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버찌씨...

Henry2008.08.08
조회432

30대 중반의 남자 입니다. 결혼해서 이제 곧 만 세살이 되는 아들이 있고 이제 곧 10월이면 딸아이도 태어나게 됩니다.

 

제 아들이 또래 남아들에 비해서 말이 좀 빠른 편이라서 말을 좀 잘하지요...

 

그래서 (다들 그 또래의 부모들이 모두 느끼시는 것이겠지만) 가끔씩 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할때가 있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과 행동을 할때 그 약간은 당황되면서 신기한 느낌.... 많은 분들이 체험 하셨을 겁니다.

 

얼마 전에 제 아들이 이제 거의 만삭이 다 되어가는 아기 엄마와 백화점에 나갔답니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캐릭터 티셔츠나 태릭터 신발 등을 상당히 좋아하지요...

 

그날도 어김없이 슈팅바쿠칸 티셔츠에 전에 마트에 갔을때 자기도 엄마 아빠처럼 지갑을 가지고 싶었는지 지갑을 사달라고  때를 쓰길레... 하나 사준 천으로된 캐릭터 지갑을 목에걸고 엄마와 나갔답니다.

 

백화점에서 볼 일을 보고 있다가 숙녀복 매장 앞을 지나갈때였답니다.

갑자기 제 아들이

 

"엄마 저 옷 이쁘다. 엄마 저 옷 사."

 

아들의 갑작스런 행동에 아내는 그냥 웃고만 있었답니다.

 

그러자 아들이

 

"엄마 이 옷 이쁘니까 엄마가 입어... 내가 사줄께..!!" (아마도 매일 같이 엄마가 자기가 원하는 걸 사주니까 자기도 엄마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었나봅니다.)  

 

그러더니 목에 걸고 있던 천 지갑 속을 이리 저리  찾더니  십원짜리 동전 하나를 꺼내서

매장 계산대에 올려 놓고는 매장 점원에게...

 

"이모!  이 옷 주세요 엄마 입게..."

 

그 얘기를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내에게 듣게 되었고 어릴적 교과서에서 읽었던 폴 빌라드의 '이해의 선물'이란 짧은 소설이 생각이 났습니다. 

 

주인공이 어릴적 사탕가게에서 사탕을 산 후 값으로 은박지에 싼 버찌씨를  지불한 이야기...그리고 그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오히려 돈을 거슬러준 사탕가게 주인과 성인이 된 주인공이 열대어 장사를 할적에 30달러가 넘는 물고기를 사고 고작 20센트를 지불한 꼬마 남매에게 오히려 돈을 거슬러 주었다는.....그 이유를 묻는 아내에게 자신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자신의 어릴적 사탕가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는 그 유명한 소설이.......

 

어릴적에도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과는 달리 백화점 점원이 옷과 함께 거스름 돈을 내어 주지는 않았지만..(아마 30달러를 훨씬 넘는 금액이라서 그랬을지 모르지요...ㅎㅎ) 마치 제아들이 그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답니다.

 

아내와 얘기를 끝마치고 자고 있는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제 아들의 순수함이 어찌나 귀여우면서도 대견한지...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순수함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아빠의 작은 바램에... 이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