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지야 보고있니? 7년째 짝사랑이네 ㅋ?

황현준2012.03.02
조회445

안녕 혜지야

너라면 이 글을 볼 수 있을거라 믿고 있어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될 지 모르겠다.

 

 

내가 너를 처음 만난 건

중학교 2학년 때였지??

 

그때 난 메이플스토리란 게임에 한창 빠져있었구 말이야

게임에서 친하게 지냈던 형의 집이

알고보니 우리집에서 20분 거리에 있어서

 

한 번 놀러갔다가

그 날 너를 처음 봤어

 

그때나 지금이나 난 생긴건 이따구인 주제에

눈은 드럽게 높아

근데 넌 진짜 예뻣어

 

그래서 게임을 접고나서도 그 형 집에 뻔질나게 드나들곤 했지

넌 나한테 정말 잘해줬어

 

지금은 매직을 하고 다니지만

심한 곱슬이라 완전 폭탄맞은 머리 같았던 내 머리도 자주 만져주고

내 고민도 많이 들어줬었고

 

나한테 관심이 부족했던 부모님보다 나한테 더 잔소리 많이하고

이거 하지마라 저거 하지마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너의 잔소리들이 너무 좋았어

항상 나를 생각해주고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웠던 니가 너무 좋았어

 

화장실 가려다가

문이 고장난 너희 집 화장실 문을 열었다가

니가 샤워하는 모습을 실수로 보기도 했고 ㅋㅋ

그 때 너 나한테 샤워기 집어던져서

나 젖은 옷 입고 집에갔다 =_=!

 

머리감는다고 돌아서 숙이고 있어서

등짝밖에 못봤구만!!!

 

 

 

중학교 2학년 때 한창 뿔테 안경이 유행했을 때도

난 은테로 된 안경을 쓰고 다녔었지

그게 너무 촌스럽다며 니가 나한테 뿔테 안경 선물해줬었잖아 

 

비록 가격도 싸고 안경테 뿐이었지만 말이야

그리고 안경 닦는걸 잘 안해서 항상 뿌연 내 안경 렌즈도 자주 닦아주고

 

 

난 그런 니가 너무 좋았어

하지만 그땐 내가 너무 어려서 그게 사랑인지조차 모르고 있었고

난 워낙 그런 거에 둔감해서 고백이니 뭐니 이런건 상상도 못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중3때 너희 오빠한테 니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어

내 주변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도 멍해지게 만들었고

 

난 그때는 병문안이라던가 이런게 어떤건지도 잘 몰라서

니가 퇴원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2달쯤 뒤에 만난 너희 오빠한테

혜지 퇴원했어요? 라고 물어보니까

'혜지 하늘나라로 먼저 가뿟다.' 라고 그러더라..

 

나 솔직히 그땐 어려서 사람의 죽음이 어떤건지도 실감이 안나서

그리 슬퍼했던 것 같지가 않아...

 

그냥 니가 없단 허전함이 더 컷었어

 

그리고 나도 이 외모랑 어울리지 않게

의외로 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근데 하나같이 너에 비하면 너무 부족해보이고

아무리 내 마음을 포장하려고 해도 마음이 안가더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난 지금 대학 2학년으로 올라가..

 

 

 

니가 사줬던 뿔테

유행이 지나고 촌스러워서 다들 바꾸라는데도

나 렌즈는 바꿧어도 절대 그 안경테는 안바꿧어

 

칠이 다 벗겨지고 안경테가 휘어져도 계속 끼고 다녔었는데

 

1학년 동기엠티때 내가 술에 많이 취했었어..

그 날 중국에 다녀온 동기놈이

75도짜리 고량주를 들고 온거 있지?

 

벌칙으로 3잔정도? 마셨던 것 같은데

정말 독하더라..

 

양주랑은 다르게 뭔가 냄새가 역해서 더 취하는 것 같았어..

