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부모가 되기에 아직 멀은 것 같은데..

휴,,2012.03.02
조회609

답답해서 글써봐요.. 점심시간도 됐구. 농땡이 아니예요 사장님..

첨쓰는거라 그동안 묵혀뒀던 게 많아서 길어질 수도 있어요 이해해 주세요.

글솜씨도 엉망이라 ^^;;

 

동갑내기구요 32살.. 결혼한지 2년 좀 넘었어요.

물론 어떻게 100% 맘에 드는 남편과 아내가 있냐만은..

살아보니 이것만은 좀 서운하다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남편이 좀 고집불통이예요.

연애때도 좀 그 모습을 보여줬다면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했을텐데.

요새 게시판에 많이 나오는 완전체 같기도 하고..

연애하는 2년동안 진짜 전혀 몰랐던 모습들이 나오네요 ㅠ_ㅠ

 

 솔직히 남편이나 저나 철이 없어요.  그나마 다행히 좋은 회사에 둘다 같이 입사해서 같은 팀으로써

둘이 돈은 좀 버는 셈이예요;; 하지만 작년에 둘이 합쳐서 일억 넘게 벌었던데 반 저축했어요

그게 다 남편의 새것 사랑과 저의 음식사랑이 합쳐낸 결과구요.

 

남편은 뭐든지 새걸로 사고 또 IT쪽에 있다보니 얼리어답터예요.

그러다보니 기계들을 엄청 사들이고요. 노트북만 한 세개있는 듯.. 그러면서 제가 하나만 쓰자고 하면

정색하고 싫어해요. 그리고 집에 데스크탑 컴퓨터가 두대인데 제꺼 남편꺼

전 여태까지 남편 컴퓨터 만져보지도 못했어요 비밀번호만 알아요

노트북도 못만지게 해요. 자기가 다 켜서 세팅한 다음에 그러고 들려줘요

제가 이상한 바이러스 옮긴다고 막 아무거나 만지지 말라는거죠 ㅡㅡ

아니 그럼 제컴은 왜 멀쩡하답니까?  사랑도 적당해야지 쓰지도 않으면서 모셔둬요,

그러면서 제가 노트북 한번 써보고 싶다니까 넷북 있지 않녜요.

저도 일 때문에 넷북 하나 있거든요. 화면도 넘 조그맣고 오래 되서 다운도 잘 되는데 ㅡㅡ

노트북 하나 사겠다고 하면 신나서 또 하나 사줄까봐 말도 못하겠어요.(비교하고 고르는 거 조아함)

제가 원하는 건 제꺼 사는 게 아니고 남편 것 중에 노는 거 하나만 주면 돈도 아끼고 좋잖아요.

노트북 가방도 한 대여섯개 산 듯.. 겉이 쭈글쭈글해서 그지같다고 놀렸더니 헐.. 안은 무슨 밍크털 같은 게.... 깔린 한 이삼십만원짜리 가방..부터 해서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PSP 아이패드 갤탭은 기본이구요. 버전 새로 나오면 기존에 있는 걸 파는 게 아니고 기존에 껄 놔두고

새로운 걸 삽니다. 그러다 버전이 많아지면 그제서야 기존 걸 하나씩 파는 타입

 

뭐 남편만 문제 있겠어요 돈 쓰는데.. 저도 문제가 있습니다.

전 쉽게 지치고 피곤해 하는 타입이예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점심은 집에서 먹어도(회사가 가까워요 걸어서 5분) 저녁은 집에 오면 힘들고

귀찮으니까 사먹게 되고,.. 그리고 주말엔 둘이 돌아다니면서 맛집탐방을 해요.

남편 친구가 블로그를 하는데 뭐랄까 저희 둘의 입맛취향이랑 맞아서.. 이러다보니

외식비도 엄청나요. 그나마 다행히 전 화장품, 옷 이런 거에 돈 쓰는 타입은 아니라 그나마 이만큼 나오는거... 둘이 한달에 어마어마하게 쓰고 강아지도 두마리 키우는데 걔네한테도 돈 많이 써요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처음에 남편의 강아지사랑이 너무 유난스러워서 밥도 간식도 전부 유기농으로

뽑고 지금도 사료는 호주에서 수입해 온거 먹여요. 불만제로보고 남편이 놀래서 미국산도 못쓰겠다고;

 

그리고 남편은 뭐랄까.. 처음에 싸워요.  그러고 막 싸움이 이제 좀 소강상태에

이르게 되면 애초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에 대해 집착해요.

그러면 잘잘못을 가리다보면 진짜 진심 남편이 잘못의 80%거든요.

그떄부터는 내가 처음에 그렇긴 했지만 너의 다음 행동이 나의 화를 유발했다 이걸로 고집을 피워요

왜 화나게 만드냐 이거예요. 그래서 내가 어이가 없어서 니가 먼저 발단을 제공해놓고

내가 화내는 건 안되고 니가 화내는 건 되냐고 하면 그런 건 아니지만 제 행동이 강도가 쎘대요.

