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바꾸려면 사과부터 하는 게 옳다

블럭201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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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야당 지도자들의 말 바꾸기를 공격했다. 대표적으로 노무현 정권에서 총리·장관을 지낸 한명숙·이해찬·유시민씨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에 찬성했던 발언록을 공개했다. 이미 정치권에서 불거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말 바꾸기’에 제주기지가 추가된 것이다. 이를 놓고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어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책임자가 정부 정책을 가로막고 비판한다면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추진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다.

 한 대표는 또 이 대통령이야말로 세종시·신공항·과학비즈니스벨트 같은 대선공약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말을 바꾸었다고 반박했다. 정치 지도자는 되도록 ‘말을 바꾸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부득이 말을 바꾸게 되면 이유를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공약의 제시와 집행에서 혼선을 빚은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는 세종시에 대해선 국민에게 사과하고 객관적인 수정안을 제시했었다. 신공항에 대해서는 전문가위원회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역시 대국민 사과를 거쳐 폐지를 결정했다. 과학비즈니스벨트도 적잖은 혼란을 불렀으나 결국 대략적인 내용은 지켜졌다.

 한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은 한·미 FTA 등에 대해 아무런 사과 없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 판단도 달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국제 경제환경이 달라졌다면 한국이 체결한 40여 개 FTA를 다 폐기해야지 왜 한·미 협정만 폐기하나. 그리고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달라진 게 없질 않는가. 정동영 의원의 주장처럼 차라리 노무현 정권 때 이런 정책들을 지지했던 게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사과하는 게 더 맞는 일일 것이다.

  한·미 FTA는 2010년 12월에 재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제주기지 갈등은 지난해 일찍부터 불거졌다. 이렇게 오래된 갈등에 대해 정책의 최고집행자가 의견을 밝힌 건 선거개입과 거리가 먼 것이다. 선거 때문에 중요 국정이 중단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