말씀 못 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도련님 어쩌냐고 하시네요. 

 이후에 하루에 한 통 이상씩 전화 옵니다. 에둘러서 말하지만 요점은 커피숍 도련님 달라는 겁니다. 어제 정말 스트레스 받아서 남편에게 도저히 못 살겠다, 이게 무슨 거지근성이냐고 화냈습니다. 제 편이 되어줄 줄 알았던 남편이 너 예전부터 돈돈 거리는 거 알았지만 시댁을 뭘로 보길래 거지근성이라고 하냐고 오히려 저에게 화를 냅니다. 장모님, 장인어른 먹을만큼 살지 않냐고 OO 도와주는 게 그렇게 아깝냐고. 그 놈의 돈돈 거리는 거 그게 거지근성이라고 질린답니다. 그 동안 허리띠 졸라매고 산 거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 내 남편, 내 딸 아이 행복하자고 산 건데.. 화를 못 참고 남편 따귀를 한대 올렸더니 같이 치대요. 그 길로 짐 싸서 딸 애 데리고 동생 집에 왔습니다. 차마 친정에는 못 가겠더라구요. 나갈 땐 붙잡지도 않더니 나오니 전화통에 불나도록 전화옵니다. 남편 전화 오는 거 안 받았습니다. 문자도 다 스팸 등록 해두고 카톡도 차단했습니다. 제가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처음부터 딱 잘라 거절을 못한 제가 바보지만 남편한테 그런 얘기 듣고 따귀까지 맞으니 못 참겠습니다. 이혼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