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쎈 예비며느리.. 아들 결혼시키기 싫어지네요

예비시엄마2012.02.29
조회54,843

안녕하세요. 큰아들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시엄마입니다.

작년에 퇴직하고 할일이 없어서 컴퓨터를 배우다가 네이트판을 즐겨보게 되었네요. 글은 처음쓰는 거고 아직 타자치는게 서툴러서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제 아들이 올해 결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올해로 29살이고, 예비며느리는 26살입니다. 편의상 며느리라고 칭하겠습니다.

며느리와는 19살때부터 알고지냈습니다.(빠른 년생입니다.) 아들이 처음 사귀는 여자친구였고 군대를 가게 되면서 연락도 종종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아들만 둘이기 때문에 딸처럼 챙겨주고 싶고 그러더라고요.

저런 며느리를 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여친과 며느리는 다른건지 막상 결혼을 시키려니깐 최근들어 많이 머리가 아프네요.

 

 

우선 저희 아들은 지방에 있는 4년제 대학교를 나왔고, 며느리는 서울대학교를 나왔습니다.

대학교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예비사돈측에서 연애할때 많이 반대하셨나봅니다.

원래 저희아들도 서울쪽에 있는 대학을 생각했었는데 운이 나빴는지 다 떨어졌었습니다.

저는 마음만 먹으면 제 아들도 서울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대학 갔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신경을 안썼습니다. 

 

결혼할 때 외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며느리가 굉장히 예쁩니다. 성형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디 식당가면 이쁘다는 소리도 항상 듣고요.

제 아들은 장동건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답게 생겼습니다. 군대갔다 와서는 체격도 좋아졌고요.

 

저에겐 선남선녀로만 보였던 둘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한없이 제 아들이 작아보였나 봅니다. 다들 딸로는 백점만점에 이백점이지만 며느리로는 힘들거라고 하덥니다.

그래도 전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며느리가 와서 앞으로 결혼생활을 어떻게 할지 말하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전에 가끔 저희 아들이 말하곤 했습니다. 만약에 현정이(며느리 가명)와 결혼한다면 일안하고 집안일하며 가정주부로 살거라고요. 전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결혼하면 바깥일은 모두 며느리가 하고 집안일은 모두 아들이 맡을거라네요.

 

며느리가 지금 다니는 직장이 여기에다 밝히기는 그렇고, 나이나 경력에 상관 없이 능력이 좋으면 그만큼 돈을 버는 곳입니다. 여러가지 단점이 있는 곳이지만 그만큼 돈을 굉장히 많이 법니다. 저도 아주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들이 버는 것의 5배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며느리 말로는 올해 여름부터는 수입이 더 늘어날거라고 합니다.

 

며느리 혼자서도 버는 돈은 충분하고, 자기는 남편이 밖에서 일하는 것이 싫답니다.

대신 일주일에 한번씩은 아줌마를 부르고 화장실청소같은 힘든 것은 따로 사람을 쓴다고 합니다.

집에만 갇혀있는 것은 자기도 싫으니 휘트니스도 끊고 아들이 골프같은 여가생활을 충분히 즐기게 해준다네요. 돈관리도 모두 아들에게 맡길거고요.

요즘 세상이 아무리 바꼈다지만 집에서 집안일만하는 남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저는 귀한 아들이 그냥 집안일만 하는 것도 서러운데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할 생각하니 막막하덥니다.

 

아들에게 조용히 그렇게 사는 것을 원하냐고 물었더니, 직장생활도 자기에게 맞지않는 것 같고 며느리가 벌어오는 돈도 충분하니 굉장히 좋답니다. 제 아들 주위에 자기처럼 편하게 사는 사람은 없답니다.

왠지 아들이 결혼한다고 며느리편만 드는 것을 보니 씁쓸하더라고요.

 

 

며느리가 저렇게 집안일을 안하려는 이유는 집안일은 아예 할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전에 저희집에 왔을때를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그런데 이정도로 아무것도 못할줄은 몰랐습니다.

과일 한번 자기손으로 깎아본 적 없고 할줄아는 음식이라곤 컵라면 뿐이랍니다.

