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손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습니다발가락도 마치 솜뭉치를 덧댄듯 부어있습니다아이패드로 손가락 편채로 한자 한자 쓰고 있습니다저는 오늘 아침 5개월 된 아기를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2주 전까지만해도 멀쩡하게 콩닥콩닥 뛰는 아이의 심장소리를 들었습니다갑자기 피가 비쳐 병원을 찾았는데 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초음파상에 양수가 검은 부분으로 보여야하는데양수가 저도모르게 모두 새어나가버린 것이었습니다양수파막이라고 약도 없고 치료할 새도 없이 갑자기5개월이 된 아이를 유산하게 되었습니다남편과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그저 믿기지 않을 뿐이었습니다어제 그 소식을 듣고 오늘 아침 분만과정과 똑같이 진통하고 힘주어 아이를 낳고그대로 하늘나라로 보내야했습니다제가 알던 모든 이들이 다같이 울어주고 슬퍼해주었지만단 한가족저희시댁에서는 어느누구도 전화한통이 없었습니다불과 일주일전까지도 얼굴보고 식사했던 사람들입니다그때는 조산기가 있다고 안정을 취하라는 병원의 조언이 있었지만가족모임에 저녁만 먹는 자리인데 빠질수도 없어서 가서 저녁도 먹고 왔습니다제가 배가 얼마나 불렀는지 다 본 사람들입니다그런데 유산하고 1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어머니 전화한통 안주십니다이게 정상인가요?괜찮냐 맘이 아프겠다 한마디 해주시는게 그리 어려우신건가요?신혼초 전화 자주자주 안한다고 시댁큰집어른들에게까지 제 흉을 보시고큰어머니께서 '너희 시어머니한테 전화 자주해라' 한마디 들었습니다결혼 5년차 작년 어느 복날에는, 복날인데 전화를 안한다며 도리를 하고 살자는 시어머니셨습니다결혼내내 복날을 챙겨본적이 없었는데 말이죠저는 결혼 내내 일주일에 한번씩 전화를 드렸습니다어머님께만 하면 아버님이 서운하다하시어 아버님께도 종종 전화를 드렸습니다아기를 떠나보낸 것만으로도 슬픈데이렇게 아무런 말씀도 없으신걸보니 제 유산이 별일이 아닌가봅니다한낱 복날만도 못한 제 아기 기일이 될 오늘입니다
서운해해도 되는거 맞죠