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몇 번 헤어졌더라? -5

약골2012.03.04
조회1,666

에...정말 오랜만이네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잠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오늘 쓸게... 아마 어떻게 해서 다시 만났는지.. 였죠?

 

하늘도 흐리고, 어제 혼나서.. 에.. 그냥 혼자 쓰고 가야겠네요.

 

*

 

사실 친한 선후배사이로 지낼 때에도, 지금과 비슷한 관계였어요.

 

위해주고, 아껴주고. 사랑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서로 사랑은 하는데, 일반통행의 느낌이랄까.

익숙하지 않은 거리감.

 

그런 느낌이 싫어서, 그런 느낌이 오기 전에 헤어지려고 한 거였을 지도요.

차 놓고서, 오히려 차인 듯... 첫번째 헤어짐 때 아팠어요. 조금이지만.

 

헤어지든, 아프든, 울든, 열이 오르든.. 당연히 학교는 가야했고, 공부는 해야했죠.

등하교 같이 하는 친구...그 친구 덕에 학교 생활은 잘 이어나갔던 듯 해요.

 

기록해 놓지 않으니, 당연히 흐려진 기억이지만...

 

언젠가, 그 이랑 헤어지고 나서...한달 반 정도 되었나? 그 때 아팠었어요.

열이 오르고, 속이 미식거리고, 위액이 역류하는 듯 하고, 머리는 깨질 것 같고.

 

그 이를 불러서 나 좀 봐달라고 하고 싶었어요. 아이같지만.

 

그러고 보니, 전 아플 때 늘 그 이를 부르는 것 같아요.

헤어지기 전에도, 헤어진 후에도.

그 후로 몇 번 더 헤어졌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몸은 덜덜 떨리고, 다리로 서 있는 것 조차 힘들었어요.

교복에 팔을 넣고, 다리를 넣는게 그렇게 힘든 일인지...처음 알았어요.

 

물론 학창시절에 아팠던 적은 많지만, 마음과 몸이 동시에 아프다는 건.. 상당히 고통스럽더라고요.

 

그 때 그 친구가 와 주었거든요.

집이 가까웠고, 중학교 때였나... 그 전 부터였나. 오래 전 부터 친구여서.

약간의 몸짓이나, 비틀거림만 봐도 알더라고요.

 

집에선 학교 쉬라고 하고, 전 쓰러져도 학교에는 가겠다고 하고...오기였나..

 

솔직히 말하자면, 그 때 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 건지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나..하하..

 

근데, 학교 가겠다고 한 건.. 아주 잘한 일이었죠.

그 이와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간단해요...

 

친구가 비틀거리고 식은땀 흘리는 저를 부축해주고, 이마도 짚어주고, 기대게 해 주고.

거의 안고가는 거와 다름 없었다고 보시면 되요. 아, 엎고가는 건가..?

 

친구는 원래 다정한 사람인데, 그 이가 오해했나봐요.

 

거의 밀착상태로, 발이 혼자 움직이는 건지, 걔가 끌고 가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아픈 그 느낌 자체도.. 뭔가 이상한, 이질적인 느낌이지만, 그 보다 더 이상한.

 

아, 토할 것 같기도 하고, 어지럽기도 하고, 스텝이 꼬엿을 때 '아차'하는 그런 느낌?

 

눈을 떴는데, 그 이가 있더라고요.

 

희미해져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비난하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프면 전화를 했어야지. 그 전에 학교는 왜 가냐, 집에서 쉬어야지.

너 지금 상태 많이 안좋아 보인다. 부축까지 받으면서, 비틀거리면서까지 가야하냐.

 

이런 말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 친구는... 에.. 말해도 되려나.

별명이 '약전사'였어요.

 

약골의 전용 기사  의 줄임말이죠.

 

하도 부축이나 업힘을 많이 받아서, 편하게 자리잡고 이동한다고나 할까...?!

 

그 때도 서로 편하게 부축하고 , 부축받고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서로 가장 편한 자세는, 아무래도 저항않고 안겨가는 거죠.

 

근데.. 다른 분들은 이런 자세로 오해하시고, 간혹 화를 내신다고 들었는데...

그 이는 그러지 않았어요.

 

몇 마디 하더니, 안아주더라고요.

그 친구는 옆에서 그냥 있다 가고... 그 때 눈치챘다고, 나중에 말하더라고요.

 

그 이 말로는, 그 때 제가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네요.

진지하게.

 

그리고 울었던 것 같아요. 아, 울었나..?

안긴 채로 얼굴에 뭔가 물이 있던 것 같으니, 울었던 게 맞겠죠.

 

이렇게 끝났더라면 상당히 아름다웠을 텐데.

 

그렇게 울다가 토했던 기억이 나네요.

확실히, 분명히 토했어요.

 

토 두 번 인가 하고, 쓰러졌거든요.

 

당연히 학교는 못가고, 눈 떠 보니 집이더라고요.

 

그 이가 데려다 놨나. 뭐 이런 태평한 생각을 하고 있던 것 같은데,

그 이가 있었어요. 저희 집에.

 

그 때 병간호 해준다는 명목으로 집에서 죽도 끓이고, 저랑도 다시 사귀게 되었죠.

그 과정속에서 대화도 많이 했고, 울기도 많이 했지만...흠.

 

*

 

기억을 열심히 되새겨 써 보았습니다.

쓰고 나니... 별거 없네요.

 

그 이가 저를 혼내고 갔는데.

역시 먼저 전화해야겠어요, 이번엔.

 

뭐, 판 보고 자기가 먼저 전화할지도 모르고요...

 

아픈사람 두고 가면, 벌 받는 거 모르나보죠.

 

다음에 또 뵈요. 최대한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은 할게요..

 

아, 혹시 원하시는 얘기 있으면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