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짜스모커,드링커 들과의 전쟁을 하고 계시는 이땅의 모든 편의점 알바생들이 어느정도 공감할만한 이야기?

이종덕2012.02.29
조회1,259
네이트 판에 글을 올리는게 처음이라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편의점 경력만 거의 3년이 넘어가는 나름 중견편돌이입니다.

현재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곳이 대학가라 손님들이 참 많은 편인데요.

간혹 나이 어려보이시는 분들이 담배 내지는 술을 구매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뭐 그때마다 민증확인 꼬박꼬박 하구요.

민증확인을 너무 심하게 하는 감이 없지않아 있긴 하지만

재수없게 걸려서 돈 몇백 깨지는 것보다는 이게 나은 방법인듯합니다.

이러다보니 몇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저와 함께 일하는 여동생 아르바이트생이 겪은 겁니다.

이친구를 A라 칭하겠습니다.

A가 마감시간이 되어 후번근무자와 근무교대를 할때였습니다.

후번근무자가 나이가 어린 여동생이였는데요.

이 후번근무자를 B라고 해 두지요.

B가 유니폼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카운터로 다가왔습니다.

이들은 굉장히 나이가 어려보였다고 A는 말했습니다.

여튼 이들이 다가오니까 B가 A에게

"언니 쟤네들 담배 살때 신분증 검사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라도 하더랍니다.

왜 그런고 하니 B가 전에 한번 검사를 해 본적이 있는데

생김새로 비슷한것 같고 해서 그냥 담배를 줬는데 주고 나니 굉장히 미심쩍더란 거였습니다.

이번에 자기가 다시 검사하면 반발이 심할듯 하여

언니에게 부탁하는 거라고 말했답니다.

그리고 B가 워크 인 쿨러(전문용어-캔음료,맥주 등등을 보관하는 냉장고)로 잠적한 사이

이 젊은이 들이 다가와 담배를 요구하였고

A는 침착하게 신분증을 요구하였고

이들은 신분증을 당당히 내밀었습니다.

대게 미심쩍을 경우에는 주민번호를 외워보라던가

주소를 외워보라던가 하는 것이 정상적인 패턴이지만

A는 순간 머리속을 스치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그리고 말하기를....

A : 이름을 한자로 써보세요~

젊은이들 : !!!!!!

나름대로 단단히 대비를 하고 있던 이들에게 허를 찌르는 발언이였죠

그리고 젊은이들의 반격

젊은이들 : 아 한자로 쓸줄 모르는데요?

뭐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반격입니다.

한자 싫어 하는 사람이나 신경 안쓰는 사람들은 뭐 못쓸수도 있지요

저도 그러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이 눈치채지 못했던 가장큰 맹점이 있었으니....

주민등록증에 적인 한글 이름 옆에 한자이름이 적혀져 있지않습니까?

근데 순수 한글 이름은 한자이름이 별도로 안적혀져 있고 성만 한자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 양반이 그런 케이스였죠.

그럼 말할때

예시 : 아 제 이름은 한글 이름이라 별도의 한자이름을 적을수 없습니다.

라고 해야 정상 아닙니까?

어쨋든 A는 이러한 반응이 나오자

A : 그럼 성이라도 써보세요

라고 말했구요

최소한 자신의 성을 쓸줄은 알아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성인정도 됬으면 말이지요?

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못쓰고 패거리랑 함께 가게를 나가더라는 겁니다.

뭐 그것말고 아 전에 여기서 일하는 알바에게 사갔다느니 사장님 안다느니 드립이 쏟아졌지만

저희에게는 그런거 절대 안통하지요.

저는 그런 드립이 나올때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예를 들어 여기서 일하는 알바를 안다 드립

Me : 나도 우리나라 대통령 이름도 알고 얼굴도 아니까 청와대 막 드나들수 있는겁니까? 그분도 나 안다

고 쳐도 청와대 들락날락 거릴때는 신분확인 해주고 들여보내줄겁니다.

그리고 다른 알바에게서 신분증 검사를 받았다는 드립

Me : 아 예 그건 그분한테서 받으신 거고 저한테는 안받으셨잖아요. 이게 여기 룰입니다. 이 가게에서는

이 가게 룰대로 갑니다. 다른거 필요 없구요.

뭐 신분증 술집에 두고왔다느니 차안에 두고 왔다느니 할때는

Me : 그럼 이건 가져오시면 드리겠습니다.(그리고 꺼냇던 담배를 원위치. 그리고 무표정)

떼를 써도

Me : 음 잘 알았구요 민증 가지고 오시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무표정. 이게 제일 중요)

참고로 저희 사장님이 잘 쓰시는 드립은

사장님 : 우리집에는 금송아지 있숨돠~!

뭐 이정도면 95%는 해결된다고 보시면 될듯합니다.

아 에피소드 소개하다가 이쪽으로 샜습니다만

가장 중요한건 멘탈이 중요하다봅니다.

특히 쫄지 마시고

신분증 놓고 와서 판매 거부당한 분이

진짜 신분증 들고 와서 성인인거 확인 시켜드렸을때 뭐... 크게 미안해하지는 마십시오.

뭐 겉으로는 미안한척 좀 연기가 필요하겠지만 속으로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뿐입니다.

지금 이 야심한 시각에 미성년 스모커, 드링커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편돌편순 여러분들

다른 편의점에서 미성년들에게 술 담배를 팔아도 내가 일하는 시간대, 내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에서는

절대 안된다는 신념이라는 갑옷을 착용하시고

진상부리는 미성년에게 경찰 신고 크리라는 철퇴를 휘둘러 주십시오.

그리고 얼굴에는 뻔뻔함이라는 투구를 걸쳐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담배, 술을 판매할때만 적용시켜야 합니다.

괜히 다른 물건 판매할때도 이런거 적용시켰다간....

손님들의 클레임 역공 들어오니까 조심들 하시구요.

깔끔하게 요약하자면 술,담배를 팔때는 어느정도 사악해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담배말이지요.

젊은이들이 담배를 사러올때는 저는 주로 팔아도그만 안팔아도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름 일처리가 수월해지더군요.

아 새벽에 할거리가 없으니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써놓았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시구요. 반응 좋으면 다른 이야기도 나갑니다.

추운날씨 감기 조심하시고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