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거짓말 후기입니다..

씁쓸2012.02.23
조회17,805

많은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인생선배님들 조언들으면 갈피가 더 잡힐것같아 올린것인데 생각보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힘이 나네요.

 

 

우선 후기부터...

 

같이 집에가려고 퇴근하고 지하철역에서 만났습니다. 남편이 배고프냐고 맛있는거 사준다기에 마침 잘되었다 싶어서 고깃집으로 갔어요,

 

돼지갈비에 소주한병시켜놓고 일단 분위기 좋게 식사했어요. 반주도 하며..

 

그러다가 제가 입을뗐어요, 요 근래에 자꾸 떠올라서 마음을 괴롭히는게 있는데 혹시 그게 뭔지 알겠냐고..

 

갸우뚱하니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보너스.. 얘기를 했습니다.

 

정말 피치못하게 써야할곳이 있는데 나한테 말하기가 좀 그래서 거짓말한거냐고.. 어디에 필요해서 그랬는지 말해줄수있냐고..

 

부모님 건강검진을 시켜드리고싶은데 보너스가 나왔다. 근데 보너스 나온걸로 우리부모님만 건강검진 시켜드리자는 소리가 안나오겠더랍니다..

 

저한테 미안하기도하고 그래서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다고.. 본인도 마음에 계속걸렸고 미안하다고..

 

그래서 제가 그얘기나왔을때 자기가 우리부모님해드리고 내가 시부모님해드리면 어떻겠냐 하지 않았냐고 하니..

 

저한테 부담이 될까 싶었대요. 자기가 말하기 전까진 건강검진 생각도 안했던 사람인데 자기로 인해 적은돈도 아닌데 부담이 생길까봐 거절한거라고..

 

남편의 말을 듣자니 이해가 갔습니다. 제가 철이 덜들어 아직 부모님 두분 검진시켜드릴 생각 못했었던것 맞아요.. 그렇지만 거짓말까지 수용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정리해서 말했습니다. 부모님 건강검진시켜드리는건 좋은일이고 돈이 모자랐다면 상황이 이러이러한데 검진시켜드리고 싶다고 상의하는게 더 좋았을거라고..

 

거짓말로 신뢰가 흔들린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결혼전에도 큰 상처를 줬던적이 있었고 그뒤로 신랑이 노력을 많이했어요..)

 

다른 섭섭한문제들은 몰라도 나는 거짓말로 신뢰잃는거 이것만큼 고통스럽고 힘든일이 없다고..

 

그뒤로 오늘까지 몇일 시간이 지났는데도(남편이 몸이 아파서 어느정도 나은다음에 얘기하려고 모른척 간호했어요) 이얘기하는 오늘까지 불쑥불쑥 생각 안나던 날이 없었다고

 

몇번이나 그문제에대해 물었을때 아무렇지도않게 거짓말하던게 생각나서.. 혹시 다른일들에도 그렇게 태연하게 거짓말하진 않을까 마음이 너무무겁고 괴로웠다고,, (이쯤 얘기하니 참았던 눈물이 나대요..)

 

 

처음엔 순순히 자기가 판단을 잘못해서 그렇다고 다시는 이런일 없겠다.고 했는데

 

검진비용중에 10만원이 딱 부족해서 그랬던거냐 하니 그건아니고 건강검진이 100만원정도 드는데 가진돈을 있는대로 긁어모으고 나면 자기한테 남는 게 하나도 없겠다 싶어서 그랬다고..

 

그얘기 들으니까 마음이 한층더 씁쓸해지고 얘기하던 신랑도 한숨푹쉬고 자존심상해하는게 느껴졌어요.. 말하다보니 자기가 쪼잔한놈같다며.. 자조하듯?;

 

그래서 어쨌든 제가 전하고자 했던 마음은 전했으니..

그래도 난 신랑을 사랑하니까 다시 믿으려고 할거다. 그러니 내가 어차피 안믿을거라는 생각하지말고 언제나 솔직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짓고 집까지 같이 걸어갔어요.

 

풀죽은건지 자존심이 상한건지 아무말없길래 제가 계속 밝게 애교 떨고 장난치며 사랑한다고 하고 그러니까 좀 풀려서 평소처럼 돌아갔어요.

 

잘때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뽀뽀도하고.. 암튼 터놓고 얘기하고 얘기듣고 나니 훨씬 마음이 가볍더라고요..

 

비록 실망이 아주 안된건 아니지만 아직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남의 부모님까지 어떻게 제부모님만큼 되겠어요 저부터도 시부모님께 잘해야겠다는 생각은해도 마음만큼 안되는게 다반사인데..

 

인정하고 앞으로 노력하자 했으니 좋게 생각해야겠지요 저도 어렵지만 의심하지 않고 믿으려고 한껏 노력해야할거구요..

 

 

 

 

근데 참 자기가 모은 돈으로 자기네 부모님 좋은걸 해드리겠다는데..

 

저도 결혼준비하고 좀 남아 가진돈이있고 우리 부모님 시부모님 좋은거 해드리고 싶은데 신랑은 다 긁어다가 시부모님 좋은거 해드리고.. 우리 부모님은 저밖에 챙길사람이 없는 기분이 드네요..

 

시부모님한테 뭐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뭐 신랑이 나서서 그렇게 하니 괜히 우리 부모님생각만 하면 되겠다싶은 마음이 저도 모르게들고.. 제가 원한건 이런게 아닌데.. ㅎㅎ

 

 

이번일 대화로 잘 마무리되었으니 백지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 잘하면 되겠지요? 많은 격려와 채찍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댓글중에 여자가 얼마나 쪼잔하게 굴었으면.. 징그럽다는등 순간 읽고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런 댓글 없었으면 제 상처에만 치중해서 저를 돌아보진 못했을것같아요.

 

맘넓게 그럴수도있다며 넘기는 성격이었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리고 오해들하시던데 통장관리, 적금, 공과금 등등 대부분 신랑이 다 관리합니다. 저는 제용돈 관리하고 장만 보고 그래요..ㅎㅎ

 

 

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