내 술버릇이 술취하면 계속 술마시는 거라

그날 완전 필름 끊기고 개가 되도록 마셔버렸어

 

친구들 얘기 들어보니

바닥에 토하고 헤엄치고 난리도 아니었다더라...

 

근데 그 때 안경테가 부러졌었나봐...

친구들은 별 생각없이 부러졌으니까 버려버렸데...

 

나한텐 정말 소중한거였는데 그걸 아는 친구들이 없었으니까..

 

 

나 그래서 그 날 기분이 엄청 안좋았어..

숙취때문에 머리도 깨질 것 같았구...

 

그래서 집으로 못가고 근처에 있던 할머니 댁에서 좀 쉬었다 가려구

할머니 댁으로 갔다?

 

근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5만원짜리가 떨어져 있는거야

냉큼 주웠지

근데 그게 또 2장이더라 ㅋㅋ??

 

집으로 와서 새로 안경 맞추러 갔는데

왠걸? 안경테랑 렌즈 합해서 딱 10만원인거야

원래 10만 7천원인데 7천원 깎아줘서 10만원에 샀어

 

근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몇년째 그 촌스럽고 낡은 안경 끼고 다니니까

니가 답답해서 일부러 나 안경 새로 하나 맞춰준거라고

괜시리 그런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졌어

니가 하늘에서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잘 끼고 다니고 있다.

 

 

근데 혜지야

나 요즘 힘들어.....

 

많은 시간이 지났는대도

너만큼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도 없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도 없고

 

여자를 만나려고 해도 너보다 나은 애가 없다?

욕심이 과한거지 ㅋ??

 

근데 웃긴건 나 좋다는 여자도 없어 ㅋㅋㅋㅋ

괜시리 외로워

그럴때마다 니가 자꾸 생각나서 좀 슬퍼져

 

진짜 노래 가사처럼

 

난 니가 없는 이 세상에 시간에 혼자 살고 있어

사는게 사는 것이 아닌 거 같애

 

나 너 너무 보고싶어

 

나한테 잔소리 좀 해줘

이렇게 살지 말라고

힘내서 살라고

 

나 지금 완전 폐인처럼 지내고 있어..

근데도 잔소리 해주는 사람은 없고

 

친구라는 놈들은 자꾸 놀자고 꼬드길 뿐이야

 

내가 내 할 일 팽개치고 놀려고 해도 안말리고

오히려 같이 놀기만 하고

 

 

난 시간이 지날 수록 왜 이렇게 니가 절실해지지?

 

나 진짜 니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나 오늘 약도 엄청 많이 먹었는데...

평소같으면 약에 취해서

진작에 쓰러졌어야 정상인데

아직도 잠을 못들겠어

 

항상 마음이 편치가 않아...

 

얼마 전에 할아버지도 떠나가시고

 

나 외로워

 

진짜

허탈하고 힘들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외로워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아

 

나 너 너무 보고싶은데...

그 형이랑 연락도 끊겼고

니가 어디에 묻혔는지

납골당에 들어갔는지 무덤에 있는지도 몰라

 

그저 하늘나라에 있단 것만 알아

 

너 항상 나 걱정해주고

나한테 도움이 되어주고

잔소리도 많이 해주고

그랬잖아....

 

끝까지 너한테 도움만 청하고 이런 난데....

넌 항상 도와주고 위해줬잖아

 

그런 니 모습이 좋아서

나도 너 따라해보려고 많이 노력했었는데

내 주변엔 그런 내 맘을 알아주는 애들조차 없다?

 

나 천성이 이기적인 놈인데

어울리지도 않는 착한 일도 엄청 많이 했어

왠지 니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난 언제쯤 널 잊을까?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건가?

 

나 너 진짜 필요한데...

넌 없잖아

이게 무슨 경우야

 

나 좀 웃게 해줘

나 좀 즐겁게 해줘

나 기운내서 다시 열심히 살게 해줘

 

너 없으니까 이런 날 제대로 붙잡아줄 사람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