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서울대 교수는 아직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대선을 준비하는 소리를 낮에는 새가, 밤에는 쥐가 듣고 있다.
여야는 여느 총선 때처럼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제각각 새 단장을 했다. '신장개업(新裝開業)'의 호객(呼客) 소리가 요란하다. 그러나 서로 싸우는 방식은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지난 세월보다 훨씬 격렬한 정쟁(政爭)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면 안 교수가 "나도, 국민도 여야의 개혁과 쇄신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저 같은 사람이 나설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말할 틈새가 생긴다. 안 교수가 지난 6일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 중이며 정치도 그중 하나"라고 말한 것은 그 예고편이다.
안 교수는 지금 때를 기다리고 있다. 바둑을 두기 전 바둑책 수십권부터 읽었다는 그는 대선에 나서기 전 '대선 메뉴얼'부터 만들어 놓기 위해 '열공' 중인 것 같다. 당장은 모호한 태도로 인해 지지율이 좀 떨어지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다. 얼마 전엔 지인에게 "조순·고건씨 같은 길을 걷게 될까봐 고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연초에 조순씨를 만난 걸 보면 '실패 사례'도 연구한 듯하다. 대선의 포석부터 끝내기까지 윤곽이 잡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권을 잡으려면 국회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총선 전 제3당을 만들자"는 멘토들의 제안을 뿌리쳤다. 정주영, 이인제, 정몽준, 문국현까지 제3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아무리 정당정치가 위기라지만 제1당과 제2당의 협공 대상인 제3당의 깃발을 올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안 교수는 박원순 시장이 '시민 후보'로 성공했듯, 기존 정당과는 다른 형태의 지지 그룹을 바탕으로 '국민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교수의 후광 덕택에 단번에 선두로 뛰어오른 뒤,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쳐 당선됐다. 박 시장은 곧 민주통합당에 입당한다.
안 교수는 박 시장과 비슷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최소 노출, 최소 비용으로 대선 승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여길 수 있다. 민주당 역시 자당(自黨) 후보와 안 교수의 후보 단일화가 정권 탈환을 100% 보장하는 길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자당의 대선 후보가 안 교수를 불쏘시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방(再放) 시나리오라면 어쩐지 싱겁다. 작년에 안 교수는 본인의 인기는 기성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반영된 것이란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그때나 요즘이나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여전히 40%를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안 교수 지지자이다. 이들은 안 교수가 기성 정치에 반쯤 얹혀 가는 것이 아니라 구태 정치를 뒤엎어주기를 바라고 있지 않을까.
안 교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7대 삶의 원칙 중 하나로 꼽은 적이 있다. 정치란 적(敵)을 만들 수밖에 없는 비정한 세계다. 동지(同志)들과 죽기살기로 나서지 않으면 결실을 보기 어렵다. 그런데 안 교수는 정치의 그런 힘든 과정보다 대선 결과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선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란 그의 저서가 무색해질 수 있다. 일본의 기성 정계를 허물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부러운 요즘이다.
안 교수, '박원순 모델'로 가려는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아직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대선을 준비하는 소리를 낮에는 새가, 밤에는 쥐가 듣고 있다.
여야는 여느 총선 때처럼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제각각 새 단장을 했다. '신장개업(新裝開業)'의 호객(呼客) 소리가 요란하다. 그러나 서로 싸우는 방식은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지난 세월보다 훨씬 격렬한 정쟁(政爭)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면 안 교수가 "나도, 국민도 여야의 개혁과 쇄신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저 같은 사람이 나설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말할 틈새가 생긴다. 안 교수가 지난 6일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 중이며 정치도 그중 하나"라고 말한 것은 그 예고편이다.
안 교수는 지금 때를 기다리고 있다. 바둑을 두기 전 바둑책 수십권부터 읽었다는 그는 대선에 나서기 전 '대선 메뉴얼'부터 만들어 놓기 위해 '열공' 중인 것 같다. 당장은 모호한 태도로 인해 지지율이 좀 떨어지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다. 얼마 전엔 지인에게 "조순·고건씨 같은 길을 걷게 될까봐 고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연초에 조순씨를 만난 걸 보면 '실패 사례'도 연구한 듯하다. 대선의 포석부터 끝내기까지 윤곽이 잡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권을 잡으려면 국회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총선 전 제3당을 만들자"는 멘토들의 제안을 뿌리쳤다. 정주영, 이인제, 정몽준, 문국현까지 제3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아무리 정당정치가 위기라지만 제1당과 제2당의 협공 대상인 제3당의 깃발을 올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안 교수는 박원순 시장이 '시민 후보'로 성공했듯, 기존 정당과는 다른 형태의 지지 그룹을 바탕으로 '국민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작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교수의 후광 덕택에 단번에 선두로 뛰어오른 뒤,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쳐 당선됐다. 박 시장은 곧 민주통합당에 입당한다.
안 교수는 박 시장과 비슷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최소 노출, 최소 비용으로 대선 승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여길 수 있다. 민주당 역시 자당(自黨) 후보와 안 교수의 후보 단일화가 정권 탈환을 100% 보장하는 길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 내에선 자당의 대선 후보가 안 교수를 불쏘시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방(再放) 시나리오라면 어쩐지 싱겁다. 작년에 안 교수는 본인의 인기는 기성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반영된 것이란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그때나 요즘이나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여전히 40%를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안 교수 지지자이다. 이들은 안 교수가 기성 정치에 반쯤 얹혀 가는 것이 아니라 구태 정치를 뒤엎어주기를 바라고 있지 않을까.
안 교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7대 삶의 원칙 중 하나로 꼽은 적이 있다. 정치란 적(敵)을 만들 수밖에 없는 비정한 세계다. 동지(同志)들과 죽기살기로 나서지 않으면 결실을 보기 어렵다. 그런데 안 교수는 정치의 그런 힘든 과정보다 대선 결과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선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란 그의 저서가 무색해질 수 있다. 일본의 기성 정계를 허물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부러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