제가 하도 답답해서 어떻게 그나이먹도록 아무것도 안배웠냐니깐 그동안 공부하고 스펙쌓는데만 해도 힘들었다네요. 원래 평생 집안일할 생각 없었고 독신으로 살며 아줌마를 쓰거나, 제아들같은 남편과 결혼하려고 했답니다.

 

 

며느리가 이렇게 할줄아는게 없다보니 사돈측에서 혼수를 모두 부담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사돈어른들께서 저희집보다 좀더 잘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비슷한 형편입니다.

서울에 있는 아파트로 큰평수는 아니지만 장만해주시고, 가구들도 모두 장만해주신답니다.

결혼식 치를 비용만 부탁하셨습니다. 

신혼여행 비용은 며느리가 부담하고, 시댁어른들께 부담끼치기 싫다며 폐백도 생략한다네요.

내년에는 사돈어른께서 제 아들에게 외제차도 뽑아준답니다.

 

이렇게 일단락되나 했더니 며느리가 찾아와서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부인께서 유산도 많이 하시고 힘들게 출산하셔서 아이 낳는게 무섭답니다.

아이보다 커리어가 더 중요하답니다. 지금까지 쌓아오고 앞으로 쌓아갈 것을 아이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다네요.

저도 이해는 하지만 제가 아이를 굉장히 좋아하기때문에 정말 실망했습니다. 딱잘라말하는게 너무 얄밉더라고요.

괜히 지금 대충넘어가다가 나중에 저와 갈등빚기 싫다며, 지금 자기가 미울진몰라도 이해해달랍니다.

커리어도 그렇고 요즘 아이낳아서 키우기 정말 힘들다고, 잘키울 자신도 없다네요. 어차피 아이 태어나면 5살부터 공부에 파묻혀살고 요즘 학교폭력에, 성폭행에, 여러가지로도 부담이 된답니다.

 

 

게다가 설날때는 저희집을 먼저 찾아오지만, 추석때는 사돈댁을 먼저 찾아간답니다.

이부분에서는 세대차이인 건지 많이 놀랐네요. 저도모르게 화를 냈습니다. 어차피 명절때 와서 전을 부칠것도 아니고 그냥 있다 갈거면서, 먼저 오는게 그렇게 어려운지요.

얼마전에는 제 아들이 사돈댁을 찾아갔는데 거기서 설겆이를 했다는 말까지 들으니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아들말로는 앞으로 가면 매번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할거라네요. 추석때가면 일도 도와준다고 하고요.

자식 다 키워봤자 소용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날밤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 문제로 사돈댁과 요며칠 사이가 안좋았더니 바깥사돈께서 저에게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아들과 며느리가 뒤바꼈으면 상황이 어찌되었을거냐고 저에게 되묻습니다.

저희 딸이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으면, 어땠을지 생각해보세요. 저에게 아들이 있다 치고, 사돈께서는 딸이 있다 칩시다. 저희 측에서 집도 장만하고 그밖 혼수도 장만하고, 그 나이때 쉽게 벌수없는돈 벌어와서 모두 사돈댁 딸에게 드린다고 칩시다. 여가생활도 다 존중해주고, 어려운 집안일도 안시킵니다. 그런데도 설때는 사돈댁을 먼저 방문한답니다. 만약 제딸이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으면 엄청 귀한 사위대우 받았을텐데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너무 박대하시는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덥니다.

제가 약간 순화해서 한말이고 약간 언성 높이셔서 말씀하셨고요.

 

 

물론 사돈어른께서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 문화상 며느리와 사위는 다르지 않나요.

그저 아들여친일 때는 천사같던 아이가, 예비며느리가 된 이후로는 너무 기가 쎄보입니다. 게다가 사돈댁에서 저런 소리를 들으니 예비며느리가 더욱 기쎈 며느리로 보이네요.

 

 

이제와서 결혼을 물를수도 없고 여러가지로 고민이 됩니다.

작은아들이 결혼하게 되면 그 며느리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거같지 않고요.

톡커님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