 

얼마전에도 맛있는 거 먹자고 해서 나가서 밥먹다가 아가 갖는 문제로 싸움이 난거예요

이제 나이도 있고 결혼한지도 2년이나 되서 아가를 가지려고 노력 중인데

평소 일 때문에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아가 갖으면 너라도 스트레스 안 받을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꺼 같다. 스트레스가 아가 발달에 굉장한 영향을 미친다더라 했더니

빙글빙글 웃으면서 싫은데 안할껀데 그러는거예요. 자기가 불리하면 대답을 안하기 때문에 제가

재차 대답을 강조했더니 갑자기 표정이 바뀌면서 아 끈질기게 대답을 요구한다고. 짜증난다고

내가 스트레스 안 받게 해 달라는게 그렇게 짜증나고 대답 못할 일이냐고 했더니

아니 왜 그렇게 대답에 집착해? 하면서 끝끝내 대답을 안해주더라고요 ㅡㅡ

 

그래서 완전 퉁퉁 부어서 집에 가니까 남편이 갑자기 짜증내서 미안한데 너도 욱하는 성격 버려라

하는거예요. 갑자기 길거리에서 욱해서 니 애기 갖을 부인이 이것저것 심란하고 걱정되서

너한테 미리 얘기 이것저것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이없고 짜증날 일이냐

애기가 뭐 갑자기 황새가 물어다 주는거냐. 회사는 둘째치더라도 내 뱃속에서 10달있다가

나오는데 얼마나 힘들고 무서운지 짐작도 안된다 . 그리고 애기가 나올 때도 무섭다

내 친구들이 그러는데 너무 아프고 무서워서 생살을 찢어도 아프지가 않다고 했다.

나는 지금 그런 것도 무섭고 아직 각오도 덜 돼서 너하고 그래도 같이 그 생각을 나누면서

준비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냐 스트레스 안 받게 해주겠다는 대답이?. 하고 다다다 쏘아붙였어요

 

그랬더니 한숨을 푹 쉬면서 알았어 미안해 그만해 이러는거예요.

갑자기 또 열받아서. 이게 한두번이냐  너도 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할꺼면 깔끔하게 미안해

한마디만 해라. 뭐 뒤에 그렇게 잡소리가 많냐.

미안해 근데 너도 문제 있어./ 미안해 그런데 너도 오늘 좀 욱했잖아/ 미안해 근데 너도 앞으로 이러이러한 행동은 하지마. 이게 어떻게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냐. 그런 얘기는 차라리 싸울 때 해라

제가 너무 욱한다고 하지마세요. ㅠㅠ 결혼 2년 간 싸운 적은 그렇게 많진 않지만 싸울때마다 동일한

패턴이라 이제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욱하게 되는 거 같아요. 벽창호 같거든요 ㅠㅠ

 

그리고 어제 쉬는 날이었잖아요.

늦게까지 늦잠자고 점심때 일어났더니 배고프대요.

밥하기 귀찮았지만 남편이 집에서 새로 한 밥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밥 새로 짓고  없는 솜씨지만 된장찌게 끓이고 계란찜도 하고 산적도 굽고 해서 한상 차려서 줬어요.

사실 위에다도 썼다싶이 전 외식을 많이 하는 편인데 물론 남편도 언제나 함께죠. 이게 음식을 못해서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회사가 너무 힘들어서 솔직히 휴일엔 그냥 푹 쉬고 싶고 회사 갔다오면

기운이 쭉 빠지다보니 사먹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뭐 저만 그렇게 유독 피곤해 하냐 일을 뭐 그리 많이 하냐 하시겠지만 갑상선암이 있어서

조금만 일해도 쉽게 피곤해 해요. 지금 암수술한지는 3년 됐구요.

그래도 휴일인데 내 신랑 먹고 싶다는 거 챙겨줘야지 하고 혼자 종종걸음으로 2시간동안 마트 갔다오고

밥 해서 먹으라고 했더니...

엊그제 무슨 컴퓨터 용품을 샀더니 거기서 맛다시 라는게 왔대요. 건빵이랑 같이..

이게 뭐냐고 했더니 군대에서 먹는거라네요.. 그게 고추장같은 건데 그거랑 밥을 먹어보고 싶다더니

제가 만든 된장찌게는 먹는둥 마는 둥 하고 맛다시랑 밥 비벼서 김이랑 싸서 먹어버렸네요.

된장찌게 오랜만에 맛있게 끓여져서 바지락도 넣고 남편 좋아하는 버섯도 다 넣었는데..

된장찌게 맛 없었냐고 물어보니까 맛있었대요. 그러더니 밥 다 먹을 때 쯤 되니까 제 눈치 보면서

된장찌게 겁나 퍼먹더라고요..

넘 서운하기도 하고 했지만. 그래도 별 말은 안했는데 지금까지 너무 속상하네요.

 

왜 판 쓰시는 분이 이런 거 빼면 다 좋아요.. 하잖아요. 저도 그 맘을 이해할 것 같아요.

저희 남편도 가끔 이렇게 벽창호같은 짓이나 싸울 때 빼곤 진짜 착하고 좋거든요.

그래서 헷갈리나봐요. 집안일도 다 하고. 자상하고 배려 잘해주고 그러는데 꼭 싸울 때만 유독

바보가 되는건가.. 뇌가 없어지는건가..

그리고 아가에 대해 너무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정작 저는 지금 넘 무서운데..

그냥 엄마 뱃속에 있다가 쏘옥 나오는 건줄 알아요.. 주변에 임산부가 없다보니 개념도 없는 듯 ㅠ

임신만 하면 공주처럼 모시겠다고 큰소리 쾅쾅 치고 있는데..

정작 전 아가 갖는 것도 무섭고... 일단 한명 가져야 되긴 하겠고.. 주변이나 시댁, 친정에서

저희가 개혼이다 보니.. 아직 손주가 없어요. 그래서 굉장히 원하시기도 하구요.. 떠밀리듯이..

그리고 남편이 저렇게 바라고 있긴 한데.. 전 아직 너무 무섭고 각오가 되어 있지 않아요..

위와 같은 단점도 있고.. 여러가지로 남편이나 저나 아직철도 없는 거 같은데

무작정 애기만 낳으면 된다는 남편.. 아니라고 설득해도 애 낳으면 다 알아서 큰데요..

우리가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