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한지 9개월, 결국 헤어졌네요. 꽃신 신겨주고 싶었는데..

헤어졌어요2012.03.05
조회11,889
이제 일병 5호봉인 군화, 아니 이젠 군인입니다.
사람 마음이란게 한결같지가 않네요.
같은 선후배 사이로 만나, 70일밖에 사귀지 못하긴 했지만 그렇게 깨가 쏟아지게 사귀어서, 저 입대할 때 눈물을 펑펑 쏟아서,기다리겠다고 맹세를 해서,
제 여자친구만큼은 변하지 않고 꿋꿋이 기다려줄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는 마음이 없다며 그만하자더군요.
이젠 제가 귀찮고 자기 할 일 하고 싶다네요.
거의 하루,이틀에 한 번 꼴로 전화했었는데, 그 5~10분 남짓한 통화도 귀찮았대요. 할 말도 별로 없었지 않냐면서.
전화를 더 뜸하게 했으면 마음이 변하지 않았을까 괜히 미련만 남고..
진짜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
며칠 동안 일방적으로 전화를 받질 않더군요.
알바 하느라 바빠서 못 받는 거겠지,
새학기 시작해서 수업 듣느라 바빠서 못 받은 거겠지,
잠깐 전화기를 다른 곳에 두고 어디 간 거겠지,
피곤해서 잠깐 눈을 붙이며 자고 있는 거겠지..
이런 식으로 저 스스로 이유를 만들어서 여자친구를 변호하고 있었건만,
왠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 것 같아서 계속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한 일곱 번을 끝까지 거니까 결국엔 받더군요. 
왜 안 받았냐고 물었더니, '그냥'이래요. 그동안 애가 탔던 제 마음은 몰라주고서.
그러더니 그만하자더라구요. 이유는 위와 같구요.
그 동안 여자친구가 통화하면서도 쌀쌀맞게 굴길래,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싶었어요. 
그런데 마음이 없던 거였네요.
그런데 이렇게 됐네요. 휴가도 다음 주에 나가는데..
휴가 때 말하면 휴가가 즐겁지 않을 것 같아서 미리 말하는 거래요.ㅎ...이런 식이면 그때 나가서 즐거울까싶네요.ㅎ 이젠 만날 사람도 없는데, 여자친구 만날 생각밖에 안 했었는데..
그렇다고 마음이 그렇게 많이 아프지도 않았어요. 
생각보다 담담하더라구요. 이게 이별이구나 싶었어요. 태어나서 처음 맞는 이별이라서요.
지금 후회되는 건,
최선을 다 하긴 했지만, 더 잘해주지 못한 거랑 괜히 귀찮게 군 것 같은 죄책감 등등..
 마음이 뒤숭숭해서 마지막으로 편지 한 통 써서 보냈어요.
행운을 빌어주긴 했지만 씁쓸하긴 하네요.
저에게 사랑을 가르쳐줬지만 이별도 가르쳐주네요.
주사 한 방 맞은 셈 쳤어요. 좀 많이 아프고 맞으면 힘든 주사요.
그래서 더 성숙해졌다고 믿어요.


마지막으로, 꽃신 신으신 분들 존경스럽구요,
지금 고무신인 분들도 끝까지 기다리셔서 꼭 꽃신 